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훼손’ 박춘봉 ‘하나에서 열까지’ 의문

입력 2014.12.14 (18:27) 수정 2014.12.1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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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박춘봉(55·중국 국적)이 범행을 시인, 뒤늦게 경찰 수사에 응하고 있지만 아직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많다.

박이 범행을 시인했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물론, 범행 시기와 장소, 방법 등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이로 인해 경찰은 박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지 못하고 '불상의 시기에 불상의 장소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피해자 김모(48·중국 국적)씨를 살해했다'는 식으로 기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김씨를 벽에 부딪혀 숨지게 했다'는 것이 유일하게 구체적인 진술이지만 이마저 거짓말로 드러났다. 김씨에 대한 부검 결과 박의 진술과는 달리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의문점은 박이 '시신을 어떻게 운반했는가'이다.

박은 지난달 26일 피해여성 김씨를 전 거주지인 매교동 주택에서 살해한 뒤 가계약 월세방인 교동 주택까지 옮겨 훼손했다.

이어 훼손된 시신을 비닐봉지에 나눠 수원 팔달산과 수원천변, 수원 오목천동 야산 등 4곳에 유기했다.

시신을 훼손한 교동 주택에서 팔달산·수원천변은 1㎞ 안팎이지만 오목천동 야산은 5㎞가 넘는다.

자가용은커녕 운전면허도 없는 박이 시신을 어떤 방식으로 옮겼는지에 대해선 아직 조사되지 않았다.

조력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중년의 중국 동포 남성이 시신을 넣은 큰 가방을 들고 매교동 주택가를 200m가량 지나는 동안 아무런 목격자가 없었다는 점도 석연치가 않다.

또, 박이 시신 유기 장소로 화성과 수원 경계 오목천동 야산을 골랐다는 점이나, 지난 9일 김씨의 휴대전화 유기 장소로 포천 소흘읍을 선택한 점도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경찰은 박에 대한 행적조사를 완료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박이 수원과 직선거리로 70여㎞ 떨어진 포천에 어떤 연고가 있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포천지역은 염색공장, 가구공장 등이 많아 외국인 근로자들이 밀집한 곳이다.

이밖에 박의 범행이 매우 잔혹했던 점을 감안할 때 추가 범행이 있는지 여부도 의문점이다.

박은 동거녀를 살해한 뒤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뒤 불과 며칠 지나지 않은 이달 11일 버젓이 도우미 여성과 성매매를 하러 모텔로 들어가려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박의 행동에 온 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살인과 시신 훼손, 유기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게 성매매를 하려 했다는 점은 초범이라고 보기에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는 대목이다.

더구나 박이 2008년 타인의 여권을 위조해 불법 입국한 불법체류자란 점이 드러나면서 지난 6년 동안 다른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조사가 완료되면 궁금증이 모두 풀릴 것"이라며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를 통해 봤을 때 추가범행이나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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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신 훼손’ 박춘봉 ‘하나에서 열까지’ 의문
    • 입력 2014-12-14 18:27:06
    • 수정2014-12-14 18:27:23
    연합뉴스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박춘봉(55·중국 국적)이 범행을 시인, 뒤늦게 경찰 수사에 응하고 있지만 아직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많다. 박이 범행을 시인했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물론, 범행 시기와 장소, 방법 등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이로 인해 경찰은 박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지 못하고 '불상의 시기에 불상의 장소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피해자 김모(48·중국 국적)씨를 살해했다'는 식으로 기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김씨를 벽에 부딪혀 숨지게 했다'는 것이 유일하게 구체적인 진술이지만 이마저 거짓말로 드러났다. 김씨에 대한 부검 결과 박의 진술과는 달리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의문점은 박이 '시신을 어떻게 운반했는가'이다. 박은 지난달 26일 피해여성 김씨를 전 거주지인 매교동 주택에서 살해한 뒤 가계약 월세방인 교동 주택까지 옮겨 훼손했다. 이어 훼손된 시신을 비닐봉지에 나눠 수원 팔달산과 수원천변, 수원 오목천동 야산 등 4곳에 유기했다. 시신을 훼손한 교동 주택에서 팔달산·수원천변은 1㎞ 안팎이지만 오목천동 야산은 5㎞가 넘는다. 자가용은커녕 운전면허도 없는 박이 시신을 어떤 방식으로 옮겼는지에 대해선 아직 조사되지 않았다. 조력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중년의 중국 동포 남성이 시신을 넣은 큰 가방을 들고 매교동 주택가를 200m가량 지나는 동안 아무런 목격자가 없었다는 점도 석연치가 않다. 또, 박이 시신 유기 장소로 화성과 수원 경계 오목천동 야산을 골랐다는 점이나, 지난 9일 김씨의 휴대전화 유기 장소로 포천 소흘읍을 선택한 점도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경찰은 박에 대한 행적조사를 완료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박이 수원과 직선거리로 70여㎞ 떨어진 포천에 어떤 연고가 있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포천지역은 염색공장, 가구공장 등이 많아 외국인 근로자들이 밀집한 곳이다. 이밖에 박의 범행이 매우 잔혹했던 점을 감안할 때 추가 범행이 있는지 여부도 의문점이다. 박은 동거녀를 살해한 뒤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뒤 불과 며칠 지나지 않은 이달 11일 버젓이 도우미 여성과 성매매를 하러 모텔로 들어가려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박의 행동에 온 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살인과 시신 훼손, 유기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게 성매매를 하려 했다는 점은 초범이라고 보기에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는 대목이다. 더구나 박이 2008년 타인의 여권을 위조해 불법 입국한 불법체류자란 점이 드러나면서 지난 6년 동안 다른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조사가 완료되면 궁금증이 모두 풀릴 것"이라며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를 통해 봤을 때 추가범행이나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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