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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없는 북한 보도…정부는 ‘모르쇠’?
입력 2014.11.02 (17:08) 수정 2014.11.02 (22:05) 미디어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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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론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추측성 보도를 꼽으라면 대부분 북한 관련 보도라고 할 겁니다.

최근에도 40일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상을 둘러싸고 갖가지 추측성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그런 와중에 통일부 출입기자단은 최근 남북접촉과 관련한 보도가 혼선을 빚은 건 정부의 지나친 기밀주의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비판을 하고 나섰습니다.

오늘은 먼저 추측성 기사가 줄지 않고 있는 북한 관련 보도의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구영희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구영희 기자! 여러 가지 소문만 나돌던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잠적과 관련해, 정부가 최근에야 공식 정보를 내놨죠?

<답변>
네, 그동안 공식적인 정부 입장은 김정은의 건강에 대해 명확한 게 없다는 것이었는데,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발목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리포트>

지난 달 28일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원은 김정은이 발목 복사뼈의 혹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신경민(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 "붓고 통증 심해서 이 질환 치료 위해 해외 전문의 초청 시술받았고 9월 초 10월 초 사이에 낭종 제거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하지만, 이에 앞서 지난 9월부터, 각종 설이 인터넷과 언론에 확산됐습니다.

<녹취> TV 조선(10.11) : "심혈관 계통의 중증 질환 때문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녹취> 채널A(10.12) : "뇌사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수술에 실패해서 현재 뇌사상태고..."

<녹취> 조선일보(10.11/4면) : "중상? 쿠데타? 김정은 신변이상설 증폭. 김정은이 쿠데타로 실각해 감금돼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결국 김정은은 지난달 14일 북한 관영매체에 다시 등장했지만, 일부 언론은 그 이후에도 사진조작설 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채널A(10.14) : "저 사진의 진위 여부를 따져보고 살펴봐야 되고 김정은이 완전히 주저앉기 전에 찍은 사진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주요 행사가 별 탈 없이 진행됐었는데도,김정은의 신변 이상설을 보도한 것은 북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과 같이 권력이 최고 지도자에게 고도로 집중되어 있는 체제에서는 최고 지도자의 유고 상태에서 중요한 정책 결정이 이뤄지고 입법활동이 진행될 수 없습니다. 쿠데타가 일어났다거나 뇌사상태설이라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쉽게 판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질문>
방금 인터뷰 내용대로라면 북한 관련 추측성 기사가 줄어들만도 한데 왜 개선이 안되는걸까요?

<답변>
네, 일단 북한 문제는 취재가 어렵습니다.

그렇더라도 검증 없이 취재원의 말을 그대로 받아쓰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입니다.

<리포트>

미디어 인사이드가 9월 4일부터 김정은이 다시 등장한 직후인 10월 15일까지 6개 신문의 ‘김정은 보도’를 분석했습니다.

가장 많은 취재원은 정부 관계자였고 이어 북한 관영매체, 외신, 대북소식통과 탈북자 등의 순서였습니다.

전체 취재원의 36%는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익명이었고 특히 정부 관계자의 경우는 78%가 익명이었습니다.

최근 한 언론도 익명의 취재원을 활용해, 김정은이 3년 내 사망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월간조선 11월호 : “김정은, 신체·정신질환으로 3년을 못 버틴다는 게 美 정보당국의 판단”

<녹취> TV조선(10.20) : "(어디서 얻은 겁니까? CIA에서 직접 받은 거는 아닐거고.) CIA가 정부의 외교 안보 라인으로 정보를 전달했는데 그 쪽에서 저희한테 흘러나왔다 그 정도로만 알아두십쇼. (그걸 너무 물으시면 안 됩니다.)"

다른 신문은, 익명 정보원을 인용해 북측 핵심 간부의 숙청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중앙일보(10.23) : "김정은 40일 잠행 뒤 `귀엣말 권력` 이병철·마원춘 실종 대북 정보 관계자는 “ 마원춘은... 뭔가 변고가 생겼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원춘은 사흘 뒤 멀쩡히 나타났습니다.

<녹취> 연합뉴스TV(10.26) : "이번 방문에는 마원춘 국방위 설계국장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외신을 무분별하게 또는 잘못 인용하기도 합니다.

지난달 초 일부 언론은 CNN이 김정은이 정신병에 걸렸다고 했다고 보도했지만,

<녹취> TV조선(10.09) : “CNN에서 김정은이 정신병에 걸렸다 이렇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CNN은 전문가의 말을 빌어 가능성을 제기했을 뿐 단정짓지는 않았습니다.

