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미 양적완화 종료…한국 경제에 영향 주나?
입력 2014.10.30 (08:41) 수정 2014.10.30 (16:13) 연합뉴스
미국의 29일(현지시간) 양적완화(QE) 종료 선언이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적완화 종료는 머지않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등 출구전략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출구전략이 글로벌 유동성 축소→국제 금리 상승→소비 제약과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다.

한국 경제가 신흥국 가운데서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시차는 있을지언정 한국의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당장 저금리에 빚을 한껏 늘린 가계는 이자 부담이 늘면서 극한 상황에 처할 우려도 있다.

◇ 양적완화 종료는 금리 인상의 전주곡

양적완화는 2008년 리먼 사태 후 극한 경제 위기를 맞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택한 통화정책이다. 기준금리가 0%대여서 통화 당국이 금리를 더는 낮추기 어려운 이른바 '제로(0) 금리' 시대에서 취한 비전통적인 정책이다.

달러화를 찍어내 금융기관을 통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뿌려진 돈은 시장 금리를 낮춰 빚이 있는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주가를 떠받치는 등 일부 효과를 냈다. 그러나 투자 등 실물 경제 수요의 '그릇'을 넘는 유동성은 흘러넘쳐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높은 신흥국으로 흘러갔다.

결국, 양적완화 축소는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를 바로 잡아가는 과정이다. 과도한 유동성은 인플레이션, 자산 버블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준은 실업률 등 경기 지표를 보면서 출구전략에 나서는 것이다.

미 연준이 양적완화 종료후 취할 조치는 정책금리 인상이다.

이와 관련, 연준은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기로 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내년 6∼12월 중에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인상 시점은 못박을 수는 없다"며 "다만, 미국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올린다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좋아진다는 의미도 되며 이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3차례의 양적완화로 늘어난 채권 등 자산을 만기 도래 때 재투자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연준은 그동안 MBS(모기지담보부채권), 국채 등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풀었고 양적완화 실시 이전 1조달러 수준이던 자산은 4조5천억 달러 규모로 늘어난 상태다.

◇ 벌써부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되돌림 현상 불가피"

국제 금융시장은 이번 양적완화가 장기간 예고돼온 사안임에도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미국의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타고 달러화는 강세를 띠었으며 신흥국 펀드 자금은 지난 9월 중반 이후 감소하기 시작했다.

출구전략의 가공할 위력은 지난해 5월 벤 버냉키 당시 의장이 양적완화 종료를 처음 시사한 이후 신흥국의 상황을 되돌아보면 알 수 있다.

버냉키의 발언 이후 한달간 한국 주가는 8.6% 하락했다. 주가 하락률은 브라질(-16.7%), 필리핀(-16.3%), 러시아(-14.5%) 등에 비해 오히려 작은 편이었다.

충격은 경제상황이 취약한 국가일수록 컸다. 시장 심리가 불안해지면 단기외채가 많거나 외환보유고가 충분하지 않은 신흥시장의 통화 가치가 크게 움직였다.

올해초만 해도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취약 국가로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을 일컫는 프래자일 5(Fragile 5)에 헝가리, 칠레, 폴란드를 추가한 E8(edge 8·벼랑 끝 8개국) 명단까지 거론됐다.

이에 따라 미국도 이런 점에 주의해 출구전략을 점진적으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정책금리 인상과 관련, "(연준 관계자의 여러 발언을 종합해보면) 금리 인상이 급속히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최근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양적완화 종료 선언에 따라 미국의 금리 인상 전에라도 취약한 부문에는 미리 충격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금융센터는 '美 QE 종료후 국제금융시장 영향 사전 점검' 보고서에서 ▲ 중국, 브라질 등 해외 채권발행이 급증한 신흥국의 회사채 ▲ 글로벌 하이일드채 ▲ 호주·홍콩 등의 적정가격 논란이 지속돼온 부동산을 지목하면서 자산가격의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양적완화로 풀린 유동성의 혜택을 본 자산은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자산가격 조정 등 되돌림 현상이 불가피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 "한국은 차별화됐다" VS "장담할 수는 없다"

이번 연준의 발표 내용은 대체로 "예상된 수준"이었다. 양적완화 축소 선언에 따른 당장의 금융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존에 시장이 예상했던 부분"이라면서 "이에 따라 시장이 크게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핵심은 향후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충격을 무난하게 넘어갈지에 있다.

그동안 정부는 한국 경제에 대한 미국의 출구전략 충격과 관련해 "한국 경제는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됐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9월말 3천644억1천만달러인 외환보유고, 31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온 경상수지 등을 근거로 경제의 기초체력이 탄탄해 설령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자본유출에 따른 시장 충격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최경환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7일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은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으로 본다"며 "자본 유출이 발생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버냉키 발언 이후 한국의 금융시장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충격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설령 직접적인 금융시장 충격이 크지 않더라도 다른 신흥국이 자본 유출→통화가치 절하 및 금리 상승→실물경제 위축 등 과정을 거치면서 경제가 침체되면 한국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받게 된다.

한국의 전체 수출 중 신흥국 비중은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만 쳐도 40%를 넘고 남미 등 기준을 넓히면 70%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자본유출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이주열 총재는 "내외 금리차가 줄어들고 환율에 대한 시장 예상이 원화 약세 쪽으로 바뀐다면 분명히 자본유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긴장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에서 "연준의 정책금리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인상되거나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크게 바뀌면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전 세계 금융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할 소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또 일부 신흥국이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정책금리를 올리면 경기 위축→글로벌 교역 축소를 통해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 미 양적완화 종료…한국 경제에 영향 주나?
    • 입력 2014-10-30 08:41:41
    • 수정2014-10-30 16:13:18
    연합뉴스
미국의 29일(현지시간) 양적완화(QE) 종료 선언이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적완화 종료는 머지않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등 출구전략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출구전략이 글로벌 유동성 축소→국제 금리 상승→소비 제약과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다.

