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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조사위가 찾아낸 4대강 사업의 진실은 ‘모순’?
입력 2014.12.24 (20:51) 수정 2014.12.25 (09:26) 취재후·사건후
4대강,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긍정적”?

지난 23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두고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의 13명의 민간 조사 위원들이 기자들 앞에 섰습니다. 1년 4개월에 걸친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총리실로부터 부여 받은 임기를 9개월이나 남겨둔 시점이었지만, 조사위는 실질적인 활동을 여기서 접겠다고 했습니다.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조사를 걸쳐 내린 결론은 “4대강 사업은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공학적 검토와 의견 수렴 없이 제한된 시간에 서둘러 사업을 진행한데다, 하천 관리 기술의 한계 등으로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컵에 물이 ‘절반이나’ 채워져 있기도 하고, ‘절반 밖에 없기도’한 상황이도 하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조사위원회에 기대한 결론은 “그래서, 우리가 22조원의 세금을 퍼부은 4대강 사업이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해답,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조사위는 사업 자체의 타당성에 대한 평가는 애초부터 논외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조사위가 찾아낸 4대강 사업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4대강 사업의 목적, 달성 됐나?

4대강 사업의 목적은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홍수 위험을 줄일 수 있는가,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한가, 수질을 개선할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생태계 복원에 기여했는가입니다.

■ 불분명한 홍수저감 효과

조사위는 기자회견에서 “보에는 홍수 조절 기능이 없다” 고 밝혔습니다. 준설로 인한 홍수 저감 효과만 있다는 얘기인데, 4대강 사업을 통해서 주변 저지대 홍수 위험 지역의 93.7%에서 홍수 위험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 가운데 홍수 위험이 완전히 해소된 지역은 8.6%에 불과합니다. 4대강 사업 이후 홍수 예방을 위한 치수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나 줄었는지에 대한 경제적 검토는 하지 않았습니다.

■ “그 보가 거기 왜 있는지 알 수 없다”

조사위원회는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수자원이 11억 7천㎥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극심한 가뭄에 실제로 쓸 수 있는 수자원은 1억 3천 2백만㎥에 그쳤다는 것이 조사위의 결론입니다. 보를 건설해 수자원을 확보한 지역과 가뭄 때 물 부족이 발생하는 지역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조사위는 “국토부에 근거 제시를 요구했지만 자료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기준도 없이 위치를 잡았는데, 그 이유는 못 밝혔다는 것입니다.

■ 수질 개선 한다더니...

이른바 ‘녹조 라떼’현상이라고 하는 녹조 현상이 지난해 낙동강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문제가 됐습니다. 조사위는 이 현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보 건설과 준설로 인한 물의 체류 시간 증가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기온과 일사량 같은 다른 조건과 겹쳐지면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조사위는 장기간에 걸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장기간에 걸친 조사’ 기간 동안 낙동강 물을 식수로 사용할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조사위는 한강과 금강 등에서는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이 감소해 수질이 개선됐다고 평가했습니다.

■ “4대강 생태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기자회견에서 조사위원들이 가장 강하게 성토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은 생태계 복원 부분입니다.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생태 공원과 생태 하천들이 지역적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획일적으로 진행 돼 생태계에 전혀 맞지 않는 식물들이 자라게 됐고, 보의 건설로 강이 늪과 호수로 바뀌면서 생물종이 바뀌고, 생물 다양성도 파괴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용이 극히 저조한 4대강 수변 공원들을 앞으로 계속 유지 관리 하는 데 돈을 들여야 하냐는 질문에도 폐쇄와 재정비등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인간을 위한 것도 아닌, 그렇다고 생태계를 위한 것도 아닌 무늬만 ‘생태’ 공원들을 찍어낸 셈입니다.

■ 끝나지 않은 4대강 논란

이쯤되면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왜 4대강 사업이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는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사위원 가운데 한 명은 결과 발표에 ‘일정 부분 성과’라는 표현을 넣는 것을 놓고 조사위 내부에서 여러 차례 격론이 오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분야별로 잘한 부분도 있고, 잘못한 부분도 있는데 숲을 보는 것이 옳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정치적 판단의 영역에 속하는 부분은 평가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조사위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부작용’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수습을 해 나갈지에 대한 부분도 언급하지 않은 채 조사를 마무리 했습니다. 모두 6개의 보 기초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발견됐지만, 구조적으로 얼마나 위험한 문제인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는 결론만을 내놓았습니다. 오랜 진통 끝에 구성된 조사위원회의 활동은 끝이 났지만,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끝나지 않은 이유입니다.

