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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행을 끝내리…” 신해철 빈소 조문행렬
입력 2014.10.28 (15:27) 수정 2014.10.28 (22:51) 연합뉴스
검은색 나비 리본과 턱시도를 입은 '마왕'은 당당한 표정이었다.

예쁜 딸을 낳아 준 아내를 위해 만든 신곡을 담아 2007년 발표한 재즈 앨범 재킷은 영정 사진이 됐다.

그 아래에는 흰 국화꽃이 수북이 쌓여갔다.

빈소에 마련된 스피커에서는 신해철이 생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내 장례식에서 울려 퍼질 노래"라고 했던 '민물 장어의 꿈'이 반복해 흘러나왔다.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없이~'란 구슬픈 멜로디가 조문객의 심금을 울렸다.

지난 27일 세상을 떠난 신해철의 빈소에는 굳은 표정의 동료 가수와 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오후 1시 유족과 소속사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입관식이 치러진 후 본격적인 조문이 시작됐다.

오전 11시부터 빈소를 찾은 배철수를 시작으로 조용필, 싸이, 이승철, 김장훈, 한대수, 태진아, 장혜진, 임창정, 백지영, 이승기, 에픽하이, 김현철, 김수철, 박학기, 강인봉, 임백천, 장호일, 유열, 강수지, 원미연, 블랙홀 등 장르를 불문하고 동시대를 함께 선후배 가수들이 줄을 이어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유재석, 이광수, 김제동, 허지웅 등 방송을 통해 인연을 맺은 지인들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윤명선 회장, 신해철의 과거 기획사 대표였던 한국음반산업협회 김경남 회장, 대중음악평론가 강헌 등 가요 관계자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싸이와 시나위의 신대철, 1990년대 같은 소속사(레볼루션 넘버나인)에서 한솥밥을 먹은 김혜림, 문차일드 시절 프로듀서로 인연을 맺은 엠씨더맥스의 이수는 영정을 본 뒤 오열했다. 신해철과 넥스트에서 함께 활동한 기타리스트 김세황을 비롯해 현재 넥스트 유나이티드로 함께 활동 중인 멤버들도 달려왔다.

조문을 하고 나온 이승철은 "해철이는 고 2때부터 부활 팬클럽 부회장이었다"며 "가요계의 심장, 브레인 같은 역할을 해줄 친구였다. 지금부터 일해야 하는데…. 이런 위치의 가수가 나오기 힘들다. 가슴이 아프다"고 금세 눈시울을 붉혔다.

김현철도 "충격적이었다. 어제 저녁 비보를 듣고 동료 뮤지션들과 바로 왔는데 빈소가 차려지지 않아 오늘 다시 왔다"며 신해철에게 전하고 싶은 마지막 말을 묻자 입술을 굳게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박학기는 "해철이는 입바른 얘기만 하는 친구가 아니라 남다른 감성을 갖고 있었다"며 "음악, 가사 모두 가볍게 튀는 게 아니라 두께가 있는 얘길 했다. 오늘 아침 딸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 '날아라 병아리'를 함께 들었는데 복받치는 감정 때문에 아이들을 내려주고 울었다. 해야 할 일이 많은 친구인데…"라고 슬퍼했다.

오후 5시께 빈소를 찾은 태진아는 "나는 물론이고 빈소의 모두가 '이럴 수는 없다'고 탄식하고 있다"면서 "계속 울고 있는 부인을 비롯해 가족들을 보면 더 마음이 아프다. 너무 걱정된다"고 거듭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가수 신해철이 나타났을 때 하나의 계보를 잇는 중추적 자리를 확실히 세우리라고 생각했다. 최근 멋있게 한번 해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돼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하늘나라에서는 무거운 것 다 내려놓고 하느님과 편안하게 있기를 바란다고 빌었다"고 덧붙였다.

이승기도 "정말 훌륭하신 선배님께서 가셔서 너무 안타깝다"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헌은 "아무도 못 가본 전인미답의 대중음악 영역을 확장시킨 처음이자 마지막 뮤지션"이라고 그를 평했다.

일반 조문객에게도 개방된 빈소에는 팬들이 끊이지 않고 줄을 늘어서 조문에 동참했다. 영정 앞에서 흐느껴 우는 여성 팬들도 다수였다.

소속사 관계자는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허용한 일반인 조문객이 3천 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른 시간 빈소를 찾은 한 남성 직장인은 "초등학교 때 누나를 통해 신해철의 음악을 처음 접했다. 사춘기 시절 넥스트의 음악이 자의식 형성에 영향을 주고 때로는 탈출구가 되기도 했다. 소식을 듣고 믿어지지 않았다. 빈소를 보니 조금 차분해진다"고 말했다.

대학교 친구들이라는 네 남성은 "고교 시절 신해철의 음악을 들은 친구들끼리 뜻이 맞아 조문하러 왔다"며 애통한 표정을 지었다.

빈소 입구에는 조용필, 이승철, YG엔터테인먼트 등 가요계뿐 아니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박노해 시인, 방송사 임직원 등 각계에서 보낸 조화가 자리가 비좁을 정도로 들어섰다.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이며, 고인은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다. 장지는 미정이다.
  • “긴 여행을 끝내리…” 신해철 빈소 조문행렬
    • 입력 2014-10-28 15:27:28
    • 수정2014-10-28 22:51:06
    연합뉴스
검은색 나비 리본과 턱시도를 입은 '마왕'은 당당한 표정이었다.

