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안일한 대응…리조트 붕괴 코오롱과 대비
입력 2014.12.12 (15:28)
수정 2014.12.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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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땅콩 리턴' 사태는 오너 일가의 안일한 대응과 홍보전략 부재로 일파만파로 커졌다.
올해 2월 10명의 사망자를 낸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 당시 코오롱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사고수습에 나서 기업 이미지 타격을 최소화한 것과 극명하게 비교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8일 오전 사건이 처음 보도된 이후 그날 밤에야 뒤늦게 입장자료를 내놨다. 이른바 '사과문' 파문의 시작이다.
대한항공은 비행기를 탑승게이트로 되돌린 조현아 전 부사장의 행동이 지나쳤다면서 승객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조 전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를 책임진 임원으로서 문제를 지적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면서 견과류 서비스 방식 때문에 항공기에서 쫓겨난 승무원 사무장에게 잘못을 돌렸다.
이런 내용의 사과문은 이후 격렬한 비판을 불러왔다.
대한항공 내부에서 이 사과문 내용의 발표에 대해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수뇌부에서 반대의견을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대한항공은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다음날인 9일에는 조 전 부사장이 보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보직사퇴는 대한항공의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에서만 손을 떼는 형식이었다. 대한항공 부사장직과 등기이사 자리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무늬만 사퇴'라는 논란이 일었다. 시간이 흘러 여론이 잠잠해지면 복귀하는 식으로, 여론의 소나기를 잠시 피해가겠다는 심산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여론이 악화되자 조 전 부사장은 결국 10일 부사장직도 내놨다.
하지만 이날 참여연대로부터 고발됐고 곧바로 검찰의 칼날이 몰아쳤다.
검찰은 11일 대한항공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조 전 부사장을 출국금지하는 등 신속하게 수사에 나섰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은 국토교통부 조사 출석을 놓고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토부가 12일에 출석하라고 요구했으나 조 전 부사장은 정신적으로 힘들다면서 조사 시기를 다시 협의하자고 했다. 하지만 검찰 압수수색까지 당하는 등 압박이 심해지자 결국 12일에 조사받기로 했다.
조 전 부사장은 보직 사퇴나 부사장 사표 등을 밝힐 때도 진솔하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9일 해외출장에서 돌아오면서 "(조 부사장이)업무수행 중이었지만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만 했을 뿐 승무원 등 직원이나 이번 일로 분노한 국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민감정을 안일하게 생각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기 힘든 지경으로 상황을 악화시켰다"면서 "힘이 없는 사람에게 한 행동이기 때문에 대중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데 빨리 진솔하게 사과했으면 분노가 이렇게 들불처럼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그는 이어 "조 전 부사장이 '내가 왜 사과해야 하나'하고 인식한 것이 문제"라면서 "이번 일을 기업위기관리 시스템의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기업 위기관리 방식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범사례는 리조트 붕괴 사고 때 총수가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적극적인 사고수습에 매달린 코오롱그룹의 케이스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2월 17일 밤 사고가 난 직후 보고를 받고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이 회장이 다음날 경주로 갈 것으로 예상했던 실무진이 놀랄 정도로 발 빠른 움직임이었다.
이 회장은 다음날 오전 "깊이 사죄한다.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코오롱은 사고 현장에 상황실을 마련하고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해 수습을 진행했다.
코오롱은 이후 희생자 유족과 보상 협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별다른 마찰 없이 신속하게 보상을 마무리했다.
이 회장은 피해자 보상을 위해 사재까지 출연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진정성 있게 책임지는 자세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코오롱그룹 사례처럼 사고 책임이 있는 총수가 즉각 사과하고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하면 상황은 진화된다"면서 "대한항공은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은 것이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올해 2월 10명의 사망자를 낸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 당시 코오롱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사고수습에 나서 기업 이미지 타격을 최소화한 것과 극명하게 비교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8일 오전 사건이 처음 보도된 이후 그날 밤에야 뒤늦게 입장자료를 내놨다. 이른바 '사과문' 파문의 시작이다.
대한항공은 비행기를 탑승게이트로 되돌린 조현아 전 부사장의 행동이 지나쳤다면서 승객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조 전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를 책임진 임원으로서 문제를 지적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면서 견과류 서비스 방식 때문에 항공기에서 쫓겨난 승무원 사무장에게 잘못을 돌렸다.
이런 내용의 사과문은 이후 격렬한 비판을 불러왔다.
대한항공 내부에서 이 사과문 내용의 발표에 대해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수뇌부에서 반대의견을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대한항공은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다음날인 9일에는 조 전 부사장이 보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보직사퇴는 대한항공의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에서만 손을 떼는 형식이었다. 대한항공 부사장직과 등기이사 자리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무늬만 사퇴'라는 논란이 일었다. 시간이 흘러 여론이 잠잠해지면 복귀하는 식으로, 여론의 소나기를 잠시 피해가겠다는 심산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여론이 악화되자 조 전 부사장은 결국 10일 부사장직도 내놨다.
하지만 이날 참여연대로부터 고발됐고 곧바로 검찰의 칼날이 몰아쳤다.
검찰은 11일 대한항공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조 전 부사장을 출국금지하는 등 신속하게 수사에 나섰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은 국토교통부 조사 출석을 놓고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토부가 12일에 출석하라고 요구했으나 조 전 부사장은 정신적으로 힘들다면서 조사 시기를 다시 협의하자고 했다. 하지만 검찰 압수수색까지 당하는 등 압박이 심해지자 결국 12일에 조사받기로 했다.
