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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잘 알지도 못하면서…④] 연애가 제일 쉬웠어요!
입력 2014.11.06 (06:02) 수정 2014.11.06 (09:51) 문화
피곤했던 스드메, 두려웠던 프러포즈, 힘겨웠던 혼수 장만이 끝났다. 이제 식장 입장만 하면 될 것도 같은데 아직도 큰놈, 예단과 예물이 남았다. 예단·예물은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서 더 어렵다. 양가 부모님의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되는 영역으로 신랑과 신부의 신경전도 최고조에 이르는 단계다.

결혼 인사도 남았다. 청첩장, 적어도 내가 받을 땐 결혼 날짜와 시간, 위치를 확인하는 종이일 뿐이었다. 하지만 내 청첩장을 만들자니,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전달하는 일은 만드는 것보다 몇 배 어렵다.

결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누군가의 남편이나 아내, 사위나 며느리가 되기까지 아직도 배울 것들이 많다.

◆ 男 “다이아가 크면 사랑도 커지나요?”

결혼반지의 값어치는 사랑의 크기에 비례할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럴리 없지만 결혼 준비 과정에선 종종 비상식이 상식이 된다. ‘평생에 한 번’,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워야 할 시기’같은 말에 예산을 훌쩍 넘는 비싼 반지를 사게 될 때도 있지만, 예물이 간소하다고 사랑도 간소한 것은 아니다.

혼수만큼 다툼을 부르는 것이 예물과 예단이다. 예물은 결혼때 주고 받는 결혼반지 등 패물이나 시계 등이고, 예단은 신부 측에서 신랑 측에 보내는 선물(현금이나 이불 등 현물)이다. 예물은 서로 상대의 것을 사주고, 예단은 신부 측이 준비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다. 예물과 예단은 양가 부모님이 준비 주체가 되는 경우가 많아 집안 사이의 자존심 싸움이 되거나 다툼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요즘은 집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신혼부부가 많아지는 만큼 신부측에 일방적으로 부담이 되는 예단을 아예 생략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예물과 예단의 비용은 평균 얼마나 될까. 한국소비자원이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예단은 1000명 중 734명이 주고 받았는데, 이들의 평균 예단 비용은 666만원이었다. 예물은 1000명 중 768명이 주고 받았고, 평균 737만원을 썼다. 10명 중 3~4명은 예물과 예단을 생략했는데, 주고 받았다면 총 1400만원 정도가 들었다는 얘기다.

우리의 경우엔 집 준비 비용을 양가에서 공동으로 부담한 만큼 예단을 생략했다. 예물도 최대한 간소하게 했다. 다이아몬드 반지는 평소 끼고 다니기 불편한데다 집에만 두면 도난 우려가 있어 아예 생략했다. 커플링에 예비신부 목걸이, 귀고리까지 다 해서 70만원 미만의 돈을 썼다. 물론 받는 사람이 먼저 간소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 예단은 우리집에서 먼저 받지 않겠다고 했고, 예물은 예비신부 의견을 반영해 준비했다.

청첩장. 일부 직접 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노력은 많이 들고 돈은 더 들어간다. 디자인은 디자인하는 친구에게 맡기고, 인쇄는 인쇄일 하는 친구에게 맡기면서 직접 청첩장을 제작해서 쓰는 지인을 본 적이 있다. 친구들에게 부탁하며 밥을 산 비용이 더 들었다고 했다. 물론 청첩장 만드는 과정 자체도 소중한 추억으로 생각한다면 추천한다. 하지만 비용을 절약하겠다면 그냥 업체를 이용하는 게 낫다.

만드는 것보다 돌리는 게 어려운 것이 청첩장이다. 아는 사람 모두에게 줄 수도 없고, 정말 친한 친구에게만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청첩장은 결혼식 초대장이다. 하지만 내 진심을 담은 초대장이 누군가에겐 청구서처럼 느껴질수도 있다. 아는 사람에게 무턱대고 남발할 수 없는 것이다.

신중하게 누구에게 청첩장을 돌릴지 고민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내가 주변에 너무 소홀했구나’ 하고 느끼는 게 씁쓸하지만 보통의 경우다.

어디까지 돌릴지 고민하는 일은 자연스레 주변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계기가 된다. 이렇게 무관심했던 주변을 돌아보고, 친구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준다는 것 만으로도 청첩을 돌리는 일은 의미가 있다.

◆ 女 “죄송한데, 청첩장 보내도 될까요”

“우리 결혼식인데 우리 마음에 들어야지.”
“부모님 손님도 생각해야지.”

여태까지 받았던 지인들의 청첩장이 왜 파스텔 톤 꽃무늬 일색인지 이해됐다. 디자인과 문구에 차별화를 줄 수 있다면 최고지만,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기에 결국 ‘안전한’ 선택을 했다. 청첩장은 결혼식 한 달 전에는 주문해야 한다. 여유 있게 인사하려면 빠를수록 좋다. 주문한 청첩장이 도착하면 본격적인 ‘배포’ 작업에 들어간다.

