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여행지’ 라오스까지 성매매 관광…“어린 여성 있어요”

입력 2014.10.17 (17:20) 수정 2014.10.2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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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

해가 저문 거리에서 오토바이를 개조한 택시 '뚝뚝' 기사들이 손님을 끌고 있었다.

"뷰티풀 레이디!"

낯선 라오어 사이로 익숙한 영어 단어가 들렸다. 뚝뚝 기사가 안내한 곳은 비엔티안 시내 사창가. 숙박업소를 겸하는 이곳엔 성매매 여성 20~30명이 일하고 있었다. 포주는 여자들을 소개하며 적극적으로 흥정을 벌였다.

"16살에서 19살까지 있습니다. 2000바트(약 6만5천 원)면 내일 아침까지 가능합니다."

■ 뚝뚝 기사 따라가니 성매매 집결지



방마다 성매매 여성 3~4명이 앉아 있었다. 한 여성은 돌이 채 지나지 않아 보이는 아기를 안고 있었다. 동행한 현지 가이드는 가끔 출산한 여성들도 일을 계속하기 위해 이곳에 나온다고 설명했다.

여성을 고르면 바로 옆 숙소로 이동해 성매매가 이뤄진다. 포주에게 한국인도 이곳을 찾는지 물었다.

"하루에 많으면 50명 정도 오는데, 그 중에 30% 정도는 한국인입니다."

이 업소가 한국인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설명이 이어졌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얼굴, 몸매를 가진 여성이 많고, 무엇보다 10대 여성이 많단다.

"한국인들은 주로 어린 여성을 찾습니다."

현지 가이드는 과거엔 주로 골프 여행을 온 40~50대 중년 남성이 이런 곳을 찾았지만 요즘엔 배낭여행을 온 20~30대 젊은이들도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 어린 여성 찾는 한국인 관광객

라오스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2011년 34,707명에서 2012년 53,829명, 지난해 81,799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맞춰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룸살롱도 속속 문을 열었다.

저녁 8시. 룸살롱은 남성들로 북적였다. 익숙한 말소리, 음악, 인테리어까지. 라오스인 직원들을 빼면 영락없이 한국 룸살롱의 모습이다. 이곳을 찾는 남성은 대부분 한국인이다. 한국인 업주는 20살 미만의 어린 여성들이 많다며 취재진을 붙잡았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이(가명)는 17살이다. 학비가 없어 2년 전 학교를 그만뒀고, 친구의 소개로 3달 전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술을 억지로 마시게 해요. 그게 가장 힘드네요."

그녀가 성매매, 이른바 '2차'로 버는 돈은 많을 경우 한 달에 1000달러(약 100만 원)가 조금 못 된다. 라오스의 1인당 국민소득이 1500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돈이다. 그녀의 소득은 얼마나 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성매매를 위해 이곳을 찾으며, 또 얼마나 많은 라오스의 소녀들이 이 돈을 위해 성매매에 뛰어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 한국인 운영 룸살롱에도 10대 소녀 접대부

노이의 꿈은 무엇일까. 적지 않은 돈을 손에 쥐었지만 17살 소녀가 그리는 미래는 어두웠다.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모르겠어요. 더 괜찮은 일을 해보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적당한 직업이 없네요. 그래서 이젠 더 이상 생각하지도 않아요.”

박선영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동남아 국가들의 성산업을 뒷받침해주는 가장 큰 원동력이 한국인 관광객"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그 나라의 성산업이 커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이 어린 나이에 직업 전선으로 유입되게 됩니다. 업주 입장에서도 한국인들이 원하는 어린 소녀를 찾게 되죠. 한국인 관광객의 성매매 수요로 그들은 교육 기회마저 빼앗기게 되는 겁니다."

