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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추락 운전자 구사일생…20시간 사투
입력 2014.10.30 (08:37) 수정 2014.10.30 (10:32)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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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차를 몰고 인적이 드문 산길을 달리던 한 남성이 벼랑으로 추락해 중상을 입었습니다.

그리도 외부와는 연락할 방법도 없었는데요.

이 남성은 20시간이나 이렇게 버텨낸 후 극정으로 구조가 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승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가족들도 그렇고 본인에게는 공포의 시간이었을 것 같네요.

<기자 멘트>

네. 아마 태어나서 가장 긴 하룻밤을 보냈을 것 같습니다.

구사일생이라는 말이 딱 맞을 것 같은데요, 이 남성이 추락한 장소는 인적이 드문 깊은 산골인데다,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까지 자주 나타나는 곳이었습니다.

몸을 가누기도 힘든 부상자가 혼자 버티기에는 더 더욱 위험한 장소였는데요.

하지만,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은 한 남성의 의지는 결국 기적으로 이어집니다.

긴박했던 20시간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58살 하모씨가 차를 몰고 집을 나선 건 지난 26일, 오후 2시쯤이었습니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하 씨는 여느 때처럼 가벼운 등산을 위해 산 길을 운전해 가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익숙했던 길이라 방심한 탓이었을까?

아차하는 사이, 하 씨의 차량은 그만 급경사가 진 절벽 아래로 추락하고 맙니다.

<녹취> 하00(음성변조/사고 당사자) : “늘 다니는 길인데 부주의했죠. 올라오는 쪽에서 짐승이 탁 튀어나오니까 순간적으로 방향 전환하다가 돌부리가 하나 걸렸나 봐요. 내 생각에는 그래요. 그래서 굴렀어요.”

순식간에 가파른 절벽 아래로 100m 가량을 굴러 떨어진 차량.

천만 다행으로 나무에 걸리면서 가까스로 멈춰 섰지만, 운전자 하 씨는 사고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2-3시간쯤 지났을까.

다행히 하 씨는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깨어나자 마자 느껴진 건, 목과 온 몸에 퍼진 참기 힘든 통증이었습니다.

<녹취> 하00(음성변조/사고 당사자) :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못 움직이겠더라고요.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못 움직이니까요.”

몸을 움직일수 조차 없을 정도로 큰 부상을 입은 하 씨.

무엇보다 급한 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추락 때의 충격으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상황.

그렇다고 이런 절벽 아래를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 리도 만무했습니다.

인적 드문 강원도의 깊은 산골.

수풀이 우거진 100미터 아래 낭떠러지에 고립된 중상 환자.

야속하게도, 해까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습니다.

<기자 멘트>

시간이 지나도 도움을 줄 사람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가뜩이나 난처한 상황에 놓인 하 씨에게 엎친데 덮친격으로 또 다른 위기들이 찾아옵니다.

<리포트>

하 씨는 이곳에서 밤을 지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찾아온 첫 번 째 시련은 산 속의 매서운 추위였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마침 등산을 위해 가져온 배낭이 있었다는 것.

<녹취> 하00(음성변조/사고 당사자) : "10m 전방에 배낭이 떨어져 있더라고요. 배낭에 여러 가지 비상 물건이 있으니까 그걸 갖다가 돌을 좀 손바닥으로 긁어서 야영 자리를 만들고 거기에 침낭을 폈죠."

야영 경험이 풍부했던 하 씨는 가까스로 다친 몸을 움직여 추위를 버틸 잠자리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난데없이 비가 내립니다.

<녹취> 하00(음성변조/사고 당사자) : "비가 몇 방울 떨어지더라고요. 비닐을 위에 덮고 있었죠."

시련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비닐 한 장에 몸을 의지해, 추위와 싸우던 하 씨.

그런 하 씨의 눈에 갑자기 들어온 건, 거대한 몸집의 멧돼지였습니다.

<녹취> 장태용(지구대장/영월 지구대) : “(사고 지역은) 멧돼지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 지역은 산림이 울창하고 계곡도 깊고 해서 멧돼지 같은 건 많이 있습니다.”

알고보니 이 지역은 멧돼지 떼가 자주 출현하는 곳.

하지만, 다친 몸 때문에 어디로 몸을 피할 수도 없었습니다.

죽음의 공포가 밀려오는 상황에서, 하 씨는 마지막 힘을 다해 멧돼지와 사투를 벌입니다.

<인터뷰> 유석진(형사/영월 경찰서 강력팀) : “멧돼지가 계속 주변을 맴돌고 그래서 그게 겁이 많이 났다고 하시더라고요. 계속 발로 쫓고 그랬대요. 소리 내서 쫓고 옆에 있는 돌도 던지고 그러셨나 봐요.”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멧돼지.

