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유가 폭락에 러시아 ‘흔들’…한국 경제 ‘경고등’

입력 2014.12.17 (21:19) 수정 2014.12.1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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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세계 3대 원유 가격은 보시는 것처럼 모두 심리적 저지선인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이같은 저유가 한파에 가장 먼저 얼어붙은 곳이 바로, 러시아인데요.

원유와 천연가스가 전체 수출의 69%를 차지하고 재정 수입에서 원유 관련 세수가 50%를 넘기 때문입니다.

유가 하락이 실물 경기에 바로 반영되고 국고 수입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인 겁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를 포함한 최근 신흥국들의 상황이 1998년 외환위기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먼저, 혼돈에 빠진 러시아 현지를 연규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러시아 금융시장 불안…국가 부도 ‘공포’ ▼

<리포트>

모스크바의 한 대형 시장입니다.

물건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는 걸, 시민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아 루블화 가치가 반토막으로 폭락하면서, 생필품 가격을 자극하고 있는 겁니다.

<녹취> 고객 : "(이것 얼마죠?) 280루블입니다. 하지만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아직까지 식료품 사재기 현상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국가 부도에 대한 공포로 혼란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녹취> 알렉산드리아(모스크바 시민) : "우유나 치즈, 고기 값이 뛰었어요. 특히 수입품 값이 급등했습니다."

정부가 환율 방어에 실패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현 경제 상황 어떻게 보십니까?) 달러가 계속 오르고 있으니,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것이 환율 전광판입니다.

전광판의 숫자가 급격히 변동될 때마다 경제 위기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불안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KBS 뉴스 연규선입니다.

▼ 러시아 경제 한파에 떠는 유럽…여파는?▼

<기자 멘트>

러시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는데요.

제가 서 있는 이 가상 공간은, 러시아의 상징인 모스크바 '붉은 광장'입니다.

그제, 월요일이었죠.

루블화 값이 달러와 견줘 9.3%나 폭락했는데, 외신은 이 날을 '붉은 월요일'이라고 묘사했습니다.

루블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58%나 폭락했습니다.

러시아 경제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보여줍니다.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점령한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로 외국 자본이 탈출하고 있는데, 올들어 천 3백 40억 달러가 빠져나갔습니다.

실물경제도 위기여서, 원유 가격이 계속 배럴당 60달러를 밑돌게 되면 내년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4.5% 정도에 그칠 거라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아직 외환보유액의 여유는 있지만요. 환율 방어로 곳간은 계속 비어가고 유가마저 급락해서 이같은 위기가 지속될 경우 러시아 금융기관과 거래가 많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금융권의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또, 베네수엘라와 인도네시아 등 경제구조가 원유에 많이 의존해 있는 다른 산유국으로 지금의 위기가 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떨까요?

러시아 위기가 미칠 영향을 이경진 기자가 전망해봤습니다.

▼ “한국도 안전지대 아냐”…국내 영향은?▼

<리포트>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2위인 현대·기아차.

최근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며 판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녹취> 알렉세이 칼리체프(현대차 러시아법인 판매 이사) : "러시아 루블화 폭락은 상당한 가격 인상을 가져올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중산층이 많이 구매하는 차종의 가격이 걱정입니다."

이렇게 자동차와 가전 등 수출 기업엔 타격이 예상되지만, 우리 경제가 직접 받는 충격은 크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입에서 러시아의 비중이 2% 남짓인데다, 러시아와 관련된 금융권 대출 등도 1조5천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러시아 위기가 채무 지불유예나 불이행 사태로 번지고, 다른 신흥국으로까지 전염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내년 상반기에 지불유예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우리 경제성장률이 0.6% 포인트나 하락할 거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녹취> 최성근(현대경제연구원) : "엔저 현상을 비롯해서 수출이 굉장히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런 부분에서 타격이 중첩되면 대비를 좀 철저히 해야 할 필요가 있고요."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잇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을 점검한데 이어, 정부는 러시아발 불안이 확산될 경우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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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유가 폭락에 러시아 ‘흔들’…한국 경제 ‘경고등’
    • 입력 2014-12-17 21:20:59
    • 수정2014-12-17 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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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원유 가격은 보시는 것처럼 모두 심리적 저지선인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이같은 저유가 한파에 가장 먼저 얼어붙은 곳이 바로, 러시아인데요.

