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자동차 양허 제외, 이익이야? 손해야?

입력 2014.11.10 (16:28) 수정 2014.11.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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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양국이 협상 시작 30개월만에 전격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부문이 통째로 양허품목에서 제외됐다. 양국 모두가 자동차 부문에서 관세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국 입장에서 자동차는 늘 FTA 단골 수혜업종이었고, 한중 FTA를 앞두고도 가장 수혜가 기대되는 부문이었던 만큼 자동차 양허 품목 제외는 업계 관계자들에게 충격적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중 FTA 조기타결이라는 성과를 위해 실리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자동차 부문 양허 제외가 실제로 손해가 될지 이익이 될지 따져봤다.

◆협상 전 최대 수혜는 늘 자동차

지난 7월 일제히 쏟아졌던 증권가 보고서는 물론 오늘(10일) 발표된 보고서에서도 자동차는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이었다. 현대차,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의 경우 중국에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어 큰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자동차 부품업종의 경우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많았다. 특히 자동차부분은 제조업 중 관세율이 가장 높아 더욱 수혜를 기대케 했다.

지난 7월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중 FTA가 연내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자동차, 자동차 부품, 화장품 등의 업종에서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완성차에 대한 중국의 수입관세가 22.5%로 한국의 수입차 관세인 8%보다 훨씬 높아 중국시장에서 경쟁상대인 일본차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우리투자증권도 오늘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중 FTA가 발효되면 5년 후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0.92~1.25% 추가 확대될 것"이라면서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과 운송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업종의 경우 한국의 경쟁력 및 현재 중국 높은 관세율을 감안하면 FTA 효과가 긍정적"이라며 "특히, 부품기업은 합작회사로 중국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완성차와 달리 완전자회사 형태의 사업이 가능해 중국 사업의 기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빼면 "남는게 없다" VS "오히려 잘됐다"

이처럼 장밋빛 전망에 부풀었던 만큼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큰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았던 완성차 업체보다는 대부분 수혜를 기대했던 부품업체의 경우 양허품목 제외로 인한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 중국이 받는 제조업 평균 관세가 3.6%가량 되는데 자동차와 부품은 평균 15%가량으로 주요 품목 중 가장 높기 때문에 효과가 크게 기대 됐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IT쪽은 관세가 0~1% 수준으로 애당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며 "특히 완성차 보다는 부품업체 쪽의 수혜가 기대됐었는데, 자동차 부문이 양허 품목에서 제외된 게 맞다면 스토리(전체 손익계산서)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동차 부문의 양허품목 제외가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부문 관세철폐가 단기적으로는 좋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BMW, GM 등 중국에 생산공장을 둔 글로벌 브랜드에게 한국 시장을 열어주는 꼴이 될 수 있어 손해가 더 클 수 있다"며 "양허품목 제외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지금 같은 성장기조를 유지하지 못하면 언젠가 과잉생산 문제가 발생하게 될 수 있고, 그 때 한국시장에 중국에서 생산된 저렴한 글로벌 브랜드 자동차가 쏟아져 들어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부품업체 역시 마찬가지"라며 "단기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겠지만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생산공장에서 만들어진 부품이 국내 시장을 점유하게 되면 결국 국내 부품업체에 손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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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 FTA 자동차 양허 제외, 이익이야? 손해야?
    • 입력 2014-11-10 16:28:25
    • 수정2014-11-10 16:28:52
    경제
한·중 양국이 협상 시작 30개월만에 전격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부문이 통째로 양허품목에서 제외됐다. 양국 모두가 자동차 부문에서 관세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국 입장에서 자동차는 늘 FTA 단골 수혜업종이었고, 한중 FTA를 앞두고도 가장 수혜가 기대되는 부문이었던 만큼 자동차 양허 품목 제외는 업계 관계자들에게 충격적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중 FTA 조기타결이라는 성과를 위해 실리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자동차 부문 양허 제외가 실제로 손해가 될지 이익이 될지 따져봤다. ◆협상 전 최대 수혜는 늘 자동차 지난 7월 일제히 쏟아졌던 증권가 보고서는 물론 오늘(10일) 발표된 보고서에서도 자동차는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이었다. 현대차,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의 경우 중국에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어 큰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자동차 부품업종의 경우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많았다. 특히 자동차부분은 제조업 중 관세율이 가장 높아 더욱 수혜를 기대케 했다. 지난 7월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중 FTA가 연내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자동차, 자동차 부품, 화장품 등의 업종에서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완성차에 대한 중국의 수입관세가 22.5%로 한국의 수입차 관세인 8%보다 훨씬 높아 중국시장에서 경쟁상대인 일본차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우리투자증권도 오늘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중 FTA가 발효되면 5년 후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0.92~1.25% 추가 확대될 것"이라면서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과 운송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업종의 경우 한국의 경쟁력 및 현재 중국 높은 관세율을 감안하면 FTA 효과가 긍정적"이라며 "특히, 부품기업은 합작회사로 중국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완성차와 달리 완전자회사 형태의 사업이 가능해 중국 사업의 기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빼면 "남는게 없다" VS "오히려 잘됐다" 이처럼 장밋빛 전망에 부풀었던 만큼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큰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았던 완성차 업체보다는 대부분 수혜를 기대했던 부품업체의 경우 양허품목 제외로 인한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 중국이 받는 제조업 평균 관세가 3.6%가량 되는데 자동차와 부품은 평균 15%가량으로 주요 품목 중 가장 높기 때문에 효과가 크게 기대 됐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IT쪽은 관세가 0~1% 수준으로 애당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며 "특히 완성차 보다는 부품업체 쪽의 수혜가 기대됐었는데, 자동차 부문이 양허 품목에서 제외된 게 맞다면 스토리(전체 손익계산서)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동차 부문의 양허품목 제외가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부문 관세철폐가 단기적으로는 좋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BMW, GM 등 중국에 생산공장을 둔 글로벌 브랜드에게 한국 시장을 열어주는 꼴이 될 수 있어 손해가 더 클 수 있다"며 "양허품목 제외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지금 같은 성장기조를 유지하지 못하면 언젠가 과잉생산 문제가 발생하게 될 수 있고, 그 때 한국시장에 중국에서 생산된 저렴한 글로벌 브랜드 자동차가 쏟아져 들어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부품업체 역시 마찬가지"라며 "단기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겠지만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생산공장에서 만들어진 부품이 국내 시장을 점유하게 되면 결국 국내 부품업체에 손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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