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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문화대통령은 족쇄 느낌…음악 두고 갑론을박 기뻐”
입력 2014.10.20 (18:29) 수정 2014.10.20 (18:39) 연합뉴스
"'문화대통령'이란 수식어는 과분하고 자랑스럽지만 족쇄 같은 느낌이 있어요. '가요계의 문익점', '(장르) 수입업자'란 얘기도 있는데 최초의 수입업자 정도로 봐주면 감사하겠어요. 하하."

5년 만에 컴백한 서태지(42)가 20일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연 9집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 발매 기자회견에서 1990년대부터 불려온 '문화대통령'이란 수식어에 대해 이같은 생각을 밝혔다.

그는 그간 가요계에서 실험적인 장르를 선보인 데 대해 "1990년대 초에는 한국에 다양한 장르가 부족했다"며 "외국의 장르를 보면서 한국에도 이런 장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7집 때까지 그런 부담은 필요했고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그러나 8집부터는 영향받은 팀이 없을 정도로 내 안에서 해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렉트로닉 성향이 강한 9집에 대해 "1집 때부터 영향받은 팀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없다. 일렉트로닉은 1집 때부터 시도했다"며 "9집은 서태지와아이들 때 작법으로 건반으로 음악을 만들어 건반이 주류를 이루는 사운드다. 시나위부터 베이스를 치며 록을 했기 때문에 심지는 록을 유지하겠지만 앞으로도 일렉트로닉은 나와 뗄 수 없는 장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9집의 뮤즈는 내 딸이다. 앨범 재킷의 소녀도 딸의 6~7살 때 모습을 상상해 담았다", "서태지 시대는 1990년대에 이미 끝났다"고 솔직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 9집은 팬들에게조차 변절자란 말을 들을 만큼 대중적이다. 가정을 이룬 뒤의 변화인가, 아니면 앞으로의 음악 세계가 이런 식이 될 것인가.

▲ 변절자란 말은 시나위 이후 (서태지와아이들의) '난 알아요'를 할 때부터 들어왔다. 내 성격이 변화를 좋아하는데다, 또 가족들과 같이 지내면서 여유가 생기니 행복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런 부분이 음악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9집은 내 딸도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이들이 들을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현재로선 가장 잘하고 관심있는 음악이다. 신드롬 까진 아니어도 어린 친구들이 '서태지가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낀다면 기쁠 것 같다.

-- 서태지는 비주류 음악을 했지만 주류의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9집은 대중적이지만 사람들이 예전보다 그 음악에 호응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는데.

▲ 9집이 대중적으로 어느 정도 어필할지 모르겠지만 갑론을박 토론 분위기가 생긴 게 좋다. 누구는 'XX 같애', 누구는 '천재적이야'란 평이 더 좋은 음악을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토론할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음악을 계속하고 싶은 바람이다.

-- 요즘은 음원차트가 흥행의 지표다. 오늘 9집 전곡이 공개됐지만 비스트의 새 앨범보다 차트 성적이 저조했는데.

▲ 8집 때도 음원 순위는 저조했다. 이번에도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아이유 덕분에 '소격동'이 '롱런'하고 있고 그 덕분에 10대들이 관심을 갖고 들어줬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순위가 다소 밑에 있지만 음악은 성적으로 구분하는 것보다 개개인이 들었을 때 좋은 음악, 나쁜 음악이라 듣는 게 중요하다. 학교 다닐 때도 성적표 받고 등급 나오는 게 싫었다. 성적보다 음악으로 얘기할 수 있는 풍토가 됐으면 좋겠다.

-- 선공개곡 '소격동'와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 등에 사회 비판적인 내용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많이 나왔는데.

