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돈 교수 “정윤회 문건, 정식 문건이라기에는 허술…그러나 상당수 내용이 맞아” ①

입력 2014.12.11 (10:01) 수정 2014.12.1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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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4년 12월 11일(목요일)
□ 출연자 : 이상돈 교수 (중앙대 명예 교수,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홍지명] 비선실세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정윤회 씨가 어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돌아갔습니다. 수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여야 공방도 가열되고 있는데요. 지난 대선 직전 당시 박근혜 대선 후보 비서진의 2선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비선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온 분이죠.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상돈] 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 며칠 전에 국회의 한 토론회에 참석을 하셔서 과거의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건 무슨 의미로 하신 말씀입니까?

[이상돈] 네, 201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가 크게 고생을 하고 그야말로 악재가 됐던 것은, 두 차례에 걸친 이른바 부친 시절에 있었던 문제에 관한 겁니다. 하나는 2012년 9월 10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가 인혁당 판결에는 두 개가 있다는 등의 상식에 벗어나는 답변을 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죠. 그래서 그 후에 지지도가 10% 이상 빠지고 대선캠프 자체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후보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그리고 이미 공식라인에서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기조가 다르다. 그리고 이제 이러다가는 선거 큰일 나겠다고 해서 몇 가지 문제와 더불어서 전직 비대위원 명칭으로 성명을 낸 적이 있습니다. 그중에 비서진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홍지명] 그러니까 그때 인혁당 발언이라든지 이런 인터뷰를 한 것이 보좌진의 잘못된 정보 제공 때문이었다고 보시는군요?

[이상돈] 네, 우리는 그렇게 추정하고 있죠. 공식적인 캠프에는 의논이 없었고, 또 그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에는 안대희, 황우여 당 대표 등등 법조인이 많았어요. 법조인한테는 일언반구 의논이 없었죠. 그래서 결국에는 박근혜 후보가 사과 인터뷰를 했죠. 그러고서도 얼마 후에 10월 21일에 정수장학회 기자회견, 그것도 전혀 엉뚱한 기자회견을 해서 아주 낭패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것이 계속 반복되는구나, 굉장히 낙담을 했습니다.

[홍지명] 그런 잘못된 인터뷰를 한 것이 보좌진의 정보제공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당시 박근혜 후보의 착각 때문인지, 또는 다른 경로로 받은 정보인지, 이건 확인된 것은 없는 거죠?

[이상돈] 네, 그런 것은 없고 추정을 하는 것인데, 저희들 나름대로 2007년에 박근혜 당시 후보가 경선에서 인혁당 문제라고 할까요, 장준하 선생님 부인과 만난 것도 제가 다 들었습니다. 그래서 왜 그때와는 다른 발언이 나왔는가, 이런 걸 상당히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가면 선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많이 했죠.

[홍지명] 그러니까 이 교수께서는 당시에 봤던 그런 문제점들이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고 보시는군요. 이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말씀은 그런 의미로 하시는 겁니까?

[이상돈]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후보고 지금은 대통령이죠. 지금 대통령 되셨으면 이러한 중대한 국사에 대해서는 관계 장관과 수석비서관과 자주 만나고 의논을 하고 결정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죠. 전혀 대면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이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이런 필요 이상의 의혹을 키우고 국정이 순탄치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이번 논란이라든지 문건 또는 문건에 나오는 모임의 신빙성 여부에 대해서는 이 교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상돈] 물론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저는 그 문건이 정식 감찰의 결과로 보기에는 너무 허술하죠.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것이 아마도 첩보 수준의 정보를 모아서 정식감찰을 하자고 품위를 올린 게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다 아시겠지만 그게 1월 초에 만든 건데 그 이후에 벌어진 일을 상당히 맞힌 것도 있지 않습니까? 국세청장 경질이나 이정현 수석 경질 같은 것들, 연말연시에 사실 김기춘 비서실장의 경질 소문이 상당히 파다했죠. 그래서 청와대가 공식 부인했습니다. 그런 걸 볼 때 이것은 뭐 누가 예측을 하고 소설을 썼다고 보는 것도 어렵지 않은가. 그런 의구심은 갖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알 수 없는 거죠.

