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B 만점 받아야 1등급…자연계 변별력 상실

입력 2014.12.02 (13:15) 수정 2014.12.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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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예상대로 영어가 역대 가장 쉽게 나왔고 수학B형은 만점자 비율이 4%대에 달하면서 영어와 수학이 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문계 수험생은 2011년 이래로 가장 어려웠던 국어B형, 자연계는 생명과학Ⅱ가 어렵게 나온 과학탐구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탐구는 과학탐구보다는 쉽게 출제됐지만, 대부분 과목에서 만점자 비율이 줄어들면서 상위권에서는 작년보다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 역대 가장 쉬웠던 영어 = 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채점결과를 보면 올해 다시 통합형으로 전환된 영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32점으로 작년 A형(133점)과 작년 B형(136점)보다 낮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보통 어려운 시험일수록 높고, 쉽게 출제될 경우 낮게 나온다.

올해 영어 만점자 비율은 3.36%(1만9천564명)로 수능 사상 최고 수치다. 역대 최고의 '물수능' 영어로 평가받은 2012학년도 2.67%보다 0.7%포인트가량 높다.

'쉬운 영어'는 6월과 9월 모의평가 때 이미 이같은 기조가 확인된 바 있다.

교육부는 올해 2월 '대입에서의 쉬운 수능 영어 출제' 방침을 밝혔고, 이에 따라 6월 모의평가 때 영어 만점자가 5.37%, 9월에는 3.71%나 됐다.

교육부는 오는 2018학년도부터 영어 영역에 절대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쉬운 영어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수학B형, 한 문제 틀리면 2등급 = 수학B형은 만점자 비율이 4.30%로 작년 0.58%에서 크게 치솟았다. 만점자 비율이 4%가 넘는다는 것은 한 문제를 틀리면 2등급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1등급 비율이 상위 4%이기 때문이다.

수학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25점으로 작년(138점)보다 11점이나 낮아졌다.

이는 역대 수학B형 중 가장 쉽게 출제된 것으로, 이로 인해 올해 상위권 이과 수학의 변별력은 사실상 사라졌다.

수학B형의 만점자 비율은 2010학년도 0.34%, 2011학년도 0.02%, 2012학년도 0.31%, 2013학년도 0.66%, 2014학년도 0.58%였다.

수학은 A형도 만점자 비율이 2.54%로 지난해 0.97%보다 크게 높아졌다. 표준점수 최고점 역시 131점으로 작년(143점)보다 12점 하락했다.

수학이 너무 쉽게 출제되면서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정시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대를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은 수학과 영어의 경우 한 문제만 틀려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중위권의 경우 전년도와 유사한 성적을 보이고 있어 좀 더 안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어려웠던 국어·과학탐구 = 국어B형은 만점자 비율이 0.09%로 2011학년도 이래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 1등급 커트라인은 91점이고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작년(131점)보다 8점이 올랐다.

근래 가장 어려웠던 2011년의 경우 만점자 비율이 0.06%(1등급 커트라인 90점)였다. 국어B형의 만점자 비율은 이후 2012학년도 0.28%, 2013학년도 2.36%, 2014학년도 0.92%이었다.

국어는 A형도 표준점수가 132점으로 비교적 높았다.

탐구 영역은 전체적으로 사회탐구는 쉽게, 과학탐구는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탐구는 10과목 중에서 경제가 매우 쉽게 출제돼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인데 표준점수 최고점이 64점으로, 가장 높았던 생활과 윤리 및 세계지리(68점)보다 4점이나 낮았다.

그러나 사탐은 한국지리와 사회문화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만점자 비율이 작년보다 줄어 인문계 상위권 정시에서의 영향력은 지난해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사탐의 만점자 비율은 경제 6.18%, 사회문화 5.36%, 법과정치 2.79%, 세계사 1.64%, 한국지리 1.46%, 동아시아사 1.43%, 윤리와 사상 1.33%, 세계지리 1.07%, 생활과 윤리 0.36%였다.

이중 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서울대 필수과목인 한국사의 만점자 비율은 작년보다 7.48%포인트나 줄어드는 등 대부분 과목의 만점자 수가 줄었다.