▲ 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게 좋다. '소격동'은 겨울이면 운치 있고 매일 다니던 삼청공원이 있는, 내가 살았던 예쁜 마을을 담은 것이다. 그런데 이젠 시냇물이 다 말랐고 이에 대한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예전에 한옥에 살던 아름다운 추억을 표현했다. 실제 내 집에서 보안사가 보였다. 민방위 훈련하면 탱크가 지나다니고 검문검색도 잦았다. 시대적 배경을 담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격동'을 듣고 아름다우면서도 공포감을 느낀다는 평에 '아싸'라고 생각했다. 실제 그 노래 2절에서 울렁거리는 신시사이저 등 공포 사운드를 담았다.

'크리스말로윈'에서 산타를 어떤 분은 권력자로 보고 어떤 분은 회사 상사 등으로 다양한 해석이 재미있더라. '컴백홈' 때 '부모의 제압'이란 가사가 나오는데 나도 지금 부모가 돼서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된다. 아이가 울 때 달래주는 것도 강압이 아닐런지.

-- '소격동'의 보컬리스트로 아이유를 택한 이유는.

▲ 난 보컬리스트가 아니라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라고 생각한다. '내 노래를 다른 가수가 부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소격동'을 만들고 보니 예쁜 노래였고 여자가 부르면 좋겠다고 여겼다. 막연히 떠오른 게 아이유였다. 보이스 컬러가 보물이라고 생각했다. 여성 보컬에게 감성적인 음색이 있는 게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 9집의 행보를 보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신비주의 전략에서 탈피한 것으로 보이는데.

▲ 9집이 예전보다 대중적인 음악이어서 많은 분에게 들려 드리고 싶어 활동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 그러나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모두 신비주의라고 말하는데 나도 이것에 대해 고민한다. 신비주의를 벗어던졌다는 표현은 잘 모르겠고, 가수이니 음악을 만들고 발표하고 방송도 하는 일련의 활동만으로 평가받고 싶은 마음이다. 예능 노출을 안 했고, 5년이란 시간 동안 어린 친구들에게는 존재의 실체가 없는 사람처럼 보였을 것이다. 이 부분은 내 작업 방식이니 아쉽다. 마음 같으면 매년 앨범을 내고 싶지만 그런 게 잘 안되니 신비주의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 9집 곡들은 음원차트 1위도 했지만 서태지 개인이 한층 이슈의 중심이 선 느낌이다. 공백기 동안 사생활이 공개된 탓인지 악플도 참 많았는데.

▲ 난 앨범을 내면 팬과 안티 팬의 콜라보레이션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기 의견을 얘기하는 게 좋다. 음악을 듣고 이상하다고 여길 수 있으니 악플이란 부분은 너무 오래됐다. 서태지와아이들 때는 악플보다 언론에서 우리와 부딪히는 부분이 있었다. 뭘 해도 안 좋은 기사가 쏟아졌다. 2000년도부터 안티 사이트가 만들어졌다. 그게 죽 이어져 오고 있는데 8집 끝나고는 내가 떡밥을 많이 던졌다. 진수성찬을 차렸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음악이고 나머지는 가십이다. 지나가면 잊혀질 일이라고 여긴다. 그런 관심 덕분에 내 음악을 한 번이라도 들어보게 된다면 환영이다. 계속 (팬과 안티 팬의) 콜라보레이션이 있길 바란다.

-- 일부에선 표절 의혹도 제기하는데.

▲ (표절도) 오래된 이야기다. 3집 때 '교실이데아'란 장르를 하면서 데스메탈 창법을, '컴백홈'에서는 사이프러스힐을 따라 했다고 했다. '표절이냐, 아니냐'란 것들이 지금도 계속 이어졌다. 표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힙합이나 갱스터 랩은 이렇게 진행되고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고 해명하려 노력했는데 지금은 그런 해명이 불필요하다. 언젠가는 그런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번 컴백 공연에서도 '나인티스 아이콘'을 부르기 전 "한물간 별볼일없는 가수가 들려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서태지에게 1990년대란 어떤 의미인가.

