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등산로 ‘시신 훼손’ 잔혹한 범행…도대체 왜?
입력 2014.12.15 (08:11)
수정 2014.12.1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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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멘트>
지난 열흘 사이, 경기도 수원 일대를 공포에 몰아 넣었던, 등산로 '훼손 시신’사건의 피의자 박춘봉입니다.
경찰은 사건의 중대함을 감안해,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는데요,
자칫 미궁에 빠질뻔했던 이번 사건은 시민들의 잇단 제보로 꼬리를 잡히게 됐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시신 발견에서 피의자 구속까지, 수원 팔달산 훼손 시신 사건을 정리해봤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동거녀를 숨지게 한 뒤 잔인하게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검거된 55살 박춘봉이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법원은 피의자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현장음> 박춘봉(피의자) : (시신을 훼손해서 버린 이유가 뭡니까?)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잘 어떻게 해서 (그랬는지) 정신이 제 정신이 아니라......"
당초 피해자의 신원마저도 밝혀지지 않아 미궁에 빠졌던 사건.
피의자는 어떻게 덜미를 잡히게 된 걸까?
사건이 처음 알려진 건 지금으로부터 열하루 전인 지난 4일이었습니다.
끔찍하게 훼손된 시신이 검은색 비닐봉투에 담긴 채 등산로 입구에서 발견 됐는데요,
경찰은 수사본부까지 차려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사건의 단서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지난 7일) : "현장 주변이라든가 주택가 같은 곳 다 탐문해야 되고요, 수사를 굉장히 광범위하게 할 거예요"
시신이 발견되고 일주일이 지난 11일 오전.
이번엔 등산로에서 1km정도 떨어진 수원천 산책로에서,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신체부위가 발견됩니다.
<녹취>경찰 관계자 : “(비닐봉지를 만져보니) 느낌이 물컹하는데, 음식물은 아닌 것 같아서 과학수사반에 연락한 것이죠. (비닐봉지는 나무) 사이에 끼어 있었어요.”
주민들의 불안은 점점 확산됐지만, 범인은 행방은 오리무중.
그런데, 지난 8일 밤...
그러니까 시신이 처음 발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팔달산 인근의 한 파출소에 중년의 중국동포 여성이 찾아왔습니다.
이 여성은 자신의 여동생이 지난달 말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특히 동생과 동거를 하던 남성도 함께 연락이 끊겼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사라진 동생의 위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인 40대 여성 김모 씨의 휴대전화는 지난 9일, 경기도 포천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힌 것으로 확인됩니다.
<녹취>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포천은 (누군가 김 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가 확인이 된 것이죠."
그리고 이틀 뒤, 경찰은 또 다른 중요한 단서 하나를 접하게 됩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월셋방을) 11월 26일 오후 5시에서 6시경에 가계약이 된 거예요. (계약금) 20만 원 돈을 주고, 이 사람이 열쇠를 그때 받아갔어요. 며칠 있다가 들어오겠다고 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보증금의 일부만 내고, 서둘러 월셋방의 열쇠를 받아간 뒤, 정작 이사는 오지 않고 연락이 끊겼다는 남성.
방을 구할 때부터 뭔가 좀 수상했다고 합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계약을 할 때 본인 신분증, 연락처, 주민번호 이런 부분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을 일절 노출을 안 시켰다는 것. (계약금) 20만 원을 주고 계약서도 안 쓰고 달랑 전화번호, 성 하나 이 정도로 해가지고 (가계약을) 한 거예요."
그리고 이사도 하기 전에 이 남성이 갖다놨다는 물건들.
뭔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뉴스 따라잡기 취재팀이 입수한 사진인데요, 당시 피의자가 가계약을 한 월세방에 미리 가져다 놓은 물건들이라고 합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까만 비닐봉지, 장갑, 어떤 세제, 탈취제, 매실 진액이 가득 채워진 주전자. 매실 진액이 냄새 내지 혈흔을 지우는 그런 것이 있다고 예전에 제가 들었거든요."
