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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말괄량이 삐삐’ 인종 차별 대사 편집 논란
입력 2014.12.03 (16:30) 연합뉴스
스웨덴에서 유명 아동문학 작품인 '말괄량이 삐삐'에 포함된 인종차별적 대사를 편집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말괄량이 삐삐'는 스웨덴 여류 아동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1945년 발표한 작품으로 65개국에서 번역본이 나올 만큼 수세대에 걸쳐 전세계 어린이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논란의 발단은 스웨덴의 SVT방송사가 1969년 제작한 TV시리즈물에서 인종차별적으로 보이는 주인공 삐삐의 일부 대사와 동작을 삭제하기로 결정하면서 비롯됐다.

방송사측은 삐삐가 "우리 아버지는 검둥이들의 왕'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검둥이들'을 삭제했고 삐삐가 아시아인을 흉내내며 눈꼬리를 치켜올리는 장면도 없앴다. 다만 삐삐가 엉터리로 중국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그대로 놔뒀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결정을 놓고 스웨덴 사회에서 뜨거운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말괄량이 삐삐'가 스웨덴 사회에서 전통과 이상을 구현한 국가적 보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사의 결정을 지지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원작자의 정신을 존중한 것이라고 옹호하고 있다. 지지자들 가운데는 린드그렌의 후손들도 포함돼 있다.

2002년 타계한 린드그렌은 1970년대에 문제의 표현이 시대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본다고 밝히면서 불쾌감을 줄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웨덴 유력 일간지가 실시한 온라인 여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에 달하는 2만5천명이 반대 의사를 밝혔고 일종의 검열에 해당한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일간지 다겐스 니헤테르의 칼럼니스트인 에릭 헬메르손은 방송사의 삭제 결정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고 주장하면서 "누가 어디에 선을 그을 것인가. 무엇을 자르고 무엇을 놔둘 것인가. 누가 결정해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린드그렌의 손자 7명 가운데 한 사람이며 저작권 관리회사의 CEO를 맡고 있는 닐스 니먼은 후손들이 방송사의 삭제 결정에 기꺼이 동의했다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다소 놀랐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니먼은 '말괄량이 삐삐'는 스웨덴인이라면 모두가 관계를 맺고 있어 "여러모로 볼 때 성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뭔가 성스러운 것을 바꾸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흥분하는 법"이라고 해석했다.

니먼은 후손들이 방송사의 결정을 존중했지만 동화책의 '검둥이' 표현은 손대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후손들은 2006년판 '말괄량이 삐삐'의 서문에서 이미 검둥이라는 표현이 오늘날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발간 당시에는 "세계의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통칭으로서 이국적인 의미를 가졌다"고 말하고 동화의 어느 곳에도 삐삐가 편견을 갖고 행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아울러 강조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행된 '말괄량이 삐삐' 번역본은 1950년대부터 '검둥이들의 왕'이라는 표현을 남쪽 바다 섬에 살고 있는 '식인종들의 왕'이라고 고쳐놓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한 국립도서관 사서가 벨기에 작가 에르제의 1931년도판 유명만화 '탱탱, 콩고에 가다'에서 흑인들을 희화화했다는 이유로 어린이 서적 코너에 빼야 한다고 주장해 이번과 비슷한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 스웨덴 ‘말괄량이 삐삐’ 인종 차별 대사 편집 논란
    • 입력 2014-12-03 16:30:03
    연합뉴스
스웨덴에서 유명 아동문학 작품인 '말괄량이 삐삐'에 포함된 인종차별적 대사를 편집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말괄량이 삐삐'는 스웨덴 여류 아동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1945년 발표한 작품으로 65개국에서 번역본이 나올 만큼 수세대에 걸쳐 전세계 어린이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논란의 발단은 스웨덴의 SVT방송사가 1969년 제작한 TV시리즈물에서 인종차별적으로 보이는 주인공 삐삐의 일부 대사와 동작을 삭제하기로 결정하면서 비롯됐다.

방송사측은 삐삐가 "우리 아버지는 검둥이들의 왕'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검둥이들'을 삭제했고 삐삐가 아시아인을 흉내내며 눈꼬리를 치켜올리는 장면도 없앴다. 다만 삐삐가 엉터리로 중국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그대로 놔뒀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결정을 놓고 스웨덴 사회에서 뜨거운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말괄량이 삐삐'가 스웨덴 사회에서 전통과 이상을 구현한 국가적 보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사의 결정을 지지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원작자의 정신을 존중한 것이라고 옹호하고 있다. 지지자들 가운데는 린드그렌의 후손들도 포함돼 있다.

2002년 타계한 린드그렌은 1970년대에 문제의 표현이 시대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본다고 밝히면서 불쾌감을 줄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웨덴 유력 일간지가 실시한 온라인 여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에 달하는 2만5천명이 반대 의사를 밝혔고 일종의 검열에 해당한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일간지 다겐스 니헤테르의 칼럼니스트인 에릭 헬메르손은 방송사의 삭제 결정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고 주장하면서 "누가 어디에 선을 그을 것인가. 무엇을 자르고 무엇을 놔둘 것인가. 누가 결정해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린드그렌의 손자 7명 가운데 한 사람이며 저작권 관리회사의 CEO를 맡고 있는 닐스 니먼은 후손들이 방송사의 삭제 결정에 기꺼이 동의했다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다소 놀랐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니먼은 '말괄량이 삐삐'는 스웨덴인이라면 모두가 관계를 맺고 있어 "여러모로 볼 때 성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뭔가 성스러운 것을 바꾸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흥분하는 법"이라고 해석했다.

니먼은 후손들이 방송사의 결정을 존중했지만 동화책의 '검둥이' 표현은 손대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후손들은 2006년판 '말괄량이 삐삐'의 서문에서 이미 검둥이라는 표현이 오늘날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발간 당시에는 "세계의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통칭으로서 이국적인 의미를 가졌다"고 말하고 동화의 어느 곳에도 삐삐가 편견을 갖고 행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아울러 강조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행된 '말괄량이 삐삐' 번역본은 1950년대부터 '검둥이들의 왕'이라는 표현을 남쪽 바다 섬에 살고 있는 '식인종들의 왕'이라고 고쳐놓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한 국립도서관 사서가 벨기에 작가 에르제의 1931년도판 유명만화 '탱탱, 콩고에 가다'에서 흑인들을 희화화했다는 이유로 어린이 서적 코너에 빼야 한다고 주장해 이번과 비슷한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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