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세계 5위 오른 비결 ‘기술·호흡’

입력 2014.12.24 (20:16) 수정 2014.12.24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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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봅슬레이 사상 최고 성적인 월드컵 5위를 차지한 원윤종(29)과 서영우(24·이상 경기연맹)는 기량 향상의 원동력으로 기술과 호흡을 꼽았다.

이달 20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월드컵 2차 대회에서 5위에 올라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건 원윤종과 서영우는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월드컵 무대 출전권을 따기도 쉽지 않던 한국 봅슬레이의 위상을 크게 끌어올렸다.

핵심은 스타트였다.

이들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다는 월드컵에서도 2∼3위권의 스타트 기록을 작성해 초반부터 가속도를 붙일 수 있었다.

스타트 기록을 좌우하는 선수의 힘에서 유럽이나 북미 선수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아시아권 선수들의 빠른 출발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스타트에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는 브레이크맨 서영우에게 그 원동력을 물어보자 "기술과 호흡"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서영우는 "힘에서는 외국 선수들을 이겨낼 수 없다"면서 "그러나 파일럿인 원윤종과 철저히 호흡을 맞췄고, 많은 연구 끝에 처음에 썰매를 치고 나가면서 힘의 열세를 보완할 기술을 익혔다"고 설명했다.

원윤종도 "처음에 썰매를 밀 때 얼마나 가느냐에 따라 스타트의 성패가 좌우되는데, 호흡이나 기술에 있어서는 이제 외국 선수들이 우리보다 아래에 있다"고 거들었다.

서영우는 "선수로서 우러러보는 브레이크맨들이 있는데, 이번에 그 선수들도 이겼다"면서 "월드컵을 통해 우리의 스타트 수준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직 우리 썰매 무게를 178㎏에 맞춰 두고 있는데, 170㎏까지도 끌어내릴 수 있어 경쟁력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이런 기술을 연마할 수 있던 힘은 단연 훈련에 있다. 서영우와 원윤종은 몇 차례나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보통 11월 초에 시작하던 전지훈련을 올해는 10월초 개시하면서 훈련량과 집중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조종간을 잡는 파일럿 원윤종도 여전히 성장 중이다.

그동안 북미 트랙을 위주로 훈련과 대회 출전을 병행하던 원윤종은 올 시즌 유럽에서 여러 차례 경기를 치르며 새로운 트랙에서 눈을 틔웠다.

원윤종은 "북미 트랙에서 타던 방법을 접목해볼 수 있는 코너가 많더라"면서 "시야가 넓어졌고, 코너를 돌 때 불필요한 경로를 줄일 수 있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처음으로 월드컵 메달(6위까지 메달수여)을 획득한 한국 봅슬레이는 이제 더 큰 꿈을 꾼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월드컵 5위는 3년 뒤로 설정해 둔 목표였는데 이번에 달성해서 당황스러울 지경"이라며 "올 시즌 2인승에서는 5위권을 유지하고 4인승에서도 톱10의 희망을 발견하려 한다"고 새 목표를 설정했다.

원윤종도 "올림픽 전까지 순위를 올려 둬야 평창에서도 앞 순번을 배정받아 저항이 적은 '말끔한' 트랙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며 계속 순위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서영우는 "평창에서는 무조건 1등"이라며 "금메달이 목표"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다만, 병역 문제는 해결됐으면 하는 것이 대표팀의 바람이다.

이용 감독은 "서영우가 최근 '어차피 군대를 가야 하는 것이라면 미리 다녀와서 평창을 준비하는 게 낫지 않은가' 고민하더라"면서 "평창올림픽 유치 이후 스키와 스케이트 종목 등에 상무팀이 신설됐지만, 썰매 종목은 세계 5위 수준에 올라왔음에도 상무팀이 없어 병역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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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봅슬레이, 세계 5위 오른 비결 ‘기술·호흡’
    • 입력 2014-12-24 20:16:04
    • 수정2014-12-24 22:35:54
    연합뉴스
한국 봅슬레이 사상 최고 성적인 월드컵 5위를 차지한 원윤종(29)과 서영우(24·이상 경기연맹)는 기량 향상의 원동력으로 기술과 호흡을 꼽았다.

이달 20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월드컵 2차 대회에서 5위에 올라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건 원윤종과 서영우는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월드컵 무대 출전권을 따기도 쉽지 않던 한국 봅슬레이의 위상을 크게 끌어올렸다.

핵심은 스타트였다.

이들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다는 월드컵에서도 2∼3위권의 스타트 기록을 작성해 초반부터 가속도를 붙일 수 있었다.

스타트 기록을 좌우하는 선수의 힘에서 유럽이나 북미 선수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아시아권 선수들의 빠른 출발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스타트에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는 브레이크맨 서영우에게 그 원동력을 물어보자 "기술과 호흡"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서영우는 "힘에서는 외국 선수들을 이겨낼 수 없다"면서 "그러나 파일럿인 원윤종과 철저히 호흡을 맞췄고, 많은 연구 끝에 처음에 썰매를 치고 나가면서 힘의 열세를 보완할 기술을 익혔다"고 설명했다.

원윤종도 "처음에 썰매를 밀 때 얼마나 가느냐에 따라 스타트의 성패가 좌우되는데, 호흡이나 기술에 있어서는 이제 외국 선수들이 우리보다 아래에 있다"고 거들었다.

서영우는 "선수로서 우러러보는 브레이크맨들이 있는데, 이번에 그 선수들도 이겼다"면서 "월드컵을 통해 우리의 스타트 수준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직 우리 썰매 무게를 178㎏에 맞춰 두고 있는데, 170㎏까지도 끌어내릴 수 있어 경쟁력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이런 기술을 연마할 수 있던 힘은 단연 훈련에 있다. 서영우와 원윤종은 몇 차례나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보통 11월 초에 시작하던 전지훈련을 올해는 10월초 개시하면서 훈련량과 집중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조종간을 잡는 파일럿 원윤종도 여전히 성장 중이다.

그동안 북미 트랙을 위주로 훈련과 대회 출전을 병행하던 원윤종은 올 시즌 유럽에서 여러 차례 경기를 치르며 새로운 트랙에서 눈을 틔웠다.

원윤종은 "북미 트랙에서 타던 방법을 접목해볼 수 있는 코너가 많더라"면서 "시야가 넓어졌고, 코너를 돌 때 불필요한 경로를 줄일 수 있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처음으로 월드컵 메달(6위까지 메달수여)을 획득한 한국 봅슬레이는 이제 더 큰 꿈을 꾼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월드컵 5위는 3년 뒤로 설정해 둔 목표였는데 이번에 달성해서 당황스러울 지경"이라며 "올 시즌 2인승에서는 5위권을 유지하고 4인승에서도 톱10의 희망을 발견하려 한다"고 새 목표를 설정했다.

원윤종도 "올림픽 전까지 순위를 올려 둬야 평창에서도 앞 순번을 배정받아 저항이 적은 '말끔한' 트랙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며 계속 순위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서영우는 "평창에서는 무조건 1등"이라며 "금메달이 목표"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다만, 병역 문제는 해결됐으면 하는 것이 대표팀의 바람이다.

이용 감독은 "서영우가 최근 '어차피 군대를 가야 하는 것이라면 미리 다녀와서 평창을 준비하는 게 낫지 않은가' 고민하더라"면서 "평창올림픽 유치 이후 스키와 스케이트 종목 등에 상무팀이 신설됐지만, 썰매 종목은 세계 5위 수준에 올라왔음에도 상무팀이 없어 병역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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