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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환율시장 ‘상저하고’…올해 전망은?
입력 2015.01.01 (06:54)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외환시장은 '상저하고(上低下高)' 장세였다.

원화 강세로 7월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세자릿수에 진입할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면, 이후에는 분위기가 급반전해 환율이 5개월 동안 11%나 급등했다.

연말 들어서는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외환시장도 작년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 금리 인상 이후 글로벌 외환시장의 불안정성 확대도 우려된다.

◇상반기 원화 강세…'세자릿수' 환율 우려도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2014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099.0원으로, 작년 1월 2일 종가(1,050.3원)보다 49원 올랐다. 원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4.5% 절하(원화 약세)된 것이다.

연중 최저점은 7월 4일의 달러당 1,008.4원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자 원·달러 환율은 6년 만에 1,010원 선을 내줬다.

당시 시장에서는 '1달러=900원대, 100엔=900원대' 시대의 도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중 달러당 900원대 중후반을 형성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그러나 7월 최경환 경제팀이 새로 출범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로 반전한 것이다.

◇하반기 강달러·엔저에 환율 급반등…엔화 동조화 현상

8월 들어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강해진 것도 환율 상승에 불을 지폈다.

엔저가 가속화하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수출주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우려가 원화 가치 하락의 요인이 됐다.

달러당 109엔에서 거래되던 엔·달러 환율은 10월말 일본은행의 2차 양적완화 발표 이후 단기간에 121.84엔까지 상승했다. 이는 7년 만의 최고치다.

11월에는 "엔화와 원화가 동조화해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는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의 발언이 외환시장을 뒤흔들었다.

그의 발언은 수출에 타격이 적도록 엔화가치 하락에 맞춰 당국이 원·엔 재정환율의 하락 속도를 제어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원화 가치는 엔화 가치와 일대 일로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을 보였고 환율은 지속적으로 올라 12월 8일 연중 최고점인 달러당 1,121.7원을 나타냈다.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슈퍼 달러'가 맹위를 떨치던 시점이다. 국제유가 하락도 달러 강세에 힘을 실었다.

3년차를 맞은 아베노믹스는 여전히 위력을 과시했다. 엔화 가치가 내려가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지난해 100엔당 1,000원을 하향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900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의 오후 3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12.92원으로 작년 마지막 거래일(시가 1002원)보다 8.9% 하락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가인 2009년 3월 3일의 1,641.28원과 비교하면 44.4%나 하락했다.

◇원·위원화 직거래 시장 개설…거래확대 기대

서울 외환시장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들어선 것도 2014년의 의미 있는 성과였다.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일평균 거래 규모는 12월 1일 개장 이후 한 달간 하루 평균 54억3천만위안(약 8억8천만달러)이었다.

원·달러 일평균 거래량 75억7천만달러의 12% 수준으로 외환당국의 예상치를 넘어서는 규모다.

2012년 6월 개장한 일본 도쿄의 엔·위안화 직거래시장 거래량(일평균 2억달러)보다 5배 가까이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 실수요에 의한 거래가 주를 이루지는 않는다. 거래량의 대부분을 당국이 시장조성자로 지정한 12개 은행 간 거래가 차지한다는 것이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대(對)중 수출기업들의 위안화 결제 규모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개장 첫날 위안당 180.77원(종가 기준)이었던 원·위원화 환율은 지난 30일 176.37원으로 2.5% 하락했다.

◇강달러·엔저 지속할 듯…외환시장 급변동 우려

전문가들은 2014년 외환시장을 지배한 키워드였던 강달러와 엔저, 국제유가 하락이 올해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돈줄을 조일 채비를 하는 미국과 돈을 더 풀겠다고 나선 유럽·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차별 구도가 달라지지 않는 이상 지금과 같은 환율 추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윤정익 삼성선물 연구원은 "강달러, 엔저, 저유가는 단기간에 소멸할 수 있는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내년 외환시장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에 따른 달러 강세와 아베노믹스 지속에 따른 엔화 약세는 환율 상승을 지속시키는 요인이다.

이진우 NH농협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연초에 하락하면서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가 쉽게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환율은 재차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신흥국 통화를 중심으로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신흥국 자본시장 불안을 촉발시키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원·엔 환율이 900원선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손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완화정책 강도를 고려할 때 당국의 환율 방어에도 원화 약세가 엔화 약세 속도를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반기 원·엔 환율이 100엔당 870원선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지난해 환율시장 ‘상저하고’…올해 전망은?
    • 입력 2015-01-01 06:54:12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외환시장은 '상저하고(上低下高)' 장세였다.

