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 미국 경제 “끓어오른다”…저유가·소비가 동력

입력 2014.12.24 (00:16) 수정 2014.12.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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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을 정도로"(incredible) "끓어오른다"(sizzling).

23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를 발표한 직후 나온 미국 언론들의 반응이다.

연간 기준 분기별 GDP 성장률이 5.0%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 미국의 경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전문가 예상치의 중간값은 약 4.3%였고, 가장 낙관적으로 예측한 전문가도 약 4.7%의 성장률을 제시했을 뿐이다.

미국의 분기별 GDP는 지난 1분기에 2.1%의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지만 지난 2분기에는 4.6% 증가한 데 이어 지난 3분기에는 5% 선까지 도달했다.

올해 들어 나타나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수준으로, 말 그대로 `독보적'이다.

이날 발표된 영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은 0.7%에 불과했고, 프랑스는 영국보다도 낮은 0.3%였다.

최근까지도 전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였던 중국에서도 내년에는 GDP 성장률이 7%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 기획재정부는 당초 4.0%로 예상했던 내년 성장률을 3.8%로 수정했지만, 민간 연구기관에서는 이보다 낮은 3% 중반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축구경기에 비유하자면 미국 경제는 '원톱'인 셈이다.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는 되살아난 미국의 소비심리와 저유가가 가장 먼저 지목됐다.

미국의 50개 주요 소매업체 매출 동향을 집계하는 컨설팅업체 CGP에 따르면 성탄절 직전 주말인 지난 20일부터 21일 사이에 발생한 매출이 자체 집계 사상 최고치인 420억 달러(약 46조 원)였다.

자동차 서비스업체 AAA의 집계에서 지난 22일 현재 미국의 일반등급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갤런(약 3.8ℓ)당 2.39달러였다. 지난 2분기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3달러대 중반이었다.

AAA는 최근의 유가 하락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이득이 하루에 약 4억5천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긍정론을 펴는 사람들은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경제회생 정책들이 유가 하락을 계기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으며, 소비 심리의 회복은 일자리 증가와 개인 소득 증가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입장을 '상당 기간 초저금리 유지'에서 '금리인상 전 인내심'으로 바꾼데에도 최근의 소비 회복이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최근의 현상이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지난달 추수감사절 주말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11% 하락했고, 이는 소비자들이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곳을 찾느라 실제 구매가 늦춰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신중론의 근거로 거론된다.

최근의 소비 증가는 잠재 수요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을 뿐이고, 일자리 증가에서 비정규직의 비중이 높았던 만큼 미국인의 실제 소득이 증가했는지를 판단하려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신중론자들의 설명이다.

여전히 부진한 주택시장도 신중론자들이 주로 거론하는 부분이다.

미국의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 건수가 연간 기준 43만8천 건으로 한달 전보다 1.6% 감소했다고 미 상무부가 23일 발표했다.

상무부의 이날 발표에서 지난 10월의 신규주택 판매 건수는 45만8천 건에서 44만5천 건으로 수정됐고, 그에 따라 미국의 월간 신규주택 판매는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날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기존주택 거래량 역시 연간 환산 기준 493만 채로 한달 전보다 6.1% 감소하며 지난 5월 이후 최저치였다.

미국 경제 회복이 철저하게 내수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은 한국 같은 다른 나라 입장에서 반갑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견해도 있다.

지난 3분기 미국의 순수출 증가율은 지난달 잠정치 11.1%보다 크게 낮아진 4.5%였고, 11.3% 증가로 집계됐던 순수입은 1.9% 감소로 확정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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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24 00:16:35
    • 수정2014-12-24 08:01:05
    연합뉴스
"믿을 수 없을 정도로"(incredible) "끓어오른다"(sizzling).

23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를 발표한 직후 나온 미국 언론들의 반응이다.

연간 기준 분기별 GDP 성장률이 5.0%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 미국의 경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전문가 예상치의 중간값은 약 4.3%였고, 가장 낙관적으로 예측한 전문가도 약 4.7%의 성장률을 제시했을 뿐이다.

미국의 분기별 GDP는 지난 1분기에 2.1%의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지만 지난 2분기에는 4.6% 증가한 데 이어 지난 3분기에는 5% 선까지 도달했다.

올해 들어 나타나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수준으로, 말 그대로 `독보적'이다.

이날 발표된 영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은 0.7%에 불과했고, 프랑스는 영국보다도 낮은 0.3%였다.

최근까지도 전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였던 중국에서도 내년에는 GDP 성장률이 7%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 기획재정부는 당초 4.0%로 예상했던 내년 성장률을 3.8%로 수정했지만, 민간 연구기관에서는 이보다 낮은 3% 중반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축구경기에 비유하자면 미국 경제는 '원톱'인 셈이다.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는 되살아난 미국의 소비심리와 저유가가 가장 먼저 지목됐다.

미국의 50개 주요 소매업체 매출 동향을 집계하는 컨설팅업체 CGP에 따르면 성탄절 직전 주말인 지난 20일부터 21일 사이에 발생한 매출이 자체 집계 사상 최고치인 420억 달러(약 46조 원)였다.

자동차 서비스업체 AAA의 집계에서 지난 22일 현재 미국의 일반등급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갤런(약 3.8ℓ)당 2.39달러였다. 지난 2분기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3달러대 중반이었다.

AAA는 최근의 유가 하락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이득이 하루에 약 4억5천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긍정론을 펴는 사람들은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경제회생 정책들이 유가 하락을 계기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으며, 소비 심리의 회복은 일자리 증가와 개인 소득 증가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입장을 '상당 기간 초저금리 유지'에서 '금리인상 전 인내심'으로 바꾼데에도 최근의 소비 회복이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최근의 현상이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지난달 추수감사절 주말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11% 하락했고, 이는 소비자들이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곳을 찾느라 실제 구매가 늦춰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신중론의 근거로 거론된다.

최근의 소비 증가는 잠재 수요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을 뿐이고, 일자리 증가에서 비정규직의 비중이 높았던 만큼 미국인의 실제 소득이 증가했는지를 판단하려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신중론자들의 설명이다.

여전히 부진한 주택시장도 신중론자들이 주로 거론하는 부분이다.

미국의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 건수가 연간 기준 43만8천 건으로 한달 전보다 1.6% 감소했다고 미 상무부가 23일 발표했다.

상무부의 이날 발표에서 지난 10월의 신규주택 판매 건수는 45만8천 건에서 44만5천 건으로 수정됐고, 그에 따라 미국의 월간 신규주택 판매는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날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기존주택 거래량 역시 연간 환산 기준 493만 채로 한달 전보다 6.1% 감소하며 지난 5월 이후 최저치였다.

미국 경제 회복이 철저하게 내수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은 한국 같은 다른 나라 입장에서 반갑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견해도 있다.

지난 3분기 미국의 순수출 증가율은 지난달 잠정치 11.1%보다 크게 낮아진 4.5%였고, 11.3% 증가로 집계됐던 순수입은 1.9% 감소로 확정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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