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민식 의원 “정윤회 수사 관련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의혹, 일선 검사에게는 거의 영향 끼치지 않아” ②

입력 2014.12.11 (10:01) 수정 2014.12.1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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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4년 12월 11일(목요일)
□ 출연자 : 박민식 의원 (새누리당. 검사 출신)


[홍지명]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이 정치권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 일부에서는 개헌추진 국민연대를 발족해서 개헌논의에 나서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박민식 의원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민식] 안녕하세요. 박민식입니다.

[홍지명] 예, 개헌 얘기 조금 뒤에 해보고요. 우선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박 의원께서는 이 사건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박민식] 제가 여러 번 방송이나 인터뷰 한 기억이 납니다만, 기본적으로 검찰수사가 다른 사건과는 좀 달리 신속하게 꾸려지고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사건은 어떻든 사안의 실체적인 진실이 먼저 규명이 되고 난 뒤에, 예컨대 거기에 연루된 사람이 사법적인, 정치적인 책임을 질 사람이 있는지를 가릴 필요가 있다. 그래서 검찰수사를 제가 볼 때는 한 2주일이면 끝난다고 했는데 다음 주 정도 되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니까 그때까지는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홍지명] 그런데 문제는 특검과 국정조사를 요구해 온 야당이 여전히 검찰수사를 미더워하지 못하는 분위기인데, 검사 출신인 박 의원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박민식] 저도 과거에 검사 시절에 이런 비슷한 사건 수사팀에 제가 관여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지금 새누리당이 야당이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이 비슷한 주장을 했던 것으로 제가 기억을 하는데, 검찰수사 진행 중인데 굳이 국정조사다, 특검이다, 못 믿겠다고 하는 것, 이제는 좀 그런 것도 그동안 야당의 전매특허였다고 할 수 있는데 버릴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

[홍지명] 일단은 한 번 기다려보자. 그런데 이런 건 어떻게 봐야 됩니까? 야당은 그동안 대통령의 이 문제에 대한 여러 가지 언급이 검찰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예전에 검사 시절에 이런 얘기가 나오면 실제 수사하는 사건에 좀 위축된다든지 심적으로 뭔가 꺼려진다든지 그런 게 있습니까?

[박민식] 무슨 장관이나 아주 높은 분들은 제가 입장이 안 돼봐서 말씀드리기 뭐합니다만, 최소한 수사검사들은 그런 대통령의 발언에 영향을 거의 안 받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거의 안 받는다고 보시면 되고, 그것이 아마 수사결과를 보시면 그런 말이 맞구나 하고 이해하실 겁니다.

[홍지명] 어제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의 핵심인물인 정윤회 씨가 어제 검찰에 나왔다가 오늘 새벽에 돌아갔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태도라든지 한 두 마디 남기고 간 말에서 느껴지는 바가 있는지요?

[박민식] 제가 지금 지역구에 내려와서 급하게 지역구 활동한다고 신문보도를 자세히는 보지 못했습니다만, 본인이 하고 싶은 말 다 하지 않았겠습니까? 이 사건의 핵심으로 언론에서 지목이 돼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검찰에서 소상히 밝혔으리라고 보고, 아까 말씀하신 이런 수사에 대통령이 가이드라인 제시한 거다, 아니다 하는 갑론을박이 있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대통령이 가이드라인 제시할 것 같으면 그렇게 공개석상에서 제시하겠습니까? 오히려 무슨 장관을 불러서 또는 비서실장을 불러서 아주 비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하겠죠. 그래서 공개석상에서 그렇게 한다는 자체가 가이드라인 같은 부분은 가당치 않은 얘기라고 보시면 되고, 수차례 제가 이야기 합니다만 다음 주 정도 검찰수사를 놓고 보면 그 결과가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홍지명] 이번 사건을 놓고 당청관계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야당이 이런 비판하고 있습니다. 여당이 소신 있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뒤로 숨기만 한다, 대통령을 떠받들기만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박민식] 뭐 상당히 곤혹스럽습니다만, 아프지만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뭐냐면 이 사건의 핵심은 이른바 찌라시의 내용이 사실이냐 아니냐가 핵심이지 않습니까? 근데 그 부분은 검찰수사로 밝혀지겠죠. 그렇지만 검찰수사로 예컨대 그 찌라시 내용이 허무맹랑하다고 하더라도 그러면 청와대는 아무 잘못이 없느냐,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만약에 조작된, 사실이 아닌 이 찌라시 한 장 때문에 이렇게 청와대가 쉽게 흔들리느냐. 국정에 큰 부담을 주고. 그러면 그 찌라시 한 장으로 이렇게 휘청휘청하는 청와대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대단히 취약한 구조죠. 그래서 그런 허약하고 취약한 구조를 이런 사건을 계기로 어떻게 좀 튼튼하게 체질강화를 해야 된다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홍지명] 그러니까 문건의 사실여부를 떠나서 청와대 내부시스템도 개선할 필요가 있고 당청관계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시는군요?

