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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환풍구 붕괴 사고…또 안전불감증
입력 2014.10.20 (08:36) 수정 2014.10.20 (12:36)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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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17일이었죠.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진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 환풍구 아래로 추락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무려 16명이 숨지고 11명이 크게 다친 안타까운 사고였는데요.

이승훈 기자, 이번에도 안전불감증이 원인이었다는 얘기들이 많은 것 같아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지난 세월호 참사 이후에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가 안전이었는데요,

글쎄요, 그 이후로 뭐가 바뀐 걸까요?

오늘 뉴스 따라잡기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참사가 가능할 수 있었던 건지, 성남 환풍구 붕괴 사고를 처음부터 재구성해봤습니다.

먼저 현장으로 가봅니다.

<리포트>

금요일인 지난 17일 저녁.

인기 걸그룹의 공연이 한창이던 경기도 성남 판교의 야외 공연장.

공연 도중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옵니다.

<녹취> "119에 신고해 얼른! 신고해! 신고해! "

비명이 들려온 건, 무대에서 15미터 정도 떨어진 건물 환풍구였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뒤를 봤는데 악! 소리하고 쿵! 소리가 나고 남자 한 명하고 여자 한 명이 떨어지고 있더라고요."

<인터뷰> 이종팔(목격자) : "한 순간에 푹 들어가 버린 거예요. 갑자기 내려 앉아버린 거죠."

공연을 보기 위해 환풍구 위로 올라선 사람들.

하지만, 철제 덮개는 사람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져 내렸습니다.

끔찍하게도 이 환풍구는 깊이가 무려 20미터나 되는 지하 4층 주차장과 연결돼 있었는데요,

이 주차장 바닥으로, 스무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추락하고 만 겁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환풍구 아래) 구멍에서 소리가 들렸어요. '나 여기 있어' '꺼내줘' '살려줘' 이런 소리가... 그와 동시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떨어진 지하 주차장으로 황급히 진입한 119구조대.

사고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녹취> 119구조대원 : "(숨쉬기가 많이 불편해요?) 왼쪽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아서 부목을 했어요."

구조대가 필사의 구조에 나섰지만, 인명피해는 컸습니다.

워낙에 높은데서 추락한데다, 철제 덮개까지 함께 떨어지면서, 사망자가 속출했습니다.

확인된 사망자가 무려 열 여섯명.

여기에, 부상자 열 한 명 가운데 4명은 중태입니다.

<녹취> "어떡해. 어떡해..."

사망자와 부상자들이 실려 온 인근 병원은 밤늦게까지,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취재팀이 현장에서 만난 30대 남성도 사고가 난 날 밤, 밤새도록 병원을 찾아 헤맸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조아서(부상자) : "지인 연락이 안 될 상황이 아닌데 잠깐 다녀온다는 분이 연락이 안 되니까 왠지 딱 (느낌이) 오더라라고요."

병원을 샅샅이 뒤져 찾은 조 씨의 지인은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큰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아서(부상자) : "지인 다치셨는데 살아계시고... 강인한 분이니까 완쾌하실 거예요."

사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은 하루 종일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돌봐야 할 삼남매를 남기고 떠난 40대 부부.

암 수술을 받은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 변을 당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녹취> 故 정연태 씨 지인 : "부부 금실은 정말 좋았어요. 집에 아내 혼자 있으니까 데려와서 같이 공연 보다가 하늘나라도 같이 갔구나..."

<기자 멘트>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번 사고 역시, 안전불감증이 부른 참사였습니다.

무엇이 얼마나 문제인건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이날 공연장에 몰려든 인파는 700여 명. 무대를 더 잘 보려고 사람들은 앞 다퉈 환풍구 위로 올라갔습니다.

환풍구 덮개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사람들.

하지만 이들을 말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인터뷰> 이종팔(목격자) : "무슨 제지를 해요. 내려가라고 말이 없었어요."

사람이 몰리는 행사장이면 으레 있는 안전 관리 요원은 어디에 있었던 걸까?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행사 관련해서 완장을 차거나 이런 사람은 없었고요. 나는 못 봤고..."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현장 관리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 몇 명 있었는데 다 무대 쪽에서만 열심히 했죠."

