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가구 공룡’ 이케아 공습…한국은 ‘봉’?

입력 2014.12.15 (21:22) 수정 2014.12.16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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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사흘 뒤 문을 여는 이케아 광명점입니다.

이케아는 조립식 가구로 유명한 다국적 공룡기업인데요,

세계 각국에 340여 개 매장을 두고 있고 연 매출만도 40조 원에 달합니다.

막강자금과 유통망, 대규모 생산라인까지 갖춘 아케아가 43번째 진출국으로 우리나라를 택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매장 규모가 엄청납니다.

축구장 18개 크기, 우리나라 대형마트 한 곳 평균 면적의 40배가 넘는데요~

이렇게 '쇼룸'이라고 하는 가상의 공간을 60개 넘게 꾸며놓고~

바닥의 이 화살표로 매장 구석구석까지 돌아보게 하면서 고객을 유혹합니다.

영세한 우리 가구 산업이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며 가구업계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 ‘이케아 공습’에 영세 가구 업계 불안 ▼

<리포트>

서울의 대표 가구거리.

갖가지 할인에 창고정리까지 내걸어도 손님들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12년 째 수공예 가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 씨도 곧 가게를 정리할 생각입니다.

<녹취> 김00(가구 대리점 운영) : "물건 나가는 양은 조금나가는데 요즘은 다 싸게 파니까 마진도 없잖아요. 그나마 또 이케아라는 데서 들어와서... "

더욱 숨막히는 건 이케아 광명점과 인접한 경기도 가구업체들입니다.

이케아의 한국진출로 경기도의 가구 제조업체는 30~40%, 판매업체는 20~30% 매출 감소에 직면할 거라고 경기개발연구원은 예상했습니다.

<인터뷰> 공재수(광명시 가구업체 운영) : "실제로 (이케아에) 가보니까 너무너무 이게 어안이 벙벙해서... 경기도 이런 데 가구가 다 영세업자 다 모여있거든요. 다 망합니다! 틀림없이 이건 내가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틀림없이 다 망해요!"

▼ 한국은 ‘봉’?…중 ·일 보다 비싸▼

<기자 멘트>

이렇게 우리 가구 산업에 큰 피해가 우려되는 이유, 바로 가격 경쟁력 때문인데요,

이케아에선 완제품이 아니라 이런 미완성의 부품 상자를 팝니다.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겁니다.

일반인에게 직접 조립을 시켜봤더니, 시간 걸렸습니다.

한국에서도 과연 이런 직접조립 방식이 통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또 이케아의 가구 제품들 정말 착한 가격일까요?

스웨덴의 경제학자 가브리엘 툴린이 이케아의 제품들을 골라 국가별로 가격 비교를 했는데~

이 방식에 따라 이케아의 대표 제품들의 가격을 분석해봤습니다.

먼저 책장입니다.

30개 나라 가운데 한국에서 3번 째로 비싸게 파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이나 일본보다도 바쌉니다.

더블 침대의 순위도 높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 세계에서 네 번 째로 비싸게 삽니다.

아기침대는 10위로 나타났고요~

2인용 소파는 15위로 나타났습니다. 딱 중간 수준이지만 중국은 물론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높은 일본보다도 훨씬 비쌉니다.

그런데 이케아의 국내 진출로 타격을 받는 건 국내 가구업체들뿐만이 아닙니다.

이케아가 가구 뿐만이 아니라 다른 생활 용품들도 팔고 있기 때문인데요,

김기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무늬만 가구 전문점…지역 상권 타격 심각 ▼

<리포트>

형형색색으로 진열돼 있는 인형들. 이케아에는 이런 어린이 용품 전문 매장도 있습니다.

욕실에서 사용하는 각종 생활용품들은 물론, 조명 기기와 문구류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구 전문매장을 표방하는 이케아, 판매 제품가운데 가구 비중은 40%에 불과 합니다.

그런데도 국내 대형마트와 달리 의무휴일제나 영업시간 제한과 같은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이케아가 영업허가를 받을 때 가구 전문점으로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산업통상부 관계자 : " 가구 전문점이라고 보기 어려운 물품이라든지 이런 걸 취급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한번 더 그때 점검할 수 있는 사항이고요."

그저 대형가구업체가 들어오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지역 상인들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인터뷰> 안경애(광명시장 협동조합 이사장) : "저는 분명히 피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케아가 가구 뿐만 아니라 생활용품도 취급하기 때문이죠. 굉장히 불안해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가구전문점을 표방해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지역 상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케아는 광명점을 시작으로 국내 지점을 계속 늘려갈 계획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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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가구 공룡’ 이케아 공습…한국은 ‘봉’?
    • 입력 2014-12-15 21:23:21
    • 수정2014-12-16 04:36:28
    뉴스 9
<기자 멘트>

사흘 뒤 문을 여는 이케아 광명점입니다.