[홍지명] 며칠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문건에 대해서 소위 찌라시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 이런 발언이 검찰의 수사의지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야당에서는 박 대통령이 검찰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던데, 이런 건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네,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 옛말에 이런 말이 있죠. 오이 밭에 들어가면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마라. 그래서 대통령은 엄정한 수사를 하라는 것에서 그쳐야지, 이른바 답을 미리 제시한 것 아닙니까? 한 번 과거로 돌아가서 만일에 김영삼 대통령이 당시 아들 김현철 씨를 수사하게 될 심재륜 특임검사가 수사를 시작할 때 ‘우리 현철이가 그럴 리가 없다’라고 한 마디 했으면 수사가 잘 됐겠습니까?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특임검사한테 맡기지 않았습니까. 저는 그런 면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참으로 훌륭한 대통령이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홍지명] 일각에서는 또 이런 말씀들 하세요? 그러니까 모든 게 정황이고 설이고 풍문이고 의혹이라면, 그러니까 주장에 대한 확실한 뒷받침이 녹음파일이라든지 사진이라든지 뭐가 있어야 되는데, 의혹은 많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건 그야말로 대한민국이 무슨 소설에 놀아나는 꼴 아니냐는 걱정들을 하시는데, 이런 건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그것은 현재 현 정권의 그야말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를 둘러싸고서 발생한 것 아닙니까? 그래서 현재로써는 그렇게 확증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과거를 돌이켜 보면 정권이 끝나면 그 전 정권 시절에 있었던 의혹 같은 게 대개 사실로 드러난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5공 비리도 그랬고, 다 기억하실 거예요. 그래서 현재로써는 우리가 정확한 판단을 할 수가 없지만 결국에는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무엇보다도 저는 이런 논란이 있는 것 자체가 박근혜 대통령한테는 굉장히 나쁜 것이다. 특히 정윤회 씨라는 이름 그리고 정윤회 씨가 최태민 씨 사위라는 것을 지금까지는 소수의 사람만 아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온 국민이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권에 굉장한 부정적인 영향을 이미 주었다고 봅니다.

[홍지명]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대통령의 지휘 스타일이라든지 인사의 스타일, 소통의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던데, 혹시 그렇게도 보십니까?

[이상돈] 그것은 이미 정권 초기부터 누누이 지적이 된 부분이죠. 그리고 이런 것이 나아지는 게 아니고 갈수록 심화되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죠. 이런 점에서 과연 이 정권이 순항할 수 있을지,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홍지명]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회장이 주말쯤 부인과 함께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교수께서는 박지만 회장도 진실규명에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히셨어요.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이상돈] 현재 정윤회 씨라는 이름이 본격적으로 언론에 부각된 것은 ‘시사저널’이라는 잡지가 정윤회 씨 쪽에서 박지만 EG 회장을 미행하려다가 박지만 회장 측에 잡혔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거기에 대해서 정윤회 씨가 현재 언론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상태죠.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정윤회라는 이름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 아닙니까. 그리고 현재 또 언론 추측이 이른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경질문제 등등해서 그야말로 정 씨와 박 회장과의 암투라는 추측성 보도가 무성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박지만 회장한테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말하기가 참 어려울 겁니다. 누나가 대통령 아닙니까? 그러나 이런 진실 공방이 돼있으니까 필요한 한도 내에서는 진실을 밝히는 데 협력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홍지명] 박지만 회장 동남아 출국계획은 취소한 걸로 새 뉴스가 들어와 있네요. 그리고 정윤회 씨가 검찰에 나오면서 이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군지 다 밝혀지리라 생각한다는 얘기를 했고, 오늘 돌아가면서는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보면 다 알 수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이 교수께서 정윤회 씨의 검찰출석 혹은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뭐 느끼신 점이 있습니까?