출동한 경찰은 즉시 이 방을 수색했습니다.
그리고, 방안에서 발견된 참혹한 혈흔.
이 혈흔은 등산로에서 발견된 시신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제 남은 건 이 방을 얻은 남성을 찾는 일.
조사 결과, 방을 계약한 남성은 앞서 언니로부터 실종 신고가 접수된 40대 여성의 동거남 박춘봉이었습니다.
경찰은 추적 끝에 수원역 근처의 모텔에 들어가려던 피의자를 검거하는데 성공합니다.
처음 시신이 발견된 지 8일 만입니다.
<인터뷰> 박춘봉(피의자) : (피해자 가족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미안하네요. 미안해요." (미안하다고요?) " ......"
<기자 멘트>
피의자 박춘봉은 검거 직후 묵비권을 행사하다 결국 이틀 만에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이틀 만에 입을 연 피의자.
숨진 김 씨와 다투다 일어난 우발적인 사고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싸우다가 밀었는데 뒤로 넘어지면서 어디 부딪혔는지 축 처져서 사망했다 그렇게만 (진술합니다.)"
하지만, 어제 나온 국과수의 부검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피해 여성에게서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된 겁니다.
범죄 심리 전문가들도 우발적인 사고로 보기에는 뭔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 "본인이 움직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최선을 다해서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노력을 했다. 차도 없는 사람이 그렇게 경기도 남부권까지 이동해서 시신을 일부는 또 매장하거나 또 버리거나 이렇게 하는 것은 단순히 그것이 실수에 의한 결과냐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죠."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장소, 방법 등에 대해 여전히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피의자.
<인터뷰> 정연대(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범죄분석관) : " 절단이나 시신훼손 같은 경우에는 어느 한가지로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때로는 피해자에 대한 분노나 경고를 표현하기 위해서 (아니면) 유기의 편의성을 위해서 무게를 줄이거나 부피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요."
경찰은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피의자가 2008년 여권을 위조해 입국한 불법 체류자임을 확인하고, 과거 행적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지난 열흘 사이, 경기도 수원 일대를 공포에 몰아 넣었던, 등산로 '훼손 시신’사건의 피의자 박춘봉입니다.
경찰은 사건의 중대함을 감안해,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는데요,
자칫 미궁에 빠질뻔했던 이번 사건은 시민들의 잇단 제보로 꼬리를 잡히게 됐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시신 발견에서 피의자 구속까지, 수원 팔달산 훼손 시신 사건을 정리해봤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동거녀를 숨지게 한 뒤 잔인하게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검거된 55살 박춘봉이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법원은 피의자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현장음> 박춘봉(피의자) : (시신을 훼손해서 버린 이유가 뭡니까?)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잘 어떻게 해서 (그랬는지) 정신이 제 정신이 아니라......"
당초 피해자의 신원마저도 밝혀지지 않아 미궁에 빠졌던 사건.
피의자는 어떻게 덜미를 잡히게 된 걸까?
사건이 처음 알려진 건 지금으로부터 열하루 전인 지난 4일이었습니다.
끔찍하게 훼손된 시신이 검은색 비닐봉투에 담긴 채 등산로 입구에서 발견 됐는데요,
경찰은 수사본부까지 차려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사건의 단서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지난 7일) : "현장 주변이라든가 주택가 같은 곳 다 탐문해야 되고요, 수사를 굉장히 광범위하게 할 거예요"
시신이 발견되고 일주일이 지난 11일 오전.
이번엔 등산로에서 1km정도 떨어진 수원천 산책로에서,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신체부위가 발견됩니다.
<녹취>경찰 관계자 : “(비닐봉지를 만져보니) 느낌이 물컹하는데, 음식물은 아닌 것 같아서 과학수사반에 연락한 것이죠. (비닐봉지는 나무) 사이에 끼어 있었어요.”
주민들의 불안은 점점 확산됐지만, 범인은 행방은 오리무중.
