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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병 사건’ 재판 마무리…군, ‘은폐 의혹’ 여전
입력 2014.10.30 (17:16) 수정 2014.10.30 (17:43) 연합뉴스
육군 보병 제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이 30일 가해병장에게 징역 45년을 선고한 공판을 끝으로 일단락됐지만 군의 은폐 의혹은 여전히 남게 됐다.

특히 최근 윤 일병 유족들이 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28사단 헌병대장 등 5명을 고소, 이들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윤 일병이 이모(26) 병장 등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다음 날인 4월 7일 군은 윤 일병 사망 사실을 공개하면서 "선임병들에게 맞고 쓰러지며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뇌손상을 일으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 달 뒤인 5월 12일 윤 일병의 시신을 부검한 국방부과학수사연구소 법의관은 군 발표처럼 사인을 '기도폐쇄에 의한 질식사'로 적은 부검 감정서를 제출했다.

법의관은 감정서에서 직접적 사인이 될 만한 외상이 보이지 않는 점, 기관지에서 음식물이 관찰되고 민간병원 의사에 의하면 기도에 음식물이 차있었다는 점, 음식을 먹다가 폭행을 당해 쓰러진 점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군은 그러나 윤 일병이 당한 상습적 폭행 및 가혹행위 등 이 사건의 전말이 공개돼 비난 여론이 들끓은 지난달 2일 윤 일병의 사인을 '장기간 지속적 폭행·가혹행위로 인한 좌멸증후군 및 속발성 쇼크'로 수정했다.

이와 함께 이 병장 등 가해병사 4명의 혐의도 기존 상해치사죄에서 살인죄로 바꿔 최초 수사에 문제가 있었음을 군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다.

때문에 군이 윤 일병에게 가해진 지속적 폭행과 엽기적 가혹행위를 숨기려고 사인을 질식사로 발표하고 부검 결과를 끼워 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가해병사 변호인은 "애초 사인을 질식사라고 판단한 법의관은 실수했거나 외압을 받았거나 둘 중 하나"라며 "뛰어난 법의관이라는 평이 많은데다 사인을 잘못 판단한데 대해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은 걸 보면 명령을 받고 감정서를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일병 유족들은 군의 은폐 의혹이 헌병 수사 과정에서부터 비롯됨을 지적하며 사단 헌병대장과 수사관 등 5명을 직무유기·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지난달 25일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했다.

유족들은 고소장에서 "헌병대장은 사건 당일 윤 일병이 숨질 때까지 함께 병원에 있던 수사관에게서 심각한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큰데도 다음날까지 아무런 이유없이 수사에 착수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헌병수사관의 혐의에 대해서는 "이 사건 조사결과를 작성하면서 '윤 일병이 연천의료원 도착 당시 의사가 기도를 확인한 결과 이물질을 발견해 제거했다'는 허위사실을 기재하고 수사서류에 넣어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도에 음식물이 차있었다는 말을 한 민간병원 의사를 찾을 수 없는 점, 부러진 갈비뼈 15대와 온몸의 피하출혈을 보고도 다발성 장기손상 및 과다출혈에 의한 쇼크사가 아닌 질식사로 사인을 감정서에 기재한 점 등을 주장하며 법의관도 헌병수사관과 같은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고소했다.

군은 사건 발생 이후 윤 일병의 중대장부터 사단장까지 보직해임하고 지휘관을 포함해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는 부대 간부 16명에 대해 정직 3개월(대대장)부터 견책(연대장 등)까지의 징계를 내렸다.

또 국방부 감사관실의 감사 결과를 토대로 박모 국방부 인사기획관과 인사참모부장 류모 소장, 헌병실장 선모 준장, 안전관리센터장 정모 대령, 국방부 조사본부 안전상황센터장 김모 소령 등 5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그러나 군의 징계는 부대 관리 미흡과 보고 누락에 따른 책임을 물은 것일 뿐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의혹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때문에 국방부 검찰단의 헌병대장 등 피고소인들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윤 일병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 ‘윤일병 사건’ 재판 마무리…군, ‘은폐 의혹’ 여전
    • 입력 2014-10-30 17:16:04
    • 수정2014-10-30 17:43:06
    연합뉴스
육군 보병 제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이 30일 가해병장에게 징역 45년을 선고한 공판을 끝으로 일단락됐지만 군의 은폐 의혹은 여전히 남게 됐다.