[이상돈] 불장난이라는 단어까지 썼는데 좀 섬뜩하다는 기분이 듭니다. 그러나 저는 그 표현이 혹시나 부메랑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분이 들고요. 그리고 검찰이 이 사건을 불과 일주일 정도 수사했나요? 대한민국 검찰이 그렇게 전지전능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과연 검찰이 제대로 수사했는가에 대해서 저는 좀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죠. 결국에 이 문제는 추후에 계속 제기될 것이고 검찰수사에 대해서 국민들은 큰 신뢰는 주지 않을 겁니다.

[홍지명] 국민들이 검찰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결국 야당 주장처럼 국정조사나 청문회, 특검으로 푸는 것이 맞다고 보십니까?

[이상돈] 이것은 권력의 핵심부에서 발생한 의혹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야말로 특별검사가 하기에 가장 적합한 또 그래야만 되는 사건이라고 봅니다. 당연히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범법 여부를 떠나서 전반적인 의혹에 대해서 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현 상황으로 볼 때 여당이 여기에 대해서 응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홍지명] 청와대 개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라 할지 김기춘 비서실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뭐 그런 얘기가 당연히 나오죠. 사실 과거의 김영삼, 김대중 정권 같았으면 아마 이미 다 물러났을 겁니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같은 분은 정치와 국민여론을 존중하는 분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현재 항간에서는 이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김기춘 실장이 있어서 그나마 청와대가 기능을 한다는 말까지 있어요. 저는 그래서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3명의 비서관은 사퇴시키지 못할 걸로 봅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모든 신문이 사설을 통해서 3인방 사퇴를 요구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그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예,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돈]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지금까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였습니다.

[홍지명] 국회 특별감찰관 후보추천위원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김관영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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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이상돈 교수 “정윤회 문건, 정식 문건이라기에는 허술…그러나 상당수 내용이 맞아” ①
    • 입력 2014-12-11 10:01:23
    • 수정2014-12-11 22:53:07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4년 12월 11일(목요일)
□ 출연자 : 이상돈 교수 (중앙대 명예 교수,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홍지명] 비선실세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정윤회 씨가 어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돌아갔습니다. 수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여야 공방도 가열되고 있는데요. 지난 대선 직전 당시 박근혜 대선 후보 비서진의 2선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비선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온 분이죠.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상돈] 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 며칠 전에 국회의 한 토론회에 참석을 하셔서 과거의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건 무슨 의미로 하신 말씀입니까?

[이상돈] 네, 201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가 크게 고생을 하고 그야말로 악재가 됐던 것은, 두 차례에 걸친 이른바 부친 시절에 있었던 문제에 관한 겁니다. 하나는 2012년 9월 10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가 인혁당 판결에는 두 개가 있다는 등의 상식에 벗어나는 답변을 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죠. 그래서 그 후에 지지도가 10% 이상 빠지고 대선캠프 자체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후보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그리고 이미 공식라인에서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기조가 다르다. 그리고 이제 이러다가는 선거 큰일 나겠다고 해서 몇 가지 문제와 더불어서 전직 비대위원 명칭으로 성명을 낸 적이 있습니다. 그중에 비서진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홍지명] 그러니까 그때 인혁당 발언이라든지 이런 인터뷰를 한 것이 보좌진의 잘못된 정보 제공 때문이었다고 보시는군요?

[이상돈] 네, 우리는 그렇게 추정하고 있죠. 공식적인 캠프에는 의논이 없었고, 또 그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에는 안대희, 황우여 당 대표 등등 법조인이 많았어요. 법조인한테는 일언반구 의논이 없었죠. 그래서 결국에는 박근혜 후보가 사과 인터뷰를 했죠. 그러고서도 얼마 후에 10월 21일에 정수장학회 기자회견, 그것도 전혀 엉뚱한 기자회견을 해서 아주 낭패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것이 계속 반복되는구나, 굉장히 낙담을 했습니다.

