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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대출에 우선 ‘메스’…대출 완화 기조 바뀌나?
입력 2014.12.11 (06:17) 수정 2014.12.11 (16:26) 연합뉴스
정부가 농협과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에 대해 우선 관리에 나선 것은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2금융업권의 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가계와 금융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이후 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수신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상가나 토지 등 상대적으로 관리가 어려운 영역으로 대출이 이동하는 점도 금융당국은 문제로 보고 있다.

문제는 추후 방향성이다. 즉 올해 8월 LTV·DTI 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지느냐 여부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우선 2금융권을 상대로 대출 억제책을 가동하는 것이지만 결국은 은행 등 1금융권으로 화살이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2번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가 LTV·DTI 규제 완화와 맞물리면서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느는 만큼 미시 대응책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 완화 기조는 이어진다는 입장이다.

◇ 2금융권 대출 급증…상가·토지 등 위험대출↑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의 대출 증가세는 지난 2008년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예탁금 비과세나 은행권과 LTV·DTI 한도 차이(8월 규제 완화 이전까지만 해당) 등 차별적인 규제가 2금융권의 대출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게 하는 요인이 됐다.

실제로 지난 9월말 기준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액은 210조3천억원으로 2008년말의 117조3천억원보다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은행권 역시 대출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속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새마을금고의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46조4천억원으로 1년전보다 16.0% 늘었다. 같은 기간에 예금은행의 대출 증가율이 6.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5배 이상 빠른 속도다.

신용협동조합의 대출 증가율은 13.5%, 상호금융은 8.8%를 기록했다.

당국은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이 경기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2금융권 대출은 담보가치가 상대적으로 과대평가될 소지가 있는 주택 등 비아파트 비중이 큰 데다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확인하는 관행도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8월 업권·지역별로 차등화돼 있던 LTV·DTI 규제 비율을 LTV는 70%, DTI는 60%로 일원화하면서 상호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단기적으로 둔화하고 있지만, 수신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여타 부문으로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국은 특히 늘어난 수신이 상가나 토지 등 비주택담보대출로 운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상가·토지 담보대출은 주택대출과 달리 대출 규제 비율이 적용되지 않아 부실화 가능성이 크다. 당국은 이런 차원에서 비주택 부문의 대출 규제을 정비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 금융당국 "2금융권 선제 조치…대출 총량관리 아냐"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금융의 약한 고리인 2금융권에서 추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에 나서자는 것이지 대출 전체에 대한 총량 관리가 아니다"면서 "굳이 말하자면 질적 관리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는 8월 LTV·DTI 완화를 골간으로 하는 대출 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2금융권에만 미시 조정에 나섰다는 의미다.

이번 조치가 은행권의 대출 관리·감독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현재로선 낮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대출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이는 LTV·DTI 규제 합리화에 따라 2금융권에서 은행권으로의 자금 이동이나 좀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대환대출이 많은 만큼 크게 걱정해야 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면서 "은행권에 대책을 고려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권은 이를 믿지 않는 눈치다. 당국이 우선 2금융권에 메스를 가했지만 상황이 추가로 악화되면 은행권의 대출도 일정 부분 억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두 번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와 LTV·DTI 규제 완화로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추가적인 금리 인하까지 예상돼 머잖은 시점에 미시적인 차원에서 대출 억제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정책의 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가계부채와 관련한 종합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LTV·DTI로 대표되는 건전성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수석이코노미스트도 "LTV와 DTI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가 동시에 진행됐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빨라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내년 경제 정책에 DTI 산정 방식 등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대출 급증세…상환 능력도 악화 추세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730조6천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7조8천억원이나 늘었다.

월간 증가폭은 이 통계가 편제된 2003년 이래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치는 2006년 11월의 7조1천억원이었다.

이로써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지난 2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했다. 10월말 잔액은 1년 전보다 무려 54조6천억원(8.1%)이나 늘어난 수준이다.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도 악화되는 추세다.

지난 9월말 현재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잠정)은 137%로, 올해 들어 2%포인트 가량 상승한 것으로 추산됐다.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0년(연말 기준) 128%에서 2011년 131%, 2012년 133%, 2013년 135%로 꾸준히 상승하면서 역대 최대 행진을 지속해왔다.