그런데, 지난 8일 밤...
그러니까 시신이 처음 발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팔달산 인근의 한 파출소에 중년의 중국동포 여성이 찾아왔습니다.
이 여성은 자신의 여동생이 지난달 말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특히 동생과 동거를 하던 남성도 함께 연락이 끊겼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사라진 동생의 위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인 40대 여성 김모 씨의 휴대전화는 지난 9일, 경기도 포천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힌 것으로 확인됩니다.
<녹취>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포천은 (누군가 김 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가 확인이 된 것이죠."
그리고 이틀 뒤, 경찰은 또 다른 중요한 단서 하나를 접하게 됩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월셋방을) 11월 26일 오후 5시에서 6시경에 가계약이 된 거예요. (계약금) 20만 원 돈을 주고, 이 사람이 열쇠를 그때 받아갔어요. 며칠 있다가 들어오겠다고 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보증금의 일부만 내고, 서둘러 월셋방의 열쇠를 받아간 뒤, 정작 이사는 오지 않고 연락이 끊겼다는 남성.
방을 구할 때부터 뭔가 좀 수상했다고 합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계약을 할 때 본인 신분증, 연락처, 주민번호 이런 부분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을 일절 노출을 안 시켰다는 것. (계약금) 20만 원을 주고 계약서도 안 쓰고 달랑 전화번호, 성 하나 이 정도로 해가지고 (가계약을) 한 거예요."
그리고 이사도 하기 전에 이 남성이 갖다놨다는 물건들.
뭔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뉴스 따라잡기 취재팀이 입수한 사진인데요, 당시 피의자가 가계약을 한 월세방에 미리 가져다 놓은 물건들이라고 합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까만 비닐봉지, 장갑, 어떤 세제, 탈취제, 매실 진액이 가득 채워진 주전자. 매실 진액이 냄새 내지 혈흔을 지우는 그런 것이 있다고 예전에 제가 들었거든요."
출동한 경찰은 즉시 이 방을 수색했습니다.
그리고, 방안에서 발견된 참혹한 혈흔.
이 혈흔은 등산로에서 발견된 시신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제 남은 건 이 방을 얻은 남성을 찾는 일.
조사 결과, 방을 계약한 남성은 앞서 언니로부터 실종 신고가 접수된 40대 여성의 동거남 박춘봉이었습니다.
경찰은 추적 끝에 수원역 근처의 모텔에 들어가려던 피의자를 검거하는데 성공합니다.
처음 시신이 발견된 지 8일 만입니다.
<인터뷰> 박춘봉(피의자) : (피해자 가족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미안하네요. 미안해요." (미안하다고요?) " ......"
<기자 멘트>
피의자 박춘봉은 검거 직후 묵비권을 행사하다 결국 이틀 만에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이틀 만에 입을 연 피의자.
숨진 김 씨와 다투다 일어난 우발적인 사고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싸우다가 밀었는데 뒤로 넘어지면서 어디 부딪혔는지 축 처져서 사망했다 그렇게만 (진술합니다.)"
하지만, 어제 나온 국과수의 부검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피해 여성에게서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된 겁니다.
범죄 심리 전문가들도 우발적인 사고로 보기에는 뭔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 "본인이 움직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최선을 다해서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노력을 했다. 차도 없는 사람이 그렇게 경기도 남부권까지 이동해서 시신을 일부는 또 매장하거나 또 버리거나 이렇게 하는 것은 단순히 그것이 실수에 의한 결과냐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죠."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장소, 방법 등에 대해 여전히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피의자.
<인터뷰> 정연대(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범죄분석관) : " 절단이나 시신훼손 같은 경우에는 어느 한가지로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때로는 피해자에 대한 분노나 경고를 표현하기 위해서 (아니면) 유기의 편의성을 위해서 무게를 줄이거나 부피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요."