[홍지명] 그런 잘못된 인터뷰를 한 것이 보좌진의 정보제공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당시 박근혜 후보의 착각 때문인지, 또는 다른 경로로 받은 정보인지, 이건 확인된 것은 없는 거죠?

[이상돈] 네, 그런 것은 없고 추정을 하는 것인데, 저희들 나름대로 2007년에 박근혜 당시 후보가 경선에서 인혁당 문제라고 할까요, 장준하 선생님 부인과 만난 것도 제가 다 들었습니다. 그래서 왜 그때와는 다른 발언이 나왔는가, 이런 걸 상당히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가면 선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많이 했죠.

[홍지명] 그러니까 이 교수께서는 당시에 봤던 그런 문제점들이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고 보시는군요. 이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말씀은 그런 의미로 하시는 겁니까?

[이상돈]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후보고 지금은 대통령이죠. 지금 대통령 되셨으면 이러한 중대한 국사에 대해서는 관계 장관과 수석비서관과 자주 만나고 의논을 하고 결정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죠. 전혀 대면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이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이런 필요 이상의 의혹을 키우고 국정이 순탄치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이번 논란이라든지 문건 또는 문건에 나오는 모임의 신빙성 여부에 대해서는 이 교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상돈] 물론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저는 그 문건이 정식 감찰의 결과로 보기에는 너무 허술하죠.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것이 아마도 첩보 수준의 정보를 모아서 정식감찰을 하자고 품위를 올린 게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다 아시겠지만 그게 1월 초에 만든 건데 그 이후에 벌어진 일을 상당히 맞힌 것도 있지 않습니까? 국세청장 경질이나 이정현 수석 경질 같은 것들, 연말연시에 사실 김기춘 비서실장의 경질 소문이 상당히 파다했죠. 그래서 청와대가 공식 부인했습니다. 그런 걸 볼 때 이것은 뭐 누가 예측을 하고 소설을 썼다고 보는 것도 어렵지 않은가. 그런 의구심은 갖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알 수 없는 거죠.

[홍지명] 며칠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문건에 대해서 소위 찌라시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 이런 발언이 검찰의 수사의지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야당에서는 박 대통령이 검찰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던데, 이런 건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네,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 옛말에 이런 말이 있죠. 오이 밭에 들어가면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마라. 그래서 대통령은 엄정한 수사를 하라는 것에서 그쳐야지, 이른바 답을 미리 제시한 것 아닙니까? 한 번 과거로 돌아가서 만일에 김영삼 대통령이 당시 아들 김현철 씨를 수사하게 될 심재륜 특임검사가 수사를 시작할 때 ‘우리 현철이가 그럴 리가 없다’라고 한 마디 했으면 수사가 잘 됐겠습니까?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특임검사한테 맡기지 않았습니까. 저는 그런 면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참으로 훌륭한 대통령이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홍지명] 일각에서는 또 이런 말씀들 하세요? 그러니까 모든 게 정황이고 설이고 풍문이고 의혹이라면, 그러니까 주장에 대한 확실한 뒷받침이 녹음파일이라든지 사진이라든지 뭐가 있어야 되는데, 의혹은 많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건 그야말로 대한민국이 무슨 소설에 놀아나는 꼴 아니냐는 걱정들을 하시는데, 이런 건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그것은 현재 현 정권의 그야말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를 둘러싸고서 발생한 것 아닙니까? 그래서 현재로써는 그렇게 확증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과거를 돌이켜 보면 정권이 끝나면 그 전 정권 시절에 있었던 의혹 같은 게 대개 사실로 드러난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5공 비리도 그랬고, 다 기억하실 거예요. 그래서 현재로써는 우리가 정확한 판단을 할 수가 없지만 결국에는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무엇보다도 저는 이런 논란이 있는 것 자체가 박근혜 대통령한테는 굉장히 나쁜 것이다. 특히 정윤회 씨라는 이름 그리고 정윤회 씨가 최태민 씨 사위라는 것을 지금까지는 소수의 사람만 아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온 국민이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권에 굉장한 부정적인 영향을 이미 주었다고 봅니다.

