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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범 몰렸던 40대, 피해자 증언으로 무죄 받아
입력 2015.01.01 (07:00) 연합뉴스
지하철에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이례적으로 "추행당한 사실이 없다"는 피해자의 증언 덕분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자신이 성추행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던 이 여성은 "가해자가 추행을 했던 적이 많다"는 경찰관의 얘기를 듣고 피해 진술서를 썼지만 경찰의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한기수 판사는 지하철에서 여성을 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박모(46)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8월 11일 퇴근 시간대에 지하철 1호선 동인천행 급행열차 안에서 A(31·여)씨 뒤에 서서 신체 부위를 15분간 만진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당시 박씨가 혼잡한 지하철 안에서 왼쪽 손등을 피해자의 엉덩이에, 왼쪽 가슴을 피해자의 어깨에 밀착하는 듯한 장면을 포착한 채증 카메라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

A씨도 같은 내용으로 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서를 써 냈다.

물증과 피해자 진술서가 있기에 박씨의 유죄가 확실해 보였지만 재판에서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다.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A씨는 사건 당시 신체 접촉을 느끼지 못했고, 따라서 불쾌하거나 추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것이다.

A씨는 경찰이 제시한 채증 영상을 보고서야 자신이 추행당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 A씨는 왜 성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서를 썼을까.

A씨는 "박씨가 추행을 했던 적이 많기 때문에 처벌을 받아야 하고, 진술서를 써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경찰관의 말에 진술서를 쓰게 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경찰은 박씨를 체포하기 전 며칠간 그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여겨 주시해오다 그의 '범행'을 적발한 것일뿐, 실제로는 박씨에게 성추행 전과는 없었다.

경찰이 박씨를 입건하기 위해 피해자 진술을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부분이다.

박씨도 법정에서 "혼잡한 열차 안에서 불가피하게 신체적 접촉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A씨를 추행할 고의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법원은 박씨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한 판사는 "피해자는 경찰관이 촬영한 영상을 보기 전까지 접촉 사실도 몰랐고 이를 추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이런 피해자의 법정진술을 보면 공소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 성추행범 몰렸던 40대, 피해자 증언으로 무죄 받아
    • 입력 2015-01-01 07:00:41
    연합뉴스
지하철에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이례적으로 "추행당한 사실이 없다"는 피해자의 증언 덕분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자신이 성추행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던 이 여성은 "가해자가 추행을 했던 적이 많다"는 경찰관의 얘기를 듣고 피해 진술서를 썼지만 경찰의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한기수 판사는 지하철에서 여성을 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박모(46)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8월 11일 퇴근 시간대에 지하철 1호선 동인천행 급행열차 안에서 A(31·여)씨 뒤에 서서 신체 부위를 15분간 만진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당시 박씨가 혼잡한 지하철 안에서 왼쪽 손등을 피해자의 엉덩이에, 왼쪽 가슴을 피해자의 어깨에 밀착하는 듯한 장면을 포착한 채증 카메라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

A씨도 같은 내용으로 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서를 써 냈다.

물증과 피해자 진술서가 있기에 박씨의 유죄가 확실해 보였지만 재판에서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다.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A씨는 사건 당시 신체 접촉을 느끼지 못했고, 따라서 불쾌하거나 추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것이다.

A씨는 경찰이 제시한 채증 영상을 보고서야 자신이 추행당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 A씨는 왜 성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서를 썼을까.

A씨는 "박씨가 추행을 했던 적이 많기 때문에 처벌을 받아야 하고, 진술서를 써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경찰관의 말에 진술서를 쓰게 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경찰은 박씨를 체포하기 전 며칠간 그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여겨 주시해오다 그의 '범행'을 적발한 것일뿐, 실제로는 박씨에게 성추행 전과는 없었다.

경찰이 박씨를 입건하기 위해 피해자 진술을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부분이다.

박씨도 법정에서 "혼잡한 열차 안에서 불가피하게 신체적 접촉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A씨를 추행할 고의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법원은 박씨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한 판사는 "피해자는 경찰관이 촬영한 영상을 보기 전까지 접촉 사실도 몰랐고 이를 추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이런 피해자의 법정진술을 보면 공소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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