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고기의 재발견’ 돼지고기·쇠고기 틈새 노린다

입력 2014.12.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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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다소 생소했던 양고기의 인기가 심상찮다. 최근 들어 외국에서 양고기 요리를 접해본 소비자가 늘고, 국내에도 양꼬치나 양갈비 등 양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많아지면서 양고기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등을 중심으로 한 육류 소비 시장에서 '틈새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협경제연구소와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자료에 따르면, 양고기 전체 수입액은 2000년(398만8000달러) 이후 2013년(2621만3000달러)까지 연평균 15.6%의 증가율을 보였다. 양고기 수입 중량은 2003년 2691t에서 지난해 5193t으로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올들어서도 양고기 수입액은 크게 늘었다. 지난 9월말 기준 수입액은 2927만8000달러로 작년 전체 수입액보다 306만5000달러를 초과했다. 수입 양고기 대부분은 호주산과 뉴질랜드산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특유의 냄새와 조리법의 한계 때문에 양고기 수요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해외여행 증가로 한국 소비자들이 양고기를 접할 기회가 많아진데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양꼬치와 양갈비 전문점이 증가하면서 국내 젊은층을 중심으로 양고기 붐이 일어나고 있다.

양고기는 머튼(mutton)과 램(lamb)으로 나뉜다. 머튼은 일명 '나이든 양고기'로 1년 이상 자란 양이고, 램은 1년 미만의 어린 양을 말한다. 특유의 냄새가 적고, 육질이 부드러운 램을 대체로 찾는 소비자가 많다.

서울 건국대 인근인 자양동과 송파 신천동은 양꼬치 골목 원조로 불린다. 소위 이곳의 '먹자골목'으로 들어가면 양꼬치 가게가 일렬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층이 선호하는 신사동과 홍대 등에도 양꼬치 가게가 많이 들어서고 있고, 양꼬치 창업 수요도 늘고 있다는 게 프랜차이즈 업계의 분석이다.

양고기 인기가 치솟자 전문 식당 등에서만 취급하던 양고기를 최근에는 대형마트에서도 팔기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부터 40여개 점포 축산 매장에서 양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에서 원물 형태 냉장 양고기를 상시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다.



양고기 특유의 향이 익숙지 않은 소비자를 위해 한국식 양념을 사용한 상품도 나왔다. 홈플러스는 최근 가정식으로 즐길 수 있는 '한국식 양념 양고기' 3종을 출시했다. 고추장 불고기, LA식 양념갈비, 전골 등 3가지다.

롯데마트 측은 "해외 출국자와 국내 체류 외국인이 동시에 늘면서 양고기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점점 많아져 양고기 판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주산 등 수입 양고기의 강세가 이어지다 보니, 국내 양 사육농가와 사육두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고 있다. 국내 양 사육농가는 2000년 이후 연평균 11.2% 감소하는 추세이고, 사육두수도 연 평균 4.5%씩 줄어들고 있다.

특히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호주산 양고기에 그동안 적용해온 22.5%의 관세율이 10년 후에는 아예 철폐되기 때문에, 국내 양 사육농가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양고기 수입액 중 호주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92.4%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호주산 양고기 수입 증가와 국내산 육류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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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고기의 재발견’ 돼지고기·쇠고기 틈새 노린다
    • 입력 2014-12-11 14:38:46
    경제
국내에서 다소 생소했던 양고기의 인기가 심상찮다. 최근 들어 외국에서 양고기 요리를 접해본 소비자가 늘고, 국내에도 양꼬치나 양갈비 등 양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많아지면서 양고기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등을 중심으로 한 육류 소비 시장에서 '틈새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협경제연구소와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자료에 따르면, 양고기 전체 수입액은 2000년(398만8000달러) 이후 2013년(2621만3000달러)까지 연평균 15.6%의 증가율을 보였다. 양고기 수입 중량은 2003년 2691t에서 지난해 5193t으로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올들어서도 양고기 수입액은 크게 늘었다. 지난 9월말 기준 수입액은 2927만8000달러로 작년 전체 수입액보다 306만5000달러를 초과했다. 수입 양고기 대부분은 호주산과 뉴질랜드산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특유의 냄새와 조리법의 한계 때문에 양고기 수요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해외여행 증가로 한국 소비자들이 양고기를 접할 기회가 많아진데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양꼬치와 양갈비 전문점이 증가하면서 국내 젊은층을 중심으로 양고기 붐이 일어나고 있다. 양고기는 머튼(mutton)과 램(lamb)으로 나뉜다. 머튼은 일명 '나이든 양고기'로 1년 이상 자란 양이고, 램은 1년 미만의 어린 양을 말한다. 특유의 냄새가 적고, 육질이 부드러운 램을 대체로 찾는 소비자가 많다. 서울 건국대 인근인 자양동과 송파 신천동은 양꼬치 골목 원조로 불린다. 소위 이곳의 '먹자골목'으로 들어가면 양꼬치 가게가 일렬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층이 선호하는 신사동과 홍대 등에도 양꼬치 가게가 많이 들어서고 있고, 양꼬치 창업 수요도 늘고 있다는 게 프랜차이즈 업계의 분석이다. 양고기 인기가 치솟자 전문 식당 등에서만 취급하던 양고기를 최근에는 대형마트에서도 팔기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부터 40여개 점포 축산 매장에서 양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에서 원물 형태 냉장 양고기를 상시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다. 양고기 특유의 향이 익숙지 않은 소비자를 위해 한국식 양념을 사용한 상품도 나왔다. 홈플러스는 최근 가정식으로 즐길 수 있는 '한국식 양념 양고기' 3종을 출시했다. 고추장 불고기, LA식 양념갈비, 전골 등 3가지다. 롯데마트 측은 "해외 출국자와 국내 체류 외국인이 동시에 늘면서 양고기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점점 많아져 양고기 판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주산 등 수입 양고기의 강세가 이어지다 보니, 국내 양 사육농가와 사육두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고 있다. 국내 양 사육농가는 2000년 이후 연평균 11.2% 감소하는 추세이고, 사육두수도 연 평균 4.5%씩 줄어들고 있다. 특히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호주산 양고기에 그동안 적용해온 22.5%의 관세율이 10년 후에는 아예 철폐되기 때문에, 국내 양 사육농가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양고기 수입액 중 호주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92.4%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호주산 양고기 수입 증가와 국내산 육류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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