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런던엔 왜 ‘꼬리물기’가 없을까?

입력 2014.11.06 (11:45) 수정 2014.11.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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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교통체증은 매우 심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심한 교통지옥 중 하나가 아마 런던일 것이다. 출퇴근 시간대는 말할 것도 없고 하루 종일 차가 막히면서 러시아워란 말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이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CEBR에 따르면 런던의 교통체증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지난해 85억달러(약 9조원)로 GDP의 0.8%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근본적으로 런던의 도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때 사용하던 좁고 구불구불한 마찻길을 그대로 포장해 사용하다 보니 절대적으로 도로가 좁고, 부족한 상황이다. 대부분 옛날 건물이어서 주차장이 없다 보니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 주차면까지 만들어 놓아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도로라고 할 수 없는 도로’가 많다. 설상가상으로 자전거와 오토바이들까지 좁은 도로를 공유하면서 그야말로 도로는 하루 종일 포화상태이다. 영국 정부는 도로를 늘리려 하고 있지만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영국이 도로를 넓히기 위해 오래된 건물들을 허무는 것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사진1. 런던의 출근길 도로 풍경. 오른쪽 얼룩말 무늬 말뚝은 도로 폭이 좁아 큰 차들이 다니지 못하도록 장애물을 설치해 놓은 것으로 런던 시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필자도 윔블던에서 런던 시내로 출근하면서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사무실까지는 16km 정도로 새벽이나 심야에는 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지만 대개 한 시간 20분, 심한 경우 두 시간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좁은 도로에 도로를 꽉 메운 자전거와 오토바이 부대를 피해 운전을 하다보면 거의 탈진한 상태가 되곤 한다. 


<사진2. 대중교통비가 엄청 비싼 영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 차량들 틈사이로 달리는 자전거들 때문에 운전자들과의 충돌도 종종 벌어지고 위험천만한 상황도 연출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런 구조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런던의 교통은 그런대로 일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좁은 옛날식 도로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로, 주차장 역할까지 하는 도로, 이런 도로를 자전거, 오토바이와 함께 사용하는 현실이라면 어쩌면 아예 도로가 마비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쨌든 멈추지 않고 차량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그렇다면 최악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런던은 어떻게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있는 것일까?

런던에 와서 운전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그렇게 차가 밀리는데도 ‘교차로 꼬리물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꼬리물기’를 안하기가 힘든 상황에서도 운전자들은 절대 ‘꼬리물기’를 하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교차로 중간에 멈춰서는 상황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습관화돼 있었다. 만약 지금의 런던의 교통 상황에서 ‘교차로 꼬리물기’까지 발생한다면 아마도 통제불능의 상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그나마 최악의 교통상황을 피하는 런던의 비결은 바로 ‘교차로 꼬리물기’가 없는데 있다.


<사진3. 런던의 교차로. 런던 시내의 교차로 중앙에는 ‘노란 박스(Yellow Box Junction)’가 그려져 있다. 이 노란 박스가 바로 꼬리물기를 없애는 런던의 비결이다.>

그렇다면 왜 영국은 ‘꼬리물기’가 없는 것일까? 비결은 바로 교차로의 ‘노란 박스(Yellow Box Junction)'에 있다. 런던의 거의 모든 교차로에는 ‘노란 박스’가 그려져 있다. 교차로의 중간지대에 노란색의 사각형을 만들어 놓고 절대 멈춰 있으면 안 되는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놓은 곳이다. 만약 ‘꼬리물기’를 하다가 신호가 바뀌어 교차로 안에서 멈춰 서게 되면 어김없이 CCTV에 찍혀 과태료가 날라 오게 된다. 과태료 액수는 160파운드 우리 돈으로 28만원 가량 된다.

