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김성근표 청사진 ‘지키는 독수리’

입력 2014.10.28 (17:19) 수정 2014.10.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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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 김성근(72) 감독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그의 지휘 아래 탈바꿈할 '독수리호'의 청사진도 베일을 벗었다.

28일 대전구장에서 취임식을 열고 기자회견을 한 김성근 감독이 밝힌 팀 운영의 핵심은 예상대로 '수비'에 있었다.

김 감독은 한화의 전통적인 팀 컬러인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전면 부정하며 "다이너마이트는 불발될 때가 잦다"고 했고, 이어 팀의 오랜 약점이던 수비를 거론하며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사활이 걸렸다"고 강조했다.

예견된 변화이기도 하다.

지도자로서 전성기를 맞은 SK 시절을 비롯해 소속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린 김 감독의 첫 번째 비결은 늘 강한 수비였다.

1점을 덜 주고, 조직력을 앞세운 다양한 공격으로 1점을 더 내는 김성근 감독 특유의 '짠물 야구'는 펑펑 터지는 청량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상대 팀에게는 답답함을, 소속 팀에게는 승리를 선물했다.

김 감독은 이날 취임식에서도 "타선에 의존하는 야구는 약하다"면서 "어디까지나 수비로 얼마나 지키고 도망가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철학을 그라운드에서 현실로 만드는 힘은 늘 그랫듯 지독한 훈련이다.

김 감독은 당장 28일 시작하는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이틀에 한 번 꼴로 '필딩 데이'를 열 것"이라며 "일주일의 훈련 5일 가운데 이틀은 수비만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흔히 이야기하는 '지옥의 펑고'가 오키나와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엄포다.

아울러 김 감독은 여러 차례 팀의 주축 타자인 김태균을 콕 찍어 "서른두 살인데, 이십 대로 돌려놔야 할 것 같다"면서 "당분간 3루에서 반 죽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최고 스타를 강훈련의 중심에 세움으로써 팀 전체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얻는 화법으로 풀이된다.

김태균을 두고 3루를 거론한 부분에서는, 팀 수비 포메이션의 변화를 생각하고 있거나 최소한 특유의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정착시키려는 구상을 하고 있음을 조심스럽게 엿볼 수 있다.

조직력으로 승리를 지켜내는 '새로운 한화'를 향한 김 감독의 움직임은 벌써 시작됐다.

당초 29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시작하는 마무리 캠프에 1군 주축 선수들은 참가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이제 대부분의 선수가 합류하는 '팀 훈련'으로 바뀌었다.

부상 여파 등으로 참가를 미뤄 온 이태양, 유창식, 윤기호, 송창현, 윤규진 등도 검진을 마친 뒤 바로 오키나와로 향한다.

한국에서 남은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김 감독도 내달 1일 오키나와에 들어갔다가 3일 귀국한 뒤, 7일 다시 캠프에 합류해 27일 끝날 때까지 팀을 지킬 예정이다.

김 감독은 잠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에도 2군 훈련장을 찾아 젊은 선수들을 지켜본 뒤 오키나와로 데려가겠다고 했다.

주전과 후보의 차이를 지운, 무한 경쟁을 예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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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일 벗은 김성근표 청사진 ‘지키는 독수리’
    • 입력 2014-10-28 17:19:00
    • 수정2014-10-28 17:19:10
    연합뉴스
'야신' 김성근(72) 감독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그의 지휘 아래 탈바꿈할 '독수리호'의 청사진도 베일을 벗었다. 28일 대전구장에서 취임식을 열고 기자회견을 한 김성근 감독이 밝힌 팀 운영의 핵심은 예상대로 '수비'에 있었다. 김 감독은 한화의 전통적인 팀 컬러인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전면 부정하며 "다이너마이트는 불발될 때가 잦다"고 했고, 이어 팀의 오랜 약점이던 수비를 거론하며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사활이 걸렸다"고 강조했다. 예견된 변화이기도 하다. 지도자로서 전성기를 맞은 SK 시절을 비롯해 소속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린 김 감독의 첫 번째 비결은 늘 강한 수비였다. 1점을 덜 주고, 조직력을 앞세운 다양한 공격으로 1점을 더 내는 김성근 감독 특유의 '짠물 야구'는 펑펑 터지는 청량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상대 팀에게는 답답함을, 소속 팀에게는 승리를 선물했다. 김 감독은 이날 취임식에서도 "타선에 의존하는 야구는 약하다"면서 "어디까지나 수비로 얼마나 지키고 도망가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철학을 그라운드에서 현실로 만드는 힘은 늘 그랫듯 지독한 훈련이다. 김 감독은 당장 28일 시작하는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이틀에 한 번 꼴로 '필딩 데이'를 열 것"이라며 "일주일의 훈련 5일 가운데 이틀은 수비만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흔히 이야기하는 '지옥의 펑고'가 오키나와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엄포다. 아울러 김 감독은 여러 차례 팀의 주축 타자인 김태균을 콕 찍어 "서른두 살인데, 이십 대로 돌려놔야 할 것 같다"면서 "당분간 3루에서 반 죽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최고 스타를 강훈련의 중심에 세움으로써 팀 전체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얻는 화법으로 풀이된다. 김태균을 두고 3루를 거론한 부분에서는, 팀 수비 포메이션의 변화를 생각하고 있거나 최소한 특유의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정착시키려는 구상을 하고 있음을 조심스럽게 엿볼 수 있다. 조직력으로 승리를 지켜내는 '새로운 한화'를 향한 김 감독의 움직임은 벌써 시작됐다. 당초 29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시작하는 마무리 캠프에 1군 주축 선수들은 참가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이제 대부분의 선수가 합류하는 '팀 훈련'으로 바뀌었다. 부상 여파 등으로 참가를 미뤄 온 이태양, 유창식, 윤기호, 송창현, 윤규진 등도 검진을 마친 뒤 바로 오키나와로 향한다. 한국에서 남은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김 감독도 내달 1일 오키나와에 들어갔다가 3일 귀국한 뒤, 7일 다시 캠프에 합류해 27일 끝날 때까지 팀을 지킬 예정이다. 김 감독은 잠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에도 2군 훈련장을 찾아 젊은 선수들을 지켜본 뒤 오키나와로 데려가겠다고 했다. 주전과 후보의 차이를 지운, 무한 경쟁을 예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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