[박민식] 그렇죠. 오히려 그 찌라시 내용이 허위라고 판명된다고 하면, 그 허위의 찌라시 한 장 때문에 이렇게 청와대의 시스템이 휘청휘청 댄다고 하면 얼마나 취약한 구조입니까. 그러니까 오히려 더 쇄신의 증거가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당초에 주제로 삼았던 개헌 얘기를 좀 해보죠. 최근에 여야 개헌파 의원들이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개헌추진 국민연대를 발족했습니다. 여당 내 개헌론을 주도하고 있는 이재오 의원이 내년 상반기 내에 실현이 목표라는 이야기를 하던데, 개헌논의 지금이 시의적절하다고 보십니까?

[박민식] 저는 수차 언론이든 본회의장에서든 저희 당에서는 어떻게 보면 소수의견이었죠? 개헌논의 조속히 착수해야 된다고 줄곧 주장을 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내년 상반기 중에는 이 개헌문제가 자연스럽게 중심적인 의제로 다시 자리 잡을 걸로 예상을 하는데, 근데 이제 지금처럼 세월호 사건도 대통령 때문이다, 문건유출 사건도 대통령제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태도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개헌 추진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 뭐냐면 개헌하려면 우선 국회의 3분의2 동의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면 개헌의 문제를 정파 간의 투쟁의 과제로 생각해서는 안 되는 거죠. 공감대를 확보해 가는 설득의 과제로 생각을 해야지, 이것을 자꾸 투쟁의 과제, 예컨대 과거 20년 전에 머리띠 두르고 거리에 나가서 직선제 개헌 투쟁하던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때의 스타일로 지금 개헌문제를 접근하는 것은 그 메시지는 찬성하지만 실천의 동력을 확보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홍지명] 그러니까 여나 야나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 생각해야 된다는 말씀이군요?

[박민식]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여야 의원들이 찬성을 함에도 불구하고 아까 말씀하신 개헌추진 국민연대 이런 것이 사실은 여의도 내에서도 그렇게 힘을 받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홍지명] 지금 공감대, 많은 의원들 찬성, 이런 표현을 하셨는데 개헌에 대한 당 내 공감대가 어느 정도나 된다고 보십니까?

[박민식] 많이 퍼져있지만 방금 말씀드린 대로 그동안 정기국회 때문에 사실상 시간적인 문제가 있었죠. 그것도 그렇지만 아무튼 공감대를 확보해 나가는, 그러니까 실천방법, 언제 어떻게 실천해야 되느냐 하는 것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이 부족했다. 계속 특정인 몇 명이 나서서 투쟁해서 이걸 관철해 내야 한다. 청와대가 지금 반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밀어붙여서 반드시 관철해 내야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니까 오히려 찬성하는 사람들조차도 주춤하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입니다.

[홍지명] 박 의원께서는 정치권의 개헌논의가 지금 차기 권력구조에만 집중이 되고 있다, 대통령제의 폐해 이런 쪽에만 집중이 되고 있는데, 이건 문제가 있다는 의식을 갖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같이 돌아보고 검토해 봐야 할 문제는 뭐가 있다고 보십니까?