예외는 없다.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이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 알아서 미리 그런 상황을 피해야 할 책임이 운전자들에게 있다. 때문에 교차로를 운전할 때는 노란 박스를 침범하지 않도록 운전자들이 정말 조심조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교차로에 접근할 때는 일단 차를 멈췄다가 ‘노란박스’ 건너편에 공간이 확보된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교차로를 건너는 것이 일반화 돼 교차로가 엉키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진4. 운전을 하다 ‘노란 박스’ 존이 앞에 보이면 반드시 건너편에 공간이 확보된 다음에 건너야 한다. 무심코 가다가 신호가 끊겨 ‘노란 박스’안에 멈춰 서게 되면 꼼짝없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영국은 이 ‘노란 박스’ 뿐만 아니라 도로에 여러 가지 다양한 주-정차나 교통 흐름 관련 규칙을 그려 놓고 있다. 주-정차에 관한 규칙부터 정지선, 침범해선 안될 지역, 속도 제한 등 다양한 규칙을 도로에 그려놓고 이를 통해 구조적인 교통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좁은 도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인데 매우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규칙들이어서 운전자들이 잘 따라줄 경우 차량 흐름을 돕는데 효과적으로 보인다. 문제는 어떻게 운전자들이 규칙을 잘 지키도록 하느냐가 관건인데 고액의 과태료와 영국식 강력한 법집행으로 해결하고 있다.

영국은 규칙 위반이나 범법에 대해서는 무자비할 정도로 엄격하게 책임을 물리고 있다. 가벼운 주차 위반을 하더라도 100파운드 정도(17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하고 신호, 속도 위반 등에 대해서도 벌점을 엄격하게 부과해 몇 번 위반을 했다가는 면허를 취소당하게 된다. 영국 사람들이 신사라서 법규를 잘 지키는게 아니라 과태료 액수도 크고 여기에 아예 면허를 취소시키는 강력한 법 집행이 있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지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도 영국에 오자마자 주차위반 과태료를 문 적이 있다. 필자는 집 앞 도로에 있는 거주자 주차 지역을 일 년에 90파운드(16만원 정도)를 내고 사용하고 있는데 어느날 거주자 주차 위반을 했다는 과태료 통지서를 받았다. 무려 165파운드(29만원 정도)나 되는 액수였다. 일 년치 주차료 보다 훨씬 큰 액수가 아닌가? 더구나 거주자 주차권을 갖고 있는데 위반이라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항의를 하자 거주자 주차지역이라고 해도 안 되는 주차공간이 있고 바로 그 곳에 필자가 주차를 했었다는 것이었다. 런던에 온지 얼마 안 돼 그런 룰을 몰랐다는 항의를 했지만 물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빨리 과태료를 내면 110파운드로 깍아 준다는 얘기에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이 돈을 내고 말았다. 이제 필자는 어디든 가서 주차할 때 반드시 그 곳의 주차 관련 정보를 꼼꼼하게 살핀 다음 주차를 하고 있다.


<사진5. 주차위반 과태료 고지서. 왼쪽 상단에 있는 165파운드(28만원)가 과태료인데 미리 납부하면 110파운드(20만원)로 깍아준다. 영국은 아무리 사소한 교통 위반이라도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액수를 부과해 강제력을 높이고 있다.>

