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리글리필드 벤치형 관중석, 공사 착수

100년 역사를 지닌 메이저리그 야구(MLB) 경기장이자 시카고시 역사문화재인 리글리필드(Wrigley Field)가 현대화 공사에 착수했다.

17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컵스 구단은 전날 홈구장 리글리필드의 외야 상단에 설치돼있던 '블리처'(지붕없는 벤치형 좌석)를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총 5억7천500만 달러(약 6천억원) 규모의 리노베이션 4개년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1937년 설치된 블리처는 외야 펜스의 담쟁이 넝쿨, 수작업 점수판, 승패를 알려주는 청백 깃발 등과 함께 리글리필드의 '명물'로 특별한 인기를 누려왔다.

특히 1960~1970년대에는 블리처 입장권 가격이 2달러(약 2천원) 정도에 불과해 가난한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았고 '블리처 범스'(Bleacher Bums)라는 전담 치어리더가 생기면서 더 큰 관심을 모았다.

컵스 구단은 이 자리에 300개의 일반 좌석과 매점 등을 설치하고 팬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줄리앙 그린 컵스 구단 홍보담당 부사장은 외야 관중석 외벽을 경기장 경계부분까지 확장하되 기존의 벽돌을 수거해 최대한 재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외야 펜스의 담쟁이 넝쿨은 그대로 보존되며, 내년 4월 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2015년 개막전을 치르기 전까지 1단계 공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컵스 구단은 올겨울 기간 선수들을 위한 공간인 클럽하우스와 배팅연습장, 화장실, 매점, 레스토랑, 기념품 판매점 등을 업그레이드하고 야구장과 연계한 호텔 및 야외광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리글리필드 현대화 4개년 계획에는 또 주차장 신설, 초대형 전광판 및 광고 입간판 설치 등이 포함된다.

1914년 지어진 리글리필드는 보스턴 펜웨이파크(1912년 완공)에 이어 미국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MLB 구장이다. 그러나 레드삭스는 이미 펜웨이파크 현대화 작업을 진행했다.

시카고시는 역사문화재로 지정한 리글리필드 개발을 제한해오다 작년초 컵스 구단 소유주인 리케츠 일가와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의 합의에 의해 규제를 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