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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닮아도 너무 닮은 휴대전화 지원금’…소비자만 답답
입력 2014.10.28 (14:42) 수정 2014.10.29 (11:04) 취재후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4, 출고가가 95만 원을 넘어 백만 원 가까이 하는 고가의 휴대전화 단말기입니다.

이동통신 3사는 갤럭시노트4를 2년 약정으로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지원금을 주는 데요.

단통법이 시행된 지난 10월 1일, 지원금 금액은 적은 편이었습니다.

많으면 16만원, 적게는 만원도 안 되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소비자에게 이 지원금이 중요한 이유는 출고가에서 지원금을 뺀 금액이 단말기 판매가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원금이 몇 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소비자는 95만원 제값을 주거나 아니면 제법 할인을 받아도 80만원은 줘야 갤럭시노트4를 손에 쥘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되거든요.

그런데 이 지원금이 이동통신 3사 별로 거의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데이터 저널리즘 팀 분석 결과 드러났습니다.



설명을 드리면, 현재의 단통법은 요금제에 따른 부당한 차별은 금지하되 이른바 합리적인 차별은 용인하고 있는데요.

똑같은 갤럭시노트4라 하더라도 소비자가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하면 상대적으로 지원금을 많이 주고, 저가의 요금제에 가입하면 지원금을 적게 주는 것을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겁니다.

이른바 '합리적인 차별'이라는 것이죠.

다만, 지원금을 주는 비율만큼은 일정하게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데요.

즉, 월 2만 원짜리 요금제에 지원금 3만원을 주고, 월 4만 원짜리 요금제에 지원금 6만원을 줬으면, 월 6만 원짜리 요금제에는 지원금 9만원을 주라는 겁니다.

비율을 맞추라는 겁니다.



[데이터 분석··· 서로 닮고 닮은 휴대전화 지원금]

이는 요금제에 따른 휴대전화 지원금 그래프가 직선 형태의 모습을 보이라는 뜻도 됩니다.

데이터 저널리즘 팀이 지원금 분포를 분석해보니, 비율은 그럭저럭 다 유지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래프로 옮겨놓고 보니, 잘 몰랐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통 3사의 갤럭시노트4 지원금이 사실상 똑같다는 게 확인된 것이죠.



이통 3사의 지원금 그래프의 높이와 기울기가 거의 같게 나온 겁니다.

또 이통 3사가 똑같이 지원금을 '짜게'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만원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지원금의 종류가 많고 그래서 많이 주는 것처럼 보여도, 알고 보면 그게 그거였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통사 처지에서는 우리나 저기나 지원금을 거의 같은 수준으로 풀고 있으니까 마음이 놓일 수 있겠지만, 소비자 처지에서는 여기 가도 이만큼, 저기 가도 이만큼, 답답하고 짜증나기 마련인데요.



그렇지만, 약속이나 한 것처럼 똑같았던 휴대전화 지원금은 지난 10월 23일 하루 SK텔레콤과 KT가 다른 수준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단통법 이후 휴대전화가 너무 비싸졌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23일 SK텔레콤이 지원금을 올린 겁니다.



[데이터 분석··· 지원금 인상 폭도 사실상 똑같아]

그리고 하루 뒤 KT와 LG유플러스도 지원금을 올렸습니다.

데이터 저널리즘 팀이 다시 지원금 분석을 해봤습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지원금 인상 폭은 설마 했는데, 역시나 사실상 SK텔레콤과 똑같은 수준으로 인상됐습니다.

이통 3사끼리 거의 같았던 갤럭시노트4 지원금이 하루 동안 달라졌다가, 다시 똑같아진 것이죠.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물어봤습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사들은 담합은 절대 아니다, 사전에 따로 만나 지원금 책정을 논의하는 일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보통 경쟁이 심해지면 손님을 끌기 위해 경쟁사보다 더 싼 재화나 용역을 내놓기 마련이지만, 오히려 서로가 치열하게 경쟁을 하다 보니 지원금 수준이 사실상 같아진 것이라는, 경제학 이론과는 거리가 있는 갸우뚱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단통법 이후 비싸진 휴대전화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자 갤럭시노트4 지원금은 지난 23일과 24일에 걸쳐 어찌 되었든 늘었습니다.