▲ 앨범을 만들 때마다 좌절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7집 때도 많은 좌절을 해서 7집의 '로보트'에 고해 성사 같은 부분이 있었다. '과연 음악적으로 1990년대처럼 할 수 있을까, 매일 안되는구나'란 걸 겪는다. 그 과정을 겪고서 완성된 게 9집인데 나도 날 '90년대 아이콘'으로 치지만 내가 좋아한 아이콘도 많다. 나도 팬들도 나이가 들어가고 우린 주변으로 물러나는 느낌이다. 그런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더 소중한 추억이 우리에게 있으니 희망과 용기를 갖자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 서태지라는 한 시대가 끝났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 서태지 시대는 이미 1990년대에 끝났다. 2000년 솔로 앨범 '울트라맨이야' 때부터는 대중적인 음악보다는 마니아적인 음악을 했다. 대중을 버리게 된 셈이니 마음속으로는 미안했다. 과거 나를 좋아했던 분들이 내 음악이 어렵다며 안 듣게 된 시점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자연스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 서태지와아이들 시절의 양현석이 YG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성공했는데. 또 YG의 악동뮤지션과 에픽하이가 공교롭게 서태지의 앨범 발매 시기와 맞물려 신경전이란 얘기도 나왔다.

▲ 우리 양군이 성공해 뿌듯하고 기쁜 마음이다. 예전의 영광을 함께 한 동료들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앨범 발매 시기가 맞물린 건) '공교롭게'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많은 가수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그런 생각을 하진 않는다.

-- '문화대통령'이란 수식어에 대해선 이제 어떤 생각인가.

▲ 과분하고 자랑스럽지만 족쇄 같은 느낌이 있었다. 지금도 장기 집권하고 있는지, 예전에 내려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독재자 같은 느낌이 있어 누군가 빨리 가져갔으면 좋겠다. 하하.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 전국 투어도 할 것이고 중간에 스페셜 공연도 구상 중이다.
  • 서태지 “문화대통령은 족쇄 느낌…음악 두고 갑론을박 기뻐”
    • 입력 2014-10-20 18:29:12
    • 수정2014-10-20 18:39:03
    연합뉴스
"'문화대통령'이란 수식어는 과분하고 자랑스럽지만 족쇄 같은 느낌이 있어요. '가요계의 문익점', '(장르) 수입업자'란 얘기도 있는데 최초의 수입업자 정도로 봐주면 감사하겠어요. 하하."

5년 만에 컴백한 서태지(42)가 20일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연 9집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 발매 기자회견에서 1990년대부터 불려온 '문화대통령'이란 수식어에 대해 이같은 생각을 밝혔다.

그는 그간 가요계에서 실험적인 장르를 선보인 데 대해 "1990년대 초에는 한국에 다양한 장르가 부족했다"며 "외국의 장르를 보면서 한국에도 이런 장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7집 때까지 그런 부담은 필요했고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그러나 8집부터는 영향받은 팀이 없을 정도로 내 안에서 해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렉트로닉 성향이 강한 9집에 대해 "1집 때부터 영향받은 팀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없다. 일렉트로닉은 1집 때부터 시도했다"며 "9집은 서태지와아이들 때 작법으로 건반으로 음악을 만들어 건반이 주류를 이루는 사운드다. 시나위부터 베이스를 치며 록을 했기 때문에 심지는 록을 유지하겠지만 앞으로도 일렉트로닉은 나와 뗄 수 없는 장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9집의 뮤즈는 내 딸이다. 앨범 재킷의 소녀도 딸의 6~7살 때 모습을 상상해 담았다", "서태지 시대는 1990년대에 이미 끝났다"고 솔직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 9집은 팬들에게조차 변절자란 말을 들을 만큼 대중적이다. 가정을 이룬 뒤의 변화인가, 아니면 앞으로의 음악 세계가 이런 식이 될 것인가.