오늘(17일)밤 11시 40분, KBS 1TV <취재파일K>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이자 최근 각광받는 '힐링 여행지' 라오스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벌이는 추악한 행태를 집중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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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0 11:59:15
    • 수정2014-10-20 11:59:47
    국제
지난 7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

해가 저문 거리에서 오토바이를 개조한 택시 '뚝뚝' 기사들이 손님을 끌고 있었다.

"뷰티풀 레이디!"

낯선 라오어 사이로 익숙한 영어 단어가 들렸다. 뚝뚝 기사가 안내한 곳은 비엔티안 시내 사창가. 숙박업소를 겸하는 이곳엔 성매매 여성 20~30명이 일하고 있었다. 포주는 여자들을 소개하며 적극적으로 흥정을 벌였다.

"16살에서 19살까지 있습니다. 2000바트(약 6만5천 원)면 내일 아침까지 가능합니다."

■ 뚝뚝 기사 따라가니 성매매 집결지



방마다 성매매 여성 3~4명이 앉아 있었다. 한 여성은 돌이 채 지나지 않아 보이는 아기를 안고 있었다. 동행한 현지 가이드는 가끔 출산한 여성들도 일을 계속하기 위해 이곳에 나온다고 설명했다.

여성을 고르면 바로 옆 숙소로 이동해 성매매가 이뤄진다. 포주에게 한국인도 이곳을 찾는지 물었다.

"하루에 많으면 50명 정도 오는데, 그 중에 30% 정도는 한국인입니다."

이 업소가 한국인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설명이 이어졌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얼굴, 몸매를 가진 여성이 많고, 무엇보다 10대 여성이 많단다.

"한국인들은 주로 어린 여성을 찾습니다."

현지 가이드는 과거엔 주로 골프 여행을 온 40~50대 중년 남성이 이런 곳을 찾았지만 요즘엔 배낭여행을 온 20~30대 젊은이들도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 어린 여성 찾는 한국인 관광객

라오스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2011년 34,707명에서 2012년 53,829명, 지난해 81,799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맞춰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룸살롱도 속속 문을 열었다.

저녁 8시. 룸살롱은 남성들로 북적였다. 익숙한 말소리, 음악, 인테리어까지. 라오스인 직원들을 빼면 영락없이 한국 룸살롱의 모습이다. 이곳을 찾는 남성은 대부분 한국인이다. 한국인 업주는 20살 미만의 어린 여성들이 많다며 취재진을 붙잡았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이(가명)는 17살이다. 학비가 없어 2년 전 학교를 그만뒀고, 친구의 소개로 3달 전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술을 억지로 마시게 해요. 그게 가장 힘드네요."

그녀가 성매매, 이른바 '2차'로 버는 돈은 많을 경우 한 달에 1000달러(약 100만 원)가 조금 못 된다. 라오스의 1인당 국민소득이 1500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돈이다. 그녀의 소득은 얼마나 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성매매를 위해 이곳을 찾으며, 또 얼마나 많은 라오스의 소녀들이 이 돈을 위해 성매매에 뛰어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 한국인 운영 룸살롱에도 10대 소녀 접대부

노이의 꿈은 무엇일까. 적지 않은 돈을 손에 쥐었지만 17살 소녀가 그리는 미래는 어두웠다.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모르겠어요. 더 괜찮은 일을 해보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적당한 직업이 없네요. 그래서 이젠 더 이상 생각하지도 않아요.”

박선영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동남아 국가들의 성산업을 뒷받침해주는 가장 큰 원동력이 한국인 관광객"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그 나라의 성산업이 커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이 어린 나이에 직업 전선으로 유입되게 됩니다. 업주 입장에서도 한국인들이 원하는 어린 소녀를 찾게 되죠. 한국인 관광객의 성매매 수요로 그들은 교육 기회마저 빼앗기게 되는 겁니다."

오늘(17일)밤 11시 40분, KBS 1TV <취재파일K>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이자 최근 각광받는 '힐링 여행지' 라오스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벌이는 추악한 행태를 집중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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