한국 경제가 신흥국 가운데서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시차는 있을지언정 한국의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당장 저금리에 빚을 한껏 늘린 가계는 이자 부담이 늘면서 극한 상황에 처할 우려도 있다.

◇ 양적완화 종료는 금리 인상의 전주곡

양적완화는 2008년 리먼 사태 후 극한 경제 위기를 맞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택한 통화정책이다. 기준금리가 0%대여서 통화 당국이 금리를 더는 낮추기 어려운 이른바 '제로(0) 금리' 시대에서 취한 비전통적인 정책이다.

달러화를 찍어내 금융기관을 통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뿌려진 돈은 시장 금리를 낮춰 빚이 있는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주가를 떠받치는 등 일부 효과를 냈다. 그러나 투자 등 실물 경제 수요의 '그릇'을 넘는 유동성은 흘러넘쳐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높은 신흥국으로 흘러갔다.

결국, 양적완화 축소는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를 바로 잡아가는 과정이다. 과도한 유동성은 인플레이션, 자산 버블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준은 실업률 등 경기 지표를 보면서 출구전략에 나서는 것이다.

미 연준이 양적완화 종료후 취할 조치는 정책금리 인상이다.

이와 관련, 연준은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기로 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내년 6∼12월 중에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인상 시점은 못박을 수는 없다"며 "다만, 미국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올린다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좋아진다는 의미도 되며 이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3차례의 양적완화로 늘어난 채권 등 자산을 만기 도래 때 재투자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연준은 그동안 MBS(모기지담보부채권), 국채 등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풀었고 양적완화 실시 이전 1조달러 수준이던 자산은 4조5천억 달러 규모로 늘어난 상태다.

◇ 벌써부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되돌림 현상 불가피"

국제 금융시장은 이번 양적완화가 장기간 예고돼온 사안임에도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미국의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타고 달러화는 강세를 띠었으며 신흥국 펀드 자금은 지난 9월 중반 이후 감소하기 시작했다.

출구전략의 가공할 위력은 지난해 5월 벤 버냉키 당시 의장이 양적완화 종료를 처음 시사한 이후 신흥국의 상황을 되돌아보면 알 수 있다.

버냉키의 발언 이후 한달간 한국 주가는 8.6% 하락했다. 주가 하락률은 브라질(-16.7%), 필리핀(-16.3%), 러시아(-14.5%) 등에 비해 오히려 작은 편이었다.

충격은 경제상황이 취약한 국가일수록 컸다. 시장 심리가 불안해지면 단기외채가 많거나 외환보유고가 충분하지 않은 신흥시장의 통화 가치가 크게 움직였다.

올해초만 해도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취약 국가로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을 일컫는 프래자일 5(Fragile 5)에 헝가리, 칠레, 폴란드를 추가한 E8(edge 8·벼랑 끝 8개국) 명단까지 거론됐다.

이에 따라 미국도 이런 점에 주의해 출구전략을 점진적으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정책금리 인상과 관련, "(연준 관계자의 여러 발언을 종합해보면) 금리 인상이 급속히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최근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양적완화 종료 선언에 따라 미국의 금리 인상 전에라도 취약한 부문에는 미리 충격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금융센터는 '美 QE 종료후 국제금융시장 영향 사전 점검' 보고서에서 ▲ 중국, 브라질 등 해외 채권발행이 급증한 신흥국의 회사채 ▲ 글로벌 하이일드채 ▲ 호주·홍콩 등의 적정가격 논란이 지속돼온 부동산을 지목하면서 자산가격의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양적완화로 풀린 유동성의 혜택을 본 자산은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자산가격 조정 등 되돌림 현상이 불가피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 "한국은 차별화됐다" VS "장담할 수는 없다"

이번 연준의 발표 내용은 대체로 "예상된 수준"이었다. 양적완화 축소 선언에 따른 당장의 금융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존에 시장이 예상했던 부분"이라면서 "이에 따라 시장이 크게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핵심은 향후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충격을 무난하게 넘어갈지에 있다.

그동안 정부는 한국 경제에 대한 미국의 출구전략 충격과 관련해 "한국 경제는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됐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9월말 3천644억1천만달러인 외환보유고, 31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온 경상수지 등을 근거로 경제의 기초체력이 탄탄해 설령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자본유출에 따른 시장 충격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최경환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7일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은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으로 본다"며 "자본 유출이 발생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버냉키 발언 이후 한국의 금융시장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충격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설령 직접적인 금융시장 충격이 크지 않더라도 다른 신흥국이 자본 유출→통화가치 절하 및 금리 상승→실물경제 위축 등 과정을 거치면서 경제가 침체되면 한국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받게 된다.

한국의 전체 수출 중 신흥국 비중은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만 쳐도 40%를 넘고 남미 등 기준을 넓히면 70%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자본유출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이주열 총재는 "내외 금리차가 줄어들고 환율에 대한 시장 예상이 원화 약세 쪽으로 바뀐다면 분명히 자본유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긴장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에서 "연준의 정책금리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인상되거나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크게 바뀌면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전 세계 금융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할 소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또 일부 신흥국이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정책금리를 올리면 경기 위축→글로벌 교역 축소를 통해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