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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한달…제조사 ‘분주’ 이통·정부 ‘지켜보자’
입력 2014.10.30 (08:13) 수정 2014.10.30 (16:38) 연합뉴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 한 달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통법이 시행됐음에도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나 통신요금 인하 등 정부가 약속했던 가시적인 결과가 보이지 않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한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출고가가 해외와 비교해 낮지 않다'고 해명하는 데 분주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통상 수혜자로 분류되는 이동통신사들은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늘기 어렵다'며 표정관리를 하는 모양새다.

◇ 제조사들 "국내 스마트폰 안 비싸다"

단통법 시행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들은 국내 스마트폰 가격이 해외와 견줘 비싸지 않다고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삼성전자는 주요 제품들의 국내외 출고가를 비교한 표를 블로그 등에 올리면서 "출고가는 국내외에서 비슷하지만 보조금 상한제 때문에 국내 제품이 더 비싸다는 착시현상이 발생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특히 국정감사 기간 정치권에서 '스마트폰 가격이 부풀려졌다'는 등 출고가 관련 지적이 나올 때마다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출고가가 높으니 인하하라는 요구에 "그동안 수차례 출고가를 인하해 왔고 더는 인하 여력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직접 나서 업계 임원들에게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을 주문하자 중저가 스마트폰이나 구형 단말기를 중심으로 출고가를 일부 낮춘 것이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에 호응한 전부다.

그러나 아이폰의 출고가가 낮아지고 값싼 외산 스마트폰이 국내 진출을 본격화한 만큼 국내 제조사들도 앞으로 더욱 강력한 단통법 대책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스마트폰 보조금에 합산돼 지급하는 제조사 판매장려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제품 실구매가를 낮추고, 중저가 스마트폰을 추가로 내놔 외산 스마트폰의 잠식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그 밖에 원가절감을 통해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여력을 만드는 데도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 이통사들 "단통법 꼭 우리에게 유리하진 않다"

업계와 증권 애널리스트 등으로부터 단통법의 주요 수혜자로 지목된 이통사들은 '수혜자' 이미지를 지우는 데 고심하고 있다.

단통법 시행 이후 번호이동 가입자가 줄어들면서 보조금 총액도 감소했는데, 이는 이통사 입장에서는 가입자 이탈이 줄고 마케팅 비용이 낮아졌다는 뜻이 된다. 결과적으로 이통사의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통사들에 요금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단통법으로 이통사 수익이 개선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요금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과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이통 3사 임원들을 만나 요금 인하를 주문한 뒤 보조금을 올리고 가입비를 폐지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정작 요금을 인하한 곳은 3사 중 한 곳도 없었다.

다만 번호이동 가입이 단통법 시행 초기와 견줘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이통사들의 실적도 좋아졌거나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이통사들도 요금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실제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판매상들의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단통법에 극렬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협회는 30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연 집회에서 "유통현장의 소상인만 죽이는 단통법을 즉각 중단하고 고객의 공시 지원금을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 정부 "기다려보자"

일각의 단통법 폐지·개정 요구에 대해 미래부와 방통위는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와 중고폰 사용자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되는 만큼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시행 초기보다는 점차 나타날 긍정적인 효과를 기다려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단통법을 보완할 추가 방책을 검토하는 것은 지속하고 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도 국감 등에서 "단통법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먼저 일단 폐기된 분리공시제 도입을 다시 추진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국회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통사 보조금과 제조사의 판매장려금을 따로 공시하는 제도인 분리공시제를 재도입하려면 단통법을 개정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보조금 상한제를 없애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를 없애면 이통시장이 서비스·요금 경쟁보다는 과거처럼 보조금 경쟁으로 회귀한다는 지적이 있어 좀더 검토가 필요하는 것이 방통위의 입장이다.

정부가 요금인가제 수정을 보완책으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요금을 인상하거나 새 요금제를 내놓을 때 정부의 인가를 받도록 한 요금인가제는 본래 SK텔레콤을 견제하겠다는 의도이지만, 실제로는 KT와 LG유플러스(U )가 SK텔레콤의 요금제를 모방하는 '요금담합제'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규정만으로도 요금을 인하할 때는 SK텔레콤도 요금 인가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장치를 너무 쉽사리 폐지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정부가 섣불리 요금인가제 폐지를 들고 나오면 KT와 LGU 는 물론이고 각계 시민단체들의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 단통법 한달…제조사 ‘분주’ 이통·정부 ‘지켜보자’
    • 입력 2014-10-30 08:13:03
    • 수정2014-10-30 16:38:12
    연합뉴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 한 달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통법이 시행됐음에도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나 통신요금 인하 등 정부가 약속했던 가시적인 결과가 보이지 않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한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출고가가 해외와 비교해 낮지 않다'고 해명하는 데 분주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통상 수혜자로 분류되는 이동통신사들은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늘기 어렵다'며 표정관리를 하는 모양새다.