또 지난달,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김정은이 치즈 중독이라는 소문 가운데 위를 축소하는 밴드수술을 받았다는 설을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신뢰성보다는 선정성으로 유명하고, 출처도 명확치 않지만, 국내 주요 언론까지, 수백 건의 인용기사를 썼습니다.

데일리 메일을 이름이 비슷한 다른 신문으로 잘못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탈북자나 대북 소식통의 말을 북한 전문가처럼 받아쓰는 것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 주민들이 폐쇄된 집단에서 북한의 모든 상황을 안다 하면 북한은 폐쇄집단이 아니죠. 탈북자들이 북한에 있어서 생활상을 제외한 기타 정치군사 이런 부분에 대해서 나름대로 전문가로서 얘기하는 것은 상당 부분 문제가 있다"

<질문>
결국 폐쇄사회인 북한 보도의 정확성을 높이려면, 그래도 상대적으로 믿을만한 정보를 갖고 있는 정부 당국의 역할이 중요한 것 아닌가요?

<답변>
네, 사실 김정은의 발목 수술에 관해 국정원이 밝힌 것도, 국정감사라서 가능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평소 정부에서 대북문제에 대해 확인도 안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통일부 기자단이 항의문을 낸 것도 이 때문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15일, 이르면 오늘 남북 장성급 회담이 열린다’는 기사가 보도됐고, 이미 열리고 있다는 뉴스도 전해졌습니다.

<녹취> YTN(10.15) : "남북이 오늘 판문점에서 군사회담을 비공개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확인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녹취> 박수진(통일부 부대변인/10.15) :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현 단계에서는 우리가 확인해 드릴 사항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미 회담이 시작됐다고 보도가 나왔는데 회담이 시작된 그 내용조차도 공개를 안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부는 회담이 끝난 후에야 남북 접촉을 시인했지만, 경위 설명도 오락가락했습니다.

북한의 2인자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우리 측 김관진 안보실장을 만나자고 했다고 말했지만 이후 정부는 직접 만나자는 것은 아니었다고 정정했습니다.

또, 언론들은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에 대해 북측이 비공개를 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KBS 뉴스12(10.15) :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 회담을 비공개로 하자고 제안하고,이를 우리 측이 수용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비공개 주장을 한 것은 오히려 남측이라고 했고,

<녹취> 조선중앙통신 공개 보도(10.16) : "우리 측은...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남측은 머뭇거리며 저들끼리 수군덕거리더니 비공개로 하자고 주장해나섰다."

통일부도 그제서야 우리 정부가 비공개를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임병철(통일부 대변인/10.17) : "연천에서 총격이 발생하는 등 당시 남북관계 상황이 예민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측은...비공개 접촉을 제의한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지난달 13일 이미 30일에 북한에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하자고 제의해 놓고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부인하다가 언론 보도 후에야 시인했습니다.

<녹취> 임병철(통일부 대변인/10월 17일) : "그 당시 우리가 북측에 10월 30일에 제2차 고위급 접촉을 가지자고 제의한 사실을 제가 정확히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통일부 기자단은 통일부와 청와대 측에 항의 입장문을 냈습니다.

<녹취> 통일부 기자단의 입장 : "정부는 최소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거짓말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정부의 모든 발표를 믿지 못하게 만든다 ‘투명하고 당당한 대북정책’을 천명했던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바뀐 것인가."

<질문>
결국 북한 관련 보도의 문제도 사실 확인이 먼저라는 저널리즘 원칙에서 개선책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 이미 그와 관련된 준칙이 만들어져 있지 않나요?

<답변>
네, 사실 북한 문제 보도에 있어 언론의 보도 준칙은 1990년대에 만들어졌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리포트>

1995년에 만든 평화통일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보도준칙은 추측 보도를 하지 말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녹취> "각종 추측보도 지양 국내외 관계자들이 무책임하게 유포하는 각종 ‘설’은 보도하지 않는다. 다만 취재원을 정확히 밝힐 수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은 유명무실합니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각종 설을 이야기하더라도 그것을 확인하는데 있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 또 그것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 이런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 들어요."

언론이 보도의 기본을 지키는 것과 함께, 정부도 노력할 부분이 있습니다.

<인터뷰> 정재철(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북한에 대한 정보는 국민의 알 권리라는 측면에서 아주 국가안보에 위해가 되는 문제가 아니라면 밝히고 북한에 대한 공론을 조성하는데 통일부도 솔직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국민들이 북한에 대해서 왜곡된 정보를 가지고 왜곡된 지식을 가지고 왜곡된 판단을 할 여지가 있는 거거든요."

<기자 멘트>

뉴스는 한 사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합니다.

