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비과세? 사업비 숨긴 ‘꼼수’ 판매 주의보

입력 2014.10.28 (06:02) 수정 2014.10.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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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을 하는 오순희(55.가명)씨는 지난주 평소 거래하던 지역 새마을금고로부터 상품홍보 문자를 받았다. 10년을 납입하면 '비과세'에 3.65%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상품이 출시됐다는 것. 구체적으로 매월 77만9000원씩을 10년간 내면 1억원을 만들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기준 금리가 2%까지 떨어지면서 앞으로는 1% 중반대 정기 적금이 쏟아질 거라는 보도가 잇달아 나오는 상황에서 3.65%의 고금리에 비과세라니, 구미가 당겼다. 오씨는 주저않고 아들에게 전화해 상품 가입을 권유했다.



◆1억1000만원 받아야 하는데 왜 1억원밖에 안줄까?

10년 만기 비과세에 3.65%의 고금리.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새마을금고의 홍보 문자에는 3.65%의 이자율을 적용해 매월 77만9000원씩을 10년간 납입하면 1억원이 된다고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 금리 3.65%로 77만9000원씩 10년간 모으면 1억1000만원(단리 기준)이 넘는 돈을 받을 수 있다. 이것만 보면 새마을금고가 고객이 받을 수 있는 돈을 1000만원이나 줄여서 홍보한 게 된다.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려고 상품을 홍보하면서 받을 수 있는 돈을 축소해 광고할 리는 없는데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이는 문자로 홍보한 금리 3.65%가 실제 우리가 내는 돈에 붙는 금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해당 상품은 저축성보험 성격을 가진 '자유적립저축공제'로 초기 사업비 명목으로 5% 이상의 돈을 떼여야 하는 상품이다. 그렇게 돈을 제외하고 3.65%의 이자율을 적용하면 결국 1억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문자홍보가 새마을금고에서 왔고 특별히 보험이나 공제상품이라고 명시돼 있지 않아 고객이 예금이나 적금 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게다가 금리가 명시되고 납입금액과 받을 돈만 나와있는 상황에서 직접 받을 수 있는 돈을 계산해보지 않는다면 3.65%의 고금리를 적용받는다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업비를 떼이지 않는 은행 적금이면 비과세 상품이 아니라고 해도 매달 77만9000원씩 2%의 금리만 적용 받아도 1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

그만큼 해당 새마을금고 상품의 이자율이 부풀려져 있다는 얘기다. 물론 해당 자유적립저축공제 상품은 재해특약, 재해사망특약 등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사고를 당했을 때 별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혜택이 필요 없는, 단순히 돈을 불리기 위한 상품을 찾는 고객이라면 일반 은행에서 사업비를 떼이지 않는 고금리 상품을 찾는게 더 유리할 수 있다.



◆공시이율? '금리'랑 다르다고?

새마을금고가 문자를 통해 공시이율이 3.65%라고 홍보한 것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공시이율이란 보험상품에 쓰이는 용어로 해당 보험사가 시장금리를 적용해 공시하는 금리를 말한다. 보험과 성격이 비슷한 새마을금고나 신협의 공제상품에서도 비슷한 성격으로 공시이율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문제는 은행 예금금리나 적금금리와 달리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공시이율도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내가 이 상품에 가입해 적용받을 수 있는 확정된 금리와는 다르다는 얘기다.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이같은 설명은 생략한 채 공시이율만을 문자로 홍보했다. 해당 상품이 보험 상품이라는 것을 모르고 '공시이율'이라는 용어에 익숙치 않은 고객이라면 10년 동안 적용받을 수 있는 확정된 금리로 착각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새마을금고 중앙회 담당자는 "문자 내용만 봐서는 정확한 상품 성격이나 정보를 담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계약할 때는 충분히 확인하고 고지하겠지만 앞으로는 문자를 통해서 상품을 안내하거나 홍보할 때도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것. 그는 "해당 상품은 새마을금고 중앙회 상품이지만 개별금고 단위에서 영업을 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가능한 정제되고 표준화된 문자를 통해 홍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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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5% 비과세? 사업비 숨긴 ‘꼼수’ 판매 주의보
    • 입력 2014-10-28 06:02:03
    • 수정2014-10-28 09:06:17
    경제
자영업을 하는 오순희(55.가명)씨는 지난주 평소 거래하던 지역 새마을금고로부터 상품홍보 문자를 받았다. 10년을 납입하면 '비과세'에 3.65%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상품이 출시됐다는 것. 구체적으로 매월 77만9000원씩을 10년간 내면 1억원을 만들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기준 금리가 2%까지 떨어지면서 앞으로는 1% 중반대 정기 적금이 쏟아질 거라는 보도가 잇달아 나오는 상황에서 3.65%의 고금리에 비과세라니, 구미가 당겼다. 오씨는 주저않고 아들에게 전화해 상품 가입을 권유했다.