☞ 바로가기 <뉴스9> “4대강 보 6곳 누수 불구 일부 성과”…환경단체 반발
  • [취재후] 조사위가 찾아낸 4대강 사업의 진실은 ‘모순’?
    • 입력 2014-12-24 20:51:23
    • 수정2014-12-25 09:26:58
    취재후·사건후
4대강,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긍정적”?

지난 23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두고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의 13명의 민간 조사 위원들이 기자들 앞에 섰습니다. 1년 4개월에 걸친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총리실로부터 부여 받은 임기를 9개월이나 남겨둔 시점이었지만, 조사위는 실질적인 활동을 여기서 접겠다고 했습니다.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조사를 걸쳐 내린 결론은 “4대강 사업은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공학적 검토와 의견 수렴 없이 제한된 시간에 서둘러 사업을 진행한데다, 하천 관리 기술의 한계 등으로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컵에 물이 ‘절반이나’ 채워져 있기도 하고, ‘절반 밖에 없기도’한 상황이도 하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조사위원회에 기대한 결론은 “그래서, 우리가 22조원의 세금을 퍼부은 4대강 사업이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해답,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조사위는 사업 자체의 타당성에 대한 평가는 애초부터 논외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조사위가 찾아낸 4대강 사업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4대강 사업의 목적, 달성 됐나?

4대강 사업의 목적은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홍수 위험을 줄일 수 있는가,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한가, 수질을 개선할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생태계 복원에 기여했는가입니다.

■ 불분명한 홍수저감 효과

조사위는 기자회견에서 “보에는 홍수 조절 기능이 없다” 고 밝혔습니다. 준설로 인한 홍수 저감 효과만 있다는 얘기인데, 4대강 사업을 통해서 주변 저지대 홍수 위험 지역의 93.7%에서 홍수 위험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 가운데 홍수 위험이 완전히 해소된 지역은 8.6%에 불과합니다. 4대강 사업 이후 홍수 예방을 위한 치수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나 줄었는지에 대한 경제적 검토는 하지 않았습니다.

■ “그 보가 거기 왜 있는지 알 수 없다”

조사위원회는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수자원이 11억 7천㎥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극심한 가뭄에 실제로 쓸 수 있는 수자원은 1억 3천 2백만㎥에 그쳤다는 것이 조사위의 결론입니다. 보를 건설해 수자원을 확보한 지역과 가뭄 때 물 부족이 발생하는 지역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조사위는 “국토부에 근거 제시를 요구했지만 자료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기준도 없이 위치를 잡았는데, 그 이유는 못 밝혔다는 것입니다.

■ 수질 개선 한다더니...

이른바 ‘녹조 라떼’현상이라고 하는 녹조 현상이 지난해 낙동강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문제가 됐습니다. 조사위는 이 현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보 건설과 준설로 인한 물의 체류 시간 증가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기온과 일사량 같은 다른 조건과 겹쳐지면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조사위는 장기간에 걸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장기간에 걸친 조사’ 기간 동안 낙동강 물을 식수로 사용할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조사위는 한강과 금강 등에서는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이 감소해 수질이 개선됐다고 평가했습니다.

■ “4대강 생태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기자회견에서 조사위원들이 가장 강하게 성토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은 생태계 복원 부분입니다.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생태 공원과 생태 하천들이 지역적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획일적으로 진행 돼 생태계에 전혀 맞지 않는 식물들이 자라게 됐고, 보의 건설로 강이 늪과 호수로 바뀌면서 생물종이 바뀌고, 생물 다양성도 파괴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용이 극히 저조한 4대강 수변 공원들을 앞으로 계속 유지 관리 하는 데 돈을 들여야 하냐는 질문에도 폐쇄와 재정비등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인간을 위한 것도 아닌, 그렇다고 생태계를 위한 것도 아닌 무늬만 ‘생태’ 공원들을 찍어낸 셈입니다.

■ 끝나지 않은 4대강 논란

이쯤되면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왜 4대강 사업이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는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사위원 가운데 한 명은 결과 발표에 ‘일정 부분 성과’라는 표현을 넣는 것을 놓고 조사위 내부에서 여러 차례 격론이 오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분야별로 잘한 부분도 있고, 잘못한 부분도 있는데 숲을 보는 것이 옳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정치적 판단의 영역에 속하는 부분은 평가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조사위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부작용’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수습을 해 나갈지에 대한 부분도 언급하지 않은 채 조사를 마무리 했습니다. 모두 6개의 보 기초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발견됐지만, 구조적으로 얼마나 위험한 문제인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는 결론만을 내놓았습니다. 오랜 진통 끝에 구성된 조사위원회의 활동은 끝이 났지만,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끝나지 않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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