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의 생전 행적은? 그의 음악부터 발언까지

입력 2014.10.28 (11:36) 수정 2014.10.2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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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MBC 대학가요제, '무한궤도' 공연>

'마왕' 신해철이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로 데뷔 후, 90년대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록 음악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그다.

지난 6월 6년여 만에 새앨범 '리부트 마이셀프(Reboot Myself)'를 발표하고 가수 활동을 재개했지만, 이 앨범은 고인의 유작이 됐다. 갑작스러운 신 씨의 죽음에 팬들과 지인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 '그대에게'부터 '단 하나의 약속'까지…그가 남긴 명곡들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신해철의 데뷔곡 '그대에게'는 독보적인 응원가다. 90년대 대학가 축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열기를 더해줬던 주인공은 26년 후 유작이 된 앨범에서 "다신 제발 아프지 말아요, 내 소중한 사람아"라는 말을 남겼다.

신 씨는 26년의 음악 인생동안 솔로 활동과 넥스트 활동, 또 각종 콜라보레이션 작업 등으로 수많은 문화 유산을 남겼다.

첫 솔로 앨범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으로 KBS 올해의 가요상을 수상했고, 2집 앨범 '마이 셀프(My self)' 수록곡 '재즈카페',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나에게 쓰는 편지' 등의 곡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밴드 '넥스트'를 결성한 후 '도시인', '인형의 기사', '날아라 병아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신해철은 록, 발라드,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어우르며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놓지 않았다.

영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1993)', '정글스토리(1996)', 애니메이션 '라젠카(Lazenca, 1997)' 등의 OST 작업에도 참가했고, 3인조 밴드 '비트겐슈타인' 활동과 가수 윤상과 프로젝트 앨범 '노댄스'를 발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선보였다.

◆ "이 노래는 내 장례식장에 울릴 곡"…'민물장어의 꿈' 재조명


[ 2014년 6월, 6집 앨범 발매 쇼케이스]

신해철씨의 사망소식에 그의 노래 '민물장어의 꿈'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 노래는 신 씨가 2010년 6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장례식에서 울려 퍼질 곡"이라고 소개한 곡이다. 당시 신 씨는 '자신의 노래 중 뜨지 못해 아쉬운 한 곡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민물장어의 꿈'을 꼽으며 "이 곡은 내가 죽으면 뜰 것이다. 내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곡이고 노래 가사는 내 묘비명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 /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 두려움 때문이지만'

신해철이 자신의 묘비명으로 삼은 노래의 가사에는 고인의 외로움과 가수로서 겪었던 고충이 드러난다.

신 씨는 이 노래를 지난 6월 앨범발매 쇼케이스에서 팬들의 연호에 무반주로 불렀다. 고인이 '민물장어의 꿈'을 부르는 마지막 모습은 당시 참가한 한 팬에 의해 유투브에 공개됐다.

◆ 대마초 합법화, 간통죄 반대 주장…마왕의 거침없는 발언

신해철은 음악적 영향력만으로 평가받기는 부족하다. 신 씨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거침없는 주장을 펼쳤고, 직설적이고 신랄한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1996년부터 라디오 프로그램 '음악도시'를 진행하며 '시장'으로 불렸고, 이후 '고스트 스테이션' 진행으로 '마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마초 합법화, 간통죄 반대, 학생 체벌 금지 등을 주장하며 '마왕'다운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9년에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북한 로켓 발사 축하'라는 글을 올려 보수 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기도 했다.

◆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다" 생전 유언장 남겨

'독설' 이미지가 강했던 신해철이지만 그는 자타공인 애처가였다. 신 씨는 2002년 일본 성당에서 영국 유학시절 만난 아내 윤원희 씨와 비밀 결혼식을 치렀다. 당시 암 투병 중이던 윤 씨를 직접 병간호했고, 10년이 넘는 결혼생활에도 아내에 대한 사랑이 극진했다.

아내 윤 씨와 결혼 후 1남 1녀를 둔 고인은 2011년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영상 유언장을 남겼다.

당시 신 씨는 "만약 사랑하는 사람에게 못다 하고 떠나게 될 것을 두려워하는 남자가 남기는 이야기이고 편지이자 또한 내 유언장"이라며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고, 당신의 아들, 엄마, 오빠, 강아지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에 대해 신해철은 KBS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출연해 "어렸을 때부터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평소에 하지 못한 말을 전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더라"며 "유언장이지만 일종의 러브레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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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해철의 생전 행적은? 그의 음악부터 발언까지
    • 입력 2014-10-28 11:36:47
    • 수정2014-10-28 16: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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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MBC 대학가요제, '무한궤도' 공연>

'마왕' 신해철이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로 데뷔 후, 90년대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록 음악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그다.