경찰은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피의자가 2008년 여권을 위조해 입국한 불법 체류자임을 확인하고, 과거 행적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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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12-15 08:18:25
- 수정2014-12-15 11:13:17

<기자멘트>
지난 열흘 사이, 경기도 수원 일대를 공포에 몰아 넣었던, 등산로 '훼손 시신’사건의 피의자 박춘봉입니다.
경찰은 사건의 중대함을 감안해,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는데요,
자칫 미궁에 빠질뻔했던 이번 사건은 시민들의 잇단 제보로 꼬리를 잡히게 됐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시신 발견에서 피의자 구속까지, 수원 팔달산 훼손 시신 사건을 정리해봤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동거녀를 숨지게 한 뒤 잔인하게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검거된 55살 박춘봉이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법원은 피의자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현장음> 박춘봉(피의자) : (시신을 훼손해서 버린 이유가 뭡니까?)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잘 어떻게 해서 (그랬는지) 정신이 제 정신이 아니라......"
당초 피해자의 신원마저도 밝혀지지 않아 미궁에 빠졌던 사건.
피의자는 어떻게 덜미를 잡히게 된 걸까?
사건이 처음 알려진 건 지금으로부터 열하루 전인 지난 4일이었습니다.
끔찍하게 훼손된 시신이 검은색 비닐봉투에 담긴 채 등산로 입구에서 발견 됐는데요,
경찰은 수사본부까지 차려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사건의 단서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지난 7일) : "현장 주변이라든가 주택가 같은 곳 다 탐문해야 되고요, 수사를 굉장히 광범위하게 할 거예요"
시신이 발견되고 일주일이 지난 11일 오전.
이번엔 등산로에서 1km정도 떨어진 수원천 산책로에서,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신체부위가 발견됩니다.
<녹취>경찰 관계자 : “(비닐봉지를 만져보니) 느낌이 물컹하는데, 음식물은 아닌 것 같아서 과학수사반에 연락한 것이죠. (비닐봉지는 나무) 사이에 끼어 있었어요.”
주민들의 불안은 점점 확산됐지만, 범인은 행방은 오리무중.
그런데, 지난 8일 밤...
그러니까 시신이 처음 발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팔달산 인근의 한 파출소에 중년의 중국동포 여성이 찾아왔습니다.
이 여성은 자신의 여동생이 지난달 말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특히 동생과 동거를 하던 남성도 함께 연락이 끊겼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사라진 동생의 위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인 40대 여성 김모 씨의 휴대전화는 지난 9일, 경기도 포천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힌 것으로 확인됩니다.
<녹취>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포천은 (누군가 김 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가 확인이 된 것이죠."
그리고 이틀 뒤, 경찰은 또 다른 중요한 단서 하나를 접하게 됩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월셋방을) 11월 26일 오후 5시에서 6시경에 가계약이 된 거예요. (계약금) 20만 원 돈을 주고, 이 사람이 열쇠를 그때 받아갔어요. 며칠 있다가 들어오겠다고 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보증금의 일부만 내고, 서둘러 월셋방의 열쇠를 받아간 뒤, 정작 이사는 오지 않고 연락이 끊겼다는 남성.
방을 구할 때부터 뭔가 좀 수상했다고 합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계약을 할 때 본인 신분증, 연락처, 주민번호 이런 부분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을 일절 노출을 안 시켰다는 것. (계약금) 20만 원을 주고 계약서도 안 쓰고 달랑 전화번호, 성 하나 이 정도로 해가지고 (가계약을) 한 거예요."
그리고 이사도 하기 전에 이 남성이 갖다놨다는 물건들.
뭔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뉴스 따라잡기 취재팀이 입수한 사진인데요, 당시 피의자가 가계약을 한 월세방에 미리 가져다 놓은 물건들이라고 합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까만 비닐봉지, 장갑, 어떤 세제, 탈취제, 매실 진액이 가득 채워진 주전자. 매실 진액이 냄새 내지 혈흔을 지우는 그런 것이 있다고 예전에 제가 들었거든요."