이케아는 조립식 가구로 유명한 다국적 공룡기업인데요,

세계 각국에 340여 개 매장을 두고 있고 연 매출만도 40조 원에 달합니다.

막강자금과 유통망, 대규모 생산라인까지 갖춘 아케아가 43번째 진출국으로 우리나라를 택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매장 규모가 엄청납니다.

축구장 18개 크기, 우리나라 대형마트 한 곳 평균 면적의 40배가 넘는데요~

이렇게 '쇼룸'이라고 하는 가상의 공간을 60개 넘게 꾸며놓고~

바닥의 이 화살표로 매장 구석구석까지 돌아보게 하면서 고객을 유혹합니다.

영세한 우리 가구 산업이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며 가구업계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 ‘이케아 공습’에 영세 가구 업계 불안 ▼

<리포트>

서울의 대표 가구거리.

갖가지 할인에 창고정리까지 내걸어도 손님들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12년 째 수공예 가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 씨도 곧 가게를 정리할 생각입니다.

<녹취> 김00(가구 대리점 운영) : "물건 나가는 양은 조금나가는데 요즘은 다 싸게 파니까 마진도 없잖아요. 그나마 또 이케아라는 데서 들어와서... "

더욱 숨막히는 건 이케아 광명점과 인접한 경기도 가구업체들입니다.

이케아의 한국진출로 경기도의 가구 제조업체는 30~40%, 판매업체는 20~30% 매출 감소에 직면할 거라고 경기개발연구원은 예상했습니다.

<인터뷰> 공재수(광명시 가구업체 운영) : "실제로 (이케아에) 가보니까 너무너무 이게 어안이 벙벙해서... 경기도 이런 데 가구가 다 영세업자 다 모여있거든요. 다 망합니다! 틀림없이 이건 내가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틀림없이 다 망해요!"

▼ 한국은 ‘봉’?…중 ·일 보다 비싸▼

<기자 멘트>

이렇게 우리 가구 산업에 큰 피해가 우려되는 이유, 바로 가격 경쟁력 때문인데요,

이케아에선 완제품이 아니라 이런 미완성의 부품 상자를 팝니다.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겁니다.

일반인에게 직접 조립을 시켜봤더니, 시간 걸렸습니다.

한국에서도 과연 이런 직접조립 방식이 통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또 이케아의 가구 제품들 정말 착한 가격일까요?

스웨덴의 경제학자 가브리엘 툴린이 이케아의 제품들을 골라 국가별로 가격 비교를 했는데~

이 방식에 따라 이케아의 대표 제품들의 가격을 분석해봤습니다.

먼저 책장입니다.

30개 나라 가운데 한국에서 3번 째로 비싸게 파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이나 일본보다도 바쌉니다.

더블 침대의 순위도 높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 세계에서 네 번 째로 비싸게 삽니다.

아기침대는 10위로 나타났고요~

2인용 소파는 15위로 나타났습니다. 딱 중간 수준이지만 중국은 물론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높은 일본보다도 훨씬 비쌉니다.

그런데 이케아의 국내 진출로 타격을 받는 건 국내 가구업체들뿐만이 아닙니다.

이케아가 가구 뿐만이 아니라 다른 생활 용품들도 팔고 있기 때문인데요,

김기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무늬만 가구 전문점…지역 상권 타격 심각 ▼

<리포트>

형형색색으로 진열돼 있는 인형들. 이케아에는 이런 어린이 용품 전문 매장도 있습니다.

욕실에서 사용하는 각종 생활용품들은 물론, 조명 기기와 문구류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구 전문매장을 표방하는 이케아, 판매 제품가운데 가구 비중은 40%에 불과 합니다.

그런데도 국내 대형마트와 달리 의무휴일제나 영업시간 제한과 같은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이케아가 영업허가를 받을 때 가구 전문점으로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산업통상부 관계자 : " 가구 전문점이라고 보기 어려운 물품이라든지 이런 걸 취급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한번 더 그때 점검할 수 있는 사항이고요."

그저 대형가구업체가 들어오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지역 상인들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인터뷰> 안경애(광명시장 협동조합 이사장) : "저는 분명히 피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케아가 가구 뿐만 아니라 생활용품도 취급하기 때문이죠. 굉장히 불안해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가구전문점을 표방해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지역 상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케아는 광명점을 시작으로 국내 지점을 계속 늘려갈 계획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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