지난 6월 6년여 만에 새앨범 '리부트 마이셀프(Reboot Myself)'를 발표하고 가수 활동을 재개했지만, 이 앨범은 고인의 유작이 됐다. 갑작스러운 신 씨의 죽음에 팬들과 지인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 '그대에게'부터 '단 하나의 약속'까지…그가 남긴 명곡들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신해철의 데뷔곡 '그대에게'는 독보적인 응원가다. 90년대 대학가 축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열기를 더해줬던 주인공은 26년 후 유작이 된 앨범에서 "다신 제발 아프지 말아요, 내 소중한 사람아"라는 말을 남겼다.

신 씨는 26년의 음악 인생동안 솔로 활동과 넥스트 활동, 또 각종 콜라보레이션 작업 등으로 수많은 문화 유산을 남겼다.

첫 솔로 앨범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으로 KBS 올해의 가요상을 수상했고, 2집 앨범 '마이 셀프(My self)' 수록곡 '재즈카페',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나에게 쓰는 편지' 등의 곡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밴드 '넥스트'를 결성한 후 '도시인', '인형의 기사', '날아라 병아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신해철은 록, 발라드,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어우르며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놓지 않았다.

영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1993)', '정글스토리(1996)', 애니메이션 '라젠카(Lazenca, 1997)' 등의 OST 작업에도 참가했고, 3인조 밴드 '비트겐슈타인' 활동과 가수 윤상과 프로젝트 앨범 '노댄스'를 발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선보였다.

◆ "이 노래는 내 장례식장에 울릴 곡"…'민물장어의 꿈' 재조명


[ 2014년 6월, 6집 앨범 발매 쇼케이스]

신해철씨의 사망소식에 그의 노래 '민물장어의 꿈'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 노래는 신 씨가 2010년 6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장례식에서 울려 퍼질 곡"이라고 소개한 곡이다. 당시 신 씨는 '자신의 노래 중 뜨지 못해 아쉬운 한 곡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민물장어의 꿈'을 꼽으며 "이 곡은 내가 죽으면 뜰 것이다. 내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곡이고 노래 가사는 내 묘비명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 /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 두려움 때문이지만'

신해철이 자신의 묘비명으로 삼은 노래의 가사에는 고인의 외로움과 가수로서 겪었던 고충이 드러난다.

신 씨는 이 노래를 지난 6월 앨범발매 쇼케이스에서 팬들의 연호에 무반주로 불렀다. 고인이 '민물장어의 꿈'을 부르는 마지막 모습은 당시 참가한 한 팬에 의해 유투브에 공개됐다.

◆ 대마초 합법화, 간통죄 반대 주장…마왕의 거침없는 발언

신해철은 음악적 영향력만으로 평가받기는 부족하다. 신 씨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거침없는 주장을 펼쳤고, 직설적이고 신랄한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1996년부터 라디오 프로그램 '음악도시'를 진행하며 '시장'으로 불렸고, 이후 '고스트 스테이션' 진행으로 '마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마초 합법화, 간통죄 반대, 학생 체벌 금지 등을 주장하며 '마왕'다운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9년에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북한 로켓 발사 축하'라는 글을 올려 보수 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기도 했다.

◆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다" 생전 유언장 남겨

'독설' 이미지가 강했던 신해철이지만 그는 자타공인 애처가였다. 신 씨는 2002년 일본 성당에서 영국 유학시절 만난 아내 윤원희 씨와 비밀 결혼식을 치렀다. 당시 암 투병 중이던 윤 씨를 직접 병간호했고, 10년이 넘는 결혼생활에도 아내에 대한 사랑이 극진했다.

아내 윤 씨와 결혼 후 1남 1녀를 둔 고인은 2011년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영상 유언장을 남겼다.

당시 신 씨는 "만약 사랑하는 사람에게 못다 하고 떠나게 될 것을 두려워하는 남자가 남기는 이야기이고 편지이자 또한 내 유언장"이라며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고, 당신의 아들, 엄마, 오빠, 강아지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에 대해 신해철은 KBS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출연해 "어렸을 때부터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평소에 하지 못한 말을 전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더라"며 "유언장이지만 일종의 러브레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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