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땅 꺼짐’ 이어 이번엔 ‘건물 침하’, 왜?

입력 2014.11.17 (08:09) 수정 2014.11.1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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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석 달 전, 서울 석촌호수 인근에서 발견된 거대 동공입니다.

당시 서울시는 이 땅꺼짐 현상이 9호선 지하철 공사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잠정 결론 냈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는 이 근처에서 건물이 기울고 있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서울시가 원인 규명에 나섰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기고 있는 걸까요?

먼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송파구에 있는 5층짜리 다세대 건물입니다.

한 쪽으로 기운 건물을 떠받치고, 수평을 맞추는 보강 공사가 한창입니다.

주민들은 건물이 기울고 있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이춘화(거주민) : "(바닥) 이 사이가 자꾸 벌어지잖아요. 이렇게 벌어졌어요. 이런 데는 튀어 올라왔잖아요. (입주할 때는 안 그랬어요.) 그런데 점점 벌어지더라고요. 바닥 이런 데요."

베란다에는 벽 곳곳이 갈라져 있고, 옷장 문은 잘 닫히지 않습니다.

둥근 살충제 용기를 바닥에 내려놓았더니, 한쪽으로 데굴데굴 굴러갑니다.

입주자들은 지난해부터 건물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조금씩 느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정차은(거주민) : "1층 계단에 물이 배수가 되지 않아서 안 빠진 적이 있는데, 한쪽에만 유독 몰려가지고 고여서 이게 뭐지? (했고요.) 물건을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도 갑자기 한쪽으로 이상하게 굴러가는 현상이 있었어요."

외부에서 레이저 기기로 측정을 해봤더니, 실제로 건물이 2~3도 정도 기울어져 있습니다.

<인터뷰> 이수곤(서울시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이것이 90도가 아니고요. 기울어져 있잖아요. 이렇게 해서 기울어져 있어요. 금도 많이 가있고요."

그렇다면 멀쩡한 건물이 왜 기울고 있는걸까?

현장을 조사한 전문가들은 일부 지반침하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심각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혹시모를 위험을 막기 위해 보강공사가 필요하다는 입장.

<인터뷰> 박창근(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지금 현장을 조사해 본 결과 건물의 한쪽 면에서 한 1.5센티미터 정도 주저앉은 것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지반침하가 일어나게 된 건, 인근 50미터 거리에서 이뤄지고 있는 지하철 공사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이춘화(거주민) : "지하철 공사할 때 집이 흔들릴 때 ‘이러다 집이 무너지는 것 아니야?’ 하고 정말 무서웠어요. 갑자기 집이 흔들흔들하면 제가 깜짝 놀라가지고 내려가 본적도 있죠."

<녹취> 인근 주민 (음성변조) : "(지하철 9호선) 저 공사 때문에 그렇다니까요. 여태껏 그런 일이 없었어요. 20년, 30년 돼도요."

문제는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건물이 이 한 곳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동네에서,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이 기울어진 것 같다며 주민 센터에 민원을 제기한 건물이 5곳에 이릅니다.

<인터뷰> 최완승(인근 주민) : "왜 걱정이 안 되겠어요. ‘아 집이 흔들리는구나.’ (하고) 누워있으면 쿵쿵쿵 소리가 난다고요. 진동이 심하다고요."

주민 불안이 확산되자, 서울시와 송파구청은 지난 11일부터 이틀 동안 긴급 안전점검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조사결과 일단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데요.

<녹취> 한동근(서울시 도시기반본부 도시철도 토목부장) : "1차적인 (건물) 사용성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는) ‘지금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인근 지하철 9호선 시공사측은 공사 시작 전에 주변 안전 점검을 진행했고, 지반 침하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실드공법이 사용되지 않았다며, 서울시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

서울시는 지반 침하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인터뷰> 박창근(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건물 기울어짐의) 원인을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지하철 공사에 의해서 지하수가 과다하게 빠져나오게 되면, 모래나 흙도 같이 빠져나오게 되거든요.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 건물들이 기우뚱해질 수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건물을 지을 때 기초를 부실하게 할 경우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반이 약해지면 그렇게 주저앉는 그런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건물이 기운 원인을 밝힐 정밀 조사 결과는 두 달 뒤에 나올 예정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5개 건물이 동시에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다는 걸 봤을 때, 그냥 넘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을 더 불안에 떨게 하는 건, 이런 심상치 않은 일들이 최근 몇 달 사이 이 일대에서 집중되고 있다는 겁니다.

<리포트>

지난 6월 말부터 서울 송파구 일대를 공포에 몰아넣은 땅 꺼짐, 일명 싱크홀 현상.

<녹취> 인근 주민 (지난 8월, 음성변조) : "언제 어느 때 갑자기 (도로가) 무너진다고 하면, 버스가 빠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많은 승객들을 싣고요. 지금 이렇게 갑자기 꺼지는 상황인데요."

