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이겨낸 소프트뱅크 오토나리 ‘인생투’

입력 2014.10.28 (22:35) 수정 2014.10.28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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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황색인대 골화증(척추 뒤 인대가 굳는 병)을 앓은 소프트뱅크 호크스 오토나리 겐지(30)가 인생을 건 역투로 일본 야구팬의 마음을 훔쳤다.

일본 언론이 그에게 선사한 별명은 '위기의 남자'다. 야구 인생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위기의 순간 팀을 구해낸다는 의미가 담긴 별명이다.

오토나리는 28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5-1 승리를 안겼다.

이날 그의 최고 구속은 시속 136㎞였다. 하지만 150㎞를 쉽게 넘기는 한신 선발 후지나미 신타로(20·5⅔이닝 7피안타 3실점)보다 더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오토나리는 탁월한 제구력으로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찔렀다. 시속 120㎞대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110㎞대 느린 커브는 직구의 '체감 구속'을 늘리는 역할을 했다.

'위기의 남자' 오토나리가 한신 타자들을 제압할 때마다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 모인 소프트뱅크 팬은 큰 함성을 질렀다.

사실 오토나리도 150㎞대의 강속구를 뿌리던 시절이 있었다. 긴키대학 4학년 때 그는 시속 152㎞의 강속구를 뽐냈고, 히로시마 도요카프를 제외한 일본 프로야구 11개 구단이 오토나리 영입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2007년 소프트뱅크에 입단해 2승 4패 평균자책점 5.98로 혹독한 프로 첫해를 보낸 오토나리는 2008년 11승 8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며 꽃을 피우는 듯했다.

하지만 그해 막판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구속이 140㎞대로 떨어졌다.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던 그는 2012년 12승 8패 평균자책점 2.08의 놀라운 성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오토나리는 2013년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 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 병마가 오토나리를 덮쳤다. 허리 부상을 달고 살았던 그는 왼발에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을 앓은 뒤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고 황색인대 골화증 진단이 나왔다.

그해 6월 21일 수술대에 오른 오토나리는 2014년 3월 교육리그에 참가해 다시 마운드에 섰다.

최고 구속이 130㎞대 중반으로 떨어진 오토나리의 부활을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2014 일본 프로야구 개막 엔트리에도 그의 이름은 없었다.

그러나 오토나리는 2군에서 '느린 공으로 살아남는 법'을 깨우쳤다. 변화구를 늘렸고, 제구를 더 가다듬었다.

7월 13일 니혼햄 파이터스전에서 중간계투로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성공적으로 1군에 입성한 오토나리는 7월 27일 오릭스 버펄로스와 경기에 올 시즌 첫 1군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실점의 호투로 감격스런 승리를 따냈다.

오토나리가 등판을 거듭할수록 아키야마 고지 소프트뱅크 감독의 신뢰는 깊어졌다.

아키야마 감독은 정규시즌 퍼시픽리그 우승 여부가 걸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10월 2일 오릭스전에 오토나리를 선발로 내세웠다.

오토나리는 이날 승리를 얻진 못했지만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팀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아키야마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오토나리를 중용했고, 오토나리는 견고한 투구로 화답했다.

소프트뱅크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였던 15일 니혼햄과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1차전 선발로 나선 오토나리는 7⅔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1차전에서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오토나리는 시리즈 전적 3승 3패(소프트뱅크 정규시즌 우승 프리미엄 1승 포함)로 맞선 20일 6차전에서 7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에 일본시리즈행 티켓을 선사했다.

난치병을 극복한 '위기의 남자'는 일본시리즈에서도 팀을 구해냈다. 아키야마 감독은 수차례 "내 마음속 MVP는 오토나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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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8 22:35:25
    • 수정2014-10-28 22:45:48
    연합뉴스
난치병 황색인대 골화증(척추 뒤 인대가 굳는 병)을 앓은 소프트뱅크 호크스 오토나리 겐지(30)가 인생을 건 역투로 일본 야구팬의 마음을 훔쳤다.

일본 언론이 그에게 선사한 별명은 '위기의 남자'다. 야구 인생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위기의 순간 팀을 구해낸다는 의미가 담긴 별명이다.

오토나리는 28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5-1 승리를 안겼다.

이날 그의 최고 구속은 시속 136㎞였다. 하지만 150㎞를 쉽게 넘기는 한신 선발 후지나미 신타로(20·5⅔이닝 7피안타 3실점)보다 더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오토나리는 탁월한 제구력으로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찔렀다. 시속 120㎞대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110㎞대 느린 커브는 직구의 '체감 구속'을 늘리는 역할을 했다.

'위기의 남자' 오토나리가 한신 타자들을 제압할 때마다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 모인 소프트뱅크 팬은 큰 함성을 질렀다.

사실 오토나리도 150㎞대의 강속구를 뿌리던 시절이 있었다. 긴키대학 4학년 때 그는 시속 152㎞의 강속구를 뽐냈고, 히로시마 도요카프를 제외한 일본 프로야구 11개 구단이 오토나리 영입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2007년 소프트뱅크에 입단해 2승 4패 평균자책점 5.98로 혹독한 프로 첫해를 보낸 오토나리는 2008년 11승 8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며 꽃을 피우는 듯했다.

하지만 그해 막판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구속이 140㎞대로 떨어졌다.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던 그는 2012년 12승 8패 평균자책점 2.08의 놀라운 성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오토나리는 2013년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 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 병마가 오토나리를 덮쳤다. 허리 부상을 달고 살았던 그는 왼발에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을 앓은 뒤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고 황색인대 골화증 진단이 나왔다.

그해 6월 21일 수술대에 오른 오토나리는 2014년 3월 교육리그에 참가해 다시 마운드에 섰다.

최고 구속이 130㎞대 중반으로 떨어진 오토나리의 부활을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2014 일본 프로야구 개막 엔트리에도 그의 이름은 없었다.

그러나 오토나리는 2군에서 '느린 공으로 살아남는 법'을 깨우쳤다. 변화구를 늘렸고, 제구를 더 가다듬었다.

7월 13일 니혼햄 파이터스전에서 중간계투로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성공적으로 1군에 입성한 오토나리는 7월 27일 오릭스 버펄로스와 경기에 올 시즌 첫 1군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실점의 호투로 감격스런 승리를 따냈다.

오토나리가 등판을 거듭할수록 아키야마 고지 소프트뱅크 감독의 신뢰는 깊어졌다.

아키야마 감독은 정규시즌 퍼시픽리그 우승 여부가 걸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10월 2일 오릭스전에 오토나리를 선발로 내세웠다.

오토나리는 이날 승리를 얻진 못했지만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팀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아키야마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오토나리를 중용했고, 오토나리는 견고한 투구로 화답했다.

소프트뱅크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였던 15일 니혼햄과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1차전 선발로 나선 오토나리는 7⅔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1차전에서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오토나리는 시리즈 전적 3승 3패(소프트뱅크 정규시즌 우승 프리미엄 1승 포함)로 맞선 20일 6차전에서 7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에 일본시리즈행 티켓을 선사했다.

난치병을 극복한 '위기의 남자'는 일본시리즈에서도 팀을 구해냈다. 아키야마 감독은 수차례 "내 마음속 MVP는 오토나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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