이 결과 판매가가 조금이라도 낮아졌으니 소비자로서는 일단 반길 일입니다.

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지원금을 더 풀지 않았는지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하나 더 물어봤습니다.

'우리는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고,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지원금 수준을 정해야 하는데 단통법 시행 직후에는 특히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닙니다.

수익을 더 많이 내고자 함은 기업의 본성이니까요.

그러나 단통법의 목적을 생각하면 기업이 '눈치를 보며 휴대전화 지원금을 낮춰 잡았다가, 소비자가 화를 내니까 조금 올리고 하는 풍경'이 낯설고 불편하기만 합니다.

단통법의 제정 목적은 결국 공공복리의 증진이기 때문입니다.

단통법 1조는 법의 제정 목적을 명기해 놓고 있는 데, '이 법은...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확실하게 공언하고 있거든요.

단통법은 법이 스스로 밝혀 놓았듯이 삼성전자를 위한 법도 아니고 SK텔레콤을 위한 법도 아닙니다.

공공복리를 위한 법입니다.

단통법이 시행된 뒤 한 달이 다 돼가고 있습니다.

소비자 불만은 여전합니다.

관련 토론회나 세미나도 열리고 있고, 또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법 개정을 해야 한다는 얘기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으니, 무언가 바꿔야 한다는 조짐이 감지됩니다.

하지만 아직도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면 단통법 이전과 이후에도 그러했듯이 이통 3사, 또는 제조사의 눈치보기는 계속된다는 사실일 겁니다.

☞ 바로가기 <뉴스9> 약속한 듯 올린 이통3사 보조금…여전한 불만
  • [취재후] ‘닮아도 너무 닮은 휴대전화 지원금’…소비자만 답답
    • 입력 2014-10-28 14:42:50
    • 수정2014-10-29 11:04:08
    취재후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4, 출고가가 95만 원을 넘어 백만 원 가까이 하는 고가의 휴대전화 단말기입니다.

이동통신 3사는 갤럭시노트4를 2년 약정으로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지원금을 주는 데요.

단통법이 시행된 지난 10월 1일, 지원금 금액은 적은 편이었습니다.

많으면 16만원, 적게는 만원도 안 되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소비자에게 이 지원금이 중요한 이유는 출고가에서 지원금을 뺀 금액이 단말기 판매가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원금이 몇 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소비자는 95만원 제값을 주거나 아니면 제법 할인을 받아도 80만원은 줘야 갤럭시노트4를 손에 쥘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되거든요.

그런데 이 지원금이 이동통신 3사 별로 거의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데이터 저널리즘 팀 분석 결과 드러났습니다.



설명을 드리면, 현재의 단통법은 요금제에 따른 부당한 차별은 금지하되 이른바 합리적인 차별은 용인하고 있는데요.

똑같은 갤럭시노트4라 하더라도 소비자가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하면 상대적으로 지원금을 많이 주고, 저가의 요금제에 가입하면 지원금을 적게 주는 것을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겁니다.

이른바 '합리적인 차별'이라는 것이죠.

다만, 지원금을 주는 비율만큼은 일정하게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데요.

즉, 월 2만 원짜리 요금제에 지원금 3만원을 주고, 월 4만 원짜리 요금제에 지원금 6만원을 줬으면, 월 6만 원짜리 요금제에는 지원금 9만원을 주라는 겁니다.

비율을 맞추라는 겁니다.



[데이터 분석··· 서로 닮고 닮은 휴대전화 지원금]

이는 요금제에 따른 휴대전화 지원금 그래프가 직선 형태의 모습을 보이라는 뜻도 됩니다.