잘못된 북한 관련 보도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오판으로 이어져 피해가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사실 보도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 실체 없는 북한 보도…정부는 ‘모르쇠’?
    • 입력 2014-11-02 17:09:54
    • 수정2014-11-02 22:05:17
    미디어 인사이드
우리 언론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추측성 보도를 꼽으라면 대부분 북한 관련 보도라고 할 겁니다.

최근에도 40일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상을 둘러싸고 갖가지 추측성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그런 와중에 통일부 출입기자단은 최근 남북접촉과 관련한 보도가 혼선을 빚은 건 정부의 지나친 기밀주의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비판을 하고 나섰습니다.

오늘은 먼저 추측성 기사가 줄지 않고 있는 북한 관련 보도의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구영희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구영희 기자! 여러 가지 소문만 나돌던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잠적과 관련해, 정부가 최근에야 공식 정보를 내놨죠?

<답변>
네, 그동안 공식적인 정부 입장은 김정은의 건강에 대해 명확한 게 없다는 것이었는데,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발목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리포트>

지난 달 28일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원은 김정은이 발목 복사뼈의 혹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신경민(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 "붓고 통증 심해서 이 질환 치료 위해 해외 전문의 초청 시술받았고 9월 초 10월 초 사이에 낭종 제거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하지만, 이에 앞서 지난 9월부터, 각종 설이 인터넷과 언론에 확산됐습니다.

<녹취> TV 조선(10.11) : "심혈관 계통의 중증 질환 때문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녹취> 채널A(10.12) : "뇌사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수술에 실패해서 현재 뇌사상태고..."

<녹취> 조선일보(10.11/4면) : "중상? 쿠데타? 김정은 신변이상설 증폭. 김정은이 쿠데타로 실각해 감금돼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결국 김정은은 지난달 14일 북한 관영매체에 다시 등장했지만, 일부 언론은 그 이후에도 사진조작설 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채널A(10.14) : "저 사진의 진위 여부를 따져보고 살펴봐야 되고 김정은이 완전히 주저앉기 전에 찍은 사진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주요 행사가 별 탈 없이 진행됐었는데도,김정은의 신변 이상설을 보도한 것은 북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과 같이 권력이 최고 지도자에게 고도로 집중되어 있는 체제에서는 최고 지도자의 유고 상태에서 중요한 정책 결정이 이뤄지고 입법활동이 진행될 수 없습니다. 쿠데타가 일어났다거나 뇌사상태설이라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쉽게 판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질문>
방금 인터뷰 내용대로라면 북한 관련 추측성 기사가 줄어들만도 한데 왜 개선이 안되는걸까요?

<답변>
네, 일단 북한 문제는 취재가 어렵습니다.

그렇더라도 검증 없이 취재원의 말을 그대로 받아쓰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입니다.

<리포트>

미디어 인사이드가 9월 4일부터 김정은이 다시 등장한 직후인 10월 15일까지 6개 신문의 ‘김정은 보도’를 분석했습니다.

가장 많은 취재원은 정부 관계자였고 이어 북한 관영매체, 외신, 대북소식통과 탈북자 등의 순서였습니다.

전체 취재원의 36%는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익명이었고 특히 정부 관계자의 경우는 78%가 익명이었습니다.

최근 한 언론도 익명의 취재원을 활용해, 김정은이 3년 내 사망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월간조선 11월호 : “김정은, 신체·정신질환으로 3년을 못 버틴다는 게 美 정보당국의 판단”

<녹취> TV조선(10.20) : "(어디서 얻은 겁니까? CIA에서 직접 받은 거는 아닐거고.) CIA가 정부의 외교 안보 라인으로 정보를 전달했는데 그 쪽에서 저희한테 흘러나왔다 그 정도로만 알아두십쇼. (그걸 너무 물으시면 안 됩니다.)"

다른 신문은, 익명 정보원을 인용해 북측 핵심 간부의 숙청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중앙일보(10.23) : "김정은 40일 잠행 뒤 `귀엣말 권력` 이병철·마원춘 실종 대북 정보 관계자는 “ 마원춘은... 뭔가 변고가 생겼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원춘은 사흘 뒤 멀쩡히 나타났습니다.

<녹취> 연합뉴스TV(10.26) : "이번 방문에는 마원춘 국방위 설계국장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외신을 무분별하게 또는 잘못 인용하기도 합니다.

지난달 초 일부 언론은 CNN이 김정은이 정신병에 걸렸다고 했다고 보도했지만,

<녹취> TV조선(10.09) : “CNN에서 김정은이 정신병에 걸렸다 이렇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CNN은 전문가의 말을 빌어 가능성을 제기했을 뿐 단정짓지는 않았습니다.