[박민식] 제가 수차례 지적을 했습니다만, 지금 정치권의 개헌논의의 가장 큰 약점, 잘못된 점이 뭐냐면, 뭐 4년 중임제다, 무슨 분권형 개헌이다, 이원집정부제다, 국민들이 사실 이렇게 하면 오히려 관심이 없어집니다. 개헌은 정치인들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 때문에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대통령중심제를 해야 나한테 유리하고 분권형 개헌을 해야 누구한테 유리하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개헌하지 말자는 말이랑 똑같거든요. 오히려 우리 헌법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근거이고 기본 틀인데, 이것이 2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고 지금의 우리 국민들의 생활상을 전혀 반영을 못하고 있죠. 예컨대 하나만 예를 들면 우리 국민들 지금 다 핸드폰 쓰지 않습니까? 그리고 마이카 시대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의 헌법을 만들 때는 이런 시대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의 삶을 제대로 받혀줄 수 있는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다 공감을 하죠. 권력구조도 중요하지만 그 이외의 국민들의 사회·경제적 기본권 문제, 또 앞으로 남북 간의 통일문제, 또 지금 너무 수도권 집중화가 되었는데 지방이 살 길이 뭐냐 하는 지방분권의 문제, 이런 문제가 권력구조문제 못지않게 오히려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같이 논의가 되는 개헌이, 그러니까 종합적인 전면적인 개헌이 돼야지 일부에서 말하는 원 포인트 개헌이다 이런 것은 정말 국민들 무시하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홍지명] 근데 말씀은 좋지만 목표를 너무 방대하고 범위를 너무 넓게 잡으면 그렇지 않아도 개헌논의가 어려워지는데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올 법해요?

[박민식] 저는 의견을 달리 합니다. 지금 사실은 개헌문제에 대해서는 각각의 주제에 대해서 그동안 20년 이상 학계나 정치권, 시민사회단체에서 많은 논의가 있어 왔거든요? 문제는 누가 깃발을 들고 물꼬를 트느냐는 것이지, 머리를 맞대면 주제가 여러 가지라고 해서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린다는 것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민식] 감사합니다.

[홍지명] 새누리당의 박민식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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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박민식 의원 “정윤회 수사 관련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의혹, 일선 검사에게는 거의 영향 끼치지 않아” ②
    • 입력 2014-12-11 10:01:23
    • 수정2014-12-11 15:16:03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4년 12월 11일(목요일)
□ 출연자 : 박민식 의원 (새누리당. 검사 출신)


[홍지명]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이 정치권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 일부에서는 개헌추진 국민연대를 발족해서 개헌논의에 나서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박민식 의원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민식] 안녕하세요. 박민식입니다.

[홍지명] 예, 개헌 얘기 조금 뒤에 해보고요. 우선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박 의원께서는 이 사건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박민식] 제가 여러 번 방송이나 인터뷰 한 기억이 납니다만, 기본적으로 검찰수사가 다른 사건과는 좀 달리 신속하게 꾸려지고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사건은 어떻든 사안의 실체적인 진실이 먼저 규명이 되고 난 뒤에, 예컨대 거기에 연루된 사람이 사법적인, 정치적인 책임을 질 사람이 있는지를 가릴 필요가 있다. 그래서 검찰수사를 제가 볼 때는 한 2주일이면 끝난다고 했는데 다음 주 정도 되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니까 그때까지는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홍지명] 그런데 문제는 특검과 국정조사를 요구해 온 야당이 여전히 검찰수사를 미더워하지 못하는 분위기인데, 검사 출신인 박 의원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박민식] 저도 과거에 검사 시절에 이런 비슷한 사건 수사팀에 제가 관여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지금 새누리당이 야당이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이 비슷한 주장을 했던 것으로 제가 기억을 하는데, 검찰수사 진행 중인데 굳이 국정조사다, 특검이다, 못 믿겠다고 하는 것, 이제는 좀 그런 것도 그동안 야당의 전매특허였다고 할 수 있는데 버릴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

[홍지명] 일단은 한 번 기다려보자. 그런데 이런 건 어떻게 봐야 됩니까? 야당은 그동안 대통령의 이 문제에 대한 여러 가지 언급이 검찰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예전에 검사 시절에 이런 얘기가 나오면 실제 수사하는 사건에 좀 위축된다든지 심적으로 뭔가 꺼려진다든지 그런 게 있습니까?

