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빵은 호빵? 정답은 찐빵! 찐빵의 이모저모

입력 2014.10.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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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면서, 겨울간식인 호빵이 등장했다. 호빵은 매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판매되는 대표적인 겨울 상품.

하지만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백화점에 가보면, 호빵과 찐방이라는 단어가 혼용돼 사용되고 있다. 호빵과 찐빵의 차이는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호빵은 식품업체인 삼립식품의 브랜드 이름이다. 삼립식품이 1970년 12월 '호호 불어서 먹는 빵'이라는 뜻으로 만든 것. 1971년 10월 본격 출시된 호빵은 이듬해 2월까지, 삼립식품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호빵과 찐빵은 같은 의미로 보면 된다. 현재 호빵과 찐빵이 혼용돼 사용되고 있는데,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건 찐빵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호빵은 원래 찐빵이라고 불러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70년대 삼립식품의 호빵이 대량 생산되면서 큰 인기를 얻자, 호빵이 보통명사처럼 자리를 잡아버린 것이다. 삼립식품을 계열사로 둔 SPC그룹 관계자는 "70년대 당시 호빵을 출시한 이후, 별도의 상표권 등록을 못했다고 들었다"며 "이후 호빵이라는 이름을 쓰는 업체가 늘자, 90년대 초 호빵을 상표권 등록 했지만, 이미 호빵이 보통명칭 또는 관용표장(처음부터 거래업계가 특정상품을 표시할 때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표장)이 돼, 별도의 상표권 행사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립식품이 아닌 롯데제과 등에서도 제품명에 호빵이란 단어를 활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이 호빵 판매용 찜통 등에 호빵 대신 찐빵이란 단어를 쓰고 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찐빵이 사전에 등재된 단어인 만큼, 이를 쓰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간혹, 고객이 찐빵과 호빵의 차이를 물을 경우 이처럼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 단팥에서 복분자, 찰리타코까지…찐빵의 무한변신


겨울빵의 대명사로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는 찐빵의 변신은 계속되고 있다. 예전 찐빵은 하얀 빵 안에 팥소를 넣고 찌거나 데운 단조로운 먹거리였다. 그랬던 것이 최근에는 단팥은 물론 고기, 고구마, 야채, 피자, 카레, 단호박, 복분자, 칠리타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맛으로 진화하고 있다. 빵 재료 역시 밀가루에서 탈피해 쌀, 각종 견과류와 곡물 등 웰빙 재료로 확대되고 있다.

유통·판매도 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찐빵은 대부분 길거리 가게에서 낱개로 한두 개씩 팔렸다. 하지만 2000년 중반 대형 할인마트와 대형 슈퍼마켓의 폭발적 증가와 맞물려 찐빵 판매량 역시 증가했다. 찐빵이 이들 대형 유통망을 통해 팔리면서 기존 낱개 판매에서 벗어나 최소 5~6개를 묶은 포장 판매와 최대 수십여 개의 찐빵을 담은 박스 단위 판매가 확산됐다.

이로 인해 찐빵 판매량과 매출 등 빵 시장의 규모가 순식간에 커졌다. 2005년 약 500억 원 정도이던 찐빵시장 규모가 2006년 550억 원, 2007년 600억~62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연간 10% 이상씩 성장한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6% 이상 성장한 약 8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날씨 추워진다고 찐빵 찾진 않는다?

찐빵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판매량이 늘어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편의점 CU가 지난 겨울시즌(2013년 10월∼2014년 2월) 월별 찐빵 판매 통계를 분석한 결과, 초겨울 매출 비중이 높았다. 반면 연중 기온이 가장 낮은 1월이면 오히려 판매 비중이 낮아졌다.

