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구단주 ‘해체 발언’에 축구계도 ‘우려’

입력 2014.12.08 (17:03) 수정 2014.12.0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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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경남FC의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팀의 2부리그 강등 확정과 관련해 특별 감사를 펼쳐 구단의 해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축구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 도지사는 8일 도청회의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특별 감사 결과 경남FC가 존속해야 할 것으로 결정되면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아니면 전격 해체할 것인지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경남은 2005년 12월5일 4만여 경남도민들의 도민주 공모에 힘입어 프로축구 제14구단으로 창단해 2006년부터 K리그에 참여했다.

2007년과 2010년에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남은 FA컵 준우승도 두 차례(2008년·2012년)나 차지하면서 시·도민 구단의 롤모델 역할을 충실히 했다.

특히 조광래 전 축구 대표팀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8년에는 '조광래 유치원'이라는 별명과 함께 신인 발굴과 선수 이적으로 타 구단의 부러움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 강등권에서 겨우 살아남은 경남은 올해 2부리그 강등을 피하지 못하면서 창단 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말았다.

홍 구단주는 지난해 초 구단의 경영 악화 타개 차원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대표이사를 지낸 안종복 사장을 새로 영입하고 예산도 130억원이나 지원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오히려 팀 성적은 바닥을 치고 말았다.

결국 팀이 올해 2부리그 강등의 피하지 못하게 되자 홍 구단주는 "프로는 과정이 필요 없다. 결과만이 중요하다. 따라서 결과가 나쁘면 모든 것이 나쁜 것"이라며 구단 해체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홍 도지사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축구인들은 성적부진을 이유로 팀을 해체한다는 논의가 너무 감정적인 결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날 경남 구단의 홈페이지에도 홍 구단주의 발언을 걱정하는 팬들의 글이 이어졌다.

한 팬은 "절대 팀 해체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는 글을 남겼고, 또 다른 팬은 "못난 프런트 때문에 10년 동안 함께 해온 도민들의 구단이 사라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K리그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침체한 K리그의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하는 일"이라며 "홍 구단주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2부리그로 강등됐다가 다시 1부리그로 복귀한 대전 시티즌과 광주FC의 사례를 잘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승강제가 있는 한 2부리그 강등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전과 광주의 사례처럼 1부리그에서 강등됐던 팀이 결국 다시 승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거들었다.

한편, K리그 구단을 해체하려면 프로연맹 정관 제2장(회원) 제13조(회원자격의 상실) 2항에 따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연맹 규정에는 '탈퇴 희망일로부터 12개월 전까지 서면으로 그 사유를 명시하며 연맹에 제출해야 한다'고 돼 있다. 탈퇴는 이사회 심의와 총회를 거쳐 대한축구협회 이사회의 확정 절차까지 거쳐야 한다.

경남은 창단 당시 프로연맹 가입금 10억원과 발전기금 30억원 가운데 일부를 납부했지만 '회원 자격이 상실되면 회원이 납부한 금품은 반환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팀을 해체하면 당시 낸 돈을 모두 날리게 된다. 경남은 아직 발전기금 30억원을 완납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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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08 17:03:32
    • 수정2014-12-09 08:43:25
    연합뉴스
프로축구 경남FC의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팀의 2부리그 강등 확정과 관련해 특별 감사를 펼쳐 구단의 해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축구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 도지사는 8일 도청회의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특별 감사 결과 경남FC가 존속해야 할 것으로 결정되면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아니면 전격 해체할 것인지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경남은 2005년 12월5일 4만여 경남도민들의 도민주 공모에 힘입어 프로축구 제14구단으로 창단해 2006년부터 K리그에 참여했다.

2007년과 2010년에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남은 FA컵 준우승도 두 차례(2008년·2012년)나 차지하면서 시·도민 구단의 롤모델 역할을 충실히 했다.

특히 조광래 전 축구 대표팀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8년에는 '조광래 유치원'이라는 별명과 함께 신인 발굴과 선수 이적으로 타 구단의 부러움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 강등권에서 겨우 살아남은 경남은 올해 2부리그 강등을 피하지 못하면서 창단 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말았다.

홍 구단주는 지난해 초 구단의 경영 악화 타개 차원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대표이사를 지낸 안종복 사장을 새로 영입하고 예산도 130억원이나 지원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오히려 팀 성적은 바닥을 치고 말았다.

결국 팀이 올해 2부리그 강등의 피하지 못하게 되자 홍 구단주는 "프로는 과정이 필요 없다. 결과만이 중요하다. 따라서 결과가 나쁘면 모든 것이 나쁜 것"이라며 구단 해체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홍 도지사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축구인들은 성적부진을 이유로 팀을 해체한다는 논의가 너무 감정적인 결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날 경남 구단의 홈페이지에도 홍 구단주의 발언을 걱정하는 팬들의 글이 이어졌다.

한 팬은 "절대 팀 해체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는 글을 남겼고, 또 다른 팬은 "못난 프런트 때문에 10년 동안 함께 해온 도민들의 구단이 사라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K리그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침체한 K리그의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하는 일"이라며 "홍 구단주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2부리그로 강등됐다가 다시 1부리그로 복귀한 대전 시티즌과 광주FC의 사례를 잘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승강제가 있는 한 2부리그 강등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전과 광주의 사례처럼 1부리그에서 강등됐던 팀이 결국 다시 승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거들었다.

한편, K리그 구단을 해체하려면 프로연맹 정관 제2장(회원) 제13조(회원자격의 상실) 2항에 따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연맹 규정에는 '탈퇴 희망일로부터 12개월 전까지 서면으로 그 사유를 명시하며 연맹에 제출해야 한다'고 돼 있다. 탈퇴는 이사회 심의와 총회를 거쳐 대한축구협회 이사회의 확정 절차까지 거쳐야 한다.

경남은 창단 당시 프로연맹 가입금 10억원과 발전기금 30억원 가운데 일부를 납부했지만 '회원 자격이 상실되면 회원이 납부한 금품은 반환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팀을 해체하면 당시 낸 돈을 모두 날리게 된다. 경남은 아직 발전기금 30억원을 완납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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