여차하면 하 씨를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위기에서 하 씨를 구해준 건, 배낭 안에 챙겨놨던 플래쉬였습니다.

<녹취> 하00(음성변조/사고 당사자) : “소리 나면 플래시 빛을 비추면 접근 못 하고 가고 그러더라고요. 멧돼지뿐만 아니고 정확히는 모르겠지 만 작은 짐승들이 근처까지 오더라고요. 그러면 그때마다 플래시 랜턴을 켜서 쫓아냈어요.”

그렇게 야생 동물들과 힘겹게 싸우는 사이, 날이 밝아옵니다.

밤 새 한숨도 못자고 모든 기력을 다 써버린 하 씨.

구조를 요청할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지쳐 있었는데요.

이제는 가망이 없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무렵.

갑자기 어디선가 구원과도 같은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집니다.

바로 휴대전화 벨 소리였습니다.

<인터뷰> 유석진(형사/영월경찰서 강력팀) : “휴대 전화 찾은 게 아침에 밤새고 아침에 사모님이 전화했을 때 휴대전화 벨 소리를 듣고 찾았다고 그러더라고요.”

야생동물들이 사라지고 주변이 조용해지면서 비로소 전화 벨 소리가 들렸던 건데요.

마지막 힘을 짜내 휴대전화를 손에 쥔 하 씨.

곧바로, 이곳 지리를 잘 아는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당시 하 씨를 구조할 헬기가 도착한 모습입니다.

하 씨가 조난을 당한지 딱 20시간 만인데요,

<인터뷰> 장태용(지구대장/영월 경찰서 영월 지구대) : “차에서 올라오려고 상당히 노력을 많이 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차에서 약 20m 정도 올라왔습니다. 도로 쪽으로. 살려고 하는 의지가 상당히 강한 분 같이 느껴졌습니다.”

구조된 하 씨는 온몸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했지만, 지금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녹취> 하00(음성변조/사고 당사자) :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상황 판단을 정확히 하고 빠른 시간에 대처해서 제가 살았다고 생각해요. 고맙죠. 그럼요.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죠.”

구사일생,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온 하 씨.

작은 기적을 만든건 절망스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였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추락 운전자 구사일생…20시간 사투
    • 입력 2014-10-30 08:38:23
    • 수정2014-10-30 10:32:41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차를 몰고 인적이 드문 산길을 달리던 한 남성이 벼랑으로 추락해 중상을 입었습니다.

그리도 외부와는 연락할 방법도 없었는데요.

이 남성은 20시간이나 이렇게 버텨낸 후 극정으로 구조가 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승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가족들도 그렇고 본인에게는 공포의 시간이었을 것 같네요.

<기자 멘트>

네. 아마 태어나서 가장 긴 하룻밤을 보냈을 것 같습니다.

구사일생이라는 말이 딱 맞을 것 같은데요, 이 남성이 추락한 장소는 인적이 드문 깊은 산골인데다,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까지 자주 나타나는 곳이었습니다.

몸을 가누기도 힘든 부상자가 혼자 버티기에는 더 더욱 위험한 장소였는데요.

하지만,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은 한 남성의 의지는 결국 기적으로 이어집니다.

긴박했던 20시간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58살 하모씨가 차를 몰고 집을 나선 건 지난 26일, 오후 2시쯤이었습니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하 씨는 여느 때처럼 가벼운 등산을 위해 산 길을 운전해 가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익숙했던 길이라 방심한 탓이었을까?

아차하는 사이, 하 씨의 차량은 그만 급경사가 진 절벽 아래로 추락하고 맙니다.

<녹취> 하00(음성변조/사고 당사자) : “늘 다니는 길인데 부주의했죠. 올라오는 쪽에서 짐승이 탁 튀어나오니까 순간적으로 방향 전환하다가 돌부리가 하나 걸렸나 봐요. 내 생각에는 그래요. 그래서 굴렀어요.”

순식간에 가파른 절벽 아래로 100m 가량을 굴러 떨어진 차량.

천만 다행으로 나무에 걸리면서 가까스로 멈춰 섰지만, 운전자 하 씨는 사고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2-3시간쯤 지났을까.

다행히 하 씨는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깨어나자 마자 느껴진 건, 목과 온 몸에 퍼진 참기 힘든 통증이었습니다.

<녹취> 하00(음성변조/사고 당사자) :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못 움직이겠더라고요.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못 움직이니까요.”

몸을 움직일수 조차 없을 정도로 큰 부상을 입은 하 씨.

