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 ‘쌍두마차’ 나란히 실적 부진

입력 2014.10.30 (11:51) 수정 2014.10.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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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가 3분기 나란히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주 뒷걸음질친 실적을 내놓은 현대·기아차에 이어 삼성전자도 30일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반토막 이상 난 3분기 확정실적을 공개해 시장의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들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7일 발표한 잠정치(4조1천억원)보다도 400억원 줄어든 4조600억원에 그쳤다. 이 같은 수치는 올해 2분기(7조1천900억원)보다는 43.50%, 작년 같은 분기(10조1천600억원)에 비해서는 60.05%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돈 것은 2011년 4분기(4조6천700억원) 이후 약 3년 만으로,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맡아 최근 3년간 실적을 이끌어온 IT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7천500억원으로 2조원대로 떨어진 것이 실적 악화의 직격탄이 됐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 역시 2분기보다 9.27%, 작년 3분기보다는 19.69%나 줄어든 47조4천500억원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5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 역시 2012년 2분기(47조6천억원)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앞서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현대·기아차의 경우 작년 3분기보다 5.8% 늘어난 173만9천253대의 자동차를 팔아 매출(현대차 21조2천804억원·기아차 11조4천148억원)은 0.7% 늘어났지만 영업이익 합계는 작년보다 18.1% 줄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현대차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환율하락과 파업 등의 여파로 작년 3분기(2조101억원)보다 18.0% 감소한 1조6천487억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이는 2010년 4분기(1조2천370억원) 이후 15분기 만에 최저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작년 동기 9.7%에서 7.7%로 뚝 떨어졌다.

해외 생산 비중이 44%에 불과해 환율 변동에 더 취약한 기아자동차는 영업이익이 현대차에 비해 더 큰 폭인 18.6%나 감소, 2년 만에 최저치인 5천666억원으로 떨어졌다.

국내 제조업을 지탱하는 양대 기둥인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실적 동반 부진이 현실화되자 국내 산업계에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에 이를 정도로 막대한 상황에서 두 기업의 실적 부진은 국내 산업경제 전반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국내외가 저성장, 저물가의 구조적 요인에 엔저, 원화강세 등의 여파로 국내 주요 기업 상당수가 연말 실적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힘겨울 것으로 전망된다.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실적 악화에는 글로벌 경제가 좋지 않고, 환율로 인한 대외 변수도 영향을 미쳤으나 삼성전자의 경우 후발 업체의 추격을 허용하는 등 기업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잃은 것도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 기업과 얽혀있는 부품, 협력 업체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한국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는 4분기에는 실적 만회를 기대하고 있으나 주변 환경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모바일과 가전 부문 성수기가 찾아와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을 견인해 온 IM(IT모바일) 부분이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역시 4분기에는 환율여건이 개선되고 임금협상 등의 변수가 사라져 실적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와 치열히 경쟁해야 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의 공세가 더 거세지고 있어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송 본부장은 "세계 경제가 좋아지면 실적은 어느 정도 회복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게 급선무"라며 "이를 위해서는 국가 정책적인 뒷받침도 중요한데 대기업을 압박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해 아쉬운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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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현대차, ‘쌍두마차’ 나란히 실적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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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10-30 13: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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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가 3분기 나란히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주 뒷걸음질친 실적을 내놓은 현대·기아차에 이어 삼성전자도 30일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반토막 이상 난 3분기 확정실적을 공개해 시장의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들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7일 발표한 잠정치(4조1천억원)보다도 400억원 줄어든 4조600억원에 그쳤다. 이 같은 수치는 올해 2분기(7조1천900억원)보다는 43.50%, 작년 같은 분기(10조1천600억원)에 비해서는 60.05%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돈 것은 2011년 4분기(4조6천700억원) 이후 약 3년 만으로,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맡아 최근 3년간 실적을 이끌어온 IT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7천500억원으로 2조원대로 떨어진 것이 실적 악화의 직격탄이 됐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 역시 2분기보다 9.27%, 작년 3분기보다는 19.69%나 줄어든 47조4천500억원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5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 역시 2012년 2분기(47조6천억원)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앞서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현대·기아차의 경우 작년 3분기보다 5.8% 늘어난 173만9천253대의 자동차를 팔아 매출(현대차 21조2천804억원·기아차 11조4천148억원)은 0.7% 늘어났지만 영업이익 합계는 작년보다 18.1% 줄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현대차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환율하락과 파업 등의 여파로 작년 3분기(2조101억원)보다 18.0% 감소한 1조6천487억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이는 2010년 4분기(1조2천370억원) 이후 15분기 만에 최저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작년 동기 9.7%에서 7.7%로 뚝 떨어졌다.

해외 생산 비중이 44%에 불과해 환율 변동에 더 취약한 기아자동차는 영업이익이 현대차에 비해 더 큰 폭인 18.6%나 감소, 2년 만에 최저치인 5천666억원으로 떨어졌다.

국내 제조업을 지탱하는 양대 기둥인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실적 동반 부진이 현실화되자 국내 산업계에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에 이를 정도로 막대한 상황에서 두 기업의 실적 부진은 국내 산업경제 전반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국내외가 저성장, 저물가의 구조적 요인에 엔저, 원화강세 등의 여파로 국내 주요 기업 상당수가 연말 실적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힘겨울 것으로 전망된다.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실적 악화에는 글로벌 경제가 좋지 않고, 환율로 인한 대외 변수도 영향을 미쳤으나 삼성전자의 경우 후발 업체의 추격을 허용하는 등 기업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잃은 것도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 기업과 얽혀있는 부품, 협력 업체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한국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는 4분기에는 실적 만회를 기대하고 있으나 주변 환경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모바일과 가전 부문 성수기가 찾아와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을 견인해 온 IM(IT모바일) 부분이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역시 4분기에는 환율여건이 개선되고 임금협상 등의 변수가 사라져 실적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와 치열히 경쟁해야 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의 공세가 더 거세지고 있어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송 본부장은 "세계 경제가 좋아지면 실적은 어느 정도 회복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게 급선무"라며 "이를 위해서는 국가 정책적인 뒷받침도 중요한데 대기업을 압박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해 아쉬운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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