아이폰6 미국은 20만 원, 일본은 공짜, 한국은 60만 원?

입력 2014.10.12 (06:25) 수정 2014.10.1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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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보조금 제도의 차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의 아이폰6 실구매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최대 60만원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더욱 두드러진 국가별 보조금 격차 때문에 스마트폰 시대 보조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새롭게 출시한 아이폰6 16GB 모델의 출고가는 부가가치세(VAT)를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649달러(약 70만원), 일본에서 6만7천800엔(약 67만원) 수준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폰6가 출시되지 않아 가격을 단순비교하기 어렵지만 애플이 지금까지 후속 제품을 내놓으면서 대개 전작과 같은 가격을 책정해온 것을 고려하면 아이폰6의 출고가도 아이폰5s와 같이 74만원(VAT 포함 가격 81만4천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출고가가 많아야 7만원가량 차이가 나는 아이폰의 실제 구입 가격은 천양지차다.

미국에서는 2년 약정시 아이폰6 구입 가격이 199달러(약 21만원)이고 일본에서는 공짜(신규·번호이동 가입시)이지만,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가 아이폰5s와 같은 보조금을 준다고 가정했을 때 구입 가격이 64만8천원에 달한다.

미국의 경우 요금 약정할인 등 정책이 미비해 이동전화 요금을 포함한 실제 구입가는 비슷할 수 있지만 보조금 측면에서는 이만한 격차가 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4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갤럭시 노트4의 출고가는 미국에서 825.99달러(약 89만원, AT&T 기준)로 국내에서 87만원(VAT 포함 가격은 95만7천원)으로 비슷하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차이 때문에 실제 구매 가격은 미국에서 299달러(약 32만원)에 불과한 반면 국내에서는 76만원이 된다.

그것도 미국에서는 월 40달러(약 4만원) 이상 요금제에만 가입하면 최대 보조금을 주지만, 국내에서는 실제 납부액 기준 월 7만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이때문에 스마트폰 보조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단통법 시행 이전의 보조금 상한선인 27만원이 피처폰(일반 휴대전화) 시대에 정해진 것으로 스마트폰 시대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보조금이 30만원으로 높아지기는 했지만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제로 단통법 시행 이전까지 스마트폰 유통 시장이 보조금 상한선을 거의 지키지 않을 정도로 혼탁했던 이유도 보조금 상한선이 시대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방증이다.

시장이 혼탁했던 이유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자 이통사가 먼저 이들을 유치하고자 보조금을 늘린 측면도 있다.

정부는 이런 시장 혼탁을 제재하고자 단통법을 추진했지만, 실제 단통법이 시행되자 아이러니하게도 이통사가 가장 이익을 보는 상황이 됐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 제품 구입을 보류하고, 제조사들은 제품 판매량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빙하기'를 겪게 됐다. 판매점들도 일부 문을 닫은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5.5%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한국투자증권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진 모양새다.

어느 누리꾼은 기사 댓글을 통해 "'단통법'은 '단'지 '통'신사를 위한 '법'"이라고 비꼬며 우회적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의 취지는 좋았지만 민간 사업자의 마케팅 수단을 필요 이상으로 규제하는 것으로 가계 통신비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보조금을 현실화하는 등 이통사에게도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가계통신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스마트폰 보조금이 높은 대신 약정 시 통신요금 할인을 받을 수 없어 국가별 보조금을 일률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갤럭시 노트4의 출고가도 AT&T에서는 약 89만원이지만, 버라이즌에서는 699.99달러(약 75만원)로 이통사와 관계 없이 출고가가 똑같은 국내와 다소 차이가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국가별로 요금제에 따라 데이터 제공량이 차이가 크다"며 "데이터 제공량이 비슷한 요금제를 견주면 미국의 통신 요금이 국내의 2.5배에 달하므로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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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10-12 18: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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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더욱 두드러진 국가별 보조금 격차 때문에 스마트폰 시대 보조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새롭게 출시한 아이폰6 16GB 모델의 출고가는 부가가치세(VAT)를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649달러(약 70만원), 일본에서 6만7천800엔(약 67만원) 수준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폰6가 출시되지 않아 가격을 단순비교하기 어렵지만 애플이 지금까지 후속 제품을 내놓으면서 대개 전작과 같은 가격을 책정해온 것을 고려하면 아이폰6의 출고가도 아이폰5s와 같이 74만원(VAT 포함 가격 81만4천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출고가가 많아야 7만원가량 차이가 나는 아이폰의 실제 구입 가격은 천양지차다.

미국에서는 2년 약정시 아이폰6 구입 가격이 199달러(약 21만원)이고 일본에서는 공짜(신규·번호이동 가입시)이지만,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가 아이폰5s와 같은 보조금을 준다고 가정했을 때 구입 가격이 64만8천원에 달한다.

미국의 경우 요금 약정할인 등 정책이 미비해 이동전화 요금을 포함한 실제 구입가는 비슷할 수 있지만 보조금 측면에서는 이만한 격차가 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4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갤럭시 노트4의 출고가는 미국에서 825.99달러(약 89만원, AT&T 기준)로 국내에서 87만원(VAT 포함 가격은 95만7천원)으로 비슷하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차이 때문에 실제 구매 가격은 미국에서 299달러(약 32만원)에 불과한 반면 국내에서는 76만원이 된다.

그것도 미국에서는 월 40달러(약 4만원) 이상 요금제에만 가입하면 최대 보조금을 주지만, 국내에서는 실제 납부액 기준 월 7만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이때문에 스마트폰 보조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단통법 시행 이전의 보조금 상한선인 27만원이 피처폰(일반 휴대전화) 시대에 정해진 것으로 스마트폰 시대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보조금이 30만원으로 높아지기는 했지만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제로 단통법 시행 이전까지 스마트폰 유통 시장이 보조금 상한선을 거의 지키지 않을 정도로 혼탁했던 이유도 보조금 상한선이 시대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방증이다.

시장이 혼탁했던 이유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자 이통사가 먼저 이들을 유치하고자 보조금을 늘린 측면도 있다.

정부는 이런 시장 혼탁을 제재하고자 단통법을 추진했지만, 실제 단통법이 시행되자 아이러니하게도 이통사가 가장 이익을 보는 상황이 됐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 제품 구입을 보류하고, 제조사들은 제품 판매량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빙하기'를 겪게 됐다. 판매점들도 일부 문을 닫은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5.5%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한국투자증권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진 모양새다.

어느 누리꾼은 기사 댓글을 통해 "'단통법'은 '단'지 '통'신사를 위한 '법'"이라고 비꼬며 우회적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의 취지는 좋았지만 민간 사업자의 마케팅 수단을 필요 이상으로 규제하는 것으로 가계 통신비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보조금을 현실화하는 등 이통사에게도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가계통신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스마트폰 보조금이 높은 대신 약정 시 통신요금 할인을 받을 수 없어 국가별 보조금을 일률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갤럭시 노트4의 출고가도 AT&T에서는 약 89만원이지만, 버라이즌에서는 699.99달러(약 75만원)로 이통사와 관계 없이 출고가가 똑같은 국내와 다소 차이가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국가별로 요금제에 따라 데이터 제공량이 차이가 크다"며 "데이터 제공량이 비슷한 요금제를 견주면 미국의 통신 요금이 국내의 2.5배에 달하므로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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