데이터 저널리즘 팀이 지원금 분포를 분석해보니, 비율은 그럭저럭 다 유지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래프로 옮겨놓고 보니, 잘 몰랐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통 3사의 갤럭시노트4 지원금이 사실상 똑같다는 게 확인된 것이죠.



이통 3사의 지원금 그래프의 높이와 기울기가 거의 같게 나온 겁니다.

또 이통 3사가 똑같이 지원금을 '짜게'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만원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지원금의 종류가 많고 그래서 많이 주는 것처럼 보여도, 알고 보면 그게 그거였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통사 처지에서는 우리나 저기나 지원금을 거의 같은 수준으로 풀고 있으니까 마음이 놓일 수 있겠지만, 소비자 처지에서는 여기 가도 이만큼, 저기 가도 이만큼, 답답하고 짜증나기 마련인데요.



그렇지만, 약속이나 한 것처럼 똑같았던 휴대전화 지원금은 지난 10월 23일 하루 SK텔레콤과 KT가 다른 수준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단통법 이후 휴대전화가 너무 비싸졌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23일 SK텔레콤이 지원금을 올린 겁니다.



[데이터 분석··· 지원금 인상 폭도 사실상 똑같아]

그리고 하루 뒤 KT와 LG유플러스도 지원금을 올렸습니다.

데이터 저널리즘 팀이 다시 지원금 분석을 해봤습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지원금 인상 폭은 설마 했는데, 역시나 사실상 SK텔레콤과 똑같은 수준으로 인상됐습니다.

이통 3사끼리 거의 같았던 갤럭시노트4 지원금이 하루 동안 달라졌다가, 다시 똑같아진 것이죠.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물어봤습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사들은 담합은 절대 아니다, 사전에 따로 만나 지원금 책정을 논의하는 일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보통 경쟁이 심해지면 손님을 끌기 위해 경쟁사보다 더 싼 재화나 용역을 내놓기 마련이지만, 오히려 서로가 치열하게 경쟁을 하다 보니 지원금 수준이 사실상 같아진 것이라는, 경제학 이론과는 거리가 있는 갸우뚱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단통법 이후 비싸진 휴대전화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자 갤럭시노트4 지원금은 지난 23일과 24일에 걸쳐 어찌 되었든 늘었습니다.

이 결과 판매가가 조금이라도 낮아졌으니 소비자로서는 일단 반길 일입니다.

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지원금을 더 풀지 않았는지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하나 더 물어봤습니다.

'우리는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고,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지원금 수준을 정해야 하는데 단통법 시행 직후에는 특히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닙니다.

수익을 더 많이 내고자 함은 기업의 본성이니까요.

그러나 단통법의 목적을 생각하면 기업이 '눈치를 보며 휴대전화 지원금을 낮춰 잡았다가, 소비자가 화를 내니까 조금 올리고 하는 풍경'이 낯설고 불편하기만 합니다.

단통법의 제정 목적은 결국 공공복리의 증진이기 때문입니다.

단통법 1조는 법의 제정 목적을 명기해 놓고 있는 데, '이 법은...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확실하게 공언하고 있거든요.

단통법은 법이 스스로 밝혀 놓았듯이 삼성전자를 위한 법도 아니고 SK텔레콤을 위한 법도 아닙니다.

공공복리를 위한 법입니다.

단통법이 시행된 뒤 한 달이 다 돼가고 있습니다.

소비자 불만은 여전합니다.

관련 토론회나 세미나도 열리고 있고, 또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법 개정을 해야 한다는 얘기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으니, 무언가 바꿔야 한다는 조짐이 감지됩니다.

하지만 아직도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면 단통법 이전과 이후에도 그러했듯이 이통 3사, 또는 제조사의 눈치보기는 계속된다는 사실일 겁니다.

☞ 바로가기 <뉴스9> 약속한 듯 올린 이통3사 보조금…여전한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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