출동한 경찰은 즉시 이 방을 수색했습니다.
그리고, 방안에서 발견된 참혹한 혈흔.
이 혈흔은 등산로에서 발견된 시신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제 남은 건 이 방을 얻은 남성을 찾는 일.
조사 결과, 방을 계약한 남성은 앞서 언니로부터 실종 신고가 접수된 40대 여성의 동거남 박춘봉이었습니다.
경찰은 추적 끝에 수원역 근처의 모텔에 들어가려던 피의자를 검거하는데 성공합니다.
처음 시신이 발견된 지 8일 만입니다.
<인터뷰> 박춘봉(피의자) : (피해자 가족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미안하네요. 미안해요." (미안하다고요?) " ......"
<기자 멘트>
피의자 박춘봉은 검거 직후 묵비권을 행사하다 결국 이틀 만에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이틀 만에 입을 연 피의자.
숨진 김 씨와 다투다 일어난 우발적인 사고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싸우다가 밀었는데 뒤로 넘어지면서 어디 부딪혔는지 축 처져서 사망했다 그렇게만 (진술합니다.)"
하지만, 어제 나온 국과수의 부검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피해 여성에게서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된 겁니다.
범죄 심리 전문가들도 우발적인 사고로 보기에는 뭔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 "본인이 움직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최선을 다해서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노력을 했다. 차도 없는 사람이 그렇게 경기도 남부권까지 이동해서 시신을 일부는 또 매장하거나 또 버리거나 이렇게 하는 것은 단순히 그것이 실수에 의한 결과냐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죠."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장소, 방법 등에 대해 여전히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피의자.
<인터뷰> 정연대(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범죄분석관) : " 절단이나 시신훼손 같은 경우에는 어느 한가지로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때로는 피해자에 대한 분노나 경고를 표현하기 위해서 (아니면) 유기의 편의성을 위해서 무게를 줄이거나 부피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요."
경찰은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피의자가 2008년 여권을 위조해 입국한 불법 체류자임을 확인하고, 과거 행적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지난 열흘 사이, 경기도 수원 일대를 공포에 몰아 넣었던, 등산로 '훼손 시신’사건의 피의자 박춘봉입니다.
경찰은 사건의 중대함을 감안해,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는데요,
자칫 미궁에 빠질뻔했던 이번 사건은 시민들의 잇단 제보로 꼬리를 잡히게 됐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시신 발견에서 피의자 구속까지, 수원 팔달산 훼손 시신 사건을 정리해봤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동거녀를 숨지게 한 뒤 잔인하게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검거된 55살 박춘봉이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법원은 피의자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현장음> 박춘봉(피의자) : (시신을 훼손해서 버린 이유가 뭡니까?)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잘 어떻게 해서 (그랬는지) 정신이 제 정신이 아니라......"
당초 피해자의 신원마저도 밝혀지지 않아 미궁에 빠졌던 사건.
피의자는 어떻게 덜미를 잡히게 된 걸까?
사건이 처음 알려진 건 지금으로부터 열하루 전인 지난 4일이었습니다.
끔찍하게 훼손된 시신이 검은색 비닐봉투에 담긴 채 등산로 입구에서 발견 됐는데요,
경찰은 수사본부까지 차려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사건의 단서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지난 7일) : "현장 주변이라든가 주택가 같은 곳 다 탐문해야 되고요, 수사를 굉장히 광범위하게 할 거예요"
시신이 발견되고 일주일이 지난 11일 오전.
이번엔 등산로에서 1km정도 떨어진 수원천 산책로에서,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신체부위가 발견됩니다.
<녹취>경찰 관계자 : “(비닐봉지를 만져보니) 느낌이 물컹하는데, 음식물은 아닌 것 같아서 과학수사반에 연락한 것이죠. (비닐봉지는 나무) 사이에 끼어 있었어요.”
주민들의 불안은 점점 확산됐지만, 범인은 행방은 오리무중.