▲ 변절자란 말은 시나위 이후 (서태지와아이들의) '난 알아요'를 할 때부터 들어왔다. 내 성격이 변화를 좋아하는데다, 또 가족들과 같이 지내면서 여유가 생기니 행복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런 부분이 음악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9집은 내 딸도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이들이 들을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현재로선 가장 잘하고 관심있는 음악이다. 신드롬 까진 아니어도 어린 친구들이 '서태지가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낀다면 기쁠 것 같다.

-- 서태지는 비주류 음악을 했지만 주류의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9집은 대중적이지만 사람들이 예전보다 그 음악에 호응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는데.

▲ 9집이 대중적으로 어느 정도 어필할지 모르겠지만 갑론을박 토론 분위기가 생긴 게 좋다. 누구는 'XX 같애', 누구는 '천재적이야'란 평이 더 좋은 음악을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토론할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음악을 계속하고 싶은 바람이다.

-- 요즘은 음원차트가 흥행의 지표다. 오늘 9집 전곡이 공개됐지만 비스트의 새 앨범보다 차트 성적이 저조했는데.

▲ 8집 때도 음원 순위는 저조했다. 이번에도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아이유 덕분에 '소격동'이 '롱런'하고 있고 그 덕분에 10대들이 관심을 갖고 들어줬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순위가 다소 밑에 있지만 음악은 성적으로 구분하는 것보다 개개인이 들었을 때 좋은 음악, 나쁜 음악이라 듣는 게 중요하다. 학교 다닐 때도 성적표 받고 등급 나오는 게 싫었다. 성적보다 음악으로 얘기할 수 있는 풍토가 됐으면 좋겠다.

-- 선공개곡 '소격동'와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 등에 사회 비판적인 내용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많이 나왔는데.

▲ 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게 좋다. '소격동'은 겨울이면 운치 있고 매일 다니던 삼청공원이 있는, 내가 살았던 예쁜 마을을 담은 것이다. 그런데 이젠 시냇물이 다 말랐고 이에 대한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예전에 한옥에 살던 아름다운 추억을 표현했다. 실제 내 집에서 보안사가 보였다. 민방위 훈련하면 탱크가 지나다니고 검문검색도 잦았다. 시대적 배경을 담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격동'을 듣고 아름다우면서도 공포감을 느낀다는 평에 '아싸'라고 생각했다. 실제 그 노래 2절에서 울렁거리는 신시사이저 등 공포 사운드를 담았다.

'크리스말로윈'에서 산타를 어떤 분은 권력자로 보고 어떤 분은 회사 상사 등으로 다양한 해석이 재미있더라. '컴백홈' 때 '부모의 제압'이란 가사가 나오는데 나도 지금 부모가 돼서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된다. 아이가 울 때 달래주는 것도 강압이 아닐런지.

-- '소격동'의 보컬리스트로 아이유를 택한 이유는.

▲ 난 보컬리스트가 아니라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라고 생각한다. '내 노래를 다른 가수가 부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소격동'을 만들고 보니 예쁜 노래였고 여자가 부르면 좋겠다고 여겼다. 막연히 떠오른 게 아이유였다. 보이스 컬러가 보물이라고 생각했다. 여성 보컬에게 감성적인 음색이 있는 게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 9집의 행보를 보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신비주의 전략에서 탈피한 것으로 보이는데.

▲ 9집이 예전보다 대중적인 음악이어서 많은 분에게 들려 드리고 싶어 활동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 그러나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모두 신비주의라고 말하는데 나도 이것에 대해 고민한다. 신비주의를 벗어던졌다는 표현은 잘 모르겠고, 가수이니 음악을 만들고 발표하고 방송도 하는 일련의 활동만으로 평가받고 싶은 마음이다. 예능 노출을 안 했고, 5년이란 시간 동안 어린 친구들에게는 존재의 실체가 없는 사람처럼 보였을 것이다. 이 부분은 내 작업 방식이니 아쉽다. 마음 같으면 매년 앨범을 내고 싶지만 그런 게 잘 안되니 신비주의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 9집 곡들은 음원차트 1위도 했지만 서태지 개인이 한층 이슈의 중심이 선 느낌이다. 공백기 동안 사생활이 공개된 탓인지 악플도 참 많았는데.