과학탐구는 물리Ⅰ과 생명과학Ⅱ가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됐는데, 생명과학Ⅱ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73점으로 가장 높았고, 물리Ⅱ가 67점으로 가장 낮았다.

과탐의 만점자 비율은 지구과학Ⅱ 2.02%, 물리Ⅱ 1.87%, 지구과학Ⅰ 1.75%, 화학Ⅱ 1.39%, 화학Ⅰ 0.82%, 물리Ⅰ 0.68%, 생명과학Ⅰ 0.38%, 생명과학Ⅱ 0.21% 순으로 나타났다.

비상교육 이치우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상위권 변별력은 문과는 국어,사탐,수학,영어 순서로 높고, 이과는 국어,과탐,수학,영어 순서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자연계 최상위권 변별력 '뚝'…혼란 예고 = 이번 수능은 문·이과 모두 작년보다 변별력이 크게 약화하면서 치열한 경쟁과 혼란이 예상된다.

자연계열은 1∼5등급 전 구간에서 모두 표준점수 격차가 줄어들었다. 특히 이과 최상위권 1등급 구간에서는 국어·수학·영어의 표준점수 합계 최고점과 최저점 간 격차가 지난해 17점에서 올해는 5점으로 12점이나 줄어들었다.

이과는 2등급에서도 격차가 14점에서 10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자연히 국·수·영보다 과탐의 변별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인문계열 역시 국·수·영 표준점수 격차가 1등급 구간에서는 작년 17점에서 올해 13점으로, 2등급에서는 14점에서 11점으로 각각 줄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 과목별 난이도는 작년에 비해 국어는 어렵게, 수학과 영어는 아주 쉽게 출제돼 전체적인 변별력은 상당히 떨어질 것"이라며 "인문계는 국어B형, 자연계는 과탐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문·이과 모두 최상위권은 표준점수 기준으로 합격점수가 작년보다 낮아지고, 특히 이과는 합격 점수가 작년에 비해 더 크게 떨어질 전망"이라며 "대학 간 합격 가능점수 격차도 좁아지기 때문에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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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12-02 16: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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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예상대로 영어가 역대 가장 쉽게 나왔고 수학B형은 만점자 비율이 4%대에 달하면서 영어와 수학이 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문계 수험생은 2011년 이래로 가장 어려웠던 국어B형, 자연계는 생명과학Ⅱ가 어렵게 나온 과학탐구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탐구는 과학탐구보다는 쉽게 출제됐지만, 대부분 과목에서 만점자 비율이 줄어들면서 상위권에서는 작년보다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 역대 가장 쉬웠던 영어 = 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채점결과를 보면 올해 다시 통합형으로 전환된 영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32점으로 작년 A형(133점)과 작년 B형(136점)보다 낮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보통 어려운 시험일수록 높고, 쉽게 출제될 경우 낮게 나온다.

올해 영어 만점자 비율은 3.36%(1만9천564명)로 수능 사상 최고 수치다. 역대 최고의 '물수능' 영어로 평가받은 2012학년도 2.67%보다 0.7%포인트가량 높다.

'쉬운 영어'는 6월과 9월 모의평가 때 이미 이같은 기조가 확인된 바 있다.

교육부는 올해 2월 '대입에서의 쉬운 수능 영어 출제' 방침을 밝혔고, 이에 따라 6월 모의평가 때 영어 만점자가 5.37%, 9월에는 3.71%나 됐다.

교육부는 오는 2018학년도부터 영어 영역에 절대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쉬운 영어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수학B형, 한 문제 틀리면 2등급 = 수학B형은 만점자 비율이 4.30%로 작년 0.58%에서 크게 치솟았다. 만점자 비율이 4%가 넘는다는 것은 한 문제를 틀리면 2등급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1등급 비율이 상위 4%이기 때문이다.

수학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25점으로 작년(138점)보다 11점이나 낮아졌다.

이는 역대 수학B형 중 가장 쉽게 출제된 것으로, 이로 인해 올해 상위권 이과 수학의 변별력은 사실상 사라졌다.