[박민식] 무슨 장관이나 아주 높은 분들은 제가 입장이 안 돼봐서 말씀드리기 뭐합니다만, 최소한 수사검사들은 그런 대통령의 발언에 영향을 거의 안 받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거의 안 받는다고 보시면 되고, 그것이 아마 수사결과를 보시면 그런 말이 맞구나 하고 이해하실 겁니다.

[홍지명] 어제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의 핵심인물인 정윤회 씨가 어제 검찰에 나왔다가 오늘 새벽에 돌아갔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태도라든지 한 두 마디 남기고 간 말에서 느껴지는 바가 있는지요?

[박민식] 제가 지금 지역구에 내려와서 급하게 지역구 활동한다고 신문보도를 자세히는 보지 못했습니다만, 본인이 하고 싶은 말 다 하지 않았겠습니까? 이 사건의 핵심으로 언론에서 지목이 돼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검찰에서 소상히 밝혔으리라고 보고, 아까 말씀하신 이런 수사에 대통령이 가이드라인 제시한 거다, 아니다 하는 갑론을박이 있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대통령이 가이드라인 제시할 것 같으면 그렇게 공개석상에서 제시하겠습니까? 오히려 무슨 장관을 불러서 또는 비서실장을 불러서 아주 비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하겠죠. 그래서 공개석상에서 그렇게 한다는 자체가 가이드라인 같은 부분은 가당치 않은 얘기라고 보시면 되고, 수차례 제가 이야기 합니다만 다음 주 정도 검찰수사를 놓고 보면 그 결과가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홍지명] 이번 사건을 놓고 당청관계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야당이 이런 비판하고 있습니다. 여당이 소신 있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뒤로 숨기만 한다, 대통령을 떠받들기만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박민식] 뭐 상당히 곤혹스럽습니다만, 아프지만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뭐냐면 이 사건의 핵심은 이른바 찌라시의 내용이 사실이냐 아니냐가 핵심이지 않습니까? 근데 그 부분은 검찰수사로 밝혀지겠죠. 그렇지만 검찰수사로 예컨대 그 찌라시 내용이 허무맹랑하다고 하더라도 그러면 청와대는 아무 잘못이 없느냐,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만약에 조작된, 사실이 아닌 이 찌라시 한 장 때문에 이렇게 청와대가 쉽게 흔들리느냐. 국정에 큰 부담을 주고. 그러면 그 찌라시 한 장으로 이렇게 휘청휘청하는 청와대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대단히 취약한 구조죠. 그래서 그런 허약하고 취약한 구조를 이런 사건을 계기로 어떻게 좀 튼튼하게 체질강화를 해야 된다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홍지명] 그러니까 문건의 사실여부를 떠나서 청와대 내부시스템도 개선할 필요가 있고 당청관계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시는군요?

[박민식] 그렇죠. 오히려 그 찌라시 내용이 허위라고 판명된다고 하면, 그 허위의 찌라시 한 장 때문에 이렇게 청와대의 시스템이 휘청휘청 댄다고 하면 얼마나 취약한 구조입니까. 그러니까 오히려 더 쇄신의 증거가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당초에 주제로 삼았던 개헌 얘기를 좀 해보죠. 최근에 여야 개헌파 의원들이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개헌추진 국민연대를 발족했습니다. 여당 내 개헌론을 주도하고 있는 이재오 의원이 내년 상반기 내에 실현이 목표라는 이야기를 하던데, 개헌논의 지금이 시의적절하다고 보십니까?

