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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안심 시키려한 작은 거짓말이 42억 사기로…
입력 2014.11.06 (12:37) 수정 2014.11.06 (13:44) 연합뉴스
어머니를 안심시키려는 작은 거짓말에 점차 살이 붙으면서 수십억원대의 사기 사건으로 발전하는 어이 없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 4부(부장검사 전승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사촌 자매 사이인 박모(23)씨와 장모(38)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대학중퇴 후 특별한 직업 없이 지내던 박씨는 지난해 7월께 아르바이트비를 모아 K3 승용차를 할부 구입해 어머니에게 선물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무슨 돈이 생겨서 차를 사주느냐고 걱정했고, 취직을 못하고 있던 박씨는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파워블로거여서 할인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고 둘러댔다.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활동하는 파워블로거 중 영향력 기준 2위로 유명하기 때문에 해당 포털과 관련 업체로부터 파격적인 협찬을 받고 있다고 거짓말한 것이다.

실상 박씨 블로그의 포스팅 개수는 손에 꼽을 수준이고 접속자도 거의 없었다.

문제는 어머니가 "딸이 명품 등을 싸게 살 수 있다"고 자랑한 탓에 친인척들이 앞다퉈 박씨에게 부탁을 해오면서 커졌다.

조사결과 박씨는 어머니의 체면 때문에 처음에는 손해를 봐 가며 직접 명품을 사 전달하고 모자란 돈은 신용대출과 현금서비스로 메꿨다.

그러다가 사촌언니인 장씨가 친인척을 넘어 업무상 지인들의 명품 구입까지 대행해달라고 요구하자 거짓말이란 사실을 실토했다.

하지만 장씨는 이미 지인들에게 싼 값에 명품을 사주겠다고 자랑한 만큼 체면 때문에라도 멈출 수 없다며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구매 희망자를 찾아 속칭 '돌려막기'에 나섰다.

결국 이들은 작년 11월 18일부터 올해 8월 4일까지 수입자동차와 골드바, 고급주택, 골프회원권 등을 30∼70% 싸게 구매해 준다며 피해자 21명으로부터 70여차례에 걸쳐 42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부유층으로 현역 야구선수와 중견기업 회장 부인 등도 포함돼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와 장씨는 가로챈 돈을 거의 전부 돌려막기에 썼기 때문에 본인들이 챙긴 돈은 별로 없었다"면서 "돌려막기는 결국은 터지게 돼 있는데도 당장 상황을 모면하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어머니를 안심시키려는 박씨의 작은 거짓말이 부유층과 어울리고 싶은 장씨의 허영심, 피해자들의 명품 욕심과 결합해 거액의 사기로 진화·발전한 것으로 우리 사회의 그릇된 단면을 극명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어머니 안심 시키려한 작은 거짓말이 42억 사기로…
    • 입력 2014-11-06 12:37:15
    • 수정2014-11-06 13:44:16
    연합뉴스
어머니를 안심시키려는 작은 거짓말에 점차 살이 붙으면서 수십억원대의 사기 사건으로 발전하는 어이 없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 4부(부장검사 전승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사촌 자매 사이인 박모(23)씨와 장모(38)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대학중퇴 후 특별한 직업 없이 지내던 박씨는 지난해 7월께 아르바이트비를 모아 K3 승용차를 할부 구입해 어머니에게 선물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무슨 돈이 생겨서 차를 사주느냐고 걱정했고, 취직을 못하고 있던 박씨는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파워블로거여서 할인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고 둘러댔다.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활동하는 파워블로거 중 영향력 기준 2위로 유명하기 때문에 해당 포털과 관련 업체로부터 파격적인 협찬을 받고 있다고 거짓말한 것이다.

실상 박씨 블로그의 포스팅 개수는 손에 꼽을 수준이고 접속자도 거의 없었다.

문제는 어머니가 "딸이 명품 등을 싸게 살 수 있다"고 자랑한 탓에 친인척들이 앞다퉈 박씨에게 부탁을 해오면서 커졌다.

조사결과 박씨는 어머니의 체면 때문에 처음에는 손해를 봐 가며 직접 명품을 사 전달하고 모자란 돈은 신용대출과 현금서비스로 메꿨다.

그러다가 사촌언니인 장씨가 친인척을 넘어 업무상 지인들의 명품 구입까지 대행해달라고 요구하자 거짓말이란 사실을 실토했다.

하지만 장씨는 이미 지인들에게 싼 값에 명품을 사주겠다고 자랑한 만큼 체면 때문에라도 멈출 수 없다며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구매 희망자를 찾아 속칭 '돌려막기'에 나섰다.

결국 이들은 작년 11월 18일부터 올해 8월 4일까지 수입자동차와 골드바, 고급주택, 골프회원권 등을 30∼70% 싸게 구매해 준다며 피해자 21명으로부터 70여차례에 걸쳐 42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부유층으로 현역 야구선수와 중견기업 회장 부인 등도 포함돼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와 장씨는 가로챈 돈을 거의 전부 돌려막기에 썼기 때문에 본인들이 챙긴 돈은 별로 없었다"면서 "돌려막기는 결국은 터지게 돼 있는데도 당장 상황을 모면하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어머니를 안심시키려는 박씨의 작은 거짓말이 부유층과 어울리고 싶은 장씨의 허영심, 피해자들의 명품 욕심과 결합해 거액의 사기로 진화·발전한 것으로 우리 사회의 그릇된 단면을 극명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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