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2명, 9일째 광화문 전광판 위 시위…왜?

입력 2014.11.20 (09:41) 수정 2014.11.2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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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시내 한복판인 광화문 길거리 전광판이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이 9일째인데 대체 왜 이곳에 올라가 시위를 하는 걸까요?

이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 전광판 위, 어둠 속에 두 사람이 밧줄 하나에 몸을 의지해 서 있습니다.

케이블방송업체 간접고용 근로자인 임정균 씨와 강성덕 씨.

<녹취> 임정균(씨앤앰 하청업체 정규직) : "바람이 많이 불면 진짜...견디기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내복 3개 정도 입고 있고요. 목티 같은 것 두 개 입고 있고요."

건물 7층 높이 공간, 그 아래에서 쪽잠을 잡니다.

식사는 도시락으로 때웁니다.

두 사람은 광장에서 노숙 시위중인 동료들을 대신해 올라갔습니다.

동료 109명은 원청 케이블회사 씨앤앰 하청업체에서 해고당했습니다.

씨앤앰이 노조와 고용승계 협약을 맺었지만 지난 7월 하청업체들은 약속을 깨버렸습니다.

<녹취> 임정균(씨앤앰 하청업체 근로자) : "우리세대 뿐만아니라 다음세대 우리애들한테 똑같은 걸 대물림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이처럼 길거리에서 노숙을 한지 오늘로써 137일째, 이틀전부터 원청기업 정규직 근로자들 400여 명도 시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방노동위원회가 일부 근로자가 부당해고당했다며 복직 판정을 내렸지만 하청업체들은 꿈쩍도 않습니다.

<인터뷰> 전규찬(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 "(책임질) 누군가는 나와달라...그런데 나오게끔 해줄 사회적 장치도 없고 사회적 관심도 없고."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사모펀드가 씨앤앰을 높은값에 매각하기 위해 하청업체 직원 해고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으로 인원삭감, 노조깨기 이런일을 자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노동조합들이 반발하고 큰 노사분규로 발전하는 예가 나타난 것이죠."

원청인 씨앤앰과 하청업체가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두 가장은 가족품에 돌아가지 못하고 전광판 위에서 8일째 밤을 보냈습니다.

KBS 뉴스 이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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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 2명, 9일째 광화문 전광판 위 시위…왜?
    • 입력 2014-11-20 09:43:50
    • 수정2014-11-20 09: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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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시내 한복판인 광화문 길거리 전광판이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이 9일째인데 대체 왜 이곳에 올라가 시위를 하는 걸까요?

이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 전광판 위, 어둠 속에 두 사람이 밧줄 하나에 몸을 의지해 서 있습니다.

케이블방송업체 간접고용 근로자인 임정균 씨와 강성덕 씨.

<녹취> 임정균(씨앤앰 하청업체 정규직) : "바람이 많이 불면 진짜...견디기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내복 3개 정도 입고 있고요. 목티 같은 것 두 개 입고 있고요."

건물 7층 높이 공간, 그 아래에서 쪽잠을 잡니다.

식사는 도시락으로 때웁니다.

두 사람은 광장에서 노숙 시위중인 동료들을 대신해 올라갔습니다.

동료 109명은 원청 케이블회사 씨앤앰 하청업체에서 해고당했습니다.

씨앤앰이 노조와 고용승계 협약을 맺었지만 지난 7월 하청업체들은 약속을 깨버렸습니다.

<녹취> 임정균(씨앤앰 하청업체 근로자) : "우리세대 뿐만아니라 다음세대 우리애들한테 똑같은 걸 대물림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이처럼 길거리에서 노숙을 한지 오늘로써 137일째, 이틀전부터 원청기업 정규직 근로자들 400여 명도 시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방노동위원회가 일부 근로자가 부당해고당했다며 복직 판정을 내렸지만 하청업체들은 꿈쩍도 않습니다.

<인터뷰> 전규찬(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 "(책임질) 누군가는 나와달라...그런데 나오게끔 해줄 사회적 장치도 없고 사회적 관심도 없고."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사모펀드가 씨앤앰을 높은값에 매각하기 위해 하청업체 직원 해고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으로 인원삭감, 노조깨기 이런일을 자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노동조합들이 반발하고 큰 노사분규로 발전하는 예가 나타난 것이죠."

원청인 씨앤앰과 하청업체가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두 가장은 가족품에 돌아가지 못하고 전광판 위에서 8일째 밤을 보냈습니다.

KBS 뉴스 이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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