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수출기업 주가 13%↑…한국 수출기업 24%↓

입력 2015.01.0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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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 수출기업의 주가는 엔저에 힘입어 13% 상승했으나 한국 수출기업은 2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도요타·혼다 등 일본 대표수출 기업 56개를 뽑아 만든 '일본 수출기업 주가지수'는 작년 말 1,075.53으로 1년 전(953.37)보다 12.8% 올랐다.

같은 기간에 삼성전자·현대차 등 한국 수출기업 36개의 주가를 나타내는 '한국 수출기업 주가지수'는 1,125.38에서 860.7로 23.5% 하락했다.

아베노믹스 1년차 때인 2013년에는 일본 수출기업 지수가 54.5% 오르고, 한국 지수는 1.4% 떨어졌다.

2013∼2014년 2년간 일본 수출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74.3%에 달한다. 한국 기업(-24.8%)과의 격차가 99.1%포인트다.

일본 수출기업 주가가 이처럼 오른 것은 양적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진데다 엔저 효과로 기업 실적 또한 개선됐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의 '법인기업통계조사'를 보면, 일본 기업들의 경상이익은 2013년부터 큰 폭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작년 1분기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비용이 감소하면서 영업외손익을 포함한 경상이익이 영업이익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다.

이런 실적 개선에 따라 주가가 올랐다.

일본 수출기업 지수 상승률은 2010년 이후 항상 한국보다 낮았다. 한국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작년 9월부터 상황이 역전됐다.

일본은행이 2차 양적완화를 발표한 작년 10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엔대로 치솟자 한·일 지수 격차는 급격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전기·자동차·기계·화학 등 수출업종이 일본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금융·부동산 등 내수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베노믹스 영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일본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엔저, 인건비 절감, 이자비용 감소 등으로 크게 늘었지만 매출액 증가율이 이를 따라오지 못했다.

물량 기준 수출 실적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2012년 말 이후 2년간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32% 떨어지고 일본기업들의 수출 단가(달러화 기준)가 13% 하락했는데도 물량 기준 수출은 7.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일본기업의 수출 단가가 8.5% 떨어지는 등 가격경쟁력이 최근 급속히 좋아지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가격 인하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성을 챙기는 데 주력했던 일본기업이 가격경쟁력 강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차장은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일본 기업들이 추가로 수출 단가를 떨어뜨릴 여력이 커진다"며 "이들이 적극적인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면 한국 수출기업의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일 수출경쟁력의 바로미터인 원·엔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 100엔 1,000원 아래로 떨어졌던 원·엔 환율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엔 900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내려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가인 2009년 3월의 1,640원대 원·엔 환율과 비교하면 원화는 엔화 대비 45% 가까이 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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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일본 수출기업 주가 13%↑…한국 수출기업 24%↓
    • 입력 2015-01-01 06:54:55
    연합뉴스
지난해 일본 수출기업의 주가는 엔저에 힘입어 13% 상승했으나 한국 수출기업은 2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도요타·혼다 등 일본 대표수출 기업 56개를 뽑아 만든 '일본 수출기업 주가지수'는 작년 말 1,075.53으로 1년 전(953.37)보다 12.8% 올랐다. 같은 기간에 삼성전자·현대차 등 한국 수출기업 36개의 주가를 나타내는 '한국 수출기업 주가지수'는 1,125.38에서 860.7로 23.5% 하락했다. 아베노믹스 1년차 때인 2013년에는 일본 수출기업 지수가 54.5% 오르고, 한국 지수는 1.4% 떨어졌다. 2013∼2014년 2년간 일본 수출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74.3%에 달한다. 한국 기업(-24.8%)과의 격차가 99.1%포인트다. 일본 수출기업 주가가 이처럼 오른 것은 양적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진데다 엔저 효과로 기업 실적 또한 개선됐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의 '법인기업통계조사'를 보면, 일본 기업들의 경상이익은 2013년부터 큰 폭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작년 1분기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비용이 감소하면서 영업외손익을 포함한 경상이익이 영업이익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다. 이런 실적 개선에 따라 주가가 올랐다. 일본 수출기업 지수 상승률은 2010년 이후 항상 한국보다 낮았다. 한국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작년 9월부터 상황이 역전됐다. 일본은행이 2차 양적완화를 발표한 작년 10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엔대로 치솟자 한·일 지수 격차는 급격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전기·자동차·기계·화학 등 수출업종이 일본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금융·부동산 등 내수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베노믹스 영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일본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엔저, 인건비 절감, 이자비용 감소 등으로 크게 늘었지만 매출액 증가율이 이를 따라오지 못했다. 물량 기준 수출 실적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2012년 말 이후 2년간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32% 떨어지고 일본기업들의 수출 단가(달러화 기준)가 13% 하락했는데도 물량 기준 수출은 7.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일본기업의 수출 단가가 8.5% 떨어지는 등 가격경쟁력이 최근 급속히 좋아지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가격 인하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성을 챙기는 데 주력했던 일본기업이 가격경쟁력 강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차장은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일본 기업들이 추가로 수출 단가를 떨어뜨릴 여력이 커진다"며 "이들이 적극적인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면 한국 수출기업의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일 수출경쟁력의 바로미터인 원·엔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 100엔 1,000원 아래로 떨어졌던 원·엔 환율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엔 900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내려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가인 2009년 3월의 1,640원대 원·엔 환율과 비교하면 원화는 엔화 대비 45% 가까이 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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