▲ 난 앨범을 내면 팬과 안티 팬의 콜라보레이션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기 의견을 얘기하는 게 좋다. 음악을 듣고 이상하다고 여길 수 있으니 악플이란 부분은 너무 오래됐다. 서태지와아이들 때는 악플보다 언론에서 우리와 부딪히는 부분이 있었다. 뭘 해도 안 좋은 기사가 쏟아졌다. 2000년도부터 안티 사이트가 만들어졌다. 그게 죽 이어져 오고 있는데 8집 끝나고는 내가 떡밥을 많이 던졌다. 진수성찬을 차렸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음악이고 나머지는 가십이다. 지나가면 잊혀질 일이라고 여긴다. 그런 관심 덕분에 내 음악을 한 번이라도 들어보게 된다면 환영이다. 계속 (팬과 안티 팬의) 콜라보레이션이 있길 바란다.

-- 일부에선 표절 의혹도 제기하는데.

▲ (표절도) 오래된 이야기다. 3집 때 '교실이데아'란 장르를 하면서 데스메탈 창법을, '컴백홈'에서는 사이프러스힐을 따라 했다고 했다. '표절이냐, 아니냐'란 것들이 지금도 계속 이어졌다. 표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힙합이나 갱스터 랩은 이렇게 진행되고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고 해명하려 노력했는데 지금은 그런 해명이 불필요하다. 언젠가는 그런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번 컴백 공연에서도 '나인티스 아이콘'을 부르기 전 "한물간 별볼일없는 가수가 들려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서태지에게 1990년대란 어떤 의미인가.

▲ 앨범을 만들 때마다 좌절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7집 때도 많은 좌절을 해서 7집의 '로보트'에 고해 성사 같은 부분이 있었다. '과연 음악적으로 1990년대처럼 할 수 있을까, 매일 안되는구나'란 걸 겪는다. 그 과정을 겪고서 완성된 게 9집인데 나도 날 '90년대 아이콘'으로 치지만 내가 좋아한 아이콘도 많다. 나도 팬들도 나이가 들어가고 우린 주변으로 물러나는 느낌이다. 그런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더 소중한 추억이 우리에게 있으니 희망과 용기를 갖자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 서태지라는 한 시대가 끝났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 서태지 시대는 이미 1990년대에 끝났다. 2000년 솔로 앨범 '울트라맨이야' 때부터는 대중적인 음악보다는 마니아적인 음악을 했다. 대중을 버리게 된 셈이니 마음속으로는 미안했다. 과거 나를 좋아했던 분들이 내 음악이 어렵다며 안 듣게 된 시점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자연스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 서태지와아이들 시절의 양현석이 YG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성공했는데. 또 YG의 악동뮤지션과 에픽하이가 공교롭게 서태지의 앨범 발매 시기와 맞물려 신경전이란 얘기도 나왔다.

▲ 우리 양군이 성공해 뿌듯하고 기쁜 마음이다. 예전의 영광을 함께 한 동료들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앨범 발매 시기가 맞물린 건) '공교롭게'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많은 가수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그런 생각을 하진 않는다.

-- '문화대통령'이란 수식어에 대해선 이제 어떤 생각인가.

▲ 과분하고 자랑스럽지만 족쇄 같은 느낌이 있었다. 지금도 장기 집권하고 있는지, 예전에 내려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독재자 같은 느낌이 있어 누군가 빨리 가져갔으면 좋겠다. 하하.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 전국 투어도 할 것이고 중간에 스페셜 공연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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