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김정일 사망 3주기…북, 어디로 가나?

입력 2014.12.16 (21:10) 수정 2014.12.1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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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김정일 사망 당시 눈물을 흘리며 조문객을 맞는 김정은과 김여정의 모습입니다.

당시 28살이던 김정은은 이후, 군 최고사령관에 이어 노동당 제1비서, 국방위 제1위원장에 차례로 오르며 1인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여동생 김여정도 노동당 부부장에 올라 실세 반열에 올랐습니다.

3년 탈상이 되는 내일 김정일의 3주기는, 북한으로선 명실상부, 김정은 시대의 출범을 의미이기도 하는데요.

이슈앤 뉴스 오늘은 김정은 집권 3년, 북한의 변화와 과제를 심층 진단합니다.

먼저 김정일 3주기를 하루 앞둔 북중 접경의 분위기를 김명주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 김정일 3주기 D-1, 북-중 접경은?▼

<리포트>

평양행 열차가 출발하는 단둥역.

귀국길에 오른 북한 주민들이 여기저기 짐을 꾸립니다.

김정일 3주기를 맞아 추모용 조화도 잊지 않고 챙겨갑니다.

한편에선 조화 반입을 놓고 역무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합니다.

<녹취> 단둥역 관계자 : "가서 꽃가게를 열 건가요? 얼른 치우세요. 가져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왜 이렇게 가져왔나요?"

북중 교역 관문인 단둥 세관에도 대형 화물차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북한으로 가져갈 추모용 조화도 눈에 띕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귀국 인파는 지난해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습니다.

이곳 북중 접경은 북한 내부 상황에 항상 민감한 곳이지만 김정일 사망 3주기를 앞두고는 추모 분위기가 다소 약해진 모습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올해는 중국 정부 고위층은 물론 단둥의 동포 기업인들도 초청하지 않았습니다.

경색된 북중 관계와, 에볼라 조치에 따른 까다로운 출입국 절차가 반영됐다는 평갑니다.

대신 북한 근로자들은 내일 단둥 영사부에서 별도로 추모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북한 당국도 내일 평양에서 대규모 중앙추모대회를 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달라진 북 권력 지도…남북 관계는 ‘냉온탕’ ▼

<기자 멘트>

김정일 위원장 영결식 때 핵심 인사 8명이 운구차를 호위하는 모습입니다.

이들은 김정일 사후 김정은 체제를 떠받칠 실세들로 평가됐습니다.

하지만 이 중 오른쪽의 리영호와 김영춘 등 군부 인사 4명은 1년도 안돼 숙청되거나 물러났습니다.

김정은 바로 뒤의 고모부 장성택도 1년 전 반당종파로 몰려 공개 처형됐습니다.

현재 김정은 주변은 새로운 친정세력으로 채워졌는데요,

최룡해를 핵심으로 한 빨치산 2세들, 그리고 백두혈통인 여동생 김여정이 권력의 양 축을 이루고 있고, 이를 황병서와 김원홍 등 장성택 처형을 주도했던 삼지연 인맥을 비롯한 신흥 실세그룹이 떠받치고 있습니다.

김정은 집권 3년, 남북 관계는 어땠을까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3차 핵실험이 이어졌고 개성공단이 일시 폐쇄되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올 들어선 이산가족 상봉, 실세 3인방 방한 등 화해 국면이 조성되기도 했지만, 결국 고비를 넘지 못했습니다.

대외관계는 무엇보다 혈맹이었던 대 중국 관계가 소원해진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북한은 일본에는 납치자 문제를 고리로, 러시아에는 특사파견 카드를 활용하는 등 다변화를 추진중인데요.

하지만 당장 유엔의 인권결의안 채택이 임박하는 등 고립은 더욱 심화되는 형국입니다.

김정은 체제 앞에 놓인 과제는 뭔지, 전망은 어떤지, 계속해서 홍수진 기자입니다.

▼ ‘핵-경제 병진 노선’의 딜레마, 북 어디로? ▼

<리포트>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경제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장마당의 확산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 : "(이거 얼마에요?) 만7천원짜리 인도네시아산 (이건요?) 같습니다."

국가 배급을 줄이고 규제를 풀면서, 전국의 장마당 숫자가 400여개에 달할 정도로 시장화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을 대폭 확대하고 경제특구를 24개나 지정하는 등 외화벌이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전시성 사업이 잇따르면서 재정 상황은 크게 악화됐고, 외자 유치 또한 아직은 별 성과가 없는 상태입니다.

핵 개발과 인권 문제에 따른 국제사회의 고립과 제재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겁니다.

<녹취>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김정은은 핵과 경제 병진 정책 속에서 경제특구에 외자를 유치하고 외국과의 경제협력을 서두르고 있으나 정세불안정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북한은 앞으로 국제관계 개선을 통해 출구를 모색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대남 협력을 돌파구로 삼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울러 3년 탈상을 계기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 개막을 알리는 새 통치 모델을 제시할 지도 주목됩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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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김정일 사망 3주기…북, 어디로 가나?
    • 입력 2014-12-16 21:11:01
    • 수정2014-12-16 21: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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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당시 눈물을 흘리며 조문객을 맞는 김정은과 김여정의 모습입니다.