실제 이 목격자들의 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행사장의 안전요원은 서류상으로 네 명만 배치돼 있었고, 실제로는 이마저도 다른 업무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론, 3천명 이하의 공연은 법적으로 안전 요원이 필수 사항은 아니지만, 사고 직후 행사 주최 측이 밝힌 내용과 경찰의 수사 결과는 많이 다릅니다.

<녹취> 공연 관계자 (음성변조/지난 17일) : "안전요원들이 있었는데요. 저희가 제지를 많이 했는데 계속 올라가셨죠."

주최 측의 안전 관리 문제와 함께,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환풍구의 안전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났던 환풍구의 경우도 높이가 1미터 정도에 불과한데다, 주변에 화단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쉽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어요. 철재니까 안전할 것 같아서 올라갔죠. 저도 위에 올라가고 엄마도 위로 올라가고."

<녹취> 부상자 (음성변조) : "사람들이 올라올 때마다 약간 꿀렁거렸거든요. 쿵쿵거리는 거 있잖아요. 무섭다고 친구랑 계속 그랬어요."

사고 직전 한 시민이 찍은 사진을 보면 수십 명의 무게 때문에 환풍구 덮개가 휘어진 모습이 보이는데요.

<인터뷰> 조원철 교수(연세대 사회환경공학부) : "펜스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접근을 하지 않도록 했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올라가서는 안 되는 시설이거든요."

이런 환풍 시설이 도심 곳곳에 널려 있지만, 현행법규엔 환풍구의 출입통제를 비롯해 규격이나 덮개의 강도 등에 관한 규정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김세용 교수(고려대 건축공학과) : "법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거예요. 왜냐면 명확한 근거조항은 없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사고가 꼭 나야 이런 일을 하잖아요."

결국, 끔찍한 참사를 겪고 나서야, 환풍구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 등이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안전에 대한 논의는 반가운 일이지만, 사회적으로 너무 큰 대가를, 너무 반복적으로 치르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환풍구 붕괴 사고…또 안전불감증
    • 입력 2014-10-20 08:45:13
    • 수정2014-10-20 12:36:11
    아침뉴스타임
<앵커멘트>

지난 17일이었죠.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진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 환풍구 아래로 추락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무려 16명이 숨지고 11명이 크게 다친 안타까운 사고였는데요.

이승훈 기자, 이번에도 안전불감증이 원인이었다는 얘기들이 많은 것 같아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지난 세월호 참사 이후에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가 안전이었는데요,

글쎄요, 그 이후로 뭐가 바뀐 걸까요?

오늘 뉴스 따라잡기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참사가 가능할 수 있었던 건지, 성남 환풍구 붕괴 사고를 처음부터 재구성해봤습니다.

먼저 현장으로 가봅니다.

<리포트>

금요일인 지난 17일 저녁.

인기 걸그룹의 공연이 한창이던 경기도 성남 판교의 야외 공연장.

공연 도중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옵니다.

<녹취> "119에 신고해 얼른! 신고해! 신고해! "

비명이 들려온 건, 무대에서 15미터 정도 떨어진 건물 환풍구였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뒤를 봤는데 악! 소리하고 쿵! 소리가 나고 남자 한 명하고 여자 한 명이 떨어지고 있더라고요."

<인터뷰> 이종팔(목격자) : "한 순간에 푹 들어가 버린 거예요. 갑자기 내려 앉아버린 거죠."

공연을 보기 위해 환풍구 위로 올라선 사람들.

하지만, 철제 덮개는 사람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져 내렸습니다.

끔찍하게도 이 환풍구는 깊이가 무려 20미터나 되는 지하 4층 주차장과 연결돼 있었는데요,

이 주차장 바닥으로, 스무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추락하고 만 겁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환풍구 아래) 구멍에서 소리가 들렸어요. '나 여기 있어' '꺼내줘' '살려줘' 이런 소리가... 그와 동시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떨어진 지하 주차장으로 황급히 진입한 119구조대.

사고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녹취> 119구조대원 : "(숨쉬기가 많이 불편해요?) 왼쪽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아서 부목을 했어요."