이 지표는 가계부채의 수준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통계인 가계신용과 국민계정의 개인 가처분 소득(순처분가능소득·NDI 기준)을 비교한 것으로, 가계가 1년간 가용 소득으로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준다.
  • 2금융권 대출에 우선 ‘메스’…대출 완화 기조 바뀌나?
    • 입력 2014-12-11 06:17:30
    • 수정2014-12-11 16:26:58
    연합뉴스
정부가 농협과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에 대해 우선 관리에 나선 것은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2금융업권의 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가계와 금융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이후 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수신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상가나 토지 등 상대적으로 관리가 어려운 영역으로 대출이 이동하는 점도 금융당국은 문제로 보고 있다.

문제는 추후 방향성이다. 즉 올해 8월 LTV·DTI 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지느냐 여부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우선 2금융권을 상대로 대출 억제책을 가동하는 것이지만 결국은 은행 등 1금융권으로 화살이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2번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가 LTV·DTI 규제 완화와 맞물리면서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느는 만큼 미시 대응책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 완화 기조는 이어진다는 입장이다.

◇ 2금융권 대출 급증…상가·토지 등 위험대출↑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의 대출 증가세는 지난 2008년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예탁금 비과세나 은행권과 LTV·DTI 한도 차이(8월 규제 완화 이전까지만 해당) 등 차별적인 규제가 2금융권의 대출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게 하는 요인이 됐다.

실제로 지난 9월말 기준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액은 210조3천억원으로 2008년말의 117조3천억원보다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은행권 역시 대출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속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새마을금고의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46조4천억원으로 1년전보다 16.0% 늘었다. 같은 기간에 예금은행의 대출 증가율이 6.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5배 이상 빠른 속도다.

신용협동조합의 대출 증가율은 13.5%, 상호금융은 8.8%를 기록했다.

당국은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이 경기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2금융권 대출은 담보가치가 상대적으로 과대평가될 소지가 있는 주택 등 비아파트 비중이 큰 데다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확인하는 관행도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8월 업권·지역별로 차등화돼 있던 LTV·DTI 규제 비율을 LTV는 70%, DTI는 60%로 일원화하면서 상호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단기적으로 둔화하고 있지만, 수신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여타 부문으로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국은 특히 늘어난 수신이 상가나 토지 등 비주택담보대출로 운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상가·토지 담보대출은 주택대출과 달리 대출 규제 비율이 적용되지 않아 부실화 가능성이 크다. 당국은 이런 차원에서 비주택 부문의 대출 규제을 정비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 금융당국 "2금융권 선제 조치…대출 총량관리 아냐"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금융의 약한 고리인 2금융권에서 추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에 나서자는 것이지 대출 전체에 대한 총량 관리가 아니다"면서 "굳이 말하자면 질적 관리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는 8월 LTV·DTI 완화를 골간으로 하는 대출 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2금융권에만 미시 조정에 나섰다는 의미다.

이번 조치가 은행권의 대출 관리·감독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현재로선 낮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대출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이는 LTV·DTI 규제 합리화에 따라 2금융권에서 은행권으로의 자금 이동이나 좀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대환대출이 많은 만큼 크게 걱정해야 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면서 "은행권에 대책을 고려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권은 이를 믿지 않는 눈치다. 당국이 우선 2금융권에 메스를 가했지만 상황이 추가로 악화되면 은행권의 대출도 일정 부분 억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두 번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와 LTV·DTI 규제 완화로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추가적인 금리 인하까지 예상돼 머잖은 시점에 미시적인 차원에서 대출 억제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정책의 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가계부채와 관련한 종합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LTV·DTI로 대표되는 건전성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수석이코노미스트도 "LTV와 DTI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가 동시에 진행됐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빨라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내년 경제 정책에 DTI 산정 방식 등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대출 급증세…상환 능력도 악화 추세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730조6천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7조8천억원이나 늘었다.

월간 증가폭은 이 통계가 편제된 2003년 이래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치는 2006년 11월의 7조1천억원이었다.

이로써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지난 2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했다. 10월말 잔액은 1년 전보다 무려 54조6천억원(8.1%)이나 늘어난 수준이다.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도 악화되는 추세다.

지난 9월말 현재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잠정)은 137%로, 올해 들어 2%포인트 가량 상승한 것으로 추산됐다.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0년(연말 기준) 128%에서 2011년 131%, 2012년 133%, 2013년 135%로 꾸준히 상승하면서 역대 최대 행진을 지속해왔다.

이 지표는 가계부채의 수준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통계인 가계신용과 국민계정의 개인 가처분 소득(순처분가능소득·NDI 기준)을 비교한 것으로, 가계가 1년간 가용 소득으로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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