“영국에선 양보 잘하고 클랙션을 잘 누르지 않는다”는 말도 옛말이다. 요즘 런던은 앞차가 좀 늦게 간다고 빵빵거리고, 끼어든다고 소리 지르고...이런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통법규는 군말 없이 철저하게 지킨다. 안 지킬 경우 치러야할 대가가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선진화돼있고 문화가 성숙됐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강력한 법규와 집행 관행 때문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도 최근 경찰이 ‘꼬리물기’ 근절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출퇴근 길 교차로에 교통정리 자원봉사자들이 없으면 과연 어떻게 될까?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나만 교차로를 먼저 빠져나가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들이 존재하는 한 교차로 문제, 나아가 교통 체증 완화는 절대 해결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모두가 빨리 가는 길을 만들기 위해 우리도 런던의 ‘노란 박스’를 참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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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런던엔 왜 ‘꼬리물기’가 없을까?
    • 입력 2014-11-06 11:45:26
    • 수정2014-11-06 17:33:09
    취재후·사건후
영국 런던의 교통체증은 매우 심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심한 교통지옥 중 하나가 아마 런던일 것이다. 출퇴근 시간대는 말할 것도 없고 하루 종일 차가 막히면서 러시아워란 말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이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CEBR에 따르면 런던의 교통체증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지난해 85억달러(약 9조원)로 GDP의 0.8%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근본적으로 런던의 도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때 사용하던 좁고 구불구불한 마찻길을 그대로 포장해 사용하다 보니 절대적으로 도로가 좁고, 부족한 상황이다. 대부분 옛날 건물이어서 주차장이 없다 보니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 주차면까지 만들어 놓아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도로라고 할 수 없는 도로’가 많다. 설상가상으로 자전거와 오토바이들까지 좁은 도로를 공유하면서 그야말로 도로는 하루 종일 포화상태이다. 영국 정부는 도로를 늘리려 하고 있지만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영국이 도로를 넓히기 위해 오래된 건물들을 허무는 것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사진1. 런던의 출근길 도로 풍경. 오른쪽 얼룩말 무늬 말뚝은 도로 폭이 좁아 큰 차들이 다니지 못하도록 장애물을 설치해 놓은 것으로 런던 시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필자도 윔블던에서 런던 시내로 출근하면서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사무실까지는 16km 정도로 새벽이나 심야에는 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지만 대개 한 시간 20분, 심한 경우 두 시간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좁은 도로에 도로를 꽉 메운 자전거와 오토바이 부대를 피해 운전을 하다보면 거의 탈진한 상태가 되곤 한다. 


<사진2. 대중교통비가 엄청 비싼 영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 차량들 틈사이로 달리는 자전거들 때문에 운전자들과의 충돌도 종종 벌어지고 위험천만한 상황도 연출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런 구조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런던의 교통은 그런대로 일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좁은 옛날식 도로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로, 주차장 역할까지 하는 도로, 이런 도로를 자전거, 오토바이와 함께 사용하는 현실이라면 어쩌면 아예 도로가 마비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쨌든 멈추지 않고 차량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그렇다면 최악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런던은 어떻게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있는 것일까?

런던에 와서 운전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그렇게 차가 밀리는데도 ‘교차로 꼬리물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꼬리물기’를 안하기가 힘든 상황에서도 운전자들은 절대 ‘꼬리물기’를 하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교차로 중간에 멈춰서는 상황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습관화돼 있었다. 만약 지금의 런던의 교통 상황에서 ‘교차로 꼬리물기’까지 발생한다면 아마도 통제불능의 상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그나마 최악의 교통상황을 피하는 런던의 비결은 바로 ‘교차로 꼬리물기’가 없는데 있다.


<사진3. 런던의 교차로. 런던 시내의 교차로 중앙에는 ‘노란 박스(Yellow Box Junction)’가 그려져 있다. 이 노란 박스가 바로 꼬리물기를 없애는 런던의 비결이다.>

그렇다면 왜 영국은 ‘꼬리물기’가 없는 것일까? 비결은 바로 교차로의 ‘노란 박스(Yellow Box Junction)'에 있다. 런던의 거의 모든 교차로에는 ‘노란 박스’가 그려져 있다. 교차로의 중간지대에 노란색의 사각형을 만들어 놓고 절대 멈춰 있으면 안 되는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놓은 곳이다. 만약 ‘꼬리물기’를 하다가 신호가 바뀌어 교차로 안에서 멈춰 서게 되면 어김없이 CCTV에 찍혀 과태료가 날라 오게 된다. 과태료 액수는 160파운드 우리 돈으로 28만원 가량 된다.

