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 때문에 DDY가 사과했다고?” 직원들만 안다 ‘코드네임’

입력 2014.12.18 (14:51) 수정 2014.12.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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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다미아를 서비스하던 승무원이 DDA에게 혼이 남. DDY의 하사품인 갤럭시노트 10.1을 꺼내 규정을 보여줌."

'땅콩 회항' 사태가 확산하는 과정에서, 지난 7일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블라이드'에 올라온 글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가장 먼저 올려진 곳이다. 이 SNS는 자신의 회사 이메일 계정을 통해 임직원임을 인증해야만 글을 쓸 수 있다. 따라서 대한항공 직원이 작성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사건 당일 행적이 구체적으로 묘사된 것 이외에, DDA와 DDY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일반인이라면 전혀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각각 DDA, DDY로 부른다고 한다. 오너나 CEO급은 'DD'가 붙는데, DDA와 DDY 경우에도, 'DD' 뒤에 '아'와 '양'의 이니셜 A과 Y가 붙었다. DD는 경영자를 뜻하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공식적인 호칭 이외에 임직원들끼리만 통하는 그들만의 호칭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를 '코드네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요 기업의 오너나 CEO(최고경영자)도 공식 호칭 이외에 코드네임으로 통칭되는 경우가 많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한때 'A'라는 코드네임으로 통했다. 이 회장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A-'라고 일컬었다. 이 회장의 자녀들은 대부분 영문 이니셜로 불리는데,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68 부회장은 'JY', 차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BJ',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 사장 겸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 사장은 'SH'라고 통칭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톱 매니지먼트(TOP management)'의 약자인 '톱(TOP)'이나 영어 이니셜 'TC'로 불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체어맨(Chair Man)'의 약자를 따 'CM',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1'으로 불린다. CJ 관계자는 "회장이 'C1', 부회장이 'C2'로 불리는 등 그룹명인 'C' 다음부터 서열 순으로 숫자가 붙는다"고 전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영어 이니셜 'MK'로 통하며, 정 회장 장남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이니셜을 따 'ES'라는 명칭이 있다. 대한항공 경쟁업체인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인데,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고문은 사장 시절, 회사의 항공 코드인 OZ에 'DD', 프레지던트(president)의 'P'를 더해 'OZDDP'란 코드네임을 썼다. 아시아나항공을 계열사로 둔 금호아시아나그룹 총괄 회장인 박삼구 회장에 대해서는 'CCC'라는 코드를 사용한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은 옛 한진해운 회장 시절, 'DD'에 마담(madame)을 뜻하는 'M'을 조합해 'DDM'으로 불렸다.

이런 코드네임의 가장 큰 장점은 보안성이다. 외부인들이 잘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대외 업무가 많은 홍보팀이나 영업팀 직원이 많이 쓴다. 내부 직원들 역시 동료끼리 짦게 말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한 대기업 홍보 관계자는 "오너가 없는 임원 회의의 경우, 대부분 코드네임으로 오너를 지칭한다"며 "심지어 내부 공식 문서에도 이런 코드네임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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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DA 때문에 DDY가 사과했다고?” 직원들만 안다 ‘코드네임’
    • 입력 2014-12-18 14:51:20
    • 수정2014-12-19 15:21:10
    사회

"마카다미아를 서비스하던 승무원이 DDA에게 혼이 남. DDY의 하사품인 갤럭시노트 10.1을 꺼내 규정을 보여줌."

'땅콩 회항' 사태가 확산하는 과정에서, 지난 7일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블라이드'에 올라온 글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가장 먼저 올려진 곳이다. 이 SNS는 자신의 회사 이메일 계정을 통해 임직원임을 인증해야만 글을 쓸 수 있다. 따라서 대한항공 직원이 작성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사건 당일 행적이 구체적으로 묘사된 것 이외에, DDA와 DDY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일반인이라면 전혀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각각 DDA, DDY로 부른다고 한다. 오너나 CEO급은 'DD'가 붙는데, DDA와 DDY 경우에도, 'DD' 뒤에 '아'와 '양'의 이니셜 A과 Y가 붙었다. DD는 경영자를 뜻하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공식적인 호칭 이외에 임직원들끼리만 통하는 그들만의 호칭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를 '코드네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요 기업의 오너나 CEO(최고경영자)도 공식 호칭 이외에 코드네임으로 통칭되는 경우가 많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한때 'A'라는 코드네임으로 통했다. 이 회장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A-'라고 일컬었다. 이 회장의 자녀들은 대부분 영문 이니셜로 불리는데,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68 부회장은 'JY', 차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BJ',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 사장 겸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 사장은 'SH'라고 통칭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톱 매니지먼트(TOP management)'의 약자인 '톱(TOP)'이나 영어 이니셜 'TC'로 불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체어맨(Chair Man)'의 약자를 따 'CM',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1'으로 불린다. CJ 관계자는 "회장이 'C1', 부회장이 'C2'로 불리는 등 그룹명인 'C' 다음부터 서열 순으로 숫자가 붙는다"고 전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영어 이니셜 'MK'로 통하며, 정 회장 장남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이니셜을 따 'ES'라는 명칭이 있다. 대한항공 경쟁업체인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인데,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고문은 사장 시절, 회사의 항공 코드인 OZ에 'DD', 프레지던트(president)의 'P'를 더해 'OZDDP'란 코드네임을 썼다. 아시아나항공을 계열사로 둔 금호아시아나그룹 총괄 회장인 박삼구 회장에 대해서는 'CCC'라는 코드를 사용한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은 옛 한진해운 회장 시절, 'DD'에 마담(madame)을 뜻하는 'M'을 조합해 'DDM'으로 불렸다.

이런 코드네임의 가장 큰 장점은 보안성이다. 외부인들이 잘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대외 업무가 많은 홍보팀이나 영업팀 직원이 많이 쓴다. 내부 직원들 역시 동료끼리 짦게 말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한 대기업 홍보 관계자는 "오너가 없는 임원 회의의 경우, 대부분 코드네임으로 오너를 지칭한다"며 "심지어 내부 공식 문서에도 이런 코드네임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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