원유와 천연가스가 전체 수출의 69%를 차지하고 재정 수입에서 원유 관련 세수가 50%를 넘기 때문입니다.

유가 하락이 실물 경기에 바로 반영되고 국고 수입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인 겁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를 포함한 최근 신흥국들의 상황이 1998년 외환위기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먼저, 혼돈에 빠진 러시아 현지를 연규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러시아 금융시장 불안…국가 부도 ‘공포’ ▼

<리포트>

모스크바의 한 대형 시장입니다.

물건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는 걸, 시민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아 루블화 가치가 반토막으로 폭락하면서, 생필품 가격을 자극하고 있는 겁니다.

<녹취> 고객 : "(이것 얼마죠?) 280루블입니다. 하지만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아직까지 식료품 사재기 현상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국가 부도에 대한 공포로 혼란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녹취> 알렉산드리아(모스크바 시민) : "우유나 치즈, 고기 값이 뛰었어요. 특히 수입품 값이 급등했습니다."

정부가 환율 방어에 실패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현 경제 상황 어떻게 보십니까?) 달러가 계속 오르고 있으니,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것이 환율 전광판입니다.

전광판의 숫자가 급격히 변동될 때마다 경제 위기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불안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KBS 뉴스 연규선입니다.

▼ 러시아 경제 한파에 떠는 유럽…여파는?▼

<기자 멘트>

러시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는데요.

제가 서 있는 이 가상 공간은, 러시아의 상징인 모스크바 '붉은 광장'입니다.

그제, 월요일이었죠.

루블화 값이 달러와 견줘 9.3%나 폭락했는데, 외신은 이 날을 '붉은 월요일'이라고 묘사했습니다.

루블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58%나 폭락했습니다.

러시아 경제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보여줍니다.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점령한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로 외국 자본이 탈출하고 있는데, 올들어 천 3백 40억 달러가 빠져나갔습니다.

실물경제도 위기여서, 원유 가격이 계속 배럴당 60달러를 밑돌게 되면 내년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4.5% 정도에 그칠 거라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아직 외환보유액의 여유는 있지만요. 환율 방어로 곳간은 계속 비어가고 유가마저 급락해서 이같은 위기가 지속될 경우 러시아 금융기관과 거래가 많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금융권의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또, 베네수엘라와 인도네시아 등 경제구조가 원유에 많이 의존해 있는 다른 산유국으로 지금의 위기가 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떨까요?

러시아 위기가 미칠 영향을 이경진 기자가 전망해봤습니다.

▼ “한국도 안전지대 아냐”…국내 영향은?▼

<리포트>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2위인 현대·기아차.

최근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며 판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녹취> 알렉세이 칼리체프(현대차 러시아법인 판매 이사) : "러시아 루블화 폭락은 상당한 가격 인상을 가져올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중산층이 많이 구매하는 차종의 가격이 걱정입니다."

이렇게 자동차와 가전 등 수출 기업엔 타격이 예상되지만, 우리 경제가 직접 받는 충격은 크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입에서 러시아의 비중이 2% 남짓인데다, 러시아와 관련된 금융권 대출 등도 1조5천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러시아 위기가 채무 지불유예나 불이행 사태로 번지고, 다른 신흥국으로까지 전염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내년 상반기에 지불유예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우리 경제성장률이 0.6% 포인트나 하락할 거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녹취> 최성근(현대경제연구원) : "엔저 현상을 비롯해서 수출이 굉장히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런 부분에서 타격이 중첩되면 대비를 좀 철저히 해야 할 필요가 있고요."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잇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을 점검한데 이어, 정부는 러시아발 불안이 확산될 경우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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