특히 최근 윤 일병 유족들이 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28사단 헌병대장 등 5명을 고소, 이들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윤 일병이 이모(26) 병장 등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다음 날인 4월 7일 군은 윤 일병 사망 사실을 공개하면서 "선임병들에게 맞고 쓰러지며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뇌손상을 일으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 달 뒤인 5월 12일 윤 일병의 시신을 부검한 국방부과학수사연구소 법의관은 군 발표처럼 사인을 '기도폐쇄에 의한 질식사'로 적은 부검 감정서를 제출했다.

법의관은 감정서에서 직접적 사인이 될 만한 외상이 보이지 않는 점, 기관지에서 음식물이 관찰되고 민간병원 의사에 의하면 기도에 음식물이 차있었다는 점, 음식을 먹다가 폭행을 당해 쓰러진 점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군은 그러나 윤 일병이 당한 상습적 폭행 및 가혹행위 등 이 사건의 전말이 공개돼 비난 여론이 들끓은 지난달 2일 윤 일병의 사인을 '장기간 지속적 폭행·가혹행위로 인한 좌멸증후군 및 속발성 쇼크'로 수정했다.

이와 함께 이 병장 등 가해병사 4명의 혐의도 기존 상해치사죄에서 살인죄로 바꿔 최초 수사에 문제가 있었음을 군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다.

때문에 군이 윤 일병에게 가해진 지속적 폭행과 엽기적 가혹행위를 숨기려고 사인을 질식사로 발표하고 부검 결과를 끼워 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가해병사 변호인은 "애초 사인을 질식사라고 판단한 법의관은 실수했거나 외압을 받았거나 둘 중 하나"라며 "뛰어난 법의관이라는 평이 많은데다 사인을 잘못 판단한데 대해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은 걸 보면 명령을 받고 감정서를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일병 유족들은 군의 은폐 의혹이 헌병 수사 과정에서부터 비롯됨을 지적하며 사단 헌병대장과 수사관 등 5명을 직무유기·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지난달 25일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했다.

유족들은 고소장에서 "헌병대장은 사건 당일 윤 일병이 숨질 때까지 함께 병원에 있던 수사관에게서 심각한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큰데도 다음날까지 아무런 이유없이 수사에 착수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헌병수사관의 혐의에 대해서는 "이 사건 조사결과를 작성하면서 '윤 일병이 연천의료원 도착 당시 의사가 기도를 확인한 결과 이물질을 발견해 제거했다'는 허위사실을 기재하고 수사서류에 넣어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도에 음식물이 차있었다는 말을 한 민간병원 의사를 찾을 수 없는 점, 부러진 갈비뼈 15대와 온몸의 피하출혈을 보고도 다발성 장기손상 및 과다출혈에 의한 쇼크사가 아닌 질식사로 사인을 감정서에 기재한 점 등을 주장하며 법의관도 헌병수사관과 같은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고소했다.

군은 사건 발생 이후 윤 일병의 중대장부터 사단장까지 보직해임하고 지휘관을 포함해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는 부대 간부 16명에 대해 정직 3개월(대대장)부터 견책(연대장 등)까지의 징계를 내렸다.

또 국방부 감사관실의 감사 결과를 토대로 박모 국방부 인사기획관과 인사참모부장 류모 소장, 헌병실장 선모 준장, 안전관리센터장 정모 대령, 국방부 조사본부 안전상황센터장 김모 소령 등 5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그러나 군의 징계는 부대 관리 미흡과 보고 누락에 따른 책임을 물은 것일 뿐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의혹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때문에 국방부 검찰단의 헌병대장 등 피고소인들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윤 일병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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