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속 고개 숙인 조현아…코끝엔 눈물 한 방울

입력 2014.12.17 (15:19) 수정 2014.12.1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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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1시 50분께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 청사 정문에 최근 전국을 들썩이게 한 '땅콩 회항'의 주인공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하의 맹추위에 '칼바람'이 매서웠던 이날 흰색 목도리를 빼고는 코트, 바지, 구두까지 검은색으로 맞춰 입은 조 전 부사장은 검은색 승용차에서 변호인인 서창희 변호사와 함께 내렸다.

그는 청사 입구를 에워싼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반쯤 숙인 채 힘없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다. 정문 앞에 다다르자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를 향해 허리를 '푹' 숙여 인사했다.

조 전 부사장은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는데 심경을 말해 달라'는 말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입 모양을 통해 겨우 알아들을 수 있을 뿐,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목소리가 작았다.

'국민에 한마디 해 달라', '사과가 왜 이리 늦었느냐', '한 말씀 해달라'는 요구에 "죄송합니다"라는 대답만 반복했고, '승무원 폭행을 인정하느냐', '욕설을 했다거나 어깨를 밀쳤다는 것을 인정하느냐' 등 다른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조 전 부사장은 손에 든 검은색 핸드백을 꼭 붙잡고 있었고, 허리를 반쯤 숙인 탓에 머리카락은 얼굴을 거의 가렸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입은 굳게 닫혀 있었다. 고개를 숙인 코끝에는 눈물 한 방울이 맺혔다.

조 전 부사장은 쏟아지는 질문을 뒤로하고 침묵 속에서 취재진을 마주한 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오후 2시께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과거 재벌 2세나 3세 자녀들이 검찰 수사를 받거나 처벌받은 전례는 더러 있었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공개 출석한 일은 극히 이례적인 만큼, 서울서부지검 앞에는 일찍부터 200여명에 달하는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조 전 부사장이 청사 안으로 들어가면서 그를 따라가려는 이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취재진이 넘어지는 등 한때 큰 소란이 일었다.

낮 시간대임에도 수은주는 영하 6도를 가리켰다. 바람이 '쌩쌩' 불어 체감 온도는 영하 10도를 밑돌았다. 이 때문에 '바람 소리가 너무 크다'며 녹음을 우려하는 일부 취재진의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취재진은 혹한을 피해 두꺼운 패딩, 털모자, 목도리 등으로 '중무장'을 했으며 일부는 '핫팩'으로 목을 감싸거나 아예 담요로 몸을 칭칭 감은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검찰은 이날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해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간) 대한항공 KE086 여객기 일등석에서 벌어진 상황과 램프리턴(탑승게이트로 항공기를 되돌리는 일)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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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한 속 고개 숙인 조현아…코끝엔 눈물 한 방울
    • 입력 2014-12-17 15:19:14
    • 수정2014-12-17 16:23:40
    연합뉴스
17일 오후 1시 50분께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 청사 정문에 최근 전국을 들썩이게 한 '땅콩 회항'의 주인공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하의 맹추위에 '칼바람'이 매서웠던 이날 흰색 목도리를 빼고는 코트, 바지, 구두까지 검은색으로 맞춰 입은 조 전 부사장은 검은색 승용차에서 변호인인 서창희 변호사와 함께 내렸다. 그는 청사 입구를 에워싼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반쯤 숙인 채 힘없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다. 정문 앞에 다다르자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를 향해 허리를 '푹' 숙여 인사했다. 조 전 부사장은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는데 심경을 말해 달라'는 말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입 모양을 통해 겨우 알아들을 수 있을 뿐,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목소리가 작았다. '국민에 한마디 해 달라', '사과가 왜 이리 늦었느냐', '한 말씀 해달라'는 요구에 "죄송합니다"라는 대답만 반복했고, '승무원 폭행을 인정하느냐', '욕설을 했다거나 어깨를 밀쳤다는 것을 인정하느냐' 등 다른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조 전 부사장은 손에 든 검은색 핸드백을 꼭 붙잡고 있었고, 허리를 반쯤 숙인 탓에 머리카락은 얼굴을 거의 가렸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입은 굳게 닫혀 있었다. 고개를 숙인 코끝에는 눈물 한 방울이 맺혔다. 조 전 부사장은 쏟아지는 질문을 뒤로하고 침묵 속에서 취재진을 마주한 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오후 2시께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과거 재벌 2세나 3세 자녀들이 검찰 수사를 받거나 처벌받은 전례는 더러 있었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공개 출석한 일은 극히 이례적인 만큼, 서울서부지검 앞에는 일찍부터 200여명에 달하는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조 전 부사장이 청사 안으로 들어가면서 그를 따라가려는 이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취재진이 넘어지는 등 한때 큰 소란이 일었다. 낮 시간대임에도 수은주는 영하 6도를 가리켰다. 바람이 '쌩쌩' 불어 체감 온도는 영하 10도를 밑돌았다. 이 때문에 '바람 소리가 너무 크다'며 녹음을 우려하는 일부 취재진의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취재진은 혹한을 피해 두꺼운 패딩, 털모자, 목도리 등으로 '중무장'을 했으며 일부는 '핫팩'으로 목을 감싸거나 아예 담요로 몸을 칭칭 감은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검찰은 이날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해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간) 대한항공 KE086 여객기 일등석에서 벌어진 상황과 램프리턴(탑승게이트로 항공기를 되돌리는 일)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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