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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인터넷 보고 만든 ‘사제폭탄’…규제 없다
입력 2014.12.23 (09:24) 취재후·사건후
■ 사탕이 아니라 폭탄이었다.

화염병이야? 아니면 연막탄이야?

지난 11일, '신은미·황선 토크 콘서트 폭탄테러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익산 신동성당과 익산경찰서에서 밤샘을 하던 기자들은 모두 혼란에 빠져 있었습니다.

'19살 오모 군이 강연장에 만들어놓은 그 불꽃과 연기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나온 걸까.'

수사 결과, 오 군은 폭탄을 '직접' 만들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른바 '로켓 캔디'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사제 폭탄'이었습니다. 오 군은 질산칼륨과 설탕, 물엿을 섞었고 황과 적인을 섞어 발화제로 만든 뒤 준비해 놓은 가스라이터로 불을 붙여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2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실려 가는 인명 피해가 났습니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은 모르는 것이 없습니다. 오 군이 만들었다는 '로켓 캔디'를 현장에서 검색해보니 이 폭발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들이 '레시피'처럼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고, 친절한 실험 후기까지 올라와 있었습니다.

'로켓 캔디'는 주로 소형 로켓 추진체로 사용되는 고체 연료입니다. 복잡한 과학 지식 없이도 요리 백과 따라 하듯이 재료를 사서 섞고 요리(?)하기만 하면 폭발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제 폭발물이 자유롭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얘기이고, 이 순간에도 누군가 악의를 갖고 만들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법과 규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선 무한한 인터넷 공간을 하나하나 단속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게다가 해로운 화학물질이라도 시험이나 연구의 목적으로 적은 양을 이용하는 경우 따로 규제하지 않는 법도 문제입니다. 오 군도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재료를 쉽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 ‘보스턴의 비극’, 한국에서도 가능하다.

'신은미·황선 토크콘서트 폭탄테러 사건'을 취재하면서 지난해 있었던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당시 보스턴 마라톤에서는 압력솥에 담긴 폭발물이 터지면서 3명이 죽고, 2백 명에 가까운 시민이 다쳤습니다. 이 '압력솥 폭탄'에는 폭발 물질은 물론이고 쇠 구슬과 못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압력솥 폭탄'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군을 겨냥해 자주 쓰였고 인도, 네팔, 파키스탄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사제 폭탄이라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오 군도 양은냄비와 도시락을 이용해 사제폭탄을 만들었습니다. 보스턴 마라톤의 비극이 익산까지 넘어왔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사제 폭탄테러가 발생한 만큼 관계 기관의 대응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 해보입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뒤, 미국에서는 밥솥을 보면 피해 다니는 풍조가 생길 정도로 공포감이 커졌습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양은냄비를 보면 냅다 도망 다녀야 하는 걸까요? 일부 극단주의자의 손에 사제 폭탄이 들려 우리 사회가 테러 공포로 치닫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 바로가기 <뉴스9> ‘종북 논란’ 신은미 강연장에 고3 사제폭탄 투척
  • [취재후] 인터넷 보고 만든 ‘사제폭탄’…규제 없다
    • 입력 2014-12-23 09:24:31
    취재후·사건후
■ 사탕이 아니라 폭탄이었다.

화염병이야? 아니면 연막탄이야?

지난 11일, '신은미·황선 토크 콘서트 폭탄테러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익산 신동성당과 익산경찰서에서 밤샘을 하던 기자들은 모두 혼란에 빠져 있었습니다.

'19살 오모 군이 강연장에 만들어놓은 그 불꽃과 연기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나온 걸까.'

수사 결과, 오 군은 폭탄을 '직접' 만들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른바 '로켓 캔디'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사제 폭탄'이었습니다. 오 군은 질산칼륨과 설탕, 물엿을 섞었고 황과 적인을 섞어 발화제로 만든 뒤 준비해 놓은 가스라이터로 불을 붙여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2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실려 가는 인명 피해가 났습니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은 모르는 것이 없습니다. 오 군이 만들었다는 '로켓 캔디'를 현장에서 검색해보니 이 폭발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들이 '레시피'처럼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고, 친절한 실험 후기까지 올라와 있었습니다.

'로켓 캔디'는 주로 소형 로켓 추진체로 사용되는 고체 연료입니다. 복잡한 과학 지식 없이도 요리 백과 따라 하듯이 재료를 사서 섞고 요리(?)하기만 하면 폭발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제 폭발물이 자유롭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얘기이고, 이 순간에도 누군가 악의를 갖고 만들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법과 규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선 무한한 인터넷 공간을 하나하나 단속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게다가 해로운 화학물질이라도 시험이나 연구의 목적으로 적은 양을 이용하는 경우 따로 규제하지 않는 법도 문제입니다. 오 군도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재료를 쉽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 ‘보스턴의 비극’, 한국에서도 가능하다.

'신은미·황선 토크콘서트 폭탄테러 사건'을 취재하면서 지난해 있었던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당시 보스턴 마라톤에서는 압력솥에 담긴 폭발물이 터지면서 3명이 죽고, 2백 명에 가까운 시민이 다쳤습니다. 이 '압력솥 폭탄'에는 폭발 물질은 물론이고 쇠 구슬과 못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압력솥 폭탄'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군을 겨냥해 자주 쓰였고 인도, 네팔, 파키스탄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사제 폭탄이라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오 군도 양은냄비와 도시락을 이용해 사제폭탄을 만들었습니다. 보스턴 마라톤의 비극이 익산까지 넘어왔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사제 폭탄테러가 발생한 만큼 관계 기관의 대응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 해보입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뒤, 미국에서는 밥솥을 보면 피해 다니는 풍조가 생길 정도로 공포감이 커졌습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양은냄비를 보면 냅다 도망 다녀야 하는 걸까요? 일부 극단주의자의 손에 사제 폭탄이 들려 우리 사회가 테러 공포로 치닫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 바로가기 <뉴스9> ‘종북 논란’ 신은미 강연장에 고3 사제폭탄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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