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민 개혁안 20일 발표…정치권 긴장 고조

입력 2014.11.20 (02:49) 수정 2014.11.20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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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대 500만 명의 불법 이민자에게 합법적인 체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민개혁안을 20일(현지시간) 오후 발표한다.

이민개혁에 미온적인 공화당 주도의 의회를 '우회'하겠다는 전략이지만, 공화당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백악관은 19일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날 오후 8시 전국에 생중계되는 특별연설을 통해 자신의 청사진과 행정명령 계획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 메시지에서 "미국의 이민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점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며 "불행하게도 워싱턴 정치권이 너무나 오랫동안 이 문제를 곪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합법적인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시스템이 더 잘 작동하도록 하려는 게 목적"이라며 "이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풀 수 있게 의회와도 계속 협력하면서 초당적이고 포괄적인 이민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민개혁안을 발표하고 나서 다음 날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를 찾는다.

그는 지난해 1월에도 이곳 델솔 고교에서 이민 관련 법안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학생의 54%가 히스패닉 계열인 이 학교에서 그는 "상식적이고 광범위한 이민개혁에 나설 시점이 됐다. 이민개혁을 끝없는 논쟁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네바다는 지난 4일 중간선거에서 참패해 공화당에 상·하원을 모두 내준 민주당의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전체 불법 체류자 1천170만 명 가운데 최대 500만 명의 추방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시민권 또는 합법적 체류 권한을 가진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일정 기간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면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취업허가증을 발급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숙련 기술을 가진 외국인에게 더 많은 비자를 발급하는 동시에 불법 이민을 막고자 멕시코와의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이민정책연구소(MPI) 통계를 인용해 불법 체류 기간을 최소 5년으로 잡으면 330만 명이 직접 혜택을 보고 이를 10년으로 좀 더 까다롭게 하면 250만 명이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대상을 어릴 적 미국에 불법 입국한 이민자와 그들의 부모 등으로 확대하면 100만여 명이 또 추가돼 추방 유예 대상자가 최대 50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이민개혁 관련 첫 행정명령을 통해 16세가 되기 전에 미국에 불법 입국해 최소 5년 이상 거주하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거나 고교를 졸업한 30세 이하의 외국인에 대한 추방을 유예해 176만 명을 구제한 바 있다.

그러나 중간선거에서 압승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일방적인 행정 조치를 권한 남용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연말 정치권의 극한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존 코닌(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이날 "역대 대통령 가운데 현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가장 남발하면서 공화당이 상식적인 수준의 이민개혁 법안을 지지하는 데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의 대변인인 마이클 스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민의를 거슬러 무법의 제왕처럼 행동하고 있고 이 현안에 대해 의회가 행동할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행정명령을 무산시키기 위해 2015회계연도 예산안과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해 지난해와 같은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재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이날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민의 48%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 발동에 반대하는 반면 찬성률은 38%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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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이민 개혁안 20일 발표…정치권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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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11-20 06: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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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대 500만 명의 불법 이민자에게 합법적인 체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민개혁안을 20일(현지시간) 오후 발표한다.

이민개혁에 미온적인 공화당 주도의 의회를 '우회'하겠다는 전략이지만, 공화당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백악관은 19일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날 오후 8시 전국에 생중계되는 특별연설을 통해 자신의 청사진과 행정명령 계획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 메시지에서 "미국의 이민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점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며 "불행하게도 워싱턴 정치권이 너무나 오랫동안 이 문제를 곪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합법적인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시스템이 더 잘 작동하도록 하려는 게 목적"이라며 "이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풀 수 있게 의회와도 계속 협력하면서 초당적이고 포괄적인 이민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민개혁안을 발표하고 나서 다음 날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를 찾는다.

그는 지난해 1월에도 이곳 델솔 고교에서 이민 관련 법안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학생의 54%가 히스패닉 계열인 이 학교에서 그는 "상식적이고 광범위한 이민개혁에 나설 시점이 됐다. 이민개혁을 끝없는 논쟁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네바다는 지난 4일 중간선거에서 참패해 공화당에 상·하원을 모두 내준 민주당의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전체 불법 체류자 1천170만 명 가운데 최대 500만 명의 추방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시민권 또는 합법적 체류 권한을 가진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일정 기간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면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취업허가증을 발급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숙련 기술을 가진 외국인에게 더 많은 비자를 발급하는 동시에 불법 이민을 막고자 멕시코와의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이민정책연구소(MPI) 통계를 인용해 불법 체류 기간을 최소 5년으로 잡으면 330만 명이 직접 혜택을 보고 이를 10년으로 좀 더 까다롭게 하면 250만 명이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대상을 어릴 적 미국에 불법 입국한 이민자와 그들의 부모 등으로 확대하면 100만여 명이 또 추가돼 추방 유예 대상자가 최대 50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이민개혁 관련 첫 행정명령을 통해 16세가 되기 전에 미국에 불법 입국해 최소 5년 이상 거주하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거나 고교를 졸업한 30세 이하의 외국인에 대한 추방을 유예해 176만 명을 구제한 바 있다.

그러나 중간선거에서 압승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일방적인 행정 조치를 권한 남용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연말 정치권의 극한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존 코닌(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이날 "역대 대통령 가운데 현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가장 남발하면서 공화당이 상식적인 수준의 이민개혁 법안을 지지하는 데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의 대변인인 마이클 스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민의를 거슬러 무법의 제왕처럼 행동하고 있고 이 현안에 대해 의회가 행동할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행정명령을 무산시키기 위해 2015회계연도 예산안과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해 지난해와 같은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재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이날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민의 48%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 발동에 반대하는 반면 찬성률은 38%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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