또 지난달,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김정은이 치즈 중독이라는 소문 가운데 위를 축소하는 밴드수술을 받았다는 설을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신뢰성보다는 선정성으로 유명하고, 출처도 명확치 않지만, 국내 주요 언론까지, 수백 건의 인용기사를 썼습니다.

데일리 메일을 이름이 비슷한 다른 신문으로 잘못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탈북자나 대북 소식통의 말을 북한 전문가처럼 받아쓰는 것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 주민들이 폐쇄된 집단에서 북한의 모든 상황을 안다 하면 북한은 폐쇄집단이 아니죠. 탈북자들이 북한에 있어서 생활상을 제외한 기타 정치군사 이런 부분에 대해서 나름대로 전문가로서 얘기하는 것은 상당 부분 문제가 있다"

<질문>
결국 폐쇄사회인 북한 보도의 정확성을 높이려면, 그래도 상대적으로 믿을만한 정보를 갖고 있는 정부 당국의 역할이 중요한 것 아닌가요?

<답변>
네, 사실 김정은의 발목 수술에 관해 국정원이 밝힌 것도, 국정감사라서 가능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평소 정부에서 대북문제에 대해 확인도 안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통일부 기자단이 항의문을 낸 것도 이 때문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15일, 이르면 오늘 남북 장성급 회담이 열린다’는 기사가 보도됐고, 이미 열리고 있다는 뉴스도 전해졌습니다.

<녹취> YTN(10.15) : "남북이 오늘 판문점에서 군사회담을 비공개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확인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녹취> 박수진(통일부 부대변인/10.15) :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현 단계에서는 우리가 확인해 드릴 사항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미 회담이 시작됐다고 보도가 나왔는데 회담이 시작된 그 내용조차도 공개를 안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부는 회담이 끝난 후에야 남북 접촉을 시인했지만, 경위 설명도 오락가락했습니다.

북한의 2인자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우리 측 김관진 안보실장을 만나자고 했다고 말했지만 이후 정부는 직접 만나자는 것은 아니었다고 정정했습니다.

또, 언론들은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에 대해 북측이 비공개를 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KBS 뉴스12(10.15) :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 회담을 비공개로 하자고 제안하고,이를 우리 측이 수용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비공개 주장을 한 것은 오히려 남측이라고 했고,

<녹취> 조선중앙통신 공개 보도(10.16) : "우리 측은...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남측은 머뭇거리며 저들끼리 수군덕거리더니 비공개로 하자고 주장해나섰다."

통일부도 그제서야 우리 정부가 비공개를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임병철(통일부 대변인/10.17) : "연천에서 총격이 발생하는 등 당시 남북관계 상황이 예민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측은...비공개 접촉을 제의한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지난달 13일 이미 30일에 북한에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하자고 제의해 놓고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부인하다가 언론 보도 후에야 시인했습니다.

<녹취> 임병철(통일부 대변인/10월 17일) : "그 당시 우리가 북측에 10월 30일에 제2차 고위급 접촉을 가지자고 제의한 사실을 제가 정확히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통일부 기자단은 통일부와 청와대 측에 항의 입장문을 냈습니다.

<녹취> 통일부 기자단의 입장 : "정부는 최소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거짓말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정부의 모든 발표를 믿지 못하게 만든다 ‘투명하고 당당한 대북정책’을 천명했던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바뀐 것인가."

<질문>
결국 북한 관련 보도의 문제도 사실 확인이 먼저라는 저널리즘 원칙에서 개선책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 이미 그와 관련된 준칙이 만들어져 있지 않나요?

<답변>
네, 사실 북한 문제 보도에 있어 언론의 보도 준칙은 1990년대에 만들어졌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리포트>

1995년에 만든 평화통일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보도준칙은 추측 보도를 하지 말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녹취> "각종 추측보도 지양 국내외 관계자들이 무책임하게 유포하는 각종 ‘설’은 보도하지 않는다. 다만 취재원을 정확히 밝힐 수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은 유명무실합니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각종 설을 이야기하더라도 그것을 확인하는데 있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 또 그것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 이런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 들어요."

언론이 보도의 기본을 지키는 것과 함께, 정부도 노력할 부분이 있습니다.

<인터뷰> 정재철(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북한에 대한 정보는 국민의 알 권리라는 측면에서 아주 국가안보에 위해가 되는 문제가 아니라면 밝히고 북한에 대한 공론을 조성하는데 통일부도 솔직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국민들이 북한에 대해서 왜곡된 정보를 가지고 왜곡된 지식을 가지고 왜곡된 판단을 할 여지가 있는 거거든요."

<기자 멘트>

뉴스는 한 사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합니다.

잘못된 북한 관련 보도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오판으로 이어져 피해가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사실 보도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