[홍지명]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대통령의 지휘 스타일이라든지 인사의 스타일, 소통의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던데, 혹시 그렇게도 보십니까?

[이상돈] 그것은 이미 정권 초기부터 누누이 지적이 된 부분이죠. 그리고 이런 것이 나아지는 게 아니고 갈수록 심화되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죠. 이런 점에서 과연 이 정권이 순항할 수 있을지,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홍지명]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회장이 주말쯤 부인과 함께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교수께서는 박지만 회장도 진실규명에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히셨어요.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이상돈] 현재 정윤회 씨라는 이름이 본격적으로 언론에 부각된 것은 ‘시사저널’이라는 잡지가 정윤회 씨 쪽에서 박지만 EG 회장을 미행하려다가 박지만 회장 측에 잡혔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거기에 대해서 정윤회 씨가 현재 언론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상태죠.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정윤회라는 이름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 아닙니까. 그리고 현재 또 언론 추측이 이른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경질문제 등등해서 그야말로 정 씨와 박 회장과의 암투라는 추측성 보도가 무성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박지만 회장한테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말하기가 참 어려울 겁니다. 누나가 대통령 아닙니까? 그러나 이런 진실 공방이 돼있으니까 필요한 한도 내에서는 진실을 밝히는 데 협력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홍지명] 박지만 회장 동남아 출국계획은 취소한 걸로 새 뉴스가 들어와 있네요. 그리고 정윤회 씨가 검찰에 나오면서 이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군지 다 밝혀지리라 생각한다는 얘기를 했고, 오늘 돌아가면서는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보면 다 알 수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이 교수께서 정윤회 씨의 검찰출석 혹은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뭐 느끼신 점이 있습니까?

[이상돈] 불장난이라는 단어까지 썼는데 좀 섬뜩하다는 기분이 듭니다. 그러나 저는 그 표현이 혹시나 부메랑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분이 들고요. 그리고 검찰이 이 사건을 불과 일주일 정도 수사했나요? 대한민국 검찰이 그렇게 전지전능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과연 검찰이 제대로 수사했는가에 대해서 저는 좀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죠. 결국에 이 문제는 추후에 계속 제기될 것이고 검찰수사에 대해서 국민들은 큰 신뢰는 주지 않을 겁니다.

[홍지명] 국민들이 검찰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결국 야당 주장처럼 국정조사나 청문회, 특검으로 푸는 것이 맞다고 보십니까?

[이상돈] 이것은 권력의 핵심부에서 발생한 의혹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야말로 특별검사가 하기에 가장 적합한 또 그래야만 되는 사건이라고 봅니다. 당연히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범법 여부를 떠나서 전반적인 의혹에 대해서 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현 상황으로 볼 때 여당이 여기에 대해서 응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홍지명] 청와대 개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라 할지 김기춘 비서실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뭐 그런 얘기가 당연히 나오죠. 사실 과거의 김영삼, 김대중 정권 같았으면 아마 이미 다 물러났을 겁니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같은 분은 정치와 국민여론을 존중하는 분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현재 항간에서는 이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김기춘 실장이 있어서 그나마 청와대가 기능을 한다는 말까지 있어요. 저는 그래서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3명의 비서관은 사퇴시키지 못할 걸로 봅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모든 신문이 사설을 통해서 3인방 사퇴를 요구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그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예,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돈]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지금까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였습니다.

[홍지명] 국회 특별감찰관 후보추천위원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김관영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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