당시, 이 일대에서 두 달 동안에만 대 여섯 개의 싱크홀이 잇따라 발견돼 서울시가 긴급 조사를 벌였습니다.

<녹취> 서울시 관계자 (지난 7월. 음성변조) : "(도로 침하 원인조사) 결론은 석촌 호수나 롯데월드 공사하고는 관련이 없고, 이전의 공공하수관의 이상, 수도 누수, 이런 것에 의해서 (도로) 침하가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지하차도 아래서 지반 유실에 의한 지하 빈공간이 발견됩니다.

폭이 8미터, 길이가 무려 80미터에 이르는 거대 동공을 포함해 크고 작은 동공 7개가 발견돼 충격을 줬습니다.

<녹취> 박창근(교수/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지난 8월) : "이것이 다행히 일찍 발견이 돼서 다행이지, 만약에 발견을 못했으면 저렇게 지금 도로가 주저앉게 돼요. 이쪽도 계속 주저앉게 되고요. 양쪽이요."

당시 이 동공이 발견된 지점과 이번에 문제가 된 ‘건물 기울어짐’ 현상이 나타난 지점과는 불과 1.5킬로미터 거리.

석 달 사이 가까운 지역에서, 이런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주민들은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인근 주민 (음성변조) : "(다른 곳도) 무너질까봐 불안하죠. 무척 불안하죠."

<녹취> ‘기울어짐’ 건물 거주민 (음성변조) : "어저께 우리 집에 세입자는 나가겠대요. 그래서 웬일이야 그랬더니, 아니 ‘주인 아주머니 (이유를) 몰라서 나한테 왜 나가느냐고 물어보세요?’ (해요.) 그럼 (건물 기울어짐) 이것 때문에 그러느냐 했더니 그렇대요."

주민들은 조속히 원인을 찾아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녹취> 거주민 (음성변조) : "주민들도 답답하죠. 주민들도 땅 꺼짐 현상에서 오는 것인가, 왜 점점 이렇게 벌어지느냐 그러니까 국가기관에서 와서 정확히 보고 안전진단을 해서 (원인이) 무엇이라고 이야기를 해 줘야죠."

지반침하와 지하동공, 여기에 건물 기울어짐 현상까지.

커지는 주민 불안을 감안해, 정확한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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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땅 꺼짐’ 이어 이번엔 ‘건물 침하’, 왜?
    • 입력 2014-11-17 08:12:01
    • 수정2014-11-17 08: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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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전, 서울 석촌호수 인근에서 발견된 거대 동공입니다.

당시 서울시는 이 땅꺼짐 현상이 9호선 지하철 공사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잠정 결론 냈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는 이 근처에서 건물이 기울고 있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서울시가 원인 규명에 나섰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기고 있는 걸까요?

먼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송파구에 있는 5층짜리 다세대 건물입니다.

한 쪽으로 기운 건물을 떠받치고, 수평을 맞추는 보강 공사가 한창입니다.

주민들은 건물이 기울고 있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이춘화(거주민) : "(바닥) 이 사이가 자꾸 벌어지잖아요. 이렇게 벌어졌어요. 이런 데는 튀어 올라왔잖아요. (입주할 때는 안 그랬어요.) 그런데 점점 벌어지더라고요. 바닥 이런 데요."

베란다에는 벽 곳곳이 갈라져 있고, 옷장 문은 잘 닫히지 않습니다.

둥근 살충제 용기를 바닥에 내려놓았더니, 한쪽으로 데굴데굴 굴러갑니다.

입주자들은 지난해부터 건물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조금씩 느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정차은(거주민) : "1층 계단에 물이 배수가 되지 않아서 안 빠진 적이 있는데, 한쪽에만 유독 몰려가지고 고여서 이게 뭐지? (했고요.) 물건을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도 갑자기 한쪽으로 이상하게 굴러가는 현상이 있었어요."

외부에서 레이저 기기로 측정을 해봤더니, 실제로 건물이 2~3도 정도 기울어져 있습니다.

<인터뷰> 이수곤(서울시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이것이 90도가 아니고요. 기울어져 있잖아요. 이렇게 해서 기울어져 있어요. 금도 많이 가있고요."

그렇다면 멀쩡한 건물이 왜 기울고 있는걸까?

현장을 조사한 전문가들은 일부 지반침하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심각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혹시모를 위험을 막기 위해 보강공사가 필요하다는 입장.