지난해 10월 9.1%였던 찐빵 판매비중은 11월 32.6%, 12월에는 35.2%에 달했다. 그러나 1월의 매출 비중은 18.4%로 뚝 떨어졌다. 초겨울에 매출이 급증하고 연중 가장 혹독한 추위가 닥치는 1월에는 오히려 판매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1월에는 찐빵보다 따뜻한 음료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CU 측은 전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간편식품팀 곽종헌 MD(상품기획자)는 "찐빵은 계절성이 강한 상품으로 11월부터 매출이 급증하지만 오히려 기온이 가장 낮은 1월부터는 줄어든다"며 "찐빵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먹는 간식이라기보다는 초겨울에 겨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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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빵은 호빵? 정답은 찐빵! 찐빵의 이모저모
    • 입력 2014-10-30 15:57:24
    경제
최근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면서, 겨울간식인 호빵이 등장했다. 호빵은 매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판매되는 대표적인 겨울 상품. 하지만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백화점에 가보면, 호빵과 찐방이라는 단어가 혼용돼 사용되고 있다. 호빵과 찐빵의 차이는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호빵은 식품업체인 삼립식품의 브랜드 이름이다. 삼립식품이 1970년 12월 '호호 불어서 먹는 빵'이라는 뜻으로 만든 것. 1971년 10월 본격 출시된 호빵은 이듬해 2월까지, 삼립식품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호빵과 찐빵은 같은 의미로 보면 된다. 현재 호빵과 찐빵이 혼용돼 사용되고 있는데,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건 찐빵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호빵은 원래 찐빵이라고 불러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70년대 삼립식품의 호빵이 대량 생산되면서 큰 인기를 얻자, 호빵이 보통명사처럼 자리를 잡아버린 것이다. 삼립식품을 계열사로 둔 SPC그룹 관계자는 "70년대 당시 호빵을 출시한 이후, 별도의 상표권 등록을 못했다고 들었다"며 "이후 호빵이라는 이름을 쓰는 업체가 늘자, 90년대 초 호빵을 상표권 등록 했지만, 이미 호빵이 보통명칭 또는 관용표장(처음부터 거래업계가 특정상품을 표시할 때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표장)이 돼, 별도의 상표권 행사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립식품이 아닌 롯데제과 등에서도 제품명에 호빵이란 단어를 활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이 호빵 판매용 찜통 등에 호빵 대신 찐빵이란 단어를 쓰고 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찐빵이 사전에 등재된 단어인 만큼, 이를 쓰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간혹, 고객이 찐빵과 호빵의 차이를 물을 경우 이처럼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 단팥에서 복분자, 찰리타코까지…찐빵의 무한변신 겨울빵의 대명사로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는 찐빵의 변신은 계속되고 있다. 예전 찐빵은 하얀 빵 안에 팥소를 넣고 찌거나 데운 단조로운 먹거리였다. 그랬던 것이 최근에는 단팥은 물론 고기, 고구마, 야채, 피자, 카레, 단호박, 복분자, 칠리타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맛으로 진화하고 있다. 빵 재료 역시 밀가루에서 탈피해 쌀, 각종 견과류와 곡물 등 웰빙 재료로 확대되고 있다. 유통·판매도 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찐빵은 대부분 길거리 가게에서 낱개로 한두 개씩 팔렸다. 하지만 2000년 중반 대형 할인마트와 대형 슈퍼마켓의 폭발적 증가와 맞물려 찐빵 판매량 역시 증가했다. 찐빵이 이들 대형 유통망을 통해 팔리면서 기존 낱개 판매에서 벗어나 최소 5~6개를 묶은 포장 판매와 최대 수십여 개의 찐빵을 담은 박스 단위 판매가 확산됐다. 이로 인해 찐빵 판매량과 매출 등 빵 시장의 규모가 순식간에 커졌다. 2005년 약 500억 원 정도이던 찐빵시장 규모가 2006년 550억 원, 2007년 600억~62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연간 10% 이상씩 성장한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6% 이상 성장한 약 8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날씨 추워진다고 찐빵 찾진 않는다? 찐빵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판매량이 늘어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편의점 CU가 지난 겨울시즌(2013년 10월∼2014년 2월) 월별 찐빵 판매 통계를 분석한 결과, 초겨울 매출 비중이 높았다. 반면 연중 기온이 가장 낮은 1월이면 오히려 판매 비중이 낮아졌다. 지난해 10월 9.1%였던 찐빵 판매비중은 11월 32.6%, 12월에는 35.2%에 달했다. 그러나 1월의 매출 비중은 18.4%로 뚝 떨어졌다. 초겨울에 매출이 급증하고 연중 가장 혹독한 추위가 닥치는 1월에는 오히려 판매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1월에는 찐빵보다 따뜻한 음료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CU 측은 전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간편식품팀 곽종헌 MD(상품기획자)는 "찐빵은 계절성이 강한 상품으로 11월부터 매출이 급증하지만 오히려 기온이 가장 낮은 1월부터는 줄어든다"며 "찐빵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먹는 간식이라기보다는 초겨울에 겨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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