그런데, 지난 8일 밤...
그러니까 시신이 처음 발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팔달산 인근의 한 파출소에 중년의 중국동포 여성이 찾아왔습니다.
이 여성은 자신의 여동생이 지난달 말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특히 동생과 동거를 하던 남성도 함께 연락이 끊겼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사라진 동생의 위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인 40대 여성 김모 씨의 휴대전화는 지난 9일, 경기도 포천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힌 것으로 확인됩니다.
<녹취>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포천은 (누군가 김 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가 확인이 된 것이죠."
그리고 이틀 뒤, 경찰은 또 다른 중요한 단서 하나를 접하게 됩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월셋방을) 11월 26일 오후 5시에서 6시경에 가계약이 된 거예요. (계약금) 20만 원 돈을 주고, 이 사람이 열쇠를 그때 받아갔어요. 며칠 있다가 들어오겠다고 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보증금의 일부만 내고, 서둘러 월셋방의 열쇠를 받아간 뒤, 정작 이사는 오지 않고 연락이 끊겼다는 남성.
방을 구할 때부터 뭔가 좀 수상했다고 합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계약을 할 때 본인 신분증, 연락처, 주민번호 이런 부분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을 일절 노출을 안 시켰다는 것. (계약금) 20만 원을 주고 계약서도 안 쓰고 달랑 전화번호, 성 하나 이 정도로 해가지고 (가계약을) 한 거예요."
그리고 이사도 하기 전에 이 남성이 갖다놨다는 물건들.
뭔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뉴스 따라잡기 취재팀이 입수한 사진인데요, 당시 피의자가 가계약을 한 월세방에 미리 가져다 놓은 물건들이라고 합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까만 비닐봉지, 장갑, 어떤 세제, 탈취제, 매실 진액이 가득 채워진 주전자. 매실 진액이 냄새 내지 혈흔을 지우는 그런 것이 있다고 예전에 제가 들었거든요."
출동한 경찰은 즉시 이 방을 수색했습니다.
그리고, 방안에서 발견된 참혹한 혈흔.
이 혈흔은 등산로에서 발견된 시신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제 남은 건 이 방을 얻은 남성을 찾는 일.
조사 결과, 방을 계약한 남성은 앞서 언니로부터 실종 신고가 접수된 40대 여성의 동거남 박춘봉이었습니다.
경찰은 추적 끝에 수원역 근처의 모텔에 들어가려던 피의자를 검거하는데 성공합니다.
처음 시신이 발견된 지 8일 만입니다.
<인터뷰> 박춘봉(피의자) : (피해자 가족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미안하네요. 미안해요." (미안하다고요?) " ......"
<기자 멘트>
피의자 박춘봉은 검거 직후 묵비권을 행사하다 결국 이틀 만에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이틀 만에 입을 연 피의자.
숨진 김 씨와 다투다 일어난 우발적인 사고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싸우다가 밀었는데 뒤로 넘어지면서 어디 부딪혔는지 축 처져서 사망했다 그렇게만 (진술합니다.)"
하지만, 어제 나온 국과수의 부검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피해 여성에게서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된 겁니다.
범죄 심리 전문가들도 우발적인 사고로 보기에는 뭔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 "본인이 움직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최선을 다해서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노력을 했다. 차도 없는 사람이 그렇게 경기도 남부권까지 이동해서 시신을 일부는 또 매장하거나 또 버리거나 이렇게 하는 것은 단순히 그것이 실수에 의한 결과냐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죠."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장소, 방법 등에 대해 여전히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피의자.
<인터뷰> 정연대(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범죄분석관) : " 절단이나 시신훼손 같은 경우에는 어느 한가지로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때로는 피해자에 대한 분노나 경고를 표현하기 위해서 (아니면) 유기의 편의성을 위해서 무게를 줄이거나 부피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요."
경찰은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피의자가 2008년 여권을 위조해 입국한 불법 체류자임을 확인하고, 과거 행적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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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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