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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비상
속도 내는 에볼라 의료진 파견, 시름 깊은 의료계
입력 2014.10.21 (09:31) 수정 2014.10.21 (09:34) 사회
정부가 에볼라 바이러스 피해지역에 대한 국내 보건인력 파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건인력 파견과 관련해 국내 의료계와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지만, 의료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인도적 차원의 국제협력에 동참하겠다는 원칙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가장 중요한 의료진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는 분위기다.

◇ ‘에볼라 의료진’ 파견에 속도 내는 정부

다음달(11월) 초 에볼라 바이러스 피해지역에 안전 대책 등을 점검할 ‘보건인력 선발대’가 파견된다.

선발대는 외교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관계자 등 6~8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현지에서 2주 정도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에볼라 감염 환자를 돌볼 보건인력 본진은 선발대가 안전 대책 업무를 마친 후 투입된다.

정부는 20일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열 외교부 2차관 주재로 외교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부처 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정부가 보건인력 본진을 파견하기에 앞서 선발대를 파견하는 것은 그만큼 파견 인력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파견 지역은 보건인력 수요가 가장 높은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영주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은 “한 나라만 갈지 두 나라 모두 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선발대 파견 일정은 좀 더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보건인력 본진의 파견 규모와 지역, 일정 등의 문제는 선발대가 복귀하면 해외긴급구호 민간합동 협의회를 개최해 결정하기로 했다. 선발대 조사 결과와 파견을 자원한 의료인 수를 종합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가 자체적으로 선발하는 군 보건인력(군의관, 간호장교)도 민간 보건인력과 함께 파견될 예정이다.

정부는 인터넷 공고 등을 통해 지원을 받는 '완전 공모' 형식으로 의료진을 꾸릴 방침이다.

자발성과 전문성이 가장 중요한 선발 기준이다.

감염병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많거나 관련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라면 발탁될 수 있다.



10명 이상의 민간 의사·간호사·검사요원 등으로 구성될 의료진의 체류 기간은 적어도 2~3개월에 이를 전망이다.

선발된 인력은 사전 교육과 훈련을 거쳐 현지로 파견된다. 교육은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감염 관련 전문학회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진다.

모집 절차는 이번주 중에 바로 시행될 예정이다.

보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의료진 본진은 이르면 다음 달 중 투입돼 내년 1월말까지 현지에 체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에볼라 전파 양상에 따라 1차 본진에 이어 교대 형식으로 후발 본진을 계속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의료진 안전대책 미비...불안한 의료계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된 의료진이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은 익히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금까지 라이베리아에서만 200여 명의 보건의료 인력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1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최근에는 미국 내 병원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봤던 의료진 두 명이 잇따라 에볼라 양성반응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보건당국의 부실한 대처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의료계 종사자들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국제적 공조체계 움직임에 대해선 의료계 전반적으로 공감하는 눈치다. 하지만 공조의 방식이 인력 파견의 형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파견 의료진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파견 의료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사전 교육과 훈련, 귀국 후 안전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의료진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를 가정해 복귀 전 격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에볼라의 최대 잠복기가 21일인 만큼 파견 인력이 복귀하기 전에 현지나 제3의 장소에서 21일간 격리해, 감염 여부를 관찰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계 종사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고는 있지만 아직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해 줄 만한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에볼라 같은 대규모 신종 감염병에 대응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로 제기된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아직 의료진 보호 장구에 대한 매뉴얼조차 없는 상황이어서 의료진 안전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의료진에 대한 안전 대책을 충분히 수립한 이후에 파견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도 “지원자들의 사명감만 보고 파견할 수는 없다.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감염 예방 대책이 완벽하게 마련돼야 의료진 파견을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보건의료단체 관계자는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솔직히 지원자는 극소수일 것으로 본다. 개중에는 소명의식이 높은 분들도 있지만 이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라서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털어놨다.
  • 속도 내는 에볼라 의료진 파견, 시름 깊은 의료계
    • 입력 2014-10-21 09:31:46
    • 수정2014-10-21 09:34:32
    사회
정부가 에볼라 바이러스 피해지역에 대한 국내 보건인력 파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건인력 파견과 관련해 국내 의료계와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지만, 의료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인도적 차원의 국제협력에 동참하겠다는 원칙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가장 중요한 의료진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는 분위기다.

◇ ‘에볼라 의료진’ 파견에 속도 내는 정부

다음달(11월) 초 에볼라 바이러스 피해지역에 안전 대책 등을 점검할 ‘보건인력 선발대’가 파견된다.

선발대는 외교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관계자 등 6~8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현지에서 2주 정도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에볼라 감염 환자를 돌볼 보건인력 본진은 선발대가 안전 대책 업무를 마친 후 투입된다.

정부는 20일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열 외교부 2차관 주재로 외교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부처 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정부가 보건인력 본진을 파견하기에 앞서 선발대를 파견하는 것은 그만큼 파견 인력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파견 지역은 보건인력 수요가 가장 높은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영주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은 “한 나라만 갈지 두 나라 모두 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선발대 파견 일정은 좀 더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보건인력 본진의 파견 규모와 지역, 일정 등의 문제는 선발대가 복귀하면 해외긴급구호 민간합동 협의회를 개최해 결정하기로 했다. 선발대 조사 결과와 파견을 자원한 의료인 수를 종합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가 자체적으로 선발하는 군 보건인력(군의관, 간호장교)도 민간 보건인력과 함께 파견될 예정이다.

정부는 인터넷 공고 등을 통해 지원을 받는 '완전 공모' 형식으로 의료진을 꾸릴 방침이다.

자발성과 전문성이 가장 중요한 선발 기준이다.

감염병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많거나 관련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라면 발탁될 수 있다.



10명 이상의 민간 의사·간호사·검사요원 등으로 구성될 의료진의 체류 기간은 적어도 2~3개월에 이를 전망이다.

선발된 인력은 사전 교육과 훈련을 거쳐 현지로 파견된다. 교육은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감염 관련 전문학회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진다.

모집 절차는 이번주 중에 바로 시행될 예정이다.

보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의료진 본진은 이르면 다음 달 중 투입돼 내년 1월말까지 현지에 체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에볼라 전파 양상에 따라 1차 본진에 이어 교대 형식으로 후발 본진을 계속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의료진 안전대책 미비...불안한 의료계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된 의료진이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은 익히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금까지 라이베리아에서만 200여 명의 보건의료 인력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1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최근에는 미국 내 병원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봤던 의료진 두 명이 잇따라 에볼라 양성반응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보건당국의 부실한 대처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의료계 종사자들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국제적 공조체계 움직임에 대해선 의료계 전반적으로 공감하는 눈치다. 하지만 공조의 방식이 인력 파견의 형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파견 의료진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파견 의료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사전 교육과 훈련, 귀국 후 안전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의료진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를 가정해 복귀 전 격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에볼라의 최대 잠복기가 21일인 만큼 파견 인력이 복귀하기 전에 현지나 제3의 장소에서 21일간 격리해, 감염 여부를 관찰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계 종사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고는 있지만 아직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해 줄 만한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에볼라 같은 대규모 신종 감염병에 대응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로 제기된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아직 의료진 보호 장구에 대한 매뉴얼조차 없는 상황이어서 의료진 안전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의료진에 대한 안전 대책을 충분히 수립한 이후에 파견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도 “지원자들의 사명감만 보고 파견할 수는 없다.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감염 예방 대책이 완벽하게 마련돼야 의료진 파견을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보건의료단체 관계자는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솔직히 지원자는 극소수일 것으로 본다. 개중에는 소명의식이 높은 분들도 있지만 이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라서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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