“어! 웬일이야? 결혼해?”

오랜만에 연락한 선배의 반응에 머쓱해졌다. 사실이다. 평소 연락도 없다가 결혼한다고 전화한 것이다. 선배에게 결국 “죄송한데, 청첩장 보내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수화기를 통해 들려온 폭소에 얼굴이 빨개졌지만, 이런 과정은 여러 번 반복됐다.

청첩장 돌릴 때, 고민되는 것은 두 가지다. 어디까지 돌릴 것인가, 또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평소 연락도 자주 하지 않던 사이에, 또는 최근 알게 된 사이에 “저 결혼합니다”라고 말하기 민망하다. 과거 누군가의 청첩장을 받아들고 축의금 청구서로 생각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나의 청첩장을 받고 부담스러워 할지, 또는 상대가 뒤늦게 결혼 소식을 알고 서운해 할지 그 마음을 헤아리기란 쉽지 않다.

누구한테까지 보내는 가에 대한 답은 없다. 상대의 결혼식에 갔거나, 최근 6개월 내에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명단에 추가했다. 사실 친밀함의 수준을 명확하게 가를 수 있는 기준은 없다. 상대의 결혼식에 가지 않았고, 6개월간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어도 그 누구보다 깊은 사이인 관계가 많았다.

청첩장을 전할 때는 전화연락과 우편배송, 직접 만남의 방법을 사용했다. 결혼 인사를 드리는 과정은 노력과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다.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결혼에 대한 반복되는 질문에 답을 하다보면 피로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청첩장을 계기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주변을 돌아보고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결혼은 인사의 연속이다. 결혼 전에는 초대의 의미로, 결혼 후에는 감사의 뜻으로 재차 인사를 한다. 평소 부모님께 배송돼 오던 감사장을 보며 이런 형식적인 인사가 무슨 의미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당사자가 되니, 시간을 내어 결혼식에 참석해준 하객에게 어떻게든 감사를 전하고 싶어진다. 꼭 우편 배송이 아니라도, 문자나 전화로 ‘결혼식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살겠습니다’는 인사를 전하면 된다. 감사 인사까지 마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돌아보면 별 것 없지만, 당시에는 버거운 것이 결혼 준비다. 친구의 1캐럿 다이아에 배 아프고, 예비 시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부르르 떠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결국 본게임은 결혼 이후다. 결혼 때 받은 축하를 자산으로 책임감 있게 잘 사는 것이 결혼의 완성 아닐까.
  • [결혼, 잘 알지도 못하면서…④] 연애가 제일 쉬웠어요!
    • 입력 2014-11-06 06:02:27
    • 수정2014-11-06 09:51:26
    문화
피곤했던 스드메, 두려웠던 프러포즈, 힘겨웠던 혼수 장만이 끝났다. 이제 식장 입장만 하면 될 것도 같은데 아직도 큰놈, 예단과 예물이 남았다. 예단·예물은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서 더 어렵다. 양가 부모님의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되는 영역으로 신랑과 신부의 신경전도 최고조에 이르는 단계다.

결혼 인사도 남았다. 청첩장, 적어도 내가 받을 땐 결혼 날짜와 시간, 위치를 확인하는 종이일 뿐이었다. 하지만 내 청첩장을 만들자니,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전달하는 일은 만드는 것보다 몇 배 어렵다.

결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누군가의 남편이나 아내, 사위나 며느리가 되기까지 아직도 배울 것들이 많다.

◆ 男 “다이아가 크면 사랑도 커지나요?”

결혼반지의 값어치는 사랑의 크기에 비례할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럴리 없지만 결혼 준비 과정에선 종종 비상식이 상식이 된다. ‘평생에 한 번’,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워야 할 시기’같은 말에 예산을 훌쩍 넘는 비싼 반지를 사게 될 때도 있지만, 예물이 간소하다고 사랑도 간소한 것은 아니다.

혼수만큼 다툼을 부르는 것이 예물과 예단이다. 예물은 결혼때 주고 받는 결혼반지 등 패물이나 시계 등이고, 예단은 신부 측에서 신랑 측에 보내는 선물(현금이나 이불 등 현물)이다. 예물은 서로 상대의 것을 사주고, 예단은 신부 측이 준비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다. 예물과 예단은 양가 부모님이 준비 주체가 되는 경우가 많아 집안 사이의 자존심 싸움이 되거나 다툼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요즘은 집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신혼부부가 많아지는 만큼 신부측에 일방적으로 부담이 되는 예단을 아예 생략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예물과 예단의 비용은 평균 얼마나 될까. 한국소비자원이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예단은 1000명 중 734명이 주고 받았는데, 이들의 평균 예단 비용은 666만원이었다. 예물은 1000명 중 768명이 주고 받았고, 평균 737만원을 썼다. 10명 중 3~4명은 예물과 예단을 생략했는데, 주고 받았다면 총 1400만원 정도가 들었다는 얘기다.