수학B형의 만점자 비율은 2010학년도 0.34%, 2011학년도 0.02%, 2012학년도 0.31%, 2013학년도 0.66%, 2014학년도 0.58%였다.

수학은 A형도 만점자 비율이 2.54%로 지난해 0.97%보다 크게 높아졌다. 표준점수 최고점 역시 131점으로 작년(143점)보다 12점 하락했다.

수학이 너무 쉽게 출제되면서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정시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대를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은 수학과 영어의 경우 한 문제만 틀려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중위권의 경우 전년도와 유사한 성적을 보이고 있어 좀 더 안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어려웠던 국어·과학탐구 = 국어B형은 만점자 비율이 0.09%로 2011학년도 이래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 1등급 커트라인은 91점이고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작년(131점)보다 8점이 올랐다.

근래 가장 어려웠던 2011년의 경우 만점자 비율이 0.06%(1등급 커트라인 90점)였다. 국어B형의 만점자 비율은 이후 2012학년도 0.28%, 2013학년도 2.36%, 2014학년도 0.92%이었다.

국어는 A형도 표준점수가 132점으로 비교적 높았다.

탐구 영역은 전체적으로 사회탐구는 쉽게, 과학탐구는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탐구는 10과목 중에서 경제가 매우 쉽게 출제돼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인데 표준점수 최고점이 64점으로, 가장 높았던 생활과 윤리 및 세계지리(68점)보다 4점이나 낮았다.

그러나 사탐은 한국지리와 사회문화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만점자 비율이 작년보다 줄어 인문계 상위권 정시에서의 영향력은 지난해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사탐의 만점자 비율은 경제 6.18%, 사회문화 5.36%, 법과정치 2.79%, 세계사 1.64%, 한국지리 1.46%, 동아시아사 1.43%, 윤리와 사상 1.33%, 세계지리 1.07%, 생활과 윤리 0.36%였다.

이중 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서울대 필수과목인 한국사의 만점자 비율은 작년보다 7.48%포인트나 줄어드는 등 대부분 과목의 만점자 수가 줄었다.

과학탐구는 물리Ⅰ과 생명과학Ⅱ가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됐는데, 생명과학Ⅱ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73점으로 가장 높았고, 물리Ⅱ가 67점으로 가장 낮았다.

과탐의 만점자 비율은 지구과학Ⅱ 2.02%, 물리Ⅱ 1.87%, 지구과학Ⅰ 1.75%, 화학Ⅱ 1.39%, 화학Ⅰ 0.82%, 물리Ⅰ 0.68%, 생명과학Ⅰ 0.38%, 생명과학Ⅱ 0.21% 순으로 나타났다.

비상교육 이치우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상위권 변별력은 문과는 국어,사탐,수학,영어 순서로 높고, 이과는 국어,과탐,수학,영어 순서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자연계 최상위권 변별력 '뚝'…혼란 예고 = 이번 수능은 문·이과 모두 작년보다 변별력이 크게 약화하면서 치열한 경쟁과 혼란이 예상된다.

자연계열은 1∼5등급 전 구간에서 모두 표준점수 격차가 줄어들었다. 특히 이과 최상위권 1등급 구간에서는 국어·수학·영어의 표준점수 합계 최고점과 최저점 간 격차가 지난해 17점에서 올해는 5점으로 12점이나 줄어들었다.

이과는 2등급에서도 격차가 14점에서 10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자연히 국·수·영보다 과탐의 변별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인문계열 역시 국·수·영 표준점수 격차가 1등급 구간에서는 작년 17점에서 올해 13점으로, 2등급에서는 14점에서 11점으로 각각 줄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 과목별 난이도는 작년에 비해 국어는 어렵게, 수학과 영어는 아주 쉽게 출제돼 전체적인 변별력은 상당히 떨어질 것"이라며 "인문계는 국어B형, 자연계는 과탐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문·이과 모두 최상위권은 표준점수 기준으로 합격점수가 작년보다 낮아지고, 특히 이과는 합격 점수가 작년에 비해 더 크게 떨어질 전망"이라며 "대학 간 합격 가능점수 격차도 좁아지기 때문에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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