조 전 부사장은 보직 사퇴나 부사장 사표 등을 밝힐 때도 진솔하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9일 해외출장에서 돌아오면서 "(조 부사장이)업무수행 중이었지만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만 했을 뿐 승무원 등 직원이나 이번 일로 분노한 국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민감정을 안일하게 생각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기 힘든 지경으로 상황을 악화시켰다"면서 "힘이 없는 사람에게 한 행동이기 때문에 대중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데 빨리 진솔하게 사과했으면 분노가 이렇게 들불처럼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그는 이어 "조 전 부사장이 '내가 왜 사과해야 하나'하고 인식한 것이 문제"라면서 "이번 일을 기업위기관리 시스템의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기업 위기관리 방식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범사례는 리조트 붕괴 사고 때 총수가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적극적인 사고수습에 매달린 코오롱그룹의 케이스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2월 17일 밤 사고가 난 직후 보고를 받고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이 회장이 다음날 경주로 갈 것으로 예상했던 실무진이 놀랄 정도로 발 빠른 움직임이었다.
이 회장은 다음날 오전 "깊이 사죄한다.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코오롱은 사고 현장에 상황실을 마련하고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해 수습을 진행했다.
코오롱은 이후 희생자 유족과 보상 협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별다른 마찰 없이 신속하게 보상을 마무리했다.
이 회장은 피해자 보상을 위해 사재까지 출연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진정성 있게 책임지는 자세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코오롱그룹 사례처럼 사고 책임이 있는 총수가 즉각 사과하고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하면 상황은 진화된다"면서 "대한항공은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은 것이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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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12-12 15:28:00
- 수정2014-12-12 15:28:09
대한항공의 '땅콩 리턴' 사태는 오너 일가의 안일한 대응과 홍보전략 부재로 일파만파로 커졌다.
올해 2월 10명의 사망자를 낸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 당시 코오롱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사고수습에 나서 기업 이미지 타격을 최소화한 것과 극명하게 비교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8일 오전 사건이 처음 보도된 이후 그날 밤에야 뒤늦게 입장자료를 내놨다. 이른바 '사과문' 파문의 시작이다.
대한항공은 비행기를 탑승게이트로 되돌린 조현아 전 부사장의 행동이 지나쳤다면서 승객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조 전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를 책임진 임원으로서 문제를 지적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면서 견과류 서비스 방식 때문에 항공기에서 쫓겨난 승무원 사무장에게 잘못을 돌렸다.
이런 내용의 사과문은 이후 격렬한 비판을 불러왔다.
대한항공 내부에서 이 사과문 내용의 발표에 대해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수뇌부에서 반대의견을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대한항공은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다음날인 9일에는 조 전 부사장이 보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보직사퇴는 대한항공의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에서만 손을 떼는 형식이었다. 대한항공 부사장직과 등기이사 자리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무늬만 사퇴'라는 논란이 일었다. 시간이 흘러 여론이 잠잠해지면 복귀하는 식으로, 여론의 소나기를 잠시 피해가겠다는 심산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여론이 악화되자 조 전 부사장은 결국 10일 부사장직도 내놨다.
하지만 이날 참여연대로부터 고발됐고 곧바로 검찰의 칼날이 몰아쳤다.
검찰은 11일 대한항공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조 전 부사장을 출국금지하는 등 신속하게 수사에 나섰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은 국토교통부 조사 출석을 놓고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토부가 12일에 출석하라고 요구했으나 조 전 부사장은 정신적으로 힘들다면서 조사 시기를 다시 협의하자고 했다. 하지만 검찰 압수수색까지 당하는 등 압박이 심해지자 결국 12일에 조사받기로 했다.
조 전 부사장은 보직 사퇴나 부사장 사표 등을 밝힐 때도 진솔하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9일 해외출장에서 돌아오면서 "(조 부사장이)업무수행 중이었지만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만 했을 뿐 승무원 등 직원이나 이번 일로 분노한 국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민감정을 안일하게 생각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기 힘든 지경으로 상황을 악화시켰다"면서 "힘이 없는 사람에게 한 행동이기 때문에 대중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데 빨리 진솔하게 사과했으면 분노가 이렇게 들불처럼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그는 이어 "조 전 부사장이 '내가 왜 사과해야 하나'하고 인식한 것이 문제"라면서 "이번 일을 기업위기관리 시스템의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기업 위기관리 방식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범사례는 리조트 붕괴 사고 때 총수가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적극적인 사고수습에 매달린 코오롱그룹의 케이스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2월 17일 밤 사고가 난 직후 보고를 받고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이 회장이 다음날 경주로 갈 것으로 예상했던 실무진이 놀랄 정도로 발 빠른 움직임이었다.
이 회장은 다음날 오전 "깊이 사죄한다.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코오롱은 사고 현장에 상황실을 마련하고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해 수습을 진행했다.
코오롱은 이후 희생자 유족과 보상 협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별다른 마찰 없이 신속하게 보상을 마무리했다.
이 회장은 피해자 보상을 위해 사재까지 출연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진정성 있게 책임지는 자세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코오롱그룹 사례처럼 사고 책임이 있는 총수가 즉각 사과하고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하면 상황은 진화된다"면서 "대한항공은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은 것이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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