우리의 경우엔 집 준비 비용을 양가에서 공동으로 부담한 만큼 예단을 생략했다. 예물도 최대한 간소하게 했다. 다이아몬드 반지는 평소 끼고 다니기 불편한데다 집에만 두면 도난 우려가 있어 아예 생략했다. 커플링에 예비신부 목걸이, 귀고리까지 다 해서 70만원 미만의 돈을 썼다. 물론 받는 사람이 먼저 간소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 예단은 우리집에서 먼저 받지 않겠다고 했고, 예물은 예비신부 의견을 반영해 준비했다.

청첩장. 일부 직접 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노력은 많이 들고 돈은 더 들어간다. 디자인은 디자인하는 친구에게 맡기고, 인쇄는 인쇄일 하는 친구에게 맡기면서 직접 청첩장을 제작해서 쓰는 지인을 본 적이 있다. 친구들에게 부탁하며 밥을 산 비용이 더 들었다고 했다. 물론 청첩장 만드는 과정 자체도 소중한 추억으로 생각한다면 추천한다. 하지만 비용을 절약하겠다면 그냥 업체를 이용하는 게 낫다.

만드는 것보다 돌리는 게 어려운 것이 청첩장이다. 아는 사람 모두에게 줄 수도 없고, 정말 친한 친구에게만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청첩장은 결혼식 초대장이다. 하지만 내 진심을 담은 초대장이 누군가에겐 청구서처럼 느껴질수도 있다. 아는 사람에게 무턱대고 남발할 수 없는 것이다.

신중하게 누구에게 청첩장을 돌릴지 고민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내가 주변에 너무 소홀했구나’ 하고 느끼는 게 씁쓸하지만 보통의 경우다.

어디까지 돌릴지 고민하는 일은 자연스레 주변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계기가 된다. 이렇게 무관심했던 주변을 돌아보고, 친구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준다는 것 만으로도 청첩을 돌리는 일은 의미가 있다.

◆ 女 “죄송한데, 청첩장 보내도 될까요”

“우리 결혼식인데 우리 마음에 들어야지.”
“부모님 손님도 생각해야지.”

여태까지 받았던 지인들의 청첩장이 왜 파스텔 톤 꽃무늬 일색인지 이해됐다. 디자인과 문구에 차별화를 줄 수 있다면 최고지만,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기에 결국 ‘안전한’ 선택을 했다. 청첩장은 결혼식 한 달 전에는 주문해야 한다. 여유 있게 인사하려면 빠를수록 좋다. 주문한 청첩장이 도착하면 본격적인 ‘배포’ 작업에 들어간다.

“어! 웬일이야? 결혼해?”

오랜만에 연락한 선배의 반응에 머쓱해졌다. 사실이다. 평소 연락도 없다가 결혼한다고 전화한 것이다. 선배에게 결국 “죄송한데, 청첩장 보내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수화기를 통해 들려온 폭소에 얼굴이 빨개졌지만, 이런 과정은 여러 번 반복됐다.

청첩장 돌릴 때, 고민되는 것은 두 가지다. 어디까지 돌릴 것인가, 또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평소 연락도 자주 하지 않던 사이에, 또는 최근 알게 된 사이에 “저 결혼합니다”라고 말하기 민망하다. 과거 누군가의 청첩장을 받아들고 축의금 청구서로 생각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나의 청첩장을 받고 부담스러워 할지, 또는 상대가 뒤늦게 결혼 소식을 알고 서운해 할지 그 마음을 헤아리기란 쉽지 않다.

누구한테까지 보내는 가에 대한 답은 없다. 상대의 결혼식에 갔거나, 최근 6개월 내에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명단에 추가했다. 사실 친밀함의 수준을 명확하게 가를 수 있는 기준은 없다. 상대의 결혼식에 가지 않았고, 6개월간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어도 그 누구보다 깊은 사이인 관계가 많았다.

청첩장을 전할 때는 전화연락과 우편배송, 직접 만남의 방법을 사용했다. 결혼 인사를 드리는 과정은 노력과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다.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결혼에 대한 반복되는 질문에 답을 하다보면 피로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청첩장을 계기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주변을 돌아보고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결혼은 인사의 연속이다. 결혼 전에는 초대의 의미로, 결혼 후에는 감사의 뜻으로 재차 인사를 한다. 평소 부모님께 배송돼 오던 감사장을 보며 이런 형식적인 인사가 무슨 의미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당사자가 되니, 시간을 내어 결혼식에 참석해준 하객에게 어떻게든 감사를 전하고 싶어진다. 꼭 우편 배송이 아니라도, 문자나 전화로 ‘결혼식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살겠습니다’는 인사를 전하면 된다. 감사 인사까지 마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돌아보면 별 것 없지만, 당시에는 버거운 것이 결혼 준비다. 친구의 1캐럿 다이아에 배 아프고, 예비 시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부르르 떠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결국 본게임은 결혼 이후다. 결혼 때 받은 축하를 자산으로 책임감 있게 잘 사는 것이 결혼의 완성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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