당시 28살이던 김정은은 이후, 군 최고사령관에 이어 노동당 제1비서, 국방위 제1위원장에 차례로 오르며 1인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여동생 김여정도 노동당 부부장에 올라 실세 반열에 올랐습니다.

3년 탈상이 되는 내일 김정일의 3주기는, 북한으로선 명실상부, 김정은 시대의 출범을 의미이기도 하는데요.

이슈앤 뉴스 오늘은 김정은 집권 3년, 북한의 변화와 과제를 심층 진단합니다.

먼저 김정일 3주기를 하루 앞둔 북중 접경의 분위기를 김명주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 김정일 3주기 D-1, 북-중 접경은?▼

<리포트>

평양행 열차가 출발하는 단둥역.

귀국길에 오른 북한 주민들이 여기저기 짐을 꾸립니다.

김정일 3주기를 맞아 추모용 조화도 잊지 않고 챙겨갑니다.

한편에선 조화 반입을 놓고 역무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합니다.

<녹취> 단둥역 관계자 : "가서 꽃가게를 열 건가요? 얼른 치우세요. 가져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왜 이렇게 가져왔나요?"

북중 교역 관문인 단둥 세관에도 대형 화물차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북한으로 가져갈 추모용 조화도 눈에 띕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귀국 인파는 지난해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습니다.

이곳 북중 접경은 북한 내부 상황에 항상 민감한 곳이지만 김정일 사망 3주기를 앞두고는 추모 분위기가 다소 약해진 모습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올해는 중국 정부 고위층은 물론 단둥의 동포 기업인들도 초청하지 않았습니다.

경색된 북중 관계와, 에볼라 조치에 따른 까다로운 출입국 절차가 반영됐다는 평갑니다.

대신 북한 근로자들은 내일 단둥 영사부에서 별도로 추모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북한 당국도 내일 평양에서 대규모 중앙추모대회를 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달라진 북 권력 지도…남북 관계는 ‘냉온탕’ ▼

<기자 멘트>

김정일 위원장 영결식 때 핵심 인사 8명이 운구차를 호위하는 모습입니다.

이들은 김정일 사후 김정은 체제를 떠받칠 실세들로 평가됐습니다.

하지만 이 중 오른쪽의 리영호와 김영춘 등 군부 인사 4명은 1년도 안돼 숙청되거나 물러났습니다.

김정은 바로 뒤의 고모부 장성택도 1년 전 반당종파로 몰려 공개 처형됐습니다.

현재 김정은 주변은 새로운 친정세력으로 채워졌는데요,

최룡해를 핵심으로 한 빨치산 2세들, 그리고 백두혈통인 여동생 김여정이 권력의 양 축을 이루고 있고, 이를 황병서와 김원홍 등 장성택 처형을 주도했던 삼지연 인맥을 비롯한 신흥 실세그룹이 떠받치고 있습니다.

김정은 집권 3년, 남북 관계는 어땠을까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3차 핵실험이 이어졌고 개성공단이 일시 폐쇄되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올 들어선 이산가족 상봉, 실세 3인방 방한 등 화해 국면이 조성되기도 했지만, 결국 고비를 넘지 못했습니다.

대외관계는 무엇보다 혈맹이었던 대 중국 관계가 소원해진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북한은 일본에는 납치자 문제를 고리로, 러시아에는 특사파견 카드를 활용하는 등 다변화를 추진중인데요.

하지만 당장 유엔의 인권결의안 채택이 임박하는 등 고립은 더욱 심화되는 형국입니다.

김정은 체제 앞에 놓인 과제는 뭔지, 전망은 어떤지, 계속해서 홍수진 기자입니다.

▼ ‘핵-경제 병진 노선’의 딜레마, 북 어디로? ▼

<리포트>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경제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장마당의 확산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 : "(이거 얼마에요?) 만7천원짜리 인도네시아산 (이건요?) 같습니다."

국가 배급을 줄이고 규제를 풀면서, 전국의 장마당 숫자가 400여개에 달할 정도로 시장화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을 대폭 확대하고 경제특구를 24개나 지정하는 등 외화벌이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전시성 사업이 잇따르면서 재정 상황은 크게 악화됐고, 외자 유치 또한 아직은 별 성과가 없는 상태입니다.

핵 개발과 인권 문제에 따른 국제사회의 고립과 제재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겁니다.

<녹취>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김정은은 핵과 경제 병진 정책 속에서 경제특구에 외자를 유치하고 외국과의 경제협력을 서두르고 있으나 정세불안정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북한은 앞으로 국제관계 개선을 통해 출구를 모색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대남 협력을 돌파구로 삼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울러 3년 탈상을 계기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 개막을 알리는 새 통치 모델을 제시할 지도 주목됩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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