구조대가 필사의 구조에 나섰지만, 인명피해는 컸습니다.

워낙에 높은데서 추락한데다, 철제 덮개까지 함께 떨어지면서, 사망자가 속출했습니다.

확인된 사망자가 무려 열 여섯명.

여기에, 부상자 열 한 명 가운데 4명은 중태입니다.

<녹취> "어떡해. 어떡해..."

사망자와 부상자들이 실려 온 인근 병원은 밤늦게까지,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취재팀이 현장에서 만난 30대 남성도 사고가 난 날 밤, 밤새도록 병원을 찾아 헤맸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조아서(부상자) : "지인 연락이 안 될 상황이 아닌데 잠깐 다녀온다는 분이 연락이 안 되니까 왠지 딱 (느낌이) 오더라라고요."

병원을 샅샅이 뒤져 찾은 조 씨의 지인은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큰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아서(부상자) : "지인 다치셨는데 살아계시고... 강인한 분이니까 완쾌하실 거예요."

사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은 하루 종일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돌봐야 할 삼남매를 남기고 떠난 40대 부부.

암 수술을 받은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 변을 당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녹취> 故 정연태 씨 지인 : "부부 금실은 정말 좋았어요. 집에 아내 혼자 있으니까 데려와서 같이 공연 보다가 하늘나라도 같이 갔구나..."

<기자 멘트>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번 사고 역시, 안전불감증이 부른 참사였습니다.

무엇이 얼마나 문제인건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이날 공연장에 몰려든 인파는 700여 명. 무대를 더 잘 보려고 사람들은 앞 다퉈 환풍구 위로 올라갔습니다.

환풍구 덮개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사람들.

하지만 이들을 말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인터뷰> 이종팔(목격자) : "무슨 제지를 해요. 내려가라고 말이 없었어요."

사람이 몰리는 행사장이면 으레 있는 안전 관리 요원은 어디에 있었던 걸까?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행사 관련해서 완장을 차거나 이런 사람은 없었고요. 나는 못 봤고..."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현장 관리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 몇 명 있었는데 다 무대 쪽에서만 열심히 했죠."

실제 이 목격자들의 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행사장의 안전요원은 서류상으로 네 명만 배치돼 있었고, 실제로는 이마저도 다른 업무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론, 3천명 이하의 공연은 법적으로 안전 요원이 필수 사항은 아니지만, 사고 직후 행사 주최 측이 밝힌 내용과 경찰의 수사 결과는 많이 다릅니다.

<녹취> 공연 관계자 (음성변조/지난 17일) : "안전요원들이 있었는데요. 저희가 제지를 많이 했는데 계속 올라가셨죠."

주최 측의 안전 관리 문제와 함께,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환풍구의 안전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났던 환풍구의 경우도 높이가 1미터 정도에 불과한데다, 주변에 화단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쉽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어요. 철재니까 안전할 것 같아서 올라갔죠. 저도 위에 올라가고 엄마도 위로 올라가고."

<녹취> 부상자 (음성변조) : "사람들이 올라올 때마다 약간 꿀렁거렸거든요. 쿵쿵거리는 거 있잖아요. 무섭다고 친구랑 계속 그랬어요."

사고 직전 한 시민이 찍은 사진을 보면 수십 명의 무게 때문에 환풍구 덮개가 휘어진 모습이 보이는데요.

<인터뷰> 조원철 교수(연세대 사회환경공학부) : "펜스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접근을 하지 않도록 했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올라가서는 안 되는 시설이거든요."

이런 환풍 시설이 도심 곳곳에 널려 있지만, 현행법규엔 환풍구의 출입통제를 비롯해 규격이나 덮개의 강도 등에 관한 규정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김세용 교수(고려대 건축공학과) : "법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거예요. 왜냐면 명확한 근거조항은 없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사고가 꼭 나야 이런 일을 하잖아요."

결국, 끔찍한 참사를 겪고 나서야, 환풍구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 등이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안전에 대한 논의는 반가운 일이지만, 사회적으로 너무 큰 대가를, 너무 반복적으로 치르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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