무엇보다 급한 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추락 때의 충격으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상황.

그렇다고 이런 절벽 아래를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 리도 만무했습니다.

인적 드문 강원도의 깊은 산골.

수풀이 우거진 100미터 아래 낭떠러지에 고립된 중상 환자.

야속하게도, 해까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습니다.

<기자 멘트>

시간이 지나도 도움을 줄 사람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가뜩이나 난처한 상황에 놓인 하 씨에게 엎친데 덮친격으로 또 다른 위기들이 찾아옵니다.

<리포트>

하 씨는 이곳에서 밤을 지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찾아온 첫 번 째 시련은 산 속의 매서운 추위였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마침 등산을 위해 가져온 배낭이 있었다는 것.

<녹취> 하00(음성변조/사고 당사자) : "10m 전방에 배낭이 떨어져 있더라고요. 배낭에 여러 가지 비상 물건이 있으니까 그걸 갖다가 돌을 좀 손바닥으로 긁어서 야영 자리를 만들고 거기에 침낭을 폈죠."

야영 경험이 풍부했던 하 씨는 가까스로 다친 몸을 움직여 추위를 버틸 잠자리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난데없이 비가 내립니다.

<녹취> 하00(음성변조/사고 당사자) : "비가 몇 방울 떨어지더라고요. 비닐을 위에 덮고 있었죠."

시련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비닐 한 장에 몸을 의지해, 추위와 싸우던 하 씨.

그런 하 씨의 눈에 갑자기 들어온 건, 거대한 몸집의 멧돼지였습니다.

<녹취> 장태용(지구대장/영월 지구대) : “(사고 지역은) 멧돼지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 지역은 산림이 울창하고 계곡도 깊고 해서 멧돼지 같은 건 많이 있습니다.”

알고보니 이 지역은 멧돼지 떼가 자주 출현하는 곳.

하지만, 다친 몸 때문에 어디로 몸을 피할 수도 없었습니다.

죽음의 공포가 밀려오는 상황에서, 하 씨는 마지막 힘을 다해 멧돼지와 사투를 벌입니다.

<인터뷰> 유석진(형사/영월 경찰서 강력팀) : “멧돼지가 계속 주변을 맴돌고 그래서 그게 겁이 많이 났다고 하시더라고요. 계속 발로 쫓고 그랬대요. 소리 내서 쫓고 옆에 있는 돌도 던지고 그러셨나 봐요.”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멧돼지.

여차하면 하 씨를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위기에서 하 씨를 구해준 건, 배낭 안에 챙겨놨던 플래쉬였습니다.

<녹취> 하00(음성변조/사고 당사자) : “소리 나면 플래시 빛을 비추면 접근 못 하고 가고 그러더라고요. 멧돼지뿐만 아니고 정확히는 모르겠지 만 작은 짐승들이 근처까지 오더라고요. 그러면 그때마다 플래시 랜턴을 켜서 쫓아냈어요.”

그렇게 야생 동물들과 힘겹게 싸우는 사이, 날이 밝아옵니다.

밤 새 한숨도 못자고 모든 기력을 다 써버린 하 씨.

구조를 요청할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지쳐 있었는데요.

이제는 가망이 없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무렵.

갑자기 어디선가 구원과도 같은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집니다.

바로 휴대전화 벨 소리였습니다.

<인터뷰> 유석진(형사/영월경찰서 강력팀) : “휴대 전화 찾은 게 아침에 밤새고 아침에 사모님이 전화했을 때 휴대전화 벨 소리를 듣고 찾았다고 그러더라고요.”

야생동물들이 사라지고 주변이 조용해지면서 비로소 전화 벨 소리가 들렸던 건데요.

마지막 힘을 짜내 휴대전화를 손에 쥔 하 씨.

곧바로, 이곳 지리를 잘 아는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당시 하 씨를 구조할 헬기가 도착한 모습입니다.

하 씨가 조난을 당한지 딱 20시간 만인데요,

<인터뷰> 장태용(지구대장/영월 경찰서 영월 지구대) : “차에서 올라오려고 상당히 노력을 많이 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차에서 약 20m 정도 올라왔습니다. 도로 쪽으로. 살려고 하는 의지가 상당히 강한 분 같이 느껴졌습니다.”

구조된 하 씨는 온몸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했지만, 지금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녹취> 하00(음성변조/사고 당사자) :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상황 판단을 정확히 하고 빠른 시간에 대처해서 제가 살았다고 생각해요. 고맙죠. 그럼요.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죠.”

구사일생,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온 하 씨.

작은 기적을 만든건 절망스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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