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IS 두고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미국과 대립

입력 2014.11.02 (01:32) 수정 2014.11.0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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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을 놓고 미국과 충돌을 빚지만 프랑스와는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중동 전문 매체인 알모니터는 1일(현지시간) 서방국 가운데 유일하게 프랑스만 시리아 북부에 안전지대를 설정하자는 터키의 제안을 지지하고 있다며 시리아 문제로 양국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전날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엘리제궁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오찬을 하고 연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가 코바니(아인알아랍)에만 관심을 두는 것을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제동맹국의 공습이 코바니에만 계속되고 다른 곳에서는 행동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IS를 격퇴하기 위해서는 시리아 정권을 전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리아 북부에 비행금지구역과 안전지대를 설정해 정부군이 온건 반군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고 온건 반군에 훈련과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도 알레포가 시리아 내전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했다. 시리아 2대 도시인 알레포의 북부는 온건 반군이 장악하고 있으나 최근 정부군의 공격으로 함락 위기에 놓여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에도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에서 터키의 안전지대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알모니터는 양국 정상이 당시 통화에서 시리아 문제를 만나서 논의하자고 합의했으며 양국 외교팀은 서둘러 업무를 겸한 오찬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양국 외무장관들도 지난달 10일 파리에서 회담하고 양국 간 협력을 증진하는 2개년 로드맵 초안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IS의 코바니 공격에 터키가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서방 국가와 달리 터키 편을 들어주는 프랑스는 정보 당국 간 협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9월 터키에서 추방된 프랑스인 지하디스트 3명이 실수로 풀려나자 터키를 비난하기보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이 직접 터키를 방문해 정보 당국 간 공조 문제를 해결했다.

당시 터키 당국은 체포한 지하디스트 3명을 파리행 비행기에 태워 보내려 했으나 기장이 거부해 마르세유행 항공편으로 추방했지만 프랑스 당국에 항공편 변경을 통보하지 않는 바람에 이들은 마르세유공항에서 제지를 받지 않고 걸어나갔다.

알모니터는 프랑스가 최근 터키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 이유 중에는 원자력발전과 가스관, 방공미사일체계 등 터키의 대형 프로젝트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터키와 프랑스가 긴밀해진 사이에 미국과 빚어진 대립각은 더 첨예해졌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의 당국자들은 지난달 브리핑 등을 통해 거듭 터키의 안전지대 설정 제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터키가 공군기지 사용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달 20일 미국이 시리아 쿠르드족 정치세력인 '민주동맹당'(PYD) 소속 '인민수비대'(YPG)에 무기를 지원한 것을 계기로 양국 갈등이 격화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PYD는 자국의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같은 테러 조직이라며 미국의 지원을 비난했다.

이에 미 국무부 마리 하프 부대변인은 즉각 PYD는 미국 법상 테러조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이 코바니에 투하한 무기 일부가 IS의 수중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오자 거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통화 당시에도 반대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잘못임이 분명해졌다"고 반격했고 미국은 거듭 잘못이 아니라고 맞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9일 앙카라발 기사에서 이런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터키와 미국이 시리아 이견으로 60년 동맹의 붕괴 조짐이 나타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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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IS 두고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미국과 대립
    • 입력 2014-11-02 01:32:36
    • 수정2014-11-02 06:44:55
    연합뉴스
터키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을 놓고 미국과 충돌을 빚지만 프랑스와는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중동 전문 매체인 알모니터는 1일(현지시간) 서방국 가운데 유일하게 프랑스만 시리아 북부에 안전지대를 설정하자는 터키의 제안을 지지하고 있다며 시리아 문제로 양국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전날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엘리제궁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오찬을 하고 연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가 코바니(아인알아랍)에만 관심을 두는 것을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제동맹국의 공습이 코바니에만 계속되고 다른 곳에서는 행동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IS를 격퇴하기 위해서는 시리아 정권을 전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리아 북부에 비행금지구역과 안전지대를 설정해 정부군이 온건 반군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고 온건 반군에 훈련과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도 알레포가 시리아 내전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했다. 시리아 2대 도시인 알레포의 북부는 온건 반군이 장악하고 있으나 최근 정부군의 공격으로 함락 위기에 놓여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에도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에서 터키의 안전지대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알모니터는 양국 정상이 당시 통화에서 시리아 문제를 만나서 논의하자고 합의했으며 양국 외교팀은 서둘러 업무를 겸한 오찬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양국 외무장관들도 지난달 10일 파리에서 회담하고 양국 간 협력을 증진하는 2개년 로드맵 초안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IS의 코바니 공격에 터키가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서방 국가와 달리 터키 편을 들어주는 프랑스는 정보 당국 간 협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9월 터키에서 추방된 프랑스인 지하디스트 3명이 실수로 풀려나자 터키를 비난하기보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이 직접 터키를 방문해 정보 당국 간 공조 문제를 해결했다.

당시 터키 당국은 체포한 지하디스트 3명을 파리행 비행기에 태워 보내려 했으나 기장이 거부해 마르세유행 항공편으로 추방했지만 프랑스 당국에 항공편 변경을 통보하지 않는 바람에 이들은 마르세유공항에서 제지를 받지 않고 걸어나갔다.

알모니터는 프랑스가 최근 터키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 이유 중에는 원자력발전과 가스관, 방공미사일체계 등 터키의 대형 프로젝트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터키와 프랑스가 긴밀해진 사이에 미국과 빚어진 대립각은 더 첨예해졌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의 당국자들은 지난달 브리핑 등을 통해 거듭 터키의 안전지대 설정 제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터키가 공군기지 사용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달 20일 미국이 시리아 쿠르드족 정치세력인 '민주동맹당'(PYD) 소속 '인민수비대'(YPG)에 무기를 지원한 것을 계기로 양국 갈등이 격화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PYD는 자국의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같은 테러 조직이라며 미국의 지원을 비난했다.

이에 미 국무부 마리 하프 부대변인은 즉각 PYD는 미국 법상 테러조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이 코바니에 투하한 무기 일부가 IS의 수중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오자 거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통화 당시에도 반대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잘못임이 분명해졌다"고 반격했고 미국은 거듭 잘못이 아니라고 맞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9일 앙카라발 기사에서 이런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터키와 미국이 시리아 이견으로 60년 동맹의 붕괴 조짐이 나타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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