<인터뷰> 박창근(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지금 현장을 조사해 본 결과 건물의 한쪽 면에서 한 1.5센티미터 정도 주저앉은 것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지반침하가 일어나게 된 건, 인근 50미터 거리에서 이뤄지고 있는 지하철 공사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이춘화(거주민) : "지하철 공사할 때 집이 흔들릴 때 ‘이러다 집이 무너지는 것 아니야?’ 하고 정말 무서웠어요. 갑자기 집이 흔들흔들하면 제가 깜짝 놀라가지고 내려가 본적도 있죠."

<녹취> 인근 주민 (음성변조) : "(지하철 9호선) 저 공사 때문에 그렇다니까요. 여태껏 그런 일이 없었어요. 20년, 30년 돼도요."

문제는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건물이 이 한 곳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동네에서,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이 기울어진 것 같다며 주민 센터에 민원을 제기한 건물이 5곳에 이릅니다.

<인터뷰> 최완승(인근 주민) : "왜 걱정이 안 되겠어요. ‘아 집이 흔들리는구나.’ (하고) 누워있으면 쿵쿵쿵 소리가 난다고요. 진동이 심하다고요."

주민 불안이 확산되자, 서울시와 송파구청은 지난 11일부터 이틀 동안 긴급 안전점검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조사결과 일단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데요.

<녹취> 한동근(서울시 도시기반본부 도시철도 토목부장) : "1차적인 (건물) 사용성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는) ‘지금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인근 지하철 9호선 시공사측은 공사 시작 전에 주변 안전 점검을 진행했고, 지반 침하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실드공법이 사용되지 않았다며, 서울시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

서울시는 지반 침하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인터뷰> 박창근(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건물 기울어짐의) 원인을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지하철 공사에 의해서 지하수가 과다하게 빠져나오게 되면, 모래나 흙도 같이 빠져나오게 되거든요.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 건물들이 기우뚱해질 수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건물을 지을 때 기초를 부실하게 할 경우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반이 약해지면 그렇게 주저앉는 그런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건물이 기운 원인을 밝힐 정밀 조사 결과는 두 달 뒤에 나올 예정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5개 건물이 동시에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다는 걸 봤을 때, 그냥 넘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을 더 불안에 떨게 하는 건, 이런 심상치 않은 일들이 최근 몇 달 사이 이 일대에서 집중되고 있다는 겁니다.

<리포트>

지난 6월 말부터 서울 송파구 일대를 공포에 몰아넣은 땅 꺼짐, 일명 싱크홀 현상.

<녹취> 인근 주민 (지난 8월, 음성변조) : "언제 어느 때 갑자기 (도로가) 무너진다고 하면, 버스가 빠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많은 승객들을 싣고요. 지금 이렇게 갑자기 꺼지는 상황인데요."

당시, 이 일대에서 두 달 동안에만 대 여섯 개의 싱크홀이 잇따라 발견돼 서울시가 긴급 조사를 벌였습니다.

<녹취> 서울시 관계자 (지난 7월. 음성변조) : "(도로 침하 원인조사) 결론은 석촌 호수나 롯데월드 공사하고는 관련이 없고, 이전의 공공하수관의 이상, 수도 누수, 이런 것에 의해서 (도로) 침하가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지하차도 아래서 지반 유실에 의한 지하 빈공간이 발견됩니다.

폭이 8미터, 길이가 무려 80미터에 이르는 거대 동공을 포함해 크고 작은 동공 7개가 발견돼 충격을 줬습니다.

<녹취> 박창근(교수/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지난 8월) : "이것이 다행히 일찍 발견이 돼서 다행이지, 만약에 발견을 못했으면 저렇게 지금 도로가 주저앉게 돼요. 이쪽도 계속 주저앉게 되고요. 양쪽이요."

당시 이 동공이 발견된 지점과 이번에 문제가 된 ‘건물 기울어짐’ 현상이 나타난 지점과는 불과 1.5킬로미터 거리.

석 달 사이 가까운 지역에서, 이런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주민들은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인근 주민 (음성변조) : "(다른 곳도) 무너질까봐 불안하죠. 무척 불안하죠."

<녹취> ‘기울어짐’ 건물 거주민 (음성변조) : "어저께 우리 집에 세입자는 나가겠대요. 그래서 웬일이야 그랬더니, 아니 ‘주인 아주머니 (이유를) 몰라서 나한테 왜 나가느냐고 물어보세요?’ (해요.) 그럼 (건물 기울어짐) 이것 때문에 그러느냐 했더니 그렇대요."

주민들은 조속히 원인을 찾아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녹취> 거주민 (음성변조) : "주민들도 답답하죠. 주민들도 땅 꺼짐 현상에서 오는 것인가, 왜 점점 이렇게 벌어지느냐 그러니까 국가기관에서 와서 정확히 보고 안전진단을 해서 (원인이) 무엇이라고 이야기를 해 줘야죠."

지반침하와 지하동공, 여기에 건물 기울어짐 현상까지.

커지는 주민 불안을 감안해, 정확한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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