원화 강세로 7월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세자릿수에 진입할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면, 이후에는 분위기가 급반전해 환율이 5개월 동안 11%나 급등했다.

연말 들어서는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외환시장도 작년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 금리 인상 이후 글로벌 외환시장의 불안정성 확대도 우려된다.

◇상반기 원화 강세…'세자릿수' 환율 우려도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2014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099.0원으로, 작년 1월 2일 종가(1,050.3원)보다 49원 올랐다. 원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4.5% 절하(원화 약세)된 것이다.

연중 최저점은 7월 4일의 달러당 1,008.4원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자 원·달러 환율은 6년 만에 1,010원 선을 내줬다.

당시 시장에서는 '1달러=900원대, 100엔=900원대' 시대의 도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중 달러당 900원대 중후반을 형성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그러나 7월 최경환 경제팀이 새로 출범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로 반전한 것이다.

◇하반기 강달러·엔저에 환율 급반등…엔화 동조화 현상

8월 들어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강해진 것도 환율 상승에 불을 지폈다.

엔저가 가속화하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수출주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우려가 원화 가치 하락의 요인이 됐다.

달러당 109엔에서 거래되던 엔·달러 환율은 10월말 일본은행의 2차 양적완화 발표 이후 단기간에 121.84엔까지 상승했다. 이는 7년 만의 최고치다.

11월에는 "엔화와 원화가 동조화해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는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의 발언이 외환시장을 뒤흔들었다.

그의 발언은 수출에 타격이 적도록 엔화가치 하락에 맞춰 당국이 원·엔 재정환율의 하락 속도를 제어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원화 가치는 엔화 가치와 일대 일로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을 보였고 환율은 지속적으로 올라 12월 8일 연중 최고점인 달러당 1,121.7원을 나타냈다.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슈퍼 달러'가 맹위를 떨치던 시점이다. 국제유가 하락도 달러 강세에 힘을 실었다.

3년차를 맞은 아베노믹스는 여전히 위력을 과시했다. 엔화 가치가 내려가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지난해 100엔당 1,000원을 하향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900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의 오후 3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12.92원으로 작년 마지막 거래일(시가 1002원)보다 8.9% 하락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가인 2009년 3월 3일의 1,641.28원과 비교하면 44.4%나 하락했다.

◇원·위원화 직거래 시장 개설…거래확대 기대

서울 외환시장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들어선 것도 2014년의 의미 있는 성과였다.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일평균 거래 규모는 12월 1일 개장 이후 한 달간 하루 평균 54억3천만위안(약 8억8천만달러)이었다.

원·달러 일평균 거래량 75억7천만달러의 12% 수준으로 외환당국의 예상치를 넘어서는 규모다.

2012년 6월 개장한 일본 도쿄의 엔·위안화 직거래시장 거래량(일평균 2억달러)보다 5배 가까이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 실수요에 의한 거래가 주를 이루지는 않는다. 거래량의 대부분을 당국이 시장조성자로 지정한 12개 은행 간 거래가 차지한다는 것이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대(對)중 수출기업들의 위안화 결제 규모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개장 첫날 위안당 180.77원(종가 기준)이었던 원·위원화 환율은 지난 30일 176.37원으로 2.5% 하락했다.

◇강달러·엔저 지속할 듯…외환시장 급변동 우려

전문가들은 2014년 외환시장을 지배한 키워드였던 강달러와 엔저, 국제유가 하락이 올해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돈줄을 조일 채비를 하는 미국과 돈을 더 풀겠다고 나선 유럽·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차별 구도가 달라지지 않는 이상 지금과 같은 환율 추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윤정익 삼성선물 연구원은 "강달러, 엔저, 저유가는 단기간에 소멸할 수 있는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내년 외환시장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에 따른 달러 강세와 아베노믹스 지속에 따른 엔화 약세는 환율 상승을 지속시키는 요인이다.

이진우 NH농협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연초에 하락하면서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가 쉽게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환율은 재차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신흥국 통화를 중심으로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신흥국 자본시장 불안을 촉발시키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원·엔 환율이 900원선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손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완화정책 강도를 고려할 때 당국의 환율 방어에도 원화 약세가 엔화 약세 속도를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반기 원·엔 환율이 100엔당 870원선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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