예쁜 딸을 낳아 준 아내를 위해 만든 신곡을 담아 2007년 발표한 재즈 앨범 재킷은 영정 사진이 됐다.

그 아래에는 흰 국화꽃이 수북이 쌓여갔다.

빈소에 마련된 스피커에서는 신해철이 생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내 장례식에서 울려 퍼질 노래"라고 했던 '민물 장어의 꿈'이 반복해 흘러나왔다.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없이~'란 구슬픈 멜로디가 조문객의 심금을 울렸다.

지난 27일 세상을 떠난 신해철의 빈소에는 굳은 표정의 동료 가수와 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오후 1시 유족과 소속사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입관식이 치러진 후 본격적인 조문이 시작됐다.

오전 11시부터 빈소를 찾은 배철수를 시작으로 조용필, 싸이, 이승철, 김장훈, 한대수, 태진아, 장혜진, 임창정, 백지영, 이승기, 에픽하이, 김현철, 김수철, 박학기, 강인봉, 임백천, 장호일, 유열, 강수지, 원미연, 블랙홀 등 장르를 불문하고 동시대를 함께 선후배 가수들이 줄을 이어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유재석, 이광수, 김제동, 허지웅 등 방송을 통해 인연을 맺은 지인들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윤명선 회장, 신해철의 과거 기획사 대표였던 한국음반산업협회 김경남 회장, 대중음악평론가 강헌 등 가요 관계자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싸이와 시나위의 신대철, 1990년대 같은 소속사(레볼루션 넘버나인)에서 한솥밥을 먹은 김혜림, 문차일드 시절 프로듀서로 인연을 맺은 엠씨더맥스의 이수는 영정을 본 뒤 오열했다. 신해철과 넥스트에서 함께 활동한 기타리스트 김세황을 비롯해 현재 넥스트 유나이티드로 함께 활동 중인 멤버들도 달려왔다.

조문을 하고 나온 이승철은 "해철이는 고 2때부터 부활 팬클럽 부회장이었다"며 "가요계의 심장, 브레인 같은 역할을 해줄 친구였다. 지금부터 일해야 하는데…. 이런 위치의 가수가 나오기 힘들다. 가슴이 아프다"고 금세 눈시울을 붉혔다.

김현철도 "충격적이었다. 어제 저녁 비보를 듣고 동료 뮤지션들과 바로 왔는데 빈소가 차려지지 않아 오늘 다시 왔다"며 신해철에게 전하고 싶은 마지막 말을 묻자 입술을 굳게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박학기는 "해철이는 입바른 얘기만 하는 친구가 아니라 남다른 감성을 갖고 있었다"며 "음악, 가사 모두 가볍게 튀는 게 아니라 두께가 있는 얘길 했다. 오늘 아침 딸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 '날아라 병아리'를 함께 들었는데 복받치는 감정 때문에 아이들을 내려주고 울었다. 해야 할 일이 많은 친구인데…"라고 슬퍼했다.

오후 5시께 빈소를 찾은 태진아는 "나는 물론이고 빈소의 모두가 '이럴 수는 없다'고 탄식하고 있다"면서 "계속 울고 있는 부인을 비롯해 가족들을 보면 더 마음이 아프다. 너무 걱정된다"고 거듭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가수 신해철이 나타났을 때 하나의 계보를 잇는 중추적 자리를 확실히 세우리라고 생각했다. 최근 멋있게 한번 해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돼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하늘나라에서는 무거운 것 다 내려놓고 하느님과 편안하게 있기를 바란다고 빌었다"고 덧붙였다.

이승기도 "정말 훌륭하신 선배님께서 가셔서 너무 안타깝다"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헌은 "아무도 못 가본 전인미답의 대중음악 영역을 확장시킨 처음이자 마지막 뮤지션"이라고 그를 평했다.

일반 조문객에게도 개방된 빈소에는 팬들이 끊이지 않고 줄을 늘어서 조문에 동참했다. 영정 앞에서 흐느껴 우는 여성 팬들도 다수였다.

소속사 관계자는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허용한 일반인 조문객이 3천 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른 시간 빈소를 찾은 한 남성 직장인은 "초등학교 때 누나를 통해 신해철의 음악을 처음 접했다. 사춘기 시절 넥스트의 음악이 자의식 형성에 영향을 주고 때로는 탈출구가 되기도 했다. 소식을 듣고 믿어지지 않았다. 빈소를 보니 조금 차분해진다"고 말했다.

대학교 친구들이라는 네 남성은 "고교 시절 신해철의 음악을 들은 친구들끼리 뜻이 맞아 조문하러 왔다"며 애통한 표정을 지었다.

빈소 입구에는 조용필, 이승철, YG엔터테인먼트 등 가요계뿐 아니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박노해 시인, 방송사 임직원 등 각계에서 보낸 조화가 자리가 비좁을 정도로 들어섰다.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이며, 고인은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다. 장지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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