◇ 제조사들 "국내 스마트폰 안 비싸다"

단통법 시행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들은 국내 스마트폰 가격이 해외와 견줘 비싸지 않다고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삼성전자는 주요 제품들의 국내외 출고가를 비교한 표를 블로그 등에 올리면서 "출고가는 국내외에서 비슷하지만 보조금 상한제 때문에 국내 제품이 더 비싸다는 착시현상이 발생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특히 국정감사 기간 정치권에서 '스마트폰 가격이 부풀려졌다'는 등 출고가 관련 지적이 나올 때마다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출고가가 높으니 인하하라는 요구에 "그동안 수차례 출고가를 인하해 왔고 더는 인하 여력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직접 나서 업계 임원들에게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을 주문하자 중저가 스마트폰이나 구형 단말기를 중심으로 출고가를 일부 낮춘 것이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에 호응한 전부다.

그러나 아이폰의 출고가가 낮아지고 값싼 외산 스마트폰이 국내 진출을 본격화한 만큼 국내 제조사들도 앞으로 더욱 강력한 단통법 대책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스마트폰 보조금에 합산돼 지급하는 제조사 판매장려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제품 실구매가를 낮추고, 중저가 스마트폰을 추가로 내놔 외산 스마트폰의 잠식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그 밖에 원가절감을 통해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여력을 만드는 데도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 이통사들 "단통법 꼭 우리에게 유리하진 않다"

업계와 증권 애널리스트 등으로부터 단통법의 주요 수혜자로 지목된 이통사들은 '수혜자' 이미지를 지우는 데 고심하고 있다.

단통법 시행 이후 번호이동 가입자가 줄어들면서 보조금 총액도 감소했는데, 이는 이통사 입장에서는 가입자 이탈이 줄고 마케팅 비용이 낮아졌다는 뜻이 된다. 결과적으로 이통사의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통사들에 요금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단통법으로 이통사 수익이 개선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요금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과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이통 3사 임원들을 만나 요금 인하를 주문한 뒤 보조금을 올리고 가입비를 폐지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정작 요금을 인하한 곳은 3사 중 한 곳도 없었다.

다만 번호이동 가입이 단통법 시행 초기와 견줘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이통사들의 실적도 좋아졌거나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이통사들도 요금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실제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판매상들의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단통법에 극렬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협회는 30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연 집회에서 "유통현장의 소상인만 죽이는 단통법을 즉각 중단하고 고객의 공시 지원금을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 정부 "기다려보자"

일각의 단통법 폐지·개정 요구에 대해 미래부와 방통위는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와 중고폰 사용자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되는 만큼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시행 초기보다는 점차 나타날 긍정적인 효과를 기다려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단통법을 보완할 추가 방책을 검토하는 것은 지속하고 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도 국감 등에서 "단통법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먼저 일단 폐기된 분리공시제 도입을 다시 추진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국회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통사 보조금과 제조사의 판매장려금을 따로 공시하는 제도인 분리공시제를 재도입하려면 단통법을 개정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보조금 상한제를 없애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를 없애면 이통시장이 서비스·요금 경쟁보다는 과거처럼 보조금 경쟁으로 회귀한다는 지적이 있어 좀더 검토가 필요하는 것이 방통위의 입장이다.

정부가 요금인가제 수정을 보완책으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요금을 인상하거나 새 요금제를 내놓을 때 정부의 인가를 받도록 한 요금인가제는 본래 SK텔레콤을 견제하겠다는 의도이지만, 실제로는 KT와 LG유플러스(U )가 SK텔레콤의 요금제를 모방하는 '요금담합제'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규정만으로도 요금을 인하할 때는 SK텔레콤도 요금 인가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장치를 너무 쉽사리 폐지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정부가 섣불리 요금인가제 폐지를 들고 나오면 KT와 LGU 는 물론이고 각계 시민단체들의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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