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로 뽑힌 흑인 상원의원 2명…미 언론 “새 역사 개척”

입력 2014.11.06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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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에서의 인종 차별을 금지한 민권법 제정 50주년을 맞은 2014년, 미국 상원 역사에 새 장이 열렸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흑인 상원의원이 처음으로 2명이나 탄생한 것이다.

공화당 소속인 팀 스콧(49) 후보는 4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남부의 강경 보수 지역을 일컫는 '딥 사우스' 중 하나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출마해 61%의 득표율로 조이스 디커슨 민주당 후보(37%)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스콧 후보는 남북전쟁 후 남부에서 주민투표로 뽑힌 첫 흑인 연방 상원의원이라는 '역사'를 썼다.

그는 지난 2012년 사퇴한 같은 당 짐 드민트 의원의 후임자로 활동하다가 드민트 전 의원의 잔여임기(2년)를 채울 사람을 뽑는 이번 중간선거에 출마, 당당하게 유권자의 심판을 받았다.

그는 잔여 임기를 채운 후 오는 2016년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원의원 선거에 다시 출마, 6년 임기에 재도전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역시 흑인인 민주당 소속의 코리 부커(45) 의원도 뉴저지 주에서 공화당의 제프 벨 후보를 득표율 14% 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다시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프랭크 로텐버그 전 상원의원의 사망으로 치러진 2013년 특별선거에서 뉴저지 역사상 첫 흑인 상원의원이라는 이정표를 세운 부커 의원은 재임 1년 남짓해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내년 1월부터 새로운 6년 임기를 시작한다.

미국 언론들은 "새 역사가 개척됐다"고 두 후보의 당선을 반기면서 한 선거에서

흑인 연방 상원의원이 처음으로 2명이나 탄생한 점에 각별한 의미를 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필두로 역대 상원의원을 지낸 흑인은 9명이다.

전임자의 유고로 자리를 승계한 일부를 제외하면 부커와 스콧 의원은 투표로 선출된 4번째, 5번째 흑인 상원의원이다.

이들에게는 각각 연방 하원의원(스콧), 뉴어크 시장(부커)이라는 엘리트 코스를 걸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 일간 USA 투데이에 따르면 이들은 서로 소속된 정당이 다르지만 고령의 백인 위주인 상원에서 흑인이라는 '동질감'을 공유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미국 흑인의 지위 향상을 위해 이들은 사법개혁, 평등한 교육 기회 제공 등 입법 운동에서 힘을 합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지역구 주민들과 함께 하는 '타운홀 미팅'도 공동 개최하기도 했다.

서로 누가 나은 풋볼 선수였는지 자랑도 하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면서 친밀함을 과시하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들은 흑인 민권의 열악한 상황, 흑인이 직면하는 불합리한 현실 등이 이념과 정당의 벽을 넘어 이들을 하나로 묶었다고 USA 투데이는 분석했다.

상원에서 두 의원과 교류한 흑인 모 코원 전 의원은 "경험과 정견에 따라 서로 다르게 접근하긴 했으나 두 의원은 자신의 출신과 대변해야 할 과제를 절대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커 의원은 "스콧은 가난하고 불평등한 처우를 받는 사회 소외 세력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다"고 말하고, 스콧 의원도 "부커와 나는 동정심을 함께 느끼며 소수 인종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그들의 자식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하고자 노력했다"며 서로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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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로 뽑힌 흑인 상원의원 2명…미 언론 “새 역사 개척”
    • 입력 2014-11-06 05:56:42
    연합뉴스
공공장소에서의 인종 차별을 금지한 민권법 제정 50주년을 맞은 2014년, 미국 상원 역사에 새 장이 열렸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흑인 상원의원이 처음으로 2명이나 탄생한 것이다. 공화당 소속인 팀 스콧(49) 후보는 4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남부의 강경 보수 지역을 일컫는 '딥 사우스' 중 하나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출마해 61%의 득표율로 조이스 디커슨 민주당 후보(37%)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스콧 후보는 남북전쟁 후 남부에서 주민투표로 뽑힌 첫 흑인 연방 상원의원이라는 '역사'를 썼다. 그는 지난 2012년 사퇴한 같은 당 짐 드민트 의원의 후임자로 활동하다가 드민트 전 의원의 잔여임기(2년)를 채울 사람을 뽑는 이번 중간선거에 출마, 당당하게 유권자의 심판을 받았다. 그는 잔여 임기를 채운 후 오는 2016년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원의원 선거에 다시 출마, 6년 임기에 재도전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역시 흑인인 민주당 소속의 코리 부커(45) 의원도 뉴저지 주에서 공화당의 제프 벨 후보를 득표율 14% 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다시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프랭크 로텐버그 전 상원의원의 사망으로 치러진 2013년 특별선거에서 뉴저지 역사상 첫 흑인 상원의원이라는 이정표를 세운 부커 의원은 재임 1년 남짓해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내년 1월부터 새로운 6년 임기를 시작한다. 미국 언론들은 "새 역사가 개척됐다"고 두 후보의 당선을 반기면서 한 선거에서 흑인 연방 상원의원이 처음으로 2명이나 탄생한 점에 각별한 의미를 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필두로 역대 상원의원을 지낸 흑인은 9명이다. 전임자의 유고로 자리를 승계한 일부를 제외하면 부커와 스콧 의원은 투표로 선출된 4번째, 5번째 흑인 상원의원이다. 이들에게는 각각 연방 하원의원(스콧), 뉴어크 시장(부커)이라는 엘리트 코스를 걸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 일간 USA 투데이에 따르면 이들은 서로 소속된 정당이 다르지만 고령의 백인 위주인 상원에서 흑인이라는 '동질감'을 공유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미국 흑인의 지위 향상을 위해 이들은 사법개혁, 평등한 교육 기회 제공 등 입법 운동에서 힘을 합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지역구 주민들과 함께 하는 '타운홀 미팅'도 공동 개최하기도 했다. 서로 누가 나은 풋볼 선수였는지 자랑도 하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면서 친밀함을 과시하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들은 흑인 민권의 열악한 상황, 흑인이 직면하는 불합리한 현실 등이 이념과 정당의 벽을 넘어 이들을 하나로 묶었다고 USA 투데이는 분석했다. 상원에서 두 의원과 교류한 흑인 모 코원 전 의원은 "경험과 정견에 따라 서로 다르게 접근하긴 했으나 두 의원은 자신의 출신과 대변해야 할 과제를 절대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커 의원은 "스콧은 가난하고 불평등한 처우를 받는 사회 소외 세력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다"고 말하고, 스콧 의원도 "부커와 나는 동정심을 함께 느끼며 소수 인종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그들의 자식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하고자 노력했다"며 서로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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