◆1억1000만원 받아야 하는데 왜 1억원밖에 안줄까?

10년 만기 비과세에 3.65%의 고금리.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새마을금고의 홍보 문자에는 3.65%의 이자율을 적용해 매월 77만9000원씩을 10년간 납입하면 1억원이 된다고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 금리 3.65%로 77만9000원씩 10년간 모으면 1억1000만원(단리 기준)이 넘는 돈을 받을 수 있다. 이것만 보면 새마을금고가 고객이 받을 수 있는 돈을 1000만원이나 줄여서 홍보한 게 된다.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려고 상품을 홍보하면서 받을 수 있는 돈을 축소해 광고할 리는 없는데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이는 문자로 홍보한 금리 3.65%가 실제 우리가 내는 돈에 붙는 금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해당 상품은 저축성보험 성격을 가진 '자유적립저축공제'로 초기 사업비 명목으로 5% 이상의 돈을 떼여야 하는 상품이다. 그렇게 돈을 제외하고 3.65%의 이자율을 적용하면 결국 1억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문자홍보가 새마을금고에서 왔고 특별히 보험이나 공제상품이라고 명시돼 있지 않아 고객이 예금이나 적금 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게다가 금리가 명시되고 납입금액과 받을 돈만 나와있는 상황에서 직접 받을 수 있는 돈을 계산해보지 않는다면 3.65%의 고금리를 적용받는다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업비를 떼이지 않는 은행 적금이면 비과세 상품이 아니라고 해도 매달 77만9000원씩 2%의 금리만 적용 받아도 1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

그만큼 해당 새마을금고 상품의 이자율이 부풀려져 있다는 얘기다. 물론 해당 자유적립저축공제 상품은 재해특약, 재해사망특약 등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사고를 당했을 때 별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혜택이 필요 없는, 단순히 돈을 불리기 위한 상품을 찾는 고객이라면 일반 은행에서 사업비를 떼이지 않는 고금리 상품을 찾는게 더 유리할 수 있다.



◆공시이율? '금리'랑 다르다고?

새마을금고가 문자를 통해 공시이율이 3.65%라고 홍보한 것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공시이율이란 보험상품에 쓰이는 용어로 해당 보험사가 시장금리를 적용해 공시하는 금리를 말한다. 보험과 성격이 비슷한 새마을금고나 신협의 공제상품에서도 비슷한 성격으로 공시이율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문제는 은행 예금금리나 적금금리와 달리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공시이율도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내가 이 상품에 가입해 적용받을 수 있는 확정된 금리와는 다르다는 얘기다.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이같은 설명은 생략한 채 공시이율만을 문자로 홍보했다. 해당 상품이 보험 상품이라는 것을 모르고 '공시이율'이라는 용어에 익숙치 않은 고객이라면 10년 동안 적용받을 수 있는 확정된 금리로 착각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새마을금고 중앙회 담당자는 "문자 내용만 봐서는 정확한 상품 성격이나 정보를 담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계약할 때는 충분히 확인하고 고지하겠지만 앞으로는 문자를 통해서 상품을 안내하거나 홍보할 때도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것. 그는 "해당 상품은 새마을금고 중앙회 상품이지만 개별금고 단위에서 영업을 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가능한 정제되고 표준화된 문자를 통해 홍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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