[박민식] 저는 수차 언론이든 본회의장에서든 저희 당에서는 어떻게 보면 소수의견이었죠? 개헌논의 조속히 착수해야 된다고 줄곧 주장을 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내년 상반기 중에는 이 개헌문제가 자연스럽게 중심적인 의제로 다시 자리 잡을 걸로 예상을 하는데, 근데 이제 지금처럼 세월호 사건도 대통령 때문이다, 문건유출 사건도 대통령제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태도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개헌 추진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 뭐냐면 개헌하려면 우선 국회의 3분의2 동의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면 개헌의 문제를 정파 간의 투쟁의 과제로 생각해서는 안 되는 거죠. 공감대를 확보해 가는 설득의 과제로 생각을 해야지, 이것을 자꾸 투쟁의 과제, 예컨대 과거 20년 전에 머리띠 두르고 거리에 나가서 직선제 개헌 투쟁하던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때의 스타일로 지금 개헌문제를 접근하는 것은 그 메시지는 찬성하지만 실천의 동력을 확보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홍지명] 그러니까 여나 야나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 생각해야 된다는 말씀이군요?

[박민식]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여야 의원들이 찬성을 함에도 불구하고 아까 말씀하신 개헌추진 국민연대 이런 것이 사실은 여의도 내에서도 그렇게 힘을 받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홍지명] 지금 공감대, 많은 의원들 찬성, 이런 표현을 하셨는데 개헌에 대한 당 내 공감대가 어느 정도나 된다고 보십니까?

[박민식] 많이 퍼져있지만 방금 말씀드린 대로 그동안 정기국회 때문에 사실상 시간적인 문제가 있었죠. 그것도 그렇지만 아무튼 공감대를 확보해 나가는, 그러니까 실천방법, 언제 어떻게 실천해야 되느냐 하는 것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이 부족했다. 계속 특정인 몇 명이 나서서 투쟁해서 이걸 관철해 내야 한다. 청와대가 지금 반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밀어붙여서 반드시 관철해 내야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니까 오히려 찬성하는 사람들조차도 주춤하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입니다.

[홍지명] 박 의원께서는 정치권의 개헌논의가 지금 차기 권력구조에만 집중이 되고 있다, 대통령제의 폐해 이런 쪽에만 집중이 되고 있는데, 이건 문제가 있다는 의식을 갖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같이 돌아보고 검토해 봐야 할 문제는 뭐가 있다고 보십니까?

[박민식] 제가 수차례 지적을 했습니다만, 지금 정치권의 개헌논의의 가장 큰 약점, 잘못된 점이 뭐냐면, 뭐 4년 중임제다, 무슨 분권형 개헌이다, 이원집정부제다, 국민들이 사실 이렇게 하면 오히려 관심이 없어집니다. 개헌은 정치인들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 때문에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대통령중심제를 해야 나한테 유리하고 분권형 개헌을 해야 누구한테 유리하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개헌하지 말자는 말이랑 똑같거든요. 오히려 우리 헌법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근거이고 기본 틀인데, 이것이 2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고 지금의 우리 국민들의 생활상을 전혀 반영을 못하고 있죠. 예컨대 하나만 예를 들면 우리 국민들 지금 다 핸드폰 쓰지 않습니까? 그리고 마이카 시대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의 헌법을 만들 때는 이런 시대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의 삶을 제대로 받혀줄 수 있는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다 공감을 하죠. 권력구조도 중요하지만 그 이외의 국민들의 사회·경제적 기본권 문제, 또 앞으로 남북 간의 통일문제, 또 지금 너무 수도권 집중화가 되었는데 지방이 살 길이 뭐냐 하는 지방분권의 문제, 이런 문제가 권력구조문제 못지않게 오히려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같이 논의가 되는 개헌이, 그러니까 종합적인 전면적인 개헌이 돼야지 일부에서 말하는 원 포인트 개헌이다 이런 것은 정말 국민들 무시하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홍지명] 근데 말씀은 좋지만 목표를 너무 방대하고 범위를 너무 넓게 잡으면 그렇지 않아도 개헌논의가 어려워지는데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올 법해요?

[박민식] 저는 의견을 달리 합니다. 지금 사실은 개헌문제에 대해서는 각각의 주제에 대해서 그동안 20년 이상 학계나 정치권, 시민사회단체에서 많은 논의가 있어 왔거든요? 문제는 누가 깃발을 들고 물꼬를 트느냐는 것이지, 머리를 맞대면 주제가 여러 가지라고 해서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린다는 것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민식] 감사합니다.

[홍지명] 새누리당의 박민식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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