예외는 없다.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이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 알아서 미리 그런 상황을 피해야 할 책임이 운전자들에게 있다. 때문에 교차로를 운전할 때는 노란 박스를 침범하지 않도록 운전자들이 정말 조심조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교차로에 접근할 때는 일단 차를 멈췄다가 ‘노란박스’ 건너편에 공간이 확보된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교차로를 건너는 것이 일반화 돼 교차로가 엉키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진4. 운전을 하다 ‘노란 박스’ 존이 앞에 보이면 반드시 건너편에 공간이 확보된 다음에 건너야 한다. 무심코 가다가 신호가 끊겨 ‘노란 박스’안에 멈춰 서게 되면 꼼짝없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영국은 이 ‘노란 박스’ 뿐만 아니라 도로에 여러 가지 다양한 주-정차나 교통 흐름 관련 규칙을 그려 놓고 있다. 주-정차에 관한 규칙부터 정지선, 침범해선 안될 지역, 속도 제한 등 다양한 규칙을 도로에 그려놓고 이를 통해 구조적인 교통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좁은 도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인데 매우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규칙들이어서 운전자들이 잘 따라줄 경우 차량 흐름을 돕는데 효과적으로 보인다. 문제는 어떻게 운전자들이 규칙을 잘 지키도록 하느냐가 관건인데 고액의 과태료와 영국식 강력한 법집행으로 해결하고 있다.

영국은 규칙 위반이나 범법에 대해서는 무자비할 정도로 엄격하게 책임을 물리고 있다. 가벼운 주차 위반을 하더라도 100파운드 정도(17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하고 신호, 속도 위반 등에 대해서도 벌점을 엄격하게 부과해 몇 번 위반을 했다가는 면허를 취소당하게 된다. 영국 사람들이 신사라서 법규를 잘 지키는게 아니라 과태료 액수도 크고 여기에 아예 면허를 취소시키는 강력한 법 집행이 있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지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도 영국에 오자마자 주차위반 과태료를 문 적이 있다. 필자는 집 앞 도로에 있는 거주자 주차 지역을 일 년에 90파운드(16만원 정도)를 내고 사용하고 있는데 어느날 거주자 주차 위반을 했다는 과태료 통지서를 받았다. 무려 165파운드(29만원 정도)나 되는 액수였다. 일 년치 주차료 보다 훨씬 큰 액수가 아닌가? 더구나 거주자 주차권을 갖고 있는데 위반이라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항의를 하자 거주자 주차지역이라고 해도 안 되는 주차공간이 있고 바로 그 곳에 필자가 주차를 했었다는 것이었다. 런던에 온지 얼마 안 돼 그런 룰을 몰랐다는 항의를 했지만 물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빨리 과태료를 내면 110파운드로 깍아 준다는 얘기에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이 돈을 내고 말았다. 이제 필자는 어디든 가서 주차할 때 반드시 그 곳의 주차 관련 정보를 꼼꼼하게 살핀 다음 주차를 하고 있다.


<사진5. 주차위반 과태료 고지서. 왼쪽 상단에 있는 165파운드(28만원)가 과태료인데 미리 납부하면 110파운드(20만원)로 깍아준다. 영국은 아무리 사소한 교통 위반이라도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액수를 부과해 강제력을 높이고 있다.>

“영국에선 양보 잘하고 클랙션을 잘 누르지 않는다”는 말도 옛말이다. 요즘 런던은 앞차가 좀 늦게 간다고 빵빵거리고, 끼어든다고 소리 지르고...이런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통법규는 군말 없이 철저하게 지킨다. 안 지킬 경우 치러야할 대가가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선진화돼있고 문화가 성숙됐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강력한 법규와 집행 관행 때문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도 최근 경찰이 ‘꼬리물기’ 근절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출퇴근 길 교차로에 교통정리 자원봉사자들이 없으면 과연 어떻게 될까?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나만 교차로를 먼저 빠져나가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들이 존재하는 한 교차로 문제, 나아가 교통 체증 완화는 절대 해결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모두가 빨리 가는 길을 만